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지율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권지율은 본능적으로 욕부터 뱉으려고 하다가 강윤서의 표정을 살폈다. 강윤서가 상처를 받을까 봐 걱정됐기 때문이다.그러나 강윤서는 태연했다.서다빈의 말이 단순히 헛소리가 아니라 근거 있는 주장이었기 때문이다.강윤서가 거기에 대고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동의하거나, 반박하거나, 부정하거나, 욕을 해야 할까?어떤 반응을 보이든 결국 비참해지는 건 자신뿐이었다.강윤서는 권지율과 함께 행사장을 떠났다.노형준은 서다빈의 곁으로 다가가며 말했다.“강윤서가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텐데. 남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건 다른 사람뿐만이 아니라 본인에게도 괴로운 일이잖아.”서다빈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서다빈은 강윤서에게 자존심이라는 게 있다면 얼른 이혼해야 하며, 그것이 다른 사람도 편해지는 일이고 본인도 덕을 쌓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방해한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서다빈은 믿고 있었다....권지율은 그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고, 강윤서의 답답함과 무력함을 여실히 느꼈다.남편이 엄청난 권력을 거머쥔 박태경만 아니었으면 강윤서는 진작에 다 엎어버리고 이혼했을 것이다.그러나 현실은 잔인했다.강윤서는 미래를 생각해야 했고 감정적으로 행동하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너무 컸다.“아까 서다빈의 그 의기양양한 표정 봤어? 참나, 어이가 없어서. 나 진짜 청심환이라도 먹어야 할 뻔했다니까.”권지율은 조금 전 서다빈이 한 말 때문에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듯했다.살인이 범죄가 아니었다면 당장 차로 들이받고 싶은 심정이었다.“내가 진짜 후회되는 게 뭔지 알아? 바로 법을 배우지 않은 거야. 내가 권력을 잡는다면 바로 법부터 바꿀 거야. 부부 사이에 끼어들어 불륜을 저지르는 것들은 전부 감옥에 잡아넣겠어. 저런 인간들은 법의 제재를 받지 않으니까 저렇게 뻔뻔하게 구는 거야.”강윤서 역시 오늘 일로 몸도 마음도 지쳐 있었으나 그래도 엄지를 치켜세우며 말했다.“난 네가 시장이 되는 거 응원해. 시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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