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서는 아직 어린 권하람이 그걸 어떻게 보아낸 건지 알 수 없었다.강윤서는 자신이 겉으로는 티를 잘 내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했지만 권하람은 금세 눈치챘다.사실 강윤서는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고, 슬프거나 괴로운 것도 아니었다.다만 이런저런 일들이 계속 겹치면서 감정을 해소하지 못한 채 가슴속에 묻어두다 보니 답답했을 뿐이다.“아니, 그럴 리가.”강윤서는 손바닥을 주물럭거리다가 한층 더 부드러워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우리 하람이 다 씻었어?”권하람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는 강윤서를 위로하듯 휴대폰 화면에 볼을 비비며 말했다.“엄마, 기분 풀어요. 엄마가 일부러 화제를 돌리려고 한다는 거 저도 알아요. 괜찮아요. 제가 엄마 곁으로 돌아가면 엄마는 행복해질 거예요.”강윤서는 황급히 휴대폰 카메라를 가슴 쪽으로 돌리며 고개를 젖혀 눈물을 삼켜보려고 했다.그러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동안 강윤서는 너무 많은 일을 겪었다.비록 겉으로는 단호하고 강해 보였을지 몰라도 사실 강윤서는 줄곧 참고 있었다.참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감정을 쏟아낼 곳이 없다 보니 강윤서는 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했다. 그것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강윤서는 소매로 눈가를 대충 닦은 뒤 다시 웃으며 말했다.“응. 하람아, 조금만 기다려. 엄마가 우리 하람이 더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줄게.”...어젯밤 늦은 시간에 길가에 버려져 30분 넘게 차를 기다린 탓에 강윤서는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강윤서는 약을 먹기 싫어했다. 어렸을 때 선생님의 강요로 많은 약과 약재를 먹어야 했기에 약이라면 진저리가 났다.그래서 강윤서는 약을 먹지 않고 며칠 동안 버텨보기로 했다.설날 전에는 해온에서 주로 기획안을 준비했었는데 설날 이후에는 한의학 홍보 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쏟을 계획이었다.그동안 한의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점점 쇠퇴하고 있었다. 약재의 품질 문제, 한의사들의 실력 편차, 정확하지 못한 진단과 처방, 심지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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