어린아이의 앳된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또렷하게 박혔다.손님들 중 불어를 알아듣는 이들이 꽤 많았다.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각양각색으로 변했다.공지환이 잠시 당황했다가 이내 태연하게 상황을 수습했다.“애가 헛소리한 것이니 다들 진담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공찬우가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뭔가 더 말하려 했다.“하지만...”그때 온나희가 나서서 아이의 말을 끊었다.“자, 이건 네 소원을 들어줄 선물이야.”온나희가 미리 준비해둔 서류 봉투를 공찬우에게 건넸다. 그 안에 온나희가 이미 서명을 마친 이혼 합의서가 들어 있었다.이 선물이야말로 공찬우가 가장 바라던 선물일 것이다.그녀가 하던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 말했다.“그 안에 열쇠가 하나 있는데...”원래는 공찬우에게 여섯 살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의 선물을 금고에 넣어두었으니 매년 순서대로 하나씩 열어보라는 말을 하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공찬우가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엄마.”아이는 온나희가 준 선물이 정말로 소원을 이루어줄 것이라 믿지 않았다. 그저 어른들이 아이를 달랠 때 쓰는 흔한 거짓말이라 생각했다.하여 손에 든 서류 봉투를 옆에 내려놓고는 기대에 부푼 얼굴로 강겨울을 쳐다봤다.“겨울 이모, 이모가 준비한 선물은 뭐예요?”강겨울이 웃으며 아이의 볼을 살짝 꼬집더니 주머니에서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패밀리 티셔츠 세 벌이었는데 가운데 세 사람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박혀 있었다.“우리 지난번에 놀이공원 갔을 때 찍은 사진으로 패밀리 룩을 만들어 봤어. 마음에 들어?”“와아!”공찬우가 환호성을 지르며 티셔츠를 이리저리 살폈다. 당장이라도 갈아입고 싶어 안달이 난 기색이었다.“정말 마음에 들어요.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맨날 이것만 입을래요.”생일 파티의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공씨 가문에서 섭외한 사진작가도 이미 도착해 있었다.공찬우가 반짝이는 두 눈으로 공지환을 쳐다보면서 소매를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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