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익은 일부러 잔인하게 그녀를 몰아붙이듯 말했다.“짐이 누구를 총애하든, 어디에서 총애하든 네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한연희는 곁눈질로 한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손수건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그제야 알았다. 선우익은 질투했고, 그래서 한소희도 질투하기를 바랐을 뿐이었다.그렇다면 자신은?같은 여인으로서 이런 자리에서 이런 수모를 당하면 얼마나 치욕스러울지, 그는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조정 대신들은 일제히 몸을 돌렸고, 악사(樂師)들마저 연주를 멈추었다.넓은 전각은 순식간에 적막에 잠겼다.들려오는 것은 옷감이 찢어지는 소리와 그녀의 흐느낌뿐이었다.선우익이 마침내 만족한 듯 몸을 일으켰을 때, 한연희는 이미 옷이 군데군데 찢어진 채 처참한 몰골이 되어 있었다.그녀는 마치 너덜너덜한 헝겊처럼 용교의에서 미끄러져 내렸다.하지만 선우익은 그녀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채 그대로 전각 밖으로 걸어 나갔다.궁인들은 여전히 등을 돌린 채 방금 전의 치욕스러운 일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서 있었다.한연희는 바닥에 몸을 웅크렸고, 손톱이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었다.그 순간, 그녀는 마침내 선우익의 눈에 자신은 사람조차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연회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 흩어지자, 한연희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처소로 돌아갔다.다리에 힘이 풀려 그녀는 제대로 걷기도 힘들었다.바로 그때, 갑자기 등 뒤에서 거센 힘이 밀쳐왔다.“꺄악!”그녀는 그대로 차가운 호수에 곤두박질쳤다.곧 비릿하고 쓴 호숫물이 입안 가득 밀려들었다.필사적으로 몸부림치다가 간신히 손끝이 물가의 돌에 닿는 순간, 누군가가 그녀를 다시 물속으로 거칠게 눌러 버렸다.“읍... 살... 려...”물이 코와 입으로 밀려들고 시야도 점점 흐려졌다.마지막 의식이 끊어지기 직전, 그녀는 물가에 서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을 희미하게 보았다.한소희였다.다시 눈을 떴을 때, 한연희는 별채에 누워 있었다.목은 불에 덴 듯 화끈거렸고, 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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