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경은 겉으로는 별다른 표정 변화가 없었다. 그저 싸늘한 눈빛으로 언짢은 듯이 강윤서를 바라볼 뿐이었다.차민석과 노형준은 순간 넋이 나갔다.강윤서는 말을 너무 심하게 했다.박태경의 관심을 끌려고 일부러 그러는 걸까?게다가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겠다니.그건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서다빈에게 망신을 주겠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서다빈은 표정을 굳히며 상처받은 듯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강윤서 씨, 이제 좀 그만해요.”강윤서는 당당하게 피해자 행세를 하는 서다빈의 모습에 새삼 혀를 내둘렀다.그녀는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사람들한테 굳이 힘들게 해명하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이혼할 사이인데 쓰레기 같은 인간들과 얽혀봤자 그녀만 피곤해질 뿐이다.그래서 강윤서는 몸을 돌렸다.그런데 박태경 옆을 지나치는 순간, 박태경이 무심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너무 필사적인 거 아니야?”강윤서는 잠깐 그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뭐라고요?”박태경은 시선을 내려뜨리며 피식 웃었다.“왜 내 말에는 반박을 안 해?”아까는 그렇게 날을 세웠으면서 말이다.강윤서는 그 말을 이해하는 순간 화가 나서 눈이 빨개졌다.그녀가 분노를 쏟아내는 것도, 슬퍼하며 괴로워하는 것도, 상처를 받는 것에 무뎌져서 절망에 빠져 이혼하려고 하는 것도, 박태경에게는 전부 그의 관심을 끌려는 수작으로 보이는 걸까?심지어 화가 나서 피가 거꾸로 솟는 것만 같은데도 박태경은 그걸 연기라고 생각했다.서다빈은 감싸주는 사람이 많겠지만 강윤서는 기댈 구석이 없었기에, 계속 말싸움을 해봤자 그녀만 비참해질 게 뻔했다.게다가 박태경은 여전히 그녀가 투정을 부린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철없음을 나무라고 있었다.그녀가 아무리 설명해도 박태경은 절대 믿지 않을 텐데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서서히 평정심을 되찾은 강윤서는 더 이상 다툴 기력이 없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 앞으로 두 사람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랄게요. 이제 됐죠?”강윤서는 박태경의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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