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영이 무인도에서 돌아온 이후.남편 박진사의 비루한 얼굴에는 도무지 숨길 수 없는 기괴한 화색이 비죽비죽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서슬 퍼런 유교의 담장 안에서, 행여 먼지라도 묻을세라 점잖은 척 헛기침을 해대며 뒷짐을 지고 걷던 양반 사내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타락의 강을 건너버렸다.아내가 잠자리에서 은밀하게 던져준 처형(妻兄)과의 배덕한 환상.그리고 제 고상한 아내가 외간 사내의 음흉한 시선에 발가벗겨져 능욕당하는 상상을 즐기는 그 기형적인 관음의 늪에 뼛속 깊이 중독된 것이다.그는 사랑방에 홀로 정좌하여 근엄하게 성현의 경전을 읽어 내려가다가도.문득 질척이는 춘화(春畵) 같은 음란한 상상이 뇌리를 스칠 때면 저도 모르게 실성한 자처럼 입꼬리를 씰룩이며 실실 웃어대곤 했다.점잖은 도포 자락 아래, 그의 하반신은 시도 때도 없이 아내의 타락을 상상하며 불경스레 솟구치기를 반복했다.뼈대 있는 가문의 종손이라는 허울은 시궁창에 처박힌 지 오래요.오직 금기를 위반하는 상상 속에서 헐떡이는 늙고 병든 수컷만이 그 자리에 남았을 뿐이다.그러던 어느 늦은 봄날, 인근 마을에 세거하는 이진사가 박진사의 사랑방을 불쑥 찾았다.“어허, 박진사! 요즘 집안에 무슨 천지개벽할 좋은 일이라도 생기셨소?”“얼굴에 기름기가 흐르고 춘색(春色)이 도는 것이, 혼자 실성한 사람처럼 웃고 있지 않소.”“어디서 백 년 묵은 동자삼이라도 달여 드셨는가?”갑작스러운 등장과 정곡을 찌르는 농에.박진사는 시커먼 속을 들킨 듯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헛기침으로 정색했다.“크흠! 이진사, 대낮부터 무슨 실없는 농이시오.”“사방이 바다로 꽉 막힌 답답한 섬구석에 좋은 일이 있으면 무얼 하고 보약이 있으면 또 무얼 하겠소.”“그저 세상사 답답해도 웃어넘기고, 따분해도 마음을 비우는 것이 군자(君子)의 유일한 보약 아니겠소.”이진사.그는 박진사처럼 알량한 체면의 껍데기 속에 숨어 속으로만 음욕을 삭이는 옹색한 위인이 아니었다.살집이 두둑하게 붙어 배가 태산처럼 튀어나온
آخر تحديث : 2026-06-17 اقرأ المزي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