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익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무연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이내 그는 주먹을 휘둘러 선우익의 얼굴을 그대로 가격했다.무연의 움직임은 날렵하고 민첩했다. 선우익 역시 오랜 훈련을 받았고 전장까지 누빈 몸이었지만, 수많은 시체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천하제일 살수와는 비교할 수 없었다.무연의 주먹은 한 치의 사정도 없었다. 주먹마다 살기가 서려 있었고, 모든 공격은 선우익의 급소를 노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그를 죽여 버릴 듯한 기세였다.본디 살수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법. 암기를 이용한 기습 또한 서슴지 않았다.하지만 선우익은 황제였다. 위험에 처하자 사방에 숨어 있던 암위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은 끊임없이 무연을 공격하며 그의 수를 받아치고, 선우익을 빈틈없이 호위했다.독이 발린 은침 몇 가닥이 선우익을 향해 날아들었지만, 암위 하나가 망설임 없이 몸을 던져 대신 막아 냈다.평범한 무예만으로는 무연을 죽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암위들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무연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그는 마침내 마지막 수를 꺼내려 했다.선우익과 함께 죽는 한이 있더라도, 한연희와 진호만큼은 자유롭게 해 줄 생각이었다.이를 본 한연희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그녀는 다급하게 외쳤다.“무연! 안 돼요!”그녀는 그가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그 절박한 외침에 무연의 움직임이 순간 멈칫했다.바로 그때, 한 암위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한기를 머금은 비수를 움켜쥔 채 무연의 심장을 향해 찔러 들었다.한연희는 본능적으로 눈을 감고, 앞뒤 가릴 것 없이 무연의 앞을 막아섰다.그러나 예상했던 고통은 찾아오지 않았다.한연희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눈앞의 광경에 그대로 굳어 버렸다.선우익이 비수의 칼날을 맨손으로 움켜쥐고 있었던 것이다.손바닥은 이미 피로 흥건했고, 살점이 찢겨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붉은 피가 손가락 끝을 타고 끊임없이 떨어졌지만, 그는 조금도 손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연희야, 괜찮으냐?”
続きを読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