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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당신을 3년만 빌릴게요: Capítulo 71 - Capítul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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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화. 판도라의 상자

[차도윤의 시선] - 뒤집힌 결과검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결과지를 받아 든 내 손이 떨렸다.'불일치'.제임스 장과 장현석의 DNA는 일치하지 않았다.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분명히 그 버릇, 그 눈빛, 그 살기는 장현석의 것이었는데..."설주 씨, 미안해요. 내가 틀렸나 봐요."설주는 아무 말 없이 결과지를 내려다 보았다.장현석이 이미 우리의 의도를 파악하고 DNA 기록까지 조작했거나,혹은 정말로 우리가 모르는 거대한 세력의 배후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우리는 이제 실체가 없는, 유령과 싸우고 있었다.얼굴 없는, 누군인지도 모르는 적에게 휘둘리며,우리는 서로의 상처만 더 깊게 파헤치고 있었다.[강설주의 시선] - 유령과의 전쟁DNA 결과가 불일치로 나오자,리안컴퍼니의 이사회는 도윤 씨와의 관계 정리를 요구하며 나를 압박해 왔다.장현석은 이 모든 것을 지켜보며 미소 짓고 있을 것이다."도윤 씨, 우리 잠시 떨어져 지내요."내 입에서 나온 말에 도윤 씨의 눈동자가 부서지는 것이 보였지만 ,나는 애써 모르는 척 무시했다.그를 지키기 위한 나의 최선의 선택이었지만,그에게는 마치 사형 선고와도 같았을 것이다.가문도, 권력도, 자신의 이름까지 버리고 목숨도 아끼지 않고 내게 온 그 사람에게는...시아를 데리고 친정 엄마인 해자 씨의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나는 백미러로 멀어지는 도윤 씨의 모습을,언타까운 마음으로 지켜 보았다.'장현석, 네가 원한 것이 이런 것이라면 축하해.. 하지만 잊지 마. 짐승은 궁지에 몰랄수록 더 독하게 이빨을 드러낸다는 것을.'오늘의 이 모습, 이 감정을 내 복수의 레퍼토리에 추가할 것이다.장현석, 나를 잘못 건드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날을 언젠가 반드시 네게 선물해줄게. 기다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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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화. 다시 일어서는 복수

[차시아의 시선] - 엄마 아빠의 눈물외할머니 집으로 온 뒤로 엄마는 매일 밤 서재에서 잠을 자요.아빠는 가끔 집 앞에 차를 세워두고 밤새 우리 집 창문을 쳐다보다가 가요.나는 아뺘한테 가고 싶다고 했지만, 엄마는.."아빠가 조금 아파서 그래." 라고만 했어요.나는 아빠가 준 노란 우산을 펴 보았어요.우산 속에는 아빠랑 나랑 찍은 사진이 붙어 있었죠.나는 결심했어요. 엄마 아빠를 다시 행복하게 만들 거예요.유치원에서 배운 노래를 녹음해서 아빠한테 보냈어요."아빠, 힘내세요. 시아가 있잖아요... 아빠, 사랑해요. 시아가 기다리고 있을게."아빠가 꼭 이 소리를 듣고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강설주의 시선] - 각성해자 엄마가 차려준 따뜻한 밥상을 마주하며 나는 비로소 리안이라는 가면 아래 숨겨진 강설주를 발견했다.장현석은 내 외형과 신분을 흔들었지만, 내 뿌리까지 흔들 수는 없다.장현석이 원하는 대로 해 줄 생각 따위 전혀 없었다.나는 다시 일어섰다."도윤 씨, 미안해요. 내가 당신들 믿지 못했어."나는 도윤 씨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손을 잡자고 제안했다.장현석이 DNA를 조작했다면,우리는 DNA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그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장현석이 저질렀던 의료 사고의 결정적 목격자- 그를 수술했던 태국의 의사-를 직접 찾아가기로 했다.복수의 2 라운드가 이제 진짜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다음 화 예고 ***태국으로 향한 설주와 도윤.그곳에서 그들은 장현석의 성형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를 만나 충격적인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한편, 한국에서는 제임스 장이 시아를 미끼로 거대한 함정을 파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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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태국의 그림자

[차도윤의 시선 - 땀과 살기 사이의 추적방콕의 열기는 끈적이는 점막처럼 온 몸을 조여왔다.낡은 차이나타운의 뒷골목,비릿한 약재 냄새와 이름 모를 향 연기가 섞인 공기를 들이마시며나는 곁에 선 설주 씨의 손을 꽉 잡았다.그녀의 손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공포 때문인지, 아니면 결연함 떄문인지 알 수 없었지만나는 그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도윤 씨, 저기예요."설주 씨가 가리킨 곳은 낡은 전당포를 위장한 지하 병원이었다.우리를 가로막는 무장 경호원들 사이로 나타난 '닥터 킴.'그는 장현석의 새로운 얼굴을 조각한 예술가이자, 악마의 조력자였다.나는 그에게 제임스 장의 사진을 내밀며 목소리를 낮췄다."이 얼굴 아래 숨겨진 진짜 흔적을 알고 싶습니다."닥터 킴은 썩은 미소로 뭇으며 거액의 달러를 요구했고,설주 씨는 미리 환전해 달러를 채운 가방을 내밀었다.가방을 확인한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성형으로도 근육의 유착은 지울 수가 없지. 그의 목 뒤에서 어깨로 이어지는 그 화상 흉터.... 그건 지옥의 낙인처럼 남겨뒀소."내 머릿속에 7년 전 그날의 장현석이 스쳤다.그래... 그 흉터가 너를 증명할 마지막 열쇠구나.[리안=강설주의 시선] - 가면 아래의 떨림닥터 킴의 확신에 찬 목소리를 듣는 순간, 등줄기에 소름이 돋았다.제임스 장이 장현석이라는 심증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복수의 무게가 다시 나를 짓눌렀다.나는 리안이라는 가면을 쓰고 강인한 척 서 있었지만,사실 무릎이 꺾일 것만 같았다.그 남자는 정말로 죽지 않고 우리 곁에 버젓이 있었다.죽음을 연기하며 내 곁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설주 씨, 괜찮아요?"도윤 씨가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그의 단단한 팔이 전해주는 따뜻함 덕분에 간신히 정신을 붙잡았다.닥터 킴이 건넨 수술 기록지에는장현석이 성형을 하며 겪었던 고통과그가 내뱉었던 저주들이 기록되어 있었다.그는 나를 파멸시키기 위해, 3년전에 내가 겪었던 것처럼자신의 뼈를 깎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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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화. 낯선 하늘 아래의 위로

[리안=설주의 시선] - 비로소 마주한 민낯방콕의 소란을 피해 북부 치앙마이의 고즈넉한 숙소로 몸을 숨겼다.한국에서는 제임스 장이 이사회를 장악하려 한다는긴박한 보고가 올라오고 있었지만,지금 당장 내게 필요한 것은, 복수의 전략이 아니라 숨 쉴 구멍이었다.쏟아지는 별빛 아래,테라스에 앉아 맥주 캔을 만지작 거리는데 도윤 씨가 다가와 곁에 앉았다."설주 씨, 맥주가 너무 차가워요. 배앓이 할까 봐 걱정되네."'강설주'라는 이름을 불러주는 유일한 사람.나는 그의 어깨에 천천히 머리를 기대었다."도윤 씨, 우리 돌아가면, 정말 이길 수 있을까요?"내 물음에 그는 대답 대신 내 손가락 사이로 제 손을 끼워 넣었다."이기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당신이 다치지 않는 것이 내겐 유일한 승리입니다."그 따뜻한 고백에 참아왔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렀다.낯선 태국의 밤하늘 아래서,나는 처음으로 복수를 잊고 한 남자의 여자로 돌아가 울었다.'우리가, 아무도 다치지 않고 이길 수 있을까? 이젠 정말 끝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들을 잠시 접어두고.이대로 그의 따뜻한 품 속에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는약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차도윤의 시선] - 내 삶의 유일한 환자내 어깨에 기댄 설주 씨의 몸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강한 척하지만,속은 이미 수만 개의 조각으로 부서진 유리조각 같은 여자다.나는 그녀를 살리기 위해 의술을 펼쳤고,그녀를 지키기 위해 복수에 가담하고,가문을 버리고 나의 이름을 버리고 기꺼이 나를 희생했지만,정작 그녀의 마음을 치유해준 적이 있었나 반성하게 되었다.안유진이라는 이름이 주는 죄책감 때문에 나는 설주 씨에게 100%의 진심을 보여주지 못했었다.하지만 지금, 내 품에서 울고 있는 이 여자를 보며 나는 깨달았다.나는 그녀의 젖은 머리카락을 넘겨주며 속삭였다."설주 씨, 당신을 3년만 빌리겠다고 했죠? 아니요, 이제 3년으로는 안 될 것 같아요. 이자가 비싸도 괜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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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빗속의 입맞춤, 멈춰버린 숨결

[차도윤의 시선] 5cm의 경계에서 무너진 이성사원 근처를 산책하던 중 갑작스런 스콜이 쏟아졌다.스콜은 비릿한 흙냄새를 몰고 왔다.우리는 낡은 불상 위쪽의 좁은 처마 밑으로 몸을 피했다.빗방울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고요한 정적을 메웠고,좁은 틈 사이로 설주 씨의 숨소리가 내 가슴팍에 와 닿았다.좁은 사원 처마 밑, 설주 씨의 어깨가 내 가슴팍에 닿을 때마다 심장 박동이 고막을 울렸다.젖은 옷 너머로 그녀의 체온이 느껴졌다.빗방울의 소음 속에 우리 둘의 거친 숨소리만 섞여 들었다."비가 참 무섭게 오네요."설주 씨가 어색하게 말을 건넸지만,나는 그녀의 붉어진 입술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하얀 목덜미를 보는 순간.3년간 억눌렸던 모든 감정이 폭발했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나는 홀린 듯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차가운 빗물이 옷을 적셨지만, 맞닿은 입술은 데일 듯 뜨거웠다.짧고 강렬한 입맞춤.하지만 정신을 차린 것은 찰나였다.설주 씨의 몸이 내 품 안에서 딱딱하게 굳는 것이 느껴졌다.아차 싶어 입술을 떼었을 때,그녀의 눈동자에는 사랑이 아닌 당혹감과 슬픔이 서려 있었다."미안해요. 내가..... 선을 넘었네요."나는 비겁하게 먼저 한 걸음 물러섰다.비는 여전히 쏟아졌고, 우리 사이에는 빗줄기보다 더 차가운 정적이 흘렀다.손을 뻗어 그녀를 닦아주고 싶었지만,내 손은 갈 곳을 잃고 허공에서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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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허락되지 않은 온기

[강설주의 시선] - 지옥에서 허락되지 않은 온기도윤 씨의 입술이 닿기 직전, 나는 15년 전의 노란 우산이 떠올랐다.그 청년이 성장해 내 앞에 서 있고, 이제는 나를 지켜주려 하고 있다.빗줄기가 거세질 수록 내 심장 박동도 빨라졌다.도윤 씨의 입술이 닿는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했다.그의 뜨거운 입술이 내 입술을 덮쳤다.부드러우면서도 절박한 입맞춤이었다.빗물 냄새와 그의 향수가 섞인 공기가 내 몸을 채웠다.그의 뜨거운 숨결이 나의 몸 속을 채울 때,나는 잠시 복수도, 장현석도 잊고 싶었다.비에 젖은 몸은 차가웠지만, 맞닿은 입술은 타오를 듯 뜨거웠다.이 빗줄기가 영원히 멈추지 않기를....그래서 이 품 안에서 영영 나가지 않아도 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복수를 위해 시작한 연극이었는데,아느새 나는 이 연극의 결말이 '행복'이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그의 셔츠 깃을 꽉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하지만 곧바로 장현석의 썩은 미소가 환영처럼 스쳤다.'강설주, 네가 행복해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나는 그의 셔츠를 힘주어 잡던 손으로 그를 밀쳐냈다.아니, 내 안의 욕망을 밀쳐냈다."도윤 씨, 우린 지금..... 이러면 안 돼요."내 목소리는 빗소리에 묻혀 가늘게 떨렸다.우리는 복수를 위하 계약 관계일 뿐이다.사랑이라는 감정이 개입되는 순간, 우리의 복수는 흐트러질 것이다.나는 젖은 얼굴을 닦으며 그를 외면했다.닿았던 입술의 온기가 비참할 정도로 달콤해서,나는 더 차갑게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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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선을 긋는 그림자

[강설주의 시선] - 다시 리안으로비가 그친 방콕의 밤은 눈부신 네온사인으로 가득해 소란스러웠지만,우리 사이는 기괴할 정도로 고요했다.숙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우리는 단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도윤 씨는 운전대만 꽉 쥐고 았었고,나는 창밖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야경만 응시했다."오늘 일은... 잊어줘요. 방콕의 열기 때문에 우리가 잠시 미쳤던 것 같으니..."숙소 문 앞에서 내가 먼저 잔인한 말을 내뱉었다.도윤 씨의 눈동자가 아주 잠시 흔들렸지만,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리안 대표님."그가 부르는 '대표님'이라는 호칭이 가슴에 화살처럼 날아와 박혔다.그래, 이게 맞다. 우리는 비즈니스 파트너이기만 해야 한다.나는 방 안으로 들어와 거울 속의 나를 노려 보았다.입술이 붉게 부어 있었다.나는 거칠게 입술을 문질러 닦았다.강설주, 정신차려.넌 지금 사랑을 할 때가 아니라 칼을 휘둘러야 할 때야..[차도윤의 시선] - 닿을 수 없는 거리'대표님'이라는 그 단어 하나가 우리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절벽이 되었다.방 안으로 들어간 설주 씨의 뒷모습을 보며 나는 내 손을 내려다 보았다.그녀를 안았던 감각이 여전히 손끝에 남아 있는데...마음은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 기분이었다.나는 밤새 거실 소파에 앉아 닥터 킴이 준 자료만 검토했다.사랑을 갈구하는 대신 증오를 탣해야 하는 이 잔인한 현실.설주 씨가 그어버린 그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나는 내 심장에 메스를 들이댔다.우리는 다시 완벽한 동맹으로 돌아가야 했다.아침 햇살이 창가로 스며들 때,나는 정갈하게 수트로 차려입고 그녀의 방문을 두드렸다."준비 되셨습니까, 대효님? 공항으로 가실 시간입니다."어제의 입맞춤은 태국의 빗줄기와 함께 씻겨 내려간 듯,내 목소리는 다시 차갑게 식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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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돌아온 유령의 발톱

[제임스 장=장현석의 시선] - 분열된 사냥감들입국장에서 걸어 나오는 두 사람을 멀리서 지켜보았다.겉으로는 서로를 살뜰히 챙기는 듯 보였지만,그들 사이에 흐르는 기류는 예전과 판이하게 달랐다.시선은 허공에서 어긋났고,미처 채워지지 못한 공백이두 사람 사이를 서늘하게 가르고 있었다."후후, 역시... 내 예상이 맞았어."사랑이란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약점인 법.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으로 갈팡질팡 흔들리는 바로 지금이 기회였다.나는 그 조그만 틈새로 치명적인 독을 뿌릴 준비를 마쳤다.슬쩍 비서에게 고개를 끄덕여 신호를 보냈다.내일 아침이면 리안컴퍼니 이사회에'차도윤과 리안의 계약 결혼 전말'이 담긴 폭탄이 떨어질 것이다.서로를 온전히 믿지 못하는 연합이얼마나 모래성처럼 쉽게 허물어지는지…….강설주, 네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게 해 줄게.[차시아의 시선] - 엄마, 아빠가 이상해요공항에서 엄마와 아빠를 만났을 때, 평소처럼 나를 품에 꼭 안아주지 않았다.아빠는 무묵히 엄마의 가방을 받아 들었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고,엄마는 나를 안아주면서도 자꾸만 시선을 멀리 던졌다."엄마, 아빠랑 싸웠어?"조심스레 묻는 내 말에 엄마는무리하게 입꼬리를 올리며 아니라고 속삭였다.하지만 그 미소는 꼭 슬픈 영화 속에서억지로 울음을 참는 주인공처럼 보였다.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아빠는 운전에만 집중했고엄마는 내 손을 아플 정도로 꼭 쥐고 있을 뿐이었다.그리고 우리 집 대문 앞.아까 유치원에서 보았던 그 기괴하고 무서운 인형이또다시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엄마와 아빠에게 말해야 할 것 같았지만,두 사람의 얼굴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슬퍼 보여서……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인형을 몰래 발로 차서 치워버렸다.우리 가족, 정말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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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화. 이사회

[강설주의 시선] - 가면위 균열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마주한 것은 꽃다발이 아닌날 선 카메라 불빛들이었다.제임스 장이 뿌린 '리안컴퍼니 대표의 계약 결혼과 신분 위조' 찌라시는이미 사교계와 재계를 뒤덮고 있었다.이사회장으로 향하는 복도.옆에 선 도윤 씨와의 거리 5cm가 천 길 낭떠러지처럼 느껴졌다.태국에서의 그 입맞춤 이후,우리는 서로의 그림자조차 밟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리안 대표, 이 계약서가 사실입니까?"이사진들이 내민 것은 3년 전 우리가 작성했던 비밀 계약서의 사본이었다.심장이 발끝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지만,나는 리안의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비즈니스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위한 약속이었을 뿐입니다. 그게 해임 사유가 됩니까?"당당하게 외쳤지만,테이블 밑으로 꽉 쥔 내 손은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그 때, 도윤 씨가 내 떨리는 손 위로 자신의 손을 아주 잠깐,스치듯 얹었다가 떼었다.찰나의 접촉이었지만, 그 따뜻함이 무너져가던 내 성벽을 다시 세웠다.[차도윤의 시선] - 닿지 못한 위로이사회장의 공기는 살벌했다.설주 씨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들을 대신 맞고 싶었지만,그녀가 그어놓은 '비즈니스 파트너'라는 선이 내 발목을 잡았다.태국에서의 입맞춤 이후 그녀는 나를 철저히 '차 원장'이라 부르며 밀어내고 있었다.하지만 나는 보았다.이사진들의 공격에 그녀의 눈동자가 아주 잠시 흔들리는 것을.나는 본능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으려다 멈칫했다.대신 손등을 살짝 스치는 것으로 내 지지를 전했다.그녀의 몸이 움찔하는 것이 느껴졌다.우리는 지금 가장 가까은 곳에서 서로를 지키고 있지만,가장 먼 곳을 보며 연기해야 한다."제 아내에 대한 근거 없는 모함은 법적으로 대응 하겠습니다."내 목소리는 차가웠지만,시선은 곁에 선 설주 씨에게 고정괴어 있었다.장현석, 네가 이 성벽을 허물려 할수록 나는 더 독하게 그녀의 뒤를 지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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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관전

[제임스 장=장현석의 시선] - 즐거운 관전모니터를 통해 이사회장의 긴박한 풍경을 지켜보며 나는 독한 럼주를 들이켰다.당당한 척 하지만 서로 눈도 못 마주치는 두 사람의 꼬락서니가..아주 흡족한 만족감을 안겨 주었다.계약 결혼이라는 진실이 밝혀지는 순간,그들이 쌓아온 도덕적 가면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다.특히 차도윤의 결벽증적인 정의감이 설주의 복수님과 충돌할 때,그 파열음은 얼마나 달콤할까."이제 시작이야, 설주야. 네가 가장 믿는 그 남자가 네 가짜 신분 때문에 고통받는 꼴을 보게 될거야."고통 받는 도윤을 보며 쩔쩔 맬 설주의 모슴을 상상하자 웃음이 자꾸 삐져 나왔다.나는 비서에게 다음 지시를 내렸다.이사회가 끝나고 두 사람이 차에 오르는 그 순간에,3년 전 설주가 병원으로 실려간 그날의 블랙박스 복원 영상을 익명으로 도윤에게 보내라고..사랑이 의심으로 변하는 것은 한 순간의 찰나이다.[처시아의 시선] - 얼음이 된 집집안 공기가 꽁꽁 얼어 붙었어요.엄마는 방에서 나오지 않고 서류만 보고 있고,아빠는 거실에서 담배 냄새가 나는 옷을 입고 한숨만 쉬고 있어요.내가 다가가면 두 분 모두 웃어주긴 하지만,그 웃음 뒤에는 무서운 도깨비가 숨어 있는 것만 같아요."아빠, 엄마랑 또 싸웠어?"내 물음에 아빠는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니야, 시아야. 엄마가 조금 피곤해서 그래.." 라고 했어요.하지만 아빠의 눈은 엄마의 닫힌 방문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어요.나는 유치원에서 배운 종이접기로 하트를 두 개 접었어요.하나는 엄마 방문 밑으로, 하나는 아빠 주머니에 쏘옥 넣었죠.내일은 우리 집 얼음이 다 녹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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