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의 앞에 멈춰 선 민혜숙은 위아래로 해인을 훑어보더니, 흥미롭다는 듯 붉은 입술을 끌어올렸다.“당신이 윤해인 디자이너 맞지?”“……네. 그렇습니다만.”당황한 해인의 대답에, 민혜숙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떨어졌다.“당신이 만든 그 향수병, 빛의 굴절을 다루는 솜씨가 제법이던데. 내 한남동 저택에서 쓸 프라이빗 다기(茶器) 세트, 당신이 좀 만들어줘야겠어. 흙 말고, 그 내열 유리로.”“네……? 사모님, 저는 이그니스 소속…….”“재능도 못 알아보는 회사에서 남들 들러리나 서고 있을 거면, 당장 사표 쓰고 나와요.”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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