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는 바닥에 엎드린 채 오랫동안 움직이지 못했다. 재윤의 발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뒤에도, 문 너머의 공기가 여전히 무겁게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 눈물이 바닥을 적셨다. 그녀는 입술을 세게 깨물며 신음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했다. 재윤이 자신을 ‘어머니’라고 불렀다. 아버지 앞에서. 그 사실이 머릿속에서 반복해서 울렸다. 자신이 그 아이를 어디까지 망가뜨리고 있는 것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복도에서 다시 발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달랐다. 무겁고, 익숙한 발걸음이었다. 은주는 고개를 들었다. 심장이 다시 크게 뛰기 시작했다. 노크 소리가 났다. 짧고, 단호했다. “은주야.” 최종우의 목소리였다. 은주는 급히 눈물을 닦았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문좀 열어 봐.” 최종우가 다시 말했다. 은주는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최종우는 그대로 서 있었다. 슈트 차림은 여전했지만, 표정은 평소보다 굳어 있었다. 그는 은주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눈이 부은 것을 알아챈 듯, 잠시 말이 없었다. “들어가자.” 최종우가 먼저 방으로 들어왔다. 은주는 문을 닫으며 고개를 숙였다. 최종우는 방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그리고 은주를 바라보았다. "울었니? 왜 무슨 일이 있었어? 설마... 재윤이 때문인가?"은주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 "아, 아니예요. 재윤 씨 일은 종우 씨가 잘 하실..."종우가 은주의 말을 막으며 그녀의 두 손을 맞잡았다. "재윤이 녀석은 신경쓰지 마. 저러다가도 본가로 들어가면 여긴 금방 잊어버릴거야. 그리고 뭐 영영 안 볼 사이도 아니고, 당신이나 나나 이제는 본가도 자주 찾아뵙고 해야지. 안그래?"은주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순전히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걱정하듯이 말했다. "재윤 씨가 종우 씨 앞에서 그렇게 말하는 건 처음 봤어요. 혹시라도... 저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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