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서가 박씨 가문에 도착했을 때, 섣달의 눈보라가 사납게 휘몰아치고 있었다.차가운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별장 안으로 들어서자 최미진과 김혜민이 나란히 거실에 앉아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둘 다 강윤서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최미진의 시선이 강윤서를 위아래로 훑었다. 그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으며 아직도 그날의 일을 잊지 못한 기색이 역력했다. 입만 열면 ‘죽어라’라는 말을 쏟아내던 모습이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는 듯했다.“강윤서! 어떻게 수습할 건지 두고 보자고! 속도 좁아라, 시기질투로 박 대표 헐뜯더니 이제 어르신께서 그 기사 보고 충격받아 병까지 나셨잖아!”김혜민은 비웃음을 잔뜩 머금은 채 죄를 한꺼번에 강윤서에게 뒤집어씌웠다.강윤서는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다급하게 몰아붙이는 김혜민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왜 못된 짓을 한 장본인한테는 따지지 않고 피해자인 저를 문제 삼으시는 거예요? 제정신이세요?”게다가 할머니 눈에 띄지 않게 처리했어야 할 게시글을 방치한 건 도대체 누구인지, 이 일을 악의적으로 키운 건 또 누구인지 따지기 시작하면 할 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너 지금 말 다했어?”김혜민이 책상을 탁 치며 소리쳤다.“어른한테 그 입버릇이 뭐야, 싸가지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네!”“그렇게 못마땅하시면 안 보시면 되잖아요.”인내심은 진작에 바닥났다. 강윤서는 더 이상 한 마디도 들어줄 생각이 없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김혜민을 지나쳐 곧장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김혜민은 말문이 막혔다. 한때의 강윤서라면 감히 박씨 가문 어른에게 이런 말을 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늘 고개를 숙이고 시키는 대로만 했던 년이!’분이 치밀어 오른 김혜민은 강윤서의 등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독설을 쏟아냈다.“하늘이 무섭지도 않나! 능력도 없고 덕도 없는 것이! 서다빈도 똑같아, 둘 다 사람 구실이나 제대로 하는 게 있어야지!”강윤서는 발걸음을 멈췄다.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문 앞에는 이미 한 남자가
Mehr l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