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주하의 핸드폰이 지잉하고 울렸다. 주하와 도혁의 시선이 동시에 핸드폰으로 꽂혔다. 저장이 되어있지 않은 번호.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한 번쯤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주하는 한참 내려다보다가 핸드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평소라면 모르는 번호를 받지 않았을 텐데, 기분이 묘해서."여보세요?"'오주하 씨? 저 건물주입니다.'건물주? 그런 사람이 왜 전화가 오지?주하는 저도 모르게 도혁을 올려다보았다. 도혁이 아무렇지 않게 그 시선을 마주 보았다. 왠지, 지금 이 남자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주하는 짧게 눈짓했다. 도혁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실을 나갔다."네, 무슨 일이시죠?"'엘리베이터에 공지 붙여놓은 거 보셨죠?'엘리베이터. 공지. 주하는 흰색 종이 한 장을 떠올렸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매일 보는 종이지만 처음 읽은 이후로는 눈길도 안 줬던 탓에 정확하게는 기억이 안 났다. 무슨 공사를 한다고 했었던가. 건물 철거. 그런 내용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제법 중요한 내용인데도 확실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사 시작 시기가 1월로 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졸업은 못 했어도 이미 학기는 끝나있을 시점이니까. 그건 졸업반인 그녀에게 그렇게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다."네, 봤는데요."'그게 좀 일정이 당겨져서, 나가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그러시면..."아직 10월. 일주일에 한 번 뿐이라고는 해도 수업이 있고, 과제도 해야 했다. 학교 앞의 다른 원룸으로 가자니 2달만 더 지내면 되는데 1년 계약을 하기에도 애매했다. 다른 곳으로 가자니 어디로 취업할지도 모르는데 대뜸 계약하기도 그렇고. 이 보증금으로 학교 앞 말고 어딜 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고시원이라도 가야 하나. 주하의 머릿속이 팽팽 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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