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싹.손을 쳐내는 소리가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최혜란은 놀란 얼굴로 강윤서를 바라봤고, 박태경은 맞아서 빨개진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강윤서가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피부가 금방 빨개졌다.강윤서는 코끝을 맴도는 은은한 향수 냄새에 속이 울렁거려 당장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다.그러나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어디 갔다 온 거예요? 더러운 게 묻어 있길래 내가 대신 털어냈어요.”서다빈도 더럽고 박태경도 더러웠다.박태경은 눈빛이 어두워졌지만 화가 나 보이지는 않았다. 박태경은 천천히 손을 거둔 뒤 최혜란을 바라봤다.“할머니, 혹시 연고 있어요?”최혜란은 뒤늦게 반응을 보였다.“순옥 씨, 연고 좀 가져다줘요.”강윤서는 곧바로 뒤돌아 밖으로 나갔다.강윤서는 오늘 자신과 최혜란이 나눈 이야기를 박태경에게 알릴 생각이 없었다.비록 서다빈이 양다리였다는 사실을 공개할 수 없게 되었으나 박씨 가문에서 먼저 강윤서와 완벽히 선을 긋기 위해 계약서를 준비해 두었으니 앞으로 대가를 치르는 날이 오더라도 그들은 아무도 원망할 수 없을 것이다.복도에 선 강윤서는 고개를 숙여 자신이 들고 있는 가방을 바라봤다.그 안에는 오늘 최혜란이 건넨, 이혼 후 절대 박씨 가문에 다시 발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계약서가 들어 있었다.예전에 강윤서는 최혜란이 자신에게 굉장히 잘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가문의 이익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강윤서는 고개를 돌려 불빛이 환하게 켜진 주택을 돌아보았다.강윤서가 이 상황에서 어떻게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를 고민하던 그때,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든 강윤서는 박태경이 걸어오는 걸 보았다. 박태경은 키가 큰 편이라 사람을 내려다볼 때면 압박감이 상당했다.박태경의 짙은 어둠이 깔린 듯한 까만 눈동자는 한없이 차가웠다.강윤서는 박태경의 의도를 금방 읽어냈다.“오늘 이곳에 온 건...”박태경 때문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얼마 전까지 강윤서는 박씨 가문의 가족 모임에 참석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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