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스 로젠크란츠를 벨포르 영지로 초대하는 편지에 봉인을 눌렀다.결정은 길지 않았다. 오히려 길어질수록 위험했다.지난밤 기록을 다시 읽었고, 기록에서 빠진 부분을 짚었으며, 그 부분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그러고 나서야 가장 단순한 결론에 닿았다.원작으로 돌려놓아야 한다.세르주는 원래 나를 오래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의 옆에는 엘리스 로젠크란츠가 있어야 했다.수도 사교계에서 순수한 아가씨라 불리고, 북부의 차가운 공기를 무서워하면서도 끝내 세르주의 상처를 알아보는 여자.펜을 내려놓으며 어깨를 폈다.이것은 도망이 아니었다. 정리다.흐트러진 배치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 자신이 끼어들어 꼬인 것을 원래 자리로 밀어 넣는 일.며칠 뒤, 엘리스의 도착 보고가 올라왔다."로젠크란츠 영애께서 외성 문을 통과하셨습니다, 공작 각하."힐데가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정갈한 글씨 아래에는 동행 인원, 마차 수, 짐의 목록이 간단히 적혀 있었다.읽는 척했지만, 이미 시선은 첫 줄에서 멈춰 있었다.왔군."응접실로 모셔 주세요. 긴 이동 뒤니까 차는 가볍게 준비하고, 방에는 과한 향 들이지 마세요.""예, 공작 각하."힐데가 물러난 뒤에도 잠시 자리에 남았다. 책상 한쪽에는 다미안이 분류해 둔 지난 기록이 놓여 있었다.F-01. 그 표기는 얇은 종이 위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의심처럼 남아 있었다. 다미안은 오전부터 외곽 창고 점검을 핑계로 집무실을 비웠다.겉으로는 빠져나간 셈이지만, 실제로는 남아 있었다. 이 영지 안에, 의심을 품은 채.그 종이를 덮었다.지금은 엘리스다.응접실에는 봄빛이 길게 들어와 있었다.북부의 봄은 수도보다 늦었고, 늦은 만큼 빛이 얇았다.창가에 놓인 흰 꽃은 아직 덜 피었고, 은빛 찻주전자에서는 옅은 김이 올랐다.내가 들어서자 레온이 문가에서 몸을 세웠고, 그 맞은편의 아가씨가 천천히 일어났다.처음 보인건 금발이었다.밝은 색의 머리카락이 어깨 위에서 얌전히 흘렀고, 장미색이 도는 볼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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