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또렷한 어린 목소리가 그 자리에 내리꽂히자 모든 시선이 동시에 내려간 차창으로 쏠렸다. 박태경의 검은 눈동자는 그 작은 여자아이에게 단단히 고정됐다.아이가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옮기자, 칠흑 같은 그의 눈동자에 차가운 바람을 맞아 핏기가 가신 강윤서의 얼굴이 담겼다.세상이 소리를 잃은 것 같았다. 강윤서는 반응하는 것조차 잊을 뻔했고 온몸의 피가 이 순간 역류하는 듯 머리끝까지 치솟아 온몸이 믿기 어려울 만큼 굳어버렸다.그때, 권지율이 성큼 뛰어나와 권하람의 작은 손을 덥석 잡았다.“어머, 우리 아가 착하지. 일단 집에 가서 쉬어야지. 다 끝나면 놀이공원 데려가 줄게, 응?”권지율은 재빨리 몸을 움직여 박태경의 날카로운 시선을 가로막았다. 원래 강윤서에게 응석을 부리며 같이 자자고 하려던 권하람은 말을 끊긴 채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이내 알 듯 말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알겠어요. 대신 영상통화 해줘야 해요.”권지율은 억지로 웃음을 쥐어짜느라 눈가가 굳어버렸다. 차창이 다시 올라갔다.장시원도 더 남아서 욕을 퍼부을 수는 없었다.강윤서가 아직 박씨 가문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일을 더 크게 만들어선 안 된다는 걸 알기에 장시원은 재빨리 차에 올라 기사에게 출발을 지시했다.권지율이 안도하며 몸을 돌리더니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애들은 아프면 엄마 찾잖아. 아무한테나 엄마라고도 하더라.”강윤서는 그제야 손톱으로 손가락 끝을 꾹 눌렀다.“그러게. 애들은 다 그렇지.”박태경의 시선은 여전히 아무 일 없다는 듯 제자리에 서 있는 강윤서에게 머물러 있었다.서다빈이 그 시선을 알아채고는 입술을 한 번 꾹 다물더니 박태경의 팔짱을 꼈다.“태경 오빠, 윤서 씨 아이를 진짜 원하는 것 같네...”말 속에 담긴 의미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었다.노형준도 물론 이해했다. 그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그건 걱정 안 해도 돼. 태경은 사랑하지도 않는 여자랑 아이 가져서 그걸로 발목 잡히는 일은 없으니까.”서다빈은 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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