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희는 라운지 안으로 들어섰다. 겉으로는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몸이 무거웠다. ‘피곤하다.’ 사람이 많은 이런 곳 말고 집에 가서 자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마음일 뿐 겉으로는 충실하게 한성그룹 김선희 회장으로서 해야 할일들을 했다. “안녕하세요. 성 대표님.”“김 회장, 오랜만에 보네요. 모임에 자주 나와요.”“그러게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시간이 바빠서 그러지 못했네요.” 가식적인 미소 짓자 성 대표가 번들거리는 얼굴로 따라웃었다. “다음번에는 꼭 같이 골프도 치고 그래요.”“네. 연락주세요. 꼭 가겠습니다.” 그렇게 말했지만 갈 생각은 없었다. ‘진짜 골프치는 모임이면 억지로라도 갔지.’ 체력 깎이고, 피곤하고, 짜증나지만 진짜 골프만 치는 모임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멤버 중에 분명히 선희를 깎아내리려는 인간이 있을테고 은근히 조롱하려는 인간들도 있겠지만 대강 맞춰주면서 하하호호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곳이 아니었다. 골프를 칠 때부터 옷을 헐벗은 여자들이 동행하는 모임이다. 골프가 끝나고 나면 그 여자들을 데리고 술집으로 가서 몇잔 걸치고 한팀씩 사라진다. ‘나이도 먹을만큼 먹어서 왜 저러고 하는지 원.’ 가장 이해가 안 가는 건 모여서 그 짓거리를 한다는 데 있었다. 더러운 짓을 같이 하면서 소속감이라도 느끼는 것인지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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