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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새엄마를 원해서 이혼했습니다
아들이 새엄마를 원해서 이혼했습니다
Penulis: 민트 사이다

제1화

Penulis: 민트 사이다
다섯 시간에 걸친 응급 처치 끝에 온나희가 간신히 죽음의 고비를 넘겼다.

의식이 돌아왔을 때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을 찌르는 통증이 전해졌고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다.

힘겹게 눈을 뜬 온나희가 본능적으로 두 사람을 찾았다. 그런데 병실이 텅 비어 있었다.

수납장 위에 놓인 휴대폰을 집으려고 팔을 뻗었으나 거리가 멀어 손이 닿지 않았다. 온나희가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던 그때 수액을 갈러 들어온 간호사가 그녀를 만류했다.

“깨어나신 지 얼마 안 돼서 함부로 움직이시면 안 돼요. 제가 집어 드릴게요.”

간호사가 친절하게 휴대폰을 건네준 뒤 수액을 갈면서 당부했다.

“환자분 심한 밤 알레르기가 있는 줄 모르셨어요? 앞으로는 밤이 들어간 음식은 절대 드시면 안 돼요. 이번엔 운 좋게 제때 실려 와서 망정이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하셨어요.”

온나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녀의 아들이 엄마가 밤 알레르기가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밤 케이크를 선물했다는 사실을 차마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

각종 의료 기기가 주렁주렁 매달린 몸을 내려다보던 온나희가 갈라진 목소리로 힘겹게 물었다.

“그 사람들은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남편이나 아들, 혹은 가족이라는 호칭으로 공지환과 공찬우를 부르고 싶지 않았다.

간호사가 잠깐 생각하다가 이내 알아차리고 대답했다.

“아, 남편분이랑 아들 말씀하시는 거죠? 병원비 결제하자마자 급한 일이 있다면서 서둘러 가셨어요. 무슨 일인지 전화라도 한번 해보세요.”

그러고는 혼잣말로 낮게 중얼거렸다.

“와이프랑 엄마보다 더 중요한 일이 대체 뭐가 있다고. 어쩜 이리도 무심한지.”

비수처럼 꽂히는 말에 온나희는 심장이 저릿했다. 부자를 이토록 서둘러 떠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뿐이었다.

온나희가 휴대폰을 들여다봤다. 공지환과의 채팅창에 여전히 그녀가 보낸 메시지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SNS를 열자 강겨울이 올린 게시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와 주는 두 든든한 남자 덕분에 바퀴벌레 잡기 성공. 고마워요. 역시 집엔 남자가 있어야 하네요.]

사진 속에서 공지환이 품위와는 어울리지 않는 빗자루를 들고 바닥의 바퀴벌레를 누르고 있었고 공찬우가 두 팔을 벌려 강겨울의 앞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익숙한 두 사람을 본 순간 온나희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숨이 턱 막히는 듯한 답답함이 다시금 몰려왔다.

그들은 죽음을 넘나드는 피해자인 온나희를 내팽개치고 고작 바퀴벌레를 잡아주러 강겨울에게 달려갔다. 심지어 온나희의 알레르기 증상이 공찬우 때문에 생겼는데도 그들은 일말의 죄책감도, 걱정도 없었다.

온나희가 자신을 비웃었다. 어쩌면 공찬우는 그녀가 아예 깨어나지 않기를 바랐을지도 모른다.

공지환이 자세한 사정은 몰랐겠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공찬우와 마찬가지로 강겨울이 그의 아내가 되기를 원하고 있을 것이다.

온나희를 이토록 싫어하는 두 사람이 병실을 지키며 곁에 있어 줄 리 만무했다.

온나희가 휴대폰을 내려놓고 눈부신 하얀 조명을 올려다봤다. 묵혀두었던 기억들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그녀와 공지환은 한동네에서 자란 소꿉친구였다.

공지환은 어릴 때부터 성적이 월등히 뛰어나 월반까지 했고 일찌감치 유학을 떠나 가업을 이어받을 준비를 하던 수재였다.

반면 온나희는 성격이 내성적이라 어릴 적에 다 같이 놀 때도 옆에 가만히 앉아 구경만 했고 성인이 되어서도 존재감이 미미한 편이었다.

그런데 이런 온나희가 사춘기 시절부터 빛이 나던 공지환을 짝사랑하게 되었다. 그녀는 공지환이 다른 누군가와 결혼하는 날 그녀의 짝사랑도 끝이 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공지환이 귀국하자마자 온나희를 찾아가 그와 결혼하겠냐고 물은 것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진 것도 잠시 온나희는 마음속에서 걷잡을 수 없이 자라난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서둘러 받아들였다.

그렇게 온나희는 공지환의 아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에 만취한 공지환에게서 이 사실을 듣게 되었다. 유학 시절 지독하게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는데 여자는 공지환이 백 번째 프러포즈를 하는 날에 받아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공지환은 세계의 여러 명소에서 그 여자에게 프러포즈를 했다.

마침내 졸업식 당일이 왔다. 공지환은 귀국 후 바로 결혼식을 올릴 생각으로 백 번째 프러포즈 이벤트를 아주 성대하게 준비했다.

그런데 수많은 친구와 동기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여자가 백 번째 프러포즈를 거절했다. 그러면서 아직은 결혼하고 싶지 않으니 3년만 더 기다려 달라고 했다.

결국 공지환의 인내심도 바닥이 났다. 홧김에 귀국하여 아무 여자와 결혼식을 올렸다. 그리고 온나희는 그저 공씨 가문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여자였을 뿐이었다.

결혼의 전말을 알게 된 후 온나희는 처음엔 개의치 않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언젠가 공지환도 그녀를 사랑할 것이라 믿었다.

결혼 1년 만에 아들 공찬우를 낳았고 공지환과의 관계도 제법 가까워졌다. 세 사람은 남들이 보기엔 더없이 행복한 한 가족이었다.

그런데 한 달 전 공지환의 첫사랑인 강겨울이 돌아왔다.

그는 대학교 시절 백 번의 굴욕적인 프러포즈를 잊은 듯 여전히 강겨울의 곁을 맴돌며 지극정성으로 챙겼다.

심지어 외박하는 날이 잦아졌고 아들조차 아빠를 따라 강겨울을 보러 가기 일쑤였다.

온나희는 지난 6년의 결혼 생활과 5년의 모성애만으로도 부자의 마음속에 그녀의 자리가 남아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런데 오늘에야 비로소 그녀 스스로 만든 환상 속에서 깨어났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온나희는 끝내 공지환의 마음을 녹이지 못했다. 그녀가 출산의 고통을 겪으면서 낳은 아들조차 아빠와 마찬가지로 엄마라는 존재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쾅.

문이 열리는 소리에 온나희가 하던 생각을 멈췄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병실 문 앞에 공지환과 공찬우가 서 있었다.

공지환이 공찬우를 밀면서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가서 엄마한테 사과해.”

공찬우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침대 앞으로 쭈뼛쭈뼛 다가가더니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죄송해요.”

온나희가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렸다. 공찬우가 마지못해 하는 사과라는 걸 알아챘기 때문이었다.

공지환이 어두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찬우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네가 밤 알레르기 있는 줄 몰랐대. 내가 따끔하게 혼냈어. 앞으론 밤이 들어간 음식을 절대 안 줄 거야. 아까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 왔어. 네가 깨어나기 전이라 일 처리하러 회사에 다녀온 거야.”

한여름의 열기가 이글거리는 바깥과 달리 온나희는 지금 엄동설한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

깨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공지환은 메시지 한 통 보내지 않았다. 그리고 병실에 들어와서 내뱉은 두 마디 말이 모두 거짓이었다.

온나희가 대답이 없자 공지환이 불쾌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됐어, 그만해. 오늘 너의 생일인데 애한테 화풀이하지 마. 찬우랑 선물 준비했어. 마음에 드는지 봐봐. 퇴원하면 내가 직접 걸어줄게.”

공지환이 케이스를 꺼내 열었다. 안에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딱 봐도 오는 길에 백화점에 들러 대충 산 선물이었다.

온나희가 목걸이를 힐끗 쳐다봤다가 시선을 옮기고 가볍게 말했다.

“나도 너한테 줄 선물이 있어.”

공지환이 무의식적으로 물었다.

“생일인 네가 나한테 무슨 선물을 줘?”

공찬우 역시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온나희를 쳐다봤다.

온나희의 입가에 모든 것을 놓아버린 듯한 해탈한 미소가 번졌다.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게 예의지. 며칠 뒤면 받을 수 있어. 마음에 들 거야.”

‘네가 원하던 거야. 사인을 마친 이혼 합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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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아이의 앳된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또렷하게 박혔다.손님들 중 불어를 알아듣는 이들이 꽤 많았다.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각양각색으로 변했다.공지환이 잠시 당황했다가 이내 태연하게 상황을 수습했다.“애가 헛소리한 것이니 다들 진담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공찬우가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으면서 뭔가 더 말하려 했다.“하지만...”그때 온나희가 나서서 아이의 말을 끊었다.“자, 이건 네 소원을 들어줄 선물이야.”온나희가 미리 준비해둔 서류 봉투를 공찬우에게 건넸다. 그 안에 온나희가 이미 서명을 마친

  • 아들이 새엄마를 원해서 이혼했습니다   제4화

    지난 사흘간 온나희는 공찬우의 생일 파티 준비에 전념했다. 심지어 공찬우의 여섯 살 생일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줄 모든 선물도 미리 사두었다.어찌 됐든 온나희의 핏줄이었다. 앞으로 다신 보지 않겠지만 아이가 성인이 되기 전까지 어머니로서 해야 할 의무는 다하고 싶었다.공찬우의 생일 당일 파티장에 수많은 손님이 모여들었다.온나희가 공찬우의 손을 잡고 공지환의 옆에 선 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예년 같으면 무척이나 들떠 있을 공찬우인데 오늘따라 기분이 언짢은지 발밑의 돌멩이를 툭툭 차면서 자꾸만 대문 밖을 살폈다.공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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