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그의 아들을 더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Bab 121 - Bab 122

122 Bab

121화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보육원의 낡은 유리창을 세차게 흔들던 오후였다. 복도 맨 끝자락, 차가운 벽 모서리에 무릎을 파묻은 채 웅크리고 있는 작은 실루엣이 보였다. 새로 들어온 대여섯 살 남짓한 여자아이였다. 세상에 혼자 버려졌다는 공포와, 언제든 쫓겨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점심밥도 거부한 채 온몸을 달달 떨고 있었다. 누구도 믿지 못하겠다는 듯 작은 두 팔로 제 몸을 꽁꽁 감싸 쥔 채, 헐떡이는 숨과 함께 소리 없는 울음을 삼켜내는 아이. 은주는 앞치마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며 멈춰 섰다. 그 작고 파들거리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았다. 남의 모습이 아니었다. 과거 이곳에 던져졌을 때의 자신, 바로 그 모습 그대로였다. 은주는 차가운 복도 바닥에 가만히 무릎을 꿇고 앉았다. 아이를 억지로 일으켜 세우지 않았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조심스럽게 다가가, 잔뜩 굳어 있는 작은 어깨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아가야.” 은주의 나직한 부름에 아이가 화들짝 놀라며 젖은 얼굴을 들었다.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아이의 까만 눈동자에는, 세상 모든 것을 경계하는 어린 짐승 같은 절망이 가득 차 있었다. 은주는 물러서지 않고 아이를 제 품 안으로 천천히 끌어당겼다. 저항하던 작은 몸이 은주의 따스한 가슴팍에 닿는 순간, 아이의 입에서 억눌렸던 오열이 봇물 터지듯 터져 나왔다. 젖은 이마와 뜨거운 눈물이 은주의 가슴팍을 흠뻑 적셔왔다. 아이의 앙상한 등을 쓸어내리며 도닥이는 순간, 은주의 뇌리 속으로 평생을 도망쳐 왔던 그 끔찍한 날의 기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비명조차 나오지 않던 극한의 공포, 그리고 이어진 폭력. 그날 이후 은주는 제 영혼에 씻을 수 없는 낙인이 찍혔다고 믿었다. 자신은 더럽혀진 쓰레기이자 저주받은 괴물이라 여겼기에, 종우의 숨 막히는 지배에 기꺼이 목줄을 내어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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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화

오후의 햇살이 남쪽 포구의 잔잔한 바다 위로 은빛 파편을 뿌리며 부서져 내렸다. 보육원 아이들의 저녁을 챙기기 위해 읍내 마트에서 채소와 기본 양념거리를 구입한 은주는, 싱싱한 생선거리를 사기 위해 항구 방파제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때마침 먼바다로 나갔던 소형 고깃배들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포구로 속속 들어서고 있었다. 밧줄이 부둣가 말뚝에 덜컹거리며 묶이고, 배에서 갓 올린 생선들이 축축한 좌판 위로 쏟아져 내렸다. 펄떡이는 은빛 비늘과 차가운 바닷물, 그리고 비릿하면서도 상쾌한 갯내음이 부둣가 공기를 가득 채웠다. 은주는 장바구니를 손에 쥔 채 좌판 사이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상인들과 뱃사람들의 거친 고함 소리가 분주하게 오가는 그곳에서, 은주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긴 한 사람이 있었다. 갓 들어온 작은 고깃배의 갑판 위에서 그물을 정리하고 있는 젊은 선원이었다. 재윤과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청년이었다. 하지만 말끔하게 정돈된 재윤의 도회적인 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바닷바람과 소금기에 찌들어 헝클어진 머리칼, 뙤약볕에 새까맣게 그을린 피부. 앞치마와 장화 위에는 말라붙은 생선 비늘과 핏자국이 묻어 있었고,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날것의 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청년이 젖은 이마를 굵은 팔뚝으로 훔쳐내며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은주의 눈빛과 청년의 굶주린 시선이 허공에서 진득하게 얽혔다. 청년의 눈동자에는 파도와 싸우며 살아남은 자 특유의 거칠고 야성적인 수컷의 기운이 펄펄 끓고 있었다. 은주는 홀린 듯 청년의 좌판 앞으로 다가섰다. “고등어랑 조기… 싱싱하네요.” “방금 배에서 건져 올린거 못봤수? 안싱싱할수가 있나... 별...” 청년의 목소리는 파도 소리에 긁힌 듯 굵고 탁했다. “아이들 먹일 건데, 조금만 넉넉히 주실 수 있어요?” 청년은 '아이들'이란 말에 잠시 머뭇 하더니 누가봐도 지불한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비닐에 담았다. 생선을 건네받는 찰나, 차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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