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평범한 말이 오히려 이상하게 남았다.건우는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어젯밤 서하가 했던 말과 지금 아침 하나가 하는 말 사이에 있는 간극을 생각했다. 하나는 늘 건우를 멈추게 하려 했고, 서하는 늘 건우를 끝까지 보게 만들었다. 같은 얼굴인데 방향은 정반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둘이 완전히 분리된 사람이라고는 더 이상 쉽게 말할 수 없을 것 같았다.건우는 짧게 고개를 끄덕이고 집을 나섰다.윤신우 관련 자료를 다시 보려면 결국 시작점은 하나였다.아니, 정확히는 윤신우가 죽기 전 마지막 며칠 동안 하나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다시 봐야 했다.건우는 형이 죽은 뒤 거의 강박처럼 모아둔 자료 중 일부를 다시 꺼내기 위해, 예전에 잠깐 사용하던 오피스텔형 작업실로 향했다. 엄밀히 말하면 사무실은 아니었다. 검사 준비를 하던 시절부터 책과 자료를 쌓아두고 혼자 정리하던 작은 공간이었고, 윤신우 사건 이후에는 거의 창고처럼 변해버린 곳이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오래된 종이 냄새와 먼지 냄새가 먼저 올라왔다.좁은 책상 위에는 박스 파일들이 층층이 쌓여 있었고,벽 쪽 철제 선반에는 판례집과 노트, 인쇄물, 녹취록, 사건 기사 스크랩이 무질서하게 꽂혀 있었다. 정상적인 생활이 멈춘 사람의 공간답게, 이곳에는 시간이 고여 있었다.건우는 가장 아래칸에 처박아 둔 파일 박스 하나를 끌어냈다.라벨에는 거칠게 이렇게 적혀 있었다.[사망 전 2주 / 신우]그는 바닥에 박스를 펼쳐두고 한 장씩 자료를 꺼냈다.통화 내역, 카드 사용 내역, 차량 출입 기록, 메신저 캡처, 병원 일정표, 회사 회의록 일부. 이미 수십 번은 봤던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시선의 방향이 달랐다. 누가 형을 죽였는지가 아니라, 형이 죽기 전에 무엇을 눈치챘는지를 보려고 하자, 같은 자료들이 전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건우는 먼저 윤신우의 통화 내역을 다시 훑었다.사망 전 일주일 동안 신우는 특정 번호와 유난히 자주 통화하고 있었다. 그 번호는 이미 확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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