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가 더 묻지 않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뒤에도, 방 안의 공기는 조금도 가벼워지지 않았다. 질문이 끝났다는 건 의심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 확인을 진행하겠다는 신호에 가까웠고, 그 변화는 사람들의 동선이 바뀌는 방향으로 드러났다. 기록을 맡고 있던 사람이 현관 쪽으로 이동했고, 사진을 찍던 쪽은 바닥의 특정 구간을 중심으로 각도를 바꿔가며 같은 지점을 반복해서 담기 시작했으며, 그 사이에서 형사는 아무 말 없이 손목시계를 한 번 확인한 뒤, 주머니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건우는 그 흐름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누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어떤 순서로 확인이 이루어지는지까지 하나씩 짚어보는 동안, 방금 전까지 ‘느낌’으로만 떠 있던 의심이 점점 구체적인 절차로 옮겨가고 있다는 게 분명해졌다. 그는 그 변화에 맞춰 위치를 조금 더 조정했다. 중심에서 한 발짝 떨어진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순간에는 자연스럽게 시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거리로 옮겨 서는 방식이었다.“출입 동선부터 다시 보겠습니다.”형사가 수첩을 펼친 채 말했다.목소리는 낮았지만, 이제는 설명이 아니라 지시였다.“현관에서 거실까지 이어지는 자국들, 그리고 그 사이에 끊기는 지점 확인하고, 사진 먼저 확보해 주세요.”옆에 있던 사람이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움직였다.건우는 그 지시를 듣고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현관에서 들어와 거실로 이어지는 길, 그 위에 겹쳐 있는 여러 발자국들, 그리고 그 사이에 섞여 있는 다른 방향의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방금 전까지는 ‘애매하다’는 인상으로만 남아 있던 부분이, 지금은 ‘확인 대상’으로 명확하게 지정된 상태였고,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그는 시선을 오래 두지 않았다.대신 조금 더 자연스럽게 말을 꺼냈다.“비 때문에 더 복잡해 보일 수도 있겠네요.”문장을 끊지 않고 이어붙이며, 시선을 바닥에서 떼지 않은 채 말했다.“밖에서 들어온 자국이랑 안쪽에서 생긴 자국이 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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