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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보스의 은밀한 비밀: Chapter 71 - Chapter 80

84 Chapters

070.

도혁은 그날 하루 종일, 데리러 오라고 말할 주하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 성격에 시험 공부 하면서 시답지 않은 문자메시지를 보낼 일이야 없을 테니까. 그래서 자정쯤 그녀의 연락이 왔을 땐 자연스럽게 차키를 쥐었다. "네? 오지 말라고요?" '응. 그냥 걸어서 가려고. 기다리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려.'그런 건 도혁도 잘 알았다. 그가 가는 데는 20분, 학교에서 그녀의 집까지 걸어가면 고작 10여분이니까.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불러낸 그녀였다. 그가 올 시간을 계산해서 미리미리 불러가면서까지. 시험기간이라도 밤에 잠깐 얼굴 정도는 볼 수 있는 줄 알았는데. 이래서야 벌을 받을 때랑은 크게 다를 것도 없었다. 물론 연락이라도 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긴 한데. "내일은 학교 앞에서 미리 기다릴까요?" '언제 끝날지 몰라. 통화하면서 집에 갈 테니까 전화하자.' 도혁은 어쩔 수 없이 알겠다고 대답했다.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는 게 어딘가 싶었다. 그는 집에 도착해서 영상통화라도 하자고 조금 졸라댔다. 주하는 알겠다며 집에 가자마자 전화를 다시 걸었다. 도혁이 화면 너머로 본 주하는 평소랑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조금 더 피곤해 보이는 것 정도 말고는. 시험기간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그런 상태였다. 도혁은 몇 마디 걱정을 건네고, 주하의 얘기를 듣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런 날들이 며칠 정도 이어졌다. 시험 기간 내내 도혁을 안 부를 생각인지 그녀는 꼬박꼬박 연락은 해줘도 그를 부르지는 않았다. 그도 긴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 1등인지 뭔지 많이 했다는데 그녀의 노력과 생활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주하도 자주 도혁의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시험공부에 매진했다. 며칠 수군거리던 소리들도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조용해지는 것 같았다. 사실은 시험 기간에 그런 소문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 더 컸다.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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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

"별 거 아냐. 사실도 아닌데 화낼 필요 없어서 말 안 했어." 뻔했다. 오주하 성격에, 이런 소릴 듣고도 말하지 않는 이유는. 그녀는 자신의 명예 따윈 생각하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큰소리로 여 보란 듯이 떠드는데, 오늘 처음 들린 이야기도 아닐게 틀림없었다. 며칠 내내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 학교에 아무렇지 않게 다녔다는 게, 그걸 자신이 몰랐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 하지만 그가 화내야 할 상대는 절대 주하가 아니었다. 그는 그걸 잘 알았다. "그게 뭐든, 난 주인님 허락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요." "그럼 하지 마."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내 명예라도 생각해 줘요." 이건 그러니까 핑계였다. 자신의 명예는 신경 쓰지 않을 주하를 알았기에 만들어낸 핑계. 그는 그녀의 허락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할 자신을 알았다. 그래서 핑계가 있어야만 했다. 주하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학교를 다니고 있지도 않은 그에게 무슨 명예가 있나 싶다가도, 졸지에 돈으로 사람을 산 사람이 된 그를 지켜줄 생각은 아예 하지 못했다는 게 생각이 났다. 그도 주하처럼 잘못이 없긴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이렇게 허락까지 받는데. 한 마디면 된다는데.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하지만 여전히, 그가 뭘 할지 알 수가 없으니 그렇게 쉽게 입이 열리지가 않았다. "......폭력은 안 돼." "네." 대답이 너무 빨라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왔다. 그는 이미 뭘 할 지 마음으로 다 정리해 둔 사람 같았다. 이미 허락해 버린 다음이라, 이제 와서 한 마디를 덧붙이기가 좀 그랬다. 주하는 결국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평소처럼 저녁을 함께 먹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도혁이 집에 조심히 들어가라며 주하를 집 앞에 내려주었다. 주하는 도혁을 붙잡지 못하고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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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

"딜도로 써주려고." '......' 전화기 너머에서 아무런 말이 없었다. 괜히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아니 이미 피식하고 새어나간 것 같기도 했다. 그 소리를 도혁이 들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그는 한참 동안 더 말이 없었다. 그 뒤에, 갑자기 한 층 잠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토요일이요? 12시라고요?' 그는 어느새 '외곽이라 택시가 집 앞까지 안 온다.'라고 주하에게 말해주는 걸 까먹었다. 사실 그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몰랐다. 그냥 정신이 좀 없었다. 자신이 지금 주하가 말한 문장을 정확히 이해한 건지도 모를 정도였다. 아주, 아주, 중요한 얘기를 들었다는 것만이 머리에 남았다. "응." '...알겠어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토요일까지는 고작 이틀이 남아있었다. 그 이틀이, 얼마나 길게 느껴질지 도혁은 아직 알 수 없었다. 그저 조금 긴 시간이 될 거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주하는 전화를 끊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잘한 짓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본다면, 확답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이렇게 충동적으로 결정하려고 지금까지 미룬 건 아니었는데. 하지만 도혁의 반응을 생각해 보면, 분명 후회하지 않을 터였다. 고작 섹스인데. 주하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사실 '고작 섹스' 같은 말로 자신을 설득시키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도혁을 한 번 더 떠올려보았다. 그게 어떤 의미든, 자신에게 '진심'인 '잘생긴' 남자를. 그리고 도혁에게 말했듯이 다짐했다. 이건 그냥 '딜도'로 써주는 것뿐이라고. 그 어떤 주도권도, 넘겨줄 생각이 없다고.- 주하는 길어서 끝이 안 보이는 담벼락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건물이 많다고 했을 때부터 이렇게 넓다는 걸 짐작했어야 했는데. 아니, 사실 이건 상상으로는 도저히 그려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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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

"누가 남의 보... 아니, 대표님 이름을 그렇게 막 불러?" 맞구나. 망할 백도혁. 사람 온다고 말도 안 해놓은 거야? 주하는 급속도로 기분이 나빠졌다. 그녀는 깊은 빡침을 느꼈다. 이 인간은 보스라고 말할 뻔한 데다가 처음 보는 그녀에게 반말까지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성을 다잡았다. 혼날 사람은 따로 있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돌아가십시오." "맞다는 거네요?" "아, 글쎄 가시라니까." 도대체 여기까지 택시 타고 찾아오는 잡상인이 어딨다고 이런 취급인지. 주하는 침착하게 머리를 굴리다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때 만난 그의 '직장동료'들 이름이라도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도 않아서 그들에게 증명할 방법이 하나 밖에 생각이 안 났다. "내가 지금 증명할 방법이 이것밖에 없는데." "아저씨? 이게 뭐 어쨌..." "대표님 번호잖아, 이거." 아저씨라고 저장된 도혁의 번호와 통화 기록. 두 사람은 자기들끼리 뭔가 소곤거리는가 싶더니 그녀를 다시 거절했다. "아. 뭐. 그. 어디서 명함 보고 전화번호 저장했는지 모르겠는데." "봐요, 자세히. 이렇게 통화를 많이 했잖아요." "...그, 저희 대표님이 그렇다고 해서 집에 찾아온다고 막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아니고." 남자들의 목소리가 한층 누그러지기는 했지만, 꽤 강경했다. 그녀는 짧게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잠시 고민했다. 그와 주고받은 수많은 메시지들. 그것만 있으면 솔직히 둘이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알리는 것에는 부족함이 없을 터였다. 하지만, 그건 너무 개인적인 메시지라 솔직히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가 않았다. 명함에 없는 그의 개인적인 핸드폰 번호. 그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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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4.

 기찬은 슬슬 도혁이 시킨 일을 하려고 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채 도착하기도 전에 병호와 만식이 어떤 사람을 욕하고 있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대화에 끼어들었다. "세상별 미친년이 다 있구먼." "누구 말입니까?" "아니, 멀쩡하게 생긴 아가씨가 와서 보스 이름을 찍찍 부르면서... 마지막 기회니 어쩌니..." 아직 정해진 시간까지 한 시간은 남아있어서 그냥 짧은 스몰 토크나 하다가 대문으로 가려던 기찬은 설명을 듣고 급하게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았다. "예? 언제요?" "5분 정도 됐나?" "좆 됐다. 어떻게 했습니까? 안으로 모셨습니까?" "뭘 모셔??? 쫓아냈지!" 병호는 기찬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되물었다. 그 쪼끄마한 아가씨를 무슨 '모시기'까지 한다는 말인가? 게다가 누가 봐도 정신이 이상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하지만 병호의 대답을 듣고 기찬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기 시작했다.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왜 이렇게 빨리 오셨지? 한참 남았는데. 우선은 상황 파악을 하는 게 먼저였다. 병호와 만식은 주하의 존재에 대해 알 리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필이면 그랬다. 그녀에게 고운 말만 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도혁이 오늘 일을 핑계로 많은 사람을 내보내서, 보초를 설만한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게 문제였다. 병호와 만식은 사업을 정리하고 올라온 거라 대기 상태였으니까. "시이발... 보스 지금 어디 계십니까?" "주무시고 계실걸?" 그것 때문인가. 연락이 안 되셨구나. 기찬은 손이 떨려서 진정하기 위해 숨을 골랐다. "택시 타고 오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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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5.

"아침부터 이 시간이 될 때까지 연락도 한번 없는 그 사람?" "그, 형님이, 업무 때문에 아침에 주무셔서... 죄송합니다, 제가..." 사실 업무 때문인지 뭔지 기찬도 몰랐다. 그는 그냥 자신의 보스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변호할 뿐이었다. 그는 자신이 사과할 일이 아니었는데도 일단 사과했다. 당장 그녀의 마음을 풀 수 있는 사람이 본인밖에 없었다. "내가 분명 문 앞에 서 있는 사람들한테 연락하면 다신 못 본댔는데 지금 전화하고 있는 그 사람?" 주하가 울리는 핸드폰 화면을 기찬에게 보여주며 또 물었다. 기찬은 속으로 욕을 했다. 이 씨발새끼들아. 전달 사항이 있으면 그것부터 해야지!! 그렇게 말하면서 그들의 뺨이라도 내리치고 싶었다. 하극상이라 평소라면 절대 말도 안 되는 상상이겠지만 어차피 곧 도혁에게 죽을 목숨이니까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전, 전달이 잘못되었나 봅니다... 제가 정말 죄송합니다." 주하는 계속해서 열심히 사과하는 기찬을 보다가 입술을 실룩거렸다. 모든 게 기찬의 잘못인 건 아니었는데 너무 애먼 사람을 잡는 것 같았다. 물론 시킨 일을 안 한 기찬도 잘못이 있긴 했지만. 그가 자신을 맞이했다면, 이 긴 담벼락을 다시 돌아가는 일은 없었을 테니까. 그것도 이런 거지 같은 기분으로.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전화를 받았다. 기찬의 심장이 다 섬찟할 정도로 목소리도 차가웠다. "여보세요." "주인님...! 오셨어요? 제가 어제 좀 늦게 잠들어서... 아니, 그게 아니라 전달을 다 못 해놔서 죄..." 주하는 다급한 도혁의 목소리에 아주 조금 분노가 가라앉았다. 얼마나 조금이었냐면 쌀 한 톨 정도만큼. 그래서 그녀는 그가 사과하기 전에 말을 끊었다. 그리고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 부하가 내 전달 사항을 말 안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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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6.

"주인님이 뭐라고 하셨냐고." "아. 그, 그게. 뭐. 뭐였지? 여기 와서 당장 무릎 안 꿇으면 뒤진다고...?" "씨발." 도혁은 얼른 손에 집히는 대로 옷을 입기 시작했다. 그는 늘 팬티 한 장만 입고 자곤 했기 때문이었다. 부하들은 그런 그에게 다음 전달 사항을 말해야 했다. 근데, 너무 무서워서 목소리가 덜덜 떨렸다. 그들은 최근에 이렇게 화난 도혁을 본 적이 없었다. "아! 그, 근데 보스... 가, 가시면서 연락하거나 찾아오지 말라고..." 도혁은 그 말에 멈칫거렸다. 연락은 이미 했으니까. 하지만 주하가 전화를 받았으니 아주 화난 건 아니지 않을까?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가서 무릎을 꿇으면 용서해 줄지도 몰랐다."...하면 다시는 못... 못 본다고... 마지막... 기... 회라고..." "...이, 씹새끼들아... 여기까지 찾아오는 미친 인간이 어딨다고, 시발, 손님 하나를 제대로 못 모셔. 시발." 도혁은 결국 그들의 정강이를 걷어찼다. 얼굴을 때리거나 하지 않은 건, 혹시라도 그녀가 다시 돌아오면 눈에 보이는 상처가 있어선 안 되니까 그런 거였다. 그러니까, 그건 그의 마지막 남은 이성 같은 거였다. 하지만 도혁은 그녀가 얼마나 냉정해질 수 있는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런 말을 하고 갔으면 최소 일주일은 그를 보지 않을 사람이었다. 긴 기다림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며칠도 얼마나 길었는데. "컥, 죄송, 죄송합, 니다, 형님...!" "씨발새끼들. 진짜 멍청해서. 사람이 전달하라고 했으면 정확히, 씨발, 전달해야 할 거 아냐. 사과는, 씨발, 대체 왜 해? 일 다 저질러놓고. 박기찬 이 새끼는 어디 갔어? 씨발... 드디어 상 받는 날이었는데." 상? 부하들이 말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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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7.

"없습니다. 다 제 잘못입니다." 이럴 땐 그냥 납작 엎드리는 게 최선이었다. 도혁은 최대한 그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그녀의 화를 풀기 위해 노력했다. "다신 안 보겠다고 했는데 전화까지 하시고?" "정말 죄송합니다." 부하들이 전달을 안 했다느니 하는 핑계를 댈 줄 알았는데, 그가 깔끔하게 사과만 하니 주하는 아주 조금 더 화가 풀렸다. 그는 그녀가 쓸데없는 변명 같은 걸 안 좋아한다는 것쯤은 이제 잘 알고 있었다. 몇 번 혼나본 적은 없지만 그녀의 판결은 언제나 냉정하고 단호했으며 그에게 여지를 주지 않곤 했으니까. "흐음." "잘못했어요." 도혁은 애교 작전으로 가기로 했다. 이 작전은 웬만한 일에 잘 먹혔다. 주하는 생각보다 애교에 약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무릎걸음으로 주하에게 조금 더 다가가서 그녀의 허벅지에 볼을 살짝 비볐다. 주하가 그런 도혁의 이마를 손끝으로 밀었다. "애기야, 지금 그게 먹힐 거라고 생각해?" "죄송해요. 혼내주세요. 네?" 주하는 안 먹힌다고 말했지만, 도혁은 그녀의 표정이 점점 풀어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는 조금 더 애교를 부렸다. 주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금 혼나야 하는 건 도혁이 맞았다. 애교까지 부리면서 혼내달라는데, 당연히 혼내주긴 할 거였다. 근데 거기서 끝낼 순 없었다. "근데 너만 혼날 일이 아니지?" "예?" "아까 그 아저씨들." "아." 도혁은 순간 멈칫거렸다. 그의 부하들을 딱히 그녀 앞에 세워두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가 그들을 혼내는 건 더 싫었다. 혼낸다고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둘 사이의 놀이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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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8.

 "주인님..." "조용히 해. 너 저 사람 아니었으면 최소 2주일은 나 못 봤어." "네..." 도혁은 주하의 말에 얌전히 입을 다물었다. 일주일 정도 생각했는데 2주일이나 못 볼 예정이었다니. 그걸 기찬이 정말 막은 거라면, 그도 고마운 마음이 있었다. 뭘 했길래 마음을 돌렸는지는 나중에 물어볼 생각이었지만. "가보세요." "가, 감사합니다." 기찬은 허리를 깊게 숙여서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도망갔다. 마당엔 도혁과 주하, 병호와 만식만이 남았다. 그녀는 태연하게 그를 불렀다. "애기야." "네, 주인님" "헉." 당연하게도 병호와 만식은 들어본 적이 없는 호칭이었다. 유일하게 들어본 기찬은 그녀에게 무수히 사과하고 이미 열외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숨을 삼켰다. 아직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각이 없었다. "혼나야겠지?" "네, 주인님. 혼내주세요." "부하들 앞이라 창피해?" "아니요. 주인님 명령이라면 그게 뭐든, 누구 앞에서든 창피하지 않습니다." 도혁은 일부러 평소보다 각 잡힌 자세로 서서 담담하고 확실하게 말했다. 부하들에게도 누구의 서열이 더 높은지 이번 기회에 알려줄 생각이었다. 평소였다면 능글맞게 웃거나 장난도 쳤겠지만, 그는 참았다. "그래. 착하네. 그래도 내가 옷은 안 벗겼잖아." "자비에 감사드립니다, 주인님." "우리 애기 몸은 나만 봐야지."뭘 하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지? 옷을 벗겨? 도혁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얌전히 대답했다. 이건 솔직히 벌이라기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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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9.

"잘못했으면 당신들도 벌을 받아야지 무슨 소리예요? 앉아서 눈 똑바로 뜨고 보세요. 당신들 보스, 당신들 때문에 나한테 벌 받는 거예요. 그리고 그걸 보는 게 당신들 벌이고." 물론 1차 잘못은 도혁에게 있었고, 그건 주하도 잘 알았지만, 절규하는 그들을 더 절망하게 만들기 위해서 그녀는 '너희들 때문임.'이라고 확실하게 못을 박았다. 그게 더 효과적일 테니까. 솔직히 처음엔 이런 벌을 줄 생각은 아니었다. 문득 이게 가장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 저렇게 난리를 치는 걸 보면 잘 골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잔인하네. 도혁은 그런 주하를 보며 속으로만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안도했다. 그 잔인한 칼날이 저를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저희가 하겠습니다.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애기야. 너 아직도 부하들 제대로 못 가르쳤어?" 거의 울부짖는 부하들을 보고도 주하는 표정 변화가 전혀 없었다. 도혁은 이래서야 누가 조직 보스인지 모를 정도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 집합 전에 알아서 잘하라는 경고 정도는 했지만, 자세히 설명할 시간까진 없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이 새끼들아, 앉아. 진짜 뒤질려고..." "흑흑흑. 보스. 저희가 죄송합니다. 진짜. 제발." "저희 진짜 밤새 기합 받을 수 있습니다!! 시켜만 주십쇼!!!" 그들은 도혁의 목소리에 오히려 더 크게 울었다. 도혁만이 여기서 꺼내줄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도혁에겐 그럴 힘도 권력도 뭣도 없었다. 그가 이 관계를 유지하기로 마음먹고 있는 한은 확실히. 지금 그녀에게 대들어봤자 더 혼나기만 할 뿐이라는 의미였다. 도혁은 그걸 잘 알았는데, 눈앞의 인간들이 몰랐다. 모르면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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