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정문 밖, 장대비가 쏟아지는 아스팔트 바닥 위로,결국 문기가 거칠게 내팽개쳐졌다.목요일 새벽 2시.비에 흠뻑 젖은 채,선호의 아파트 복도로 돌아온 문기는, 거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선호의 집 도어락을 부서질 듯 두드렸다.쾅! 쾅! 쾅! 쾅!“서유진!! 유진아!! 안에 있는 거 알아, 제발 문 좀 열어봐!! 유진아!!”이웃 주민들이 문을 열고 나와 욕설을 퍼부었지만, 문기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지금 그를 지배하는 것은, 오직 유진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와 절망뿐이었다.마침내 선호가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작작 좀 하세요, 김 상무님. 유진이 여기 없다고요!”“거짓말하지 마, 이 새끼야! 네놈이 숨겨둔 거잖아! 내 놔. 서유진!!!”“진짜 눈이 뒤집히셨네. 당신 어머니가 병원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알면서 왜 여기 와서 이래요? 당신이 여기 있는데… 유진이 여기 오겠어요? 그리고 내 연락도 안 받는다고요. 그러니까 유진이 찾을 생각도 하지 마요!”선호가 문기를 거칠게 밀치고 문을 쾅 닫아버렸다.문기는 닫힌 문 앞에 멍하니 서서, 제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10년이라는 시간의 사슬로,유진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의 오만이, 이토록 무력하게 박살 날 줄은 몰랐다.목요일 오전과 오후 내내,문기는 LX 그룹의 모든 정보력과 비서실을 가동해 유진의 행방을 추적했다.유진의 동기 의사들, 단골 카페, 심지어 부모님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오대산까지 사람을 보냈지만 그 어디에서도 서유진이라는 이름 석 자는 걸려들지 않았다.수백 통의 메시지는 ‘읽음’ 표시조차 뜨지 않은 채, 무참히 침묵 속으로 가라앉았다.10년의 역사 동안,유진이 자신을 이토록 완벽하게 차단하고 투명인간 취급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문기의 심장은 안쪽에서부터 처참하게 썩어 문드러지기 시작했다.유진이 사라진 서울의 거리는 그에게 거대하고 잔인한 미로와 같았다.목요일 밤 11시. 약속된 ‘문기의 날’이 끝나기 고작
Last Updated : 2026-09-2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