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르륵…….”굳게 닫혔던 방문에 태산 같은 사내의 그림자가 흉조처럼 드리워지더니, 방문이 소리 없이 열렸다.순간, 세차게 뛰던 심장 박동이 거짓말처럼 멎어버렸다.피가 거꾸로 솟고 오장육부가 얼어버리는 듯한 경악.어둠 속, 조심스럽지만 바위처럼 묵직한 발걸음으로 지엄한 큰마님 방의 문지방을 넘어 들어온 수컷의 육체.놈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벽한 알몸뚱이였다.달빛조차 숨죽인 그 캄캄한 심연 속에서도, 떡 벌어진 육신이 뿜어내는 압도적인 흑갈색의 기운은 방 안의 공기를 단숨에 집어삼켰다.이부자리에 누워 굳어버린 내 시야를 가장 먼저, 폭력적으로 꿰뚫고 들어온 것.그것은 삼석의 사타구니 사이에서 살기를 뿜어내며 허공으로 치솟아 있는 거대한 육봉이었다.머릿속에서만, 멀찍이 숨어서 며느리의 교미를 은밀하게 훔쳐보았을 때만 존재했던, 그 흉악한 고깃덩어리.그것이 지금 시퍼렇게 핏줄을 세운 채, 방 한가운데 내 코앞에서 펄떡이는 맹수처럼 도사리고 있었다.그 짐승의 흉기가 이제는 피할 곳 없는, 이 꽉 막힌 방으로 침범하여 나를 노리고 있다는 사실에, 내 머릿속은 하얗게 얼어붙고 말았다.가문의 대들보요, 지엄한 큰마님이라는 겹겹의 허울은, 압도적인 수컷의 살덩이 앞에서 한낱 부질없는 지푸라기에 불과했다.내 두 눈동자는 찢어질 듯 팽창했고, 파르르 떨리는 입술 사이로 비명조차 새어 나오지 않았다.호통칠 것인가, 몸을 피할 것인가.이성의 이치나 짐승의 도주 본능조차 증발해버린 공포 속에서, 육신은 돌부처처럼 굳어버렸다.어둠의 심연에서 걸어 나온 짐승, 삼석은 얼어붙은 내 이부자리로 망설임 없이 다가왔다.그리고는 거대한 산맥이 허물어지듯, 내 곁으로 스르륵 모로 누웠다.스윽…….놈은 굵은 땀 맺힌 억센 팔을 뻗어, 내 가녀린 뒷목 아래로 뱀처럼 쑤욱 밀어 넣었다.사내의 투박한 팔뚝이 베개를 대신하여 팔베개를 내어주고는, 바위처럼 단단한 가슴으로 내 몸을 빈틈없이 꽉 끌어안았다.이십 년간, 단 한 번도 타인의 살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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