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당신은 필요 없고 딸만 데려갈게요: Capítulo 61 - Capítulo 70

100 Capítulos

제61화

장시원은 가차 없었다.강윤서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장시원이 저렇게 불같이 화를 내는 건 강윤서를 아끼기 때문이었다.장시원은 나이가 많은데도 강윤서의 일로 마음을 썼고, 심지어 직접 나서서 강윤서의 편을 들어주었다.서다빈은 이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다.서다빈은 강윤서가 그들 앞에서 자신의 험담을 했다고 믿었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은 서다빈에게 매우 모욕적이었다.‘지금 나한테 남의 가정을 파탄 냈다는 걸 인정하라고 한 거야? 그건 나를 제자로 받아주지 않겠다는 뜻이잖아!’“장 선생님,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합리적인 조건이라면 저희 쪽에서 최대한 맞춰드리겠습니다.”박태경은 눈을 가늘게 뜨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만하지도, 비굴하지도 않은 태도였다.그리고 양보할 생각 따위 눈곱만치도 없는 듯했다.서다빈이 큰 망신을 당하고 사람들에게 공개적으로 비난받는 걸 박태경이 용납할 리가 없었다.그 점을 똑똑히 보아낸 강윤서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피식 웃었다.‘참 대단한 사랑이야.’박태경처럼 평생 대접받고 산 사람도 서다빈을 위해 기꺼이 고개를 숙이는 걸 보면 말이다.정작 박태경은 진짜 피해자인 강윤서가 고통받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강윤서의 가슴팍이 심하게 오르락내리락했다.잠시 뒤 강윤서는 서서히 손에 힘을 풀었다. 여린 손바닥에는 손톱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었다.장시원은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눈앞의 고고하고 침착한 박태경을 바라봤다.장시원은 그 순간 박태경이 권하람의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음을 더 확신하게 되었다.“그러면 더 얘기할 필요가 없겠어.”장시원은 차가운 얼굴로 말없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서다빈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서다빈은 살면서 이렇게 사람들 앞에서 망신당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자신을 악의적으로 깎아내린 강윤서였다.강윤서가 그들 앞에서 서다빈의 험담을 하지만 않았어도 장시원은 서다빈을 제자로 받아주었을 것이다.강윤서는 거절당한 박태경의 기분이 어떨지
Leer más

제62화

배건하는 그동안 강윤서가 얼마나 숨 막히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왔는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서다빈이 오만하고 제멋대로인 이유는 박태경이 사람들 앞에서 대놓고 서다빈에게 애정을 쏟아부었기 때문이었다.사랑받는 입장이라면 원래 저토록 뻔뻔하고 당당한 걸까?심지어 불륜인데 말이다....강윤서는 자신이 자리를 뜬 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했다.강윤서가 장시원을 따라서 나왔을 때 장시원은 이미 차를 타고 떠났다.위층으로 올라가던 중 강윤서는 박태경과 서다빈이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서다빈은 차가운 표정으로 강윤서를 노려보더니 박태경의 팔에 팔짱을 끼고 떠났다.박태경은 통화 중이었고 강윤서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아마 두 사람 다 강윤서가 일부러 배건하와 장시원 앞에서 서다빈의 험담을 했다고 믿고 못마땅해하고 있을 것이다.강윤서는 박태경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았다....그날 저녁, 노형준은 자리를 마련했다.서다빈은 자신이 거절당한 일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서다빈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다른 이유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아. 아마 강윤서 씨가 장 선생님 앞에서 무슨 얘기를 했나 봐. 그래서 장 선생님이 나한테 선입견을 품은 것 같아.”“정면 승부에는 자신이 없으니까 그런 저급한 수단을 쓴 거겠지.”노형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서다빈을 달랬다.“괜찮아. 앞으로 장 선생님을 만날 기회는 많을 테니까. 너에 대해 알게 되면 장 선생님도 분명 강윤서의 거짓말을 알아챌 거야. 걱정하지 마. 우리는 다 네 편이니까.”서다빈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리고 너한테는 태경이가 있잖아. 태경이가 다 알아서 해줄 텐데 뭘 걱정해?”차민석은 잠깐 휴대폰에서 시선을 떼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서다빈은 싱긋 웃었다.노형준과 차민석은 서다빈을 달래주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것이었다.서다빈이 노형준의 할아버지를 구해준 뒤로 노형준은 서다빈을 무척 챙겼고, 차민석은 강윤서의 인성을 좋게 보지 않았고 또 서다빈을 가까운 지인
Leer más

제63화

고개를 든 강윤서는 차민석의 얼굴을 본 순간 표정이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눈빛에는 노골적인 혐오감이 가득했다.“놔요.”강윤서는 마치 역병이라도 피하듯이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차민석은 혀로 볼 안쪽을 누르면서 피식 웃었다.“강윤서, 내가 넘어지지 않게 잡아줬잖아. 그런데 태도가 왜 그래?”차민석은 강윤서가 배은망덕하다고 생각했다.전에는 차민석을 고자라고 욕하더니, 이번에는 도움을 받고도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그쪽이 밀쳐서 넘어질 뻔한 건데 제가 왜 감사해야 하죠? 다음에는 칼로 찌르고 병원에 데려다주고 나서 큰절이라도 하라고 하겠네요. 도움 좀 줬다고 해서 저지른 잘못이 사라지나요?”강윤서는 안고 있던 자료들을 정리하면서 평온한 어조로 가차 없이 말했다.서다빈을 감싸고 들면서 늘 강윤서를 공격하는 차민석 앞에서 굳이 사람 좋은 척할 이유는 없었다.차민석은 순간 말문이 막혔으나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말은 참 잘하네. 그런데 왜 여기 있는 거야?”경원대에 출입하려면 사전 예약이 필요했고, 심지어 그곳은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건물이었다. 그런데 강윤서가 이곳에 오다니...차민석은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강윤서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설마 또 따라온 거야?”강윤서는 고개를 돌려 차민석의 경멸 어린 눈빛을 마주 봤고, 곧 한 가지 가능성을 떠올렸다.그때 옆에 갑자기 벤틀리 한 대가 멈춰 서더니 박태경이 차에서 내리며 무심한 눈길로 주위를 둘러봤다.그리고 아주 잠깐 강윤서를 바라보고는 곧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곧이어 서다빈도 차에서 내렸다.강윤서를 발견한 서다빈은 입꼬리를 올렸다.잠시 후 경원대 담당자가 밖으로 나와 정중하게 박태경의 앞으로 걸어가서 손을 내밀었다.“박 대표님께서 직접 서다빈 씨를 데려다주시다니 정말 영광스럽군요. 저희 연구실에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강윤서는 박태경과 서다빈 쪽을 바라봤다.차민석은 강윤서의 표정을 보더니 허리를 살짝 숙이며 짓궂게 웃었다.“몰랐던 거
Leer más

제64화

“선배, 혹시 결혼하게 되면 꼭 저희를 불러주세요.”차민석은 그들 쪽으로 걸어가더니 강윤서를 힐끗 보면서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웃었다.“박 대표가 청첩장을 안 돌리면 내가 대신 돌릴 테니까 다들 걱정하지 말아요.”서다빈은 곧바로 머쓱한 듯 웃으며 말했다.“농담은 그쯤 해. 우리는 오늘 중요한 일 때문에 모인 거잖아.”일을 우선시하는 듯한 서다빈의 태도에 사람들은 감탄하며 서다빈을 바라봤다.“배 대표님은 아직 안 왔나요?”서다빈이 갑자기 물었다.강윤서 주변에 있던 해온 연구팀 동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강윤서를 바라봤다. 그들은 배건하를 제외하면 이 프로젝트를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사람이 강윤서라는 걸 알았다.강윤서는 서다빈을 바라보며 말했다.“무슨 할 말이라도 있나요?”서다빈은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배 대표님이 안 오시면 누가 결정권을 갖는 건가 해서요.”이렇게 중요한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강윤서처럼 별 볼 일 없는 수준의 사람이 끼어든 것이 서다빈은 불만이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쯤이면 강윤서도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 것이 아닌가?“서다빈 씨는 경원대를 대표해서 그런 말을 하는 건가요?”강윤서가 되물었다.서다빈은 싱긋 웃었다.“그냥 물어본 건데 왜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거죠?”“어머, 좀 예민하시네요.”강윤서가 대꾸했다.그 순간 서다빈은 표정이 잠깐 굳으면서 말문이 막혔다. 서다빈의 눈빛에 불쾌한 기색이 스쳤다.강윤서는 왜 공개적인 장소에서 저렇게 수준 낮게 사람을 공격하는 걸까?분위기가 순간 미묘해졌다.사람들은 그제야 강윤서를 바라봤고 그 순간 다들 놀랐다.강윤서가 너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늘씬한 몸매에 작은 얼굴, 흰 피부, 화장기 하나 없는데도 강윤서는 놀라울 정도로 미모가 돋보였다.강윤서가 너무 조용히 사람들 틈 사이에 서 있었던 탓에 다들 미처 강윤서를 발견하지 못했다.“레스토랑을 예약해 뒀으니 다들 이동하시죠.”박태경이 입을 열었다. 차분한 목소리에 사람들은 다시 박태경에게로 시선을 집중했
Leer más

제65화

강윤서의 목소리는 매우 차분했다.강윤서가 갑자기 여보라고 하자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모두 젓가락질을 멈추고 강윤서를 바라봤다.심지어 서다빈의 표정조차 미묘하게 변했다.오로지 박태경만이 파문 하나 일지 않는 고요한 호수처럼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강윤서를 말없이 응시할 뿐이었다.차민석도 놀란 표정으로 강윤서를 바라봤다.그러나 강윤서는 이내 사람들을 향해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우리 여보는요... 사실 죽었어요. 심지어 다른 여자랑 영혼 결혼식을 했죠.”“...”“...”넓은 룸 안이 잠시 정적에 휩싸였다.누군가 뒤늦게 반응을 보였다.“네? 진짜예요?”강윤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골치 아픈 표정으로 말했다.“네. 누군가 제 남편 무덤을 파헤쳤더라고요. 사실 제 남편이 죽었을 때 저희는 아직 이혼한 상태가 아니었는데... 그것도 바람난 걸로 쳐야 할까요?”사람들은 강윤서의 말을 믿을 뻔했는데 바람난 걸로 쳐야 하냐는 말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이내 폭소를 터뜨렸다.다들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사람들은 강윤서가 농담을 했다고 생각하고 한마디씩 말을 보탰다.“그럼요! 바람이죠! 지조를 지키지 못했잖아요. 그런데 얼마나 지독한 귀신이길래 이미 결혼한 남자의 무덤을 파헤쳤대요? 남자에 환장한 귀신인가 봐요.”“하하하하, 굳이 유부남의 무덤까지 파헤쳐서 결혼을 하려고 한 걸 보면 저승에 남자가 별로 없었나 봐요.”서다빈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입술을 꾹 다문 채 맞은편에 앉은 강윤서를 바라봤다.서다빈은 강윤서가 자신과 박태경을 비꼬고 있다는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박태경은 테이블 위에 팔을 올린 채 늘씬한 손가락으로 느긋하게 테이블을 툭툭 두드렸다. 그리고 긴 속눈썹을 들어 올리며 잠시 강윤서를 바라봤다.박태경의 눈빛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박태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누군가를 바라보기만 할 때도 엄청난 압박감을 내뿜었다.강윤서는 박태경의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 척했다.강윤서를 먼저 건드린 건 박태경과 서다빈
Leer más

제66화

그리고 곁에 있는 무표정한 얼굴의 박태경을 쳐다보았다. “저걸 그냥 놔둘 거야? 세상에 믿을 남자 하나 없다는데, 네 와이프는 자기가 유부녀라는 걸 까먹었나 봐. 딴 남자가 저렇게 챙겨주는데 왜 가만히 있는대?”박태경이 시선을 돌렸다.때마침, 차에 올라탄 강윤서가 고개를 돌려 배건하에게 달콤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아무런 경계심도 없는, 진심이 가득 담긴 웃음이었다.두 눈은 초승달처럼 휘어졌고, 입가에 움푹 팬 보조개가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이런 미소는 예전에 수없이 봐왔던 터였다.강윤서는 원래 참 잘 웃는 여자였다.그녀가 처음으로 ‘여보’라고 불렀을 때, 그는 아무 대답 없이 묵묵히 바라만 보았다.강윤서는 민망함을 모면하려는 듯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어물쩍 넘어가려고 했었다.찰나에 스쳐 간 기억이 마음속에 그리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한 걸까, 박태경의 눈동자는 여전히 무미건조했다.그는 시선을 거두며 눈을 내리깐 채 담배에 불을 붙였다.“상관없어.”이 한마디를 마침 다가오던 서다빈이 들었다.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하지만 이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이제야 알겠네. 강윤서가 어떻게 해온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그리고 왜 배 대표님이 내 입사를 거절했는지도.”의중을 교묘하게 숨긴 말이었다.차민석이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배건하가 저 여자한테 푹 빠져서 낙하산으로 꽂아준 것도 모자라 치맛바람에 휘둘려서 너를 거절했다는 뜻이야?”서다빈은 묵묵부답했다.하지만 속으로는 이미 확신하고 있었다. 강윤서가 연구팀에 들어간 이유가 결국은 외모였고, 그 대가로 이름만 살짝 얹을 기회를 얻어냈다는 것을.‘나랑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는 게 두려웠나 보네.’박태경이 담뱃재를 툭툭 털어냈다.“먼저 돌아가지.”그는 강윤서에게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서다빈은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세상 어떤 남자라도 제 여자가 딴마음을 품는 것만큼은 죽어도 못 본다.설령 사랑하지 않더라도, 자기는 온갖 바람을 피우고 다닐지언정 아내가
Leer más

제67화

강윤서는 제 귀를 의심하며 실소를 터뜨렸다.“네?”배건하는 미간을 짚었다. 그 역시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땐 기가 막히긴 마찬가지였다.“참 나, 상전도 이런 상전이 없군.”이내 강윤서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토씨 하나 안 틀리고 딱 이렇게 말하더라. 자기는 낙하산이 숟가락 얹는 꼴은 죽어도 못 본대. 신약 연구는 모든 연구원이 밤낮없이 피땀 흘려 만드는 결실인데, 누군가의 스펙 쌓기용 놀이터로 전락하는 건 원치 않는다고.”강윤서는 할 말을 잃었다.이제는 정말 서다빈이라는 여자가 개념을 상실한 게 아닌가 싶었다.박태경이 오냐오냐 떠받들어 주니, 아주 기고만장해진 모양이었다.강윤서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본인이 어떻게 경원대학교 연구팀에 들어갔는지 까맣게 잊었나 보네요?”“자기는 그럴 만한 실력이 있다고 믿으니, 내로남불하는 거지.”배건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강윤서는 이내 싸늘한 눈빛으로 생각에 잠겼다.“몇 년 동안 공백기가 길었잖아요. 솔직히 지금 팀에서도 저를 곱지 않게 보고 있긴 할 거예요.”틀린 말은 아니었다. 서다빈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커리어가 그녀에겐 없었다.서다빈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포장된 인재였고, 박태경이라는 든든한 배경까지 있으니 더더욱 비교가 안 되었다.“무려 장 선생님의 마지막 제자한테 감히 누가 뭐라고 해? 네가 지금의 해온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데이온’의 그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다 너 혼자서 구축한 거잖아. 덕분에 도움받은 사람이 몇 명인데, 절대 기 죽지 마.”그렇다.‘데이온’의 한의학 데이터베이스는 증상에 따른 변증 시스템, 지능형 처방 시스템은 물론이고, 실전된 대가들의 처방과 한약재 편찬에 이르기까지 전부 강윤서가 꼬박 3년을 매달려 완성한 피와 땀의 결실이었다.그 방대한 시스템을 설계한 개발자가 이토록 전통 의학에 박학다식하다는 사실은 학계를 경악시키기에 충분했다.정부에서도 국책 사업으로 지정해 보급을 밀어줄 정도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그러니 그저 껍데
Leer más

제68화

현재로서는 서다빈이 상황을 제일 잘 알고 있었기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쏠렸다.서다빈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들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딘가 난처하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내가 알기로는... 그 사람, 이미 결혼했거든. 그런데도 배 대표님이랑 보통 사이가 아닌 것 같더라고.”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변이 술렁이기 시작했다.“겉보기랑 진짜 딴판이다. 자기 이름 들어갈 자리가 아닌데도 어떻게든 따내려고 그렇게 기를 쓰더니 결국 몸까지...”순간, 정적이 찾아왔다.입에 대놓고 담기엔 저질스러운 단어였기 때문이다.하지만 그 자리에 있던 이들 중, 차마 잇지 못한 뒷말의 의미를 알아채지 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실험과 연구에만 매달려 온 팀원들이 하나같이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을 보며, 서다빈은 남몰래 입꼬리를 올렸다.그러고는 조용히 자리를 떠났다....인원 교체 문제는 끝내 합의점을 못 찾고 팽팽하게 맞섰다.프로젝트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기에 강윤서는 평소처럼 학교 측 미팅을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이번에는 배건하도 동행했다.하지만 회의실로 들어선 순간, 오늘따라 자신을 바라보는 팀원들의 시선이 묘하게 달라져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강윤서는 그 이유를 당최 알 수 없었다.그리고 오늘도 서다빈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고고한 원칙을 지키겠다는 듯이.배건하는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여느 때처럼 회의를 진행했다.미팅이 끝날 무렵이 되어서야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보아하니 학교 측에서도 서다빈이라는 거물은 통제하기가 힘드신 모양이군요. 과연 이 상태로 프로젝트가 제대로 굴러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네요. 경원대 처지가 난처하시다면, 이번 협업은 그저 인연이 아니었던 걸로 정리하죠. 해온 입장에선 다른 파트너를 찾으면 그만이니, 다음 기회를 기약하는 것도 방법이고.”벼락같은 선언에 경원대 학생들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 갔다.특히 회의 내내 강윤서를 향해 눈을 흘기며 수군거리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발등
Leer más

제69화

서다빈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그녀는 배건하의 곁에 꼿꼿이 앉아 있는 강윤서를 노려보았다.‘날 엿 먹이려고 작정했다 이거지?’박태경은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 덤덤하게 대꾸했다.“배 대표님, 그건 좀 선을 넘으셨군요.”강윤서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박태경이 나서서 서다빈의 편을 들어주리라 알고 있었으니까.서다빈의 자존심에 스크래치 하나 내지 않으려는 것쯤은 진작부터 겪어온 터였다.“괜찮아, 오빠. 프로젝트를 위해서라면 이 정도쯤이야.”서다빈은 금세 감정을 추슬렀다. 이내 턱을 살짝 치켜올린 채 강윤서를 내려다보았다.“우리 모두 의학 발전을 위해, 아픈 환자들을 살리겠다고 모인 거잖아요. 제가 팀의 균형이나 수준을 너무 신경 쓰다 보니 좀 예민했나 봐요. 연구원으로서 가진 제 나름의 소신과 원칙 때문이었으니, 강윤서 씨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으면 좋겠네요.”강윤서는 실소를 터뜨렸다.서다빈은 스스로를 치켜세우는 데 아주 탁월한 재주가 있었다.얼핏 들으면 사과 같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그녀를 깎아내리며 본인의 고결함과 뚝심을 과시했다.만약 여기서 계속 꼬투리를 잡고 늘어진다면, 오히려 속 좁은 사람으로 찍혀버리기에 십상이었다.“지각한 부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모두가 낭비한 시간을 보상하는 의미로, 이번 프로젝트에 100억 원을 추가로 투자하도록 하죠.”박태경이 적절한 타이밍에 치고 들어왔다.그는 대수롭지 않게 돈으로 서다빈의 사과를 덮고, 상황을 단숨에 역전시켰다.강윤서는 저도 모르게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그녀의 눈동자에 씁쓸한 자조가 일렁거렸다.어찌 모르겠는가. 더는 서다빈을 난처하게 만들지 말라는 박태경의 경고라는 것을.정작 자신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고, 서다빈 역시 손해 본 게 없지만 박태경은 벌써 안쓰러운지 그녀를 감싸고돌기 바빴다.기막힌 타이밍의 거액 투자 제안은 서다빈의 기를 살려 주다 못해, 자존심을 하늘 끝까지 치켜세워 주는 꼴이 되었다.아니나 다를까,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람들의
Leer más

제70화

강윤서는 아직 바꾸지 않은 호칭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처음으로 지독한 불쾌감이 밀려왔다.이내 답장을 서두르는 대신 ‘남편’이라고 저장되어 있던 닉네임부터 지워버렸다.그러고 나서야 짧게 답을 보냈다.[아니요.][그래.]대화를 끝맺는 성의 없는 한마디였다.더 붙잡지도, 권하지도 않는 무관심의 극치였다. 마치 말 한마디 섞는 것조차 그에게는 시간과 감정의 낭비인 듯.반면, 서다빈의 일이라면 얘기가 달라졌다.공적인 업무 단톡방에서조차 그토록 인내심을 발휘하며 온갖 사람들과 소통하고 당부하며, 일일이 보살펴주던 남자였다.지난 몇 년간, 박태경이 매번 던지던 그 냉담한 단답형은 강윤서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이혼이 눈앞에 다가온 지금까지도 이런 답장을 볼 때면 결혼 생활 동안 가슴 깊이 박혀 있던 가시가 돋아나 온몸을 찌르는 듯 욱신거리는 통증을 유발했다.강윤서는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두고 씻으러 들어갔다.다음날 퇴근 후, 다시 강만호가 있는 요양병원을 찾았다.여전히 정신이 맑지 못한 외할아버지에게 아흔 번째 생신은 어디서 보내고 싶으신지 넌지시 물었다.그 순간, 강만호의 눈빛이 맑아졌다.“태경은 시간 된대? 그 녀석 얼굴 본 지 참 오래됐네.”강윤서는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찜찜했다.외할아버지가 왜 그렇게 박태경을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병세가 악화하여 사람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지경이 되어서도 박태경만큼은 기억했다.‘이혼’이라는 두 글자가 입안을 맴돌았지만, 오랜만에 보는 외할아버지의 기대 어린 눈빛을 마주하자 억지로 삼켜냈다.“...한번 물어볼게요.”외할아버지의 식사를 챙겨드린 뒤, 강윤서는 새로 찾아둔 별장 몇 군데를 보여주며 직접 고르게 했다.집으로 돌아왔을 땐 이미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다.강윤서는 고뇌에 고뇌를 거듭했다.결국 휴대폰을 꺼내 들고 박태경의 번호를 눌렀다.외할아버지의 상태가 그리 좋지 못했기에 후회를 남겨드리고 싶지 않았다.지금은 자존심을 굽히고 매달려 보는 수밖에 없었다.뚜뚜
Leer más
ANTERIOR
1
...
5678910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