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일요일.두 명의 포식자로부터 완벽한 격리와 고립의 ‘브레이크 타임(Break Time)’이었다.그 피 말리는 4주라는 시간 동안.서유진의 온전했던 세상은 붉은 피와 뜨거운 눈물, 그리고 원초적인 정욕과 숨 막히는 죄책감의 진흙탕 속에서 갈가리 찢겨 나갔다.화요일과 목요일, 그리고 토요일마다, 10년이라는 긴 역사의 족쇄와 눈물 어린 처절한 사과로 상처받은 제 영혼을 치유하려 들었던 진짜 첫사랑, 김문기.그리고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마다, 8년 동안 묵혀둔 진정한 사랑을 목숨 구걸하듯 애원하며 비참하게 부서져 내렸던 진짜 남편, 류 요스케.그 지옥 같은 영토 교대의 서킷 속에서 유진은 더 이상 제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문기의 비틀린 과보호와 상처의 본질을 완벽하게 이해하게 된 순간부터, 유진의 감정은 이미 단단한 ‘확신’의 영역에 도달해 있었다.자신이 평생을 바쳐 사랑했고, 앞으로의 생도 온전히 귀속시키고 싶은 유일한 구원의 성벽은 결국 김문기였다.누군가 그랬다.사랑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향하는 감정이라고.그리고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당했던 잔인한 기만과 방치 속에서도,그녀는 자신의 심장에 깊게 박힌 그 남자를 여전히 미치도록 사랑하고 있었다.하지만 그 확신의 종착지 바로 앞에서, 유진의 가녀린 발목을 사정없이 꺾어버리는 것은 요스케를 향한 지독하리만치 무겁고 축축한 ‘죄책감’이었다.자신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공포감에 심장을 쥐어짜며, 병상 위로 쓰러졌던 거구의 남자.제 상처를 위로받겠다고, 홧김에 감행했던 초고속 혼인신고의 대가로 영혼이 온통 난도질당해 버린 자신의 법적인 남편.그 순수한 집착과 사랑을 이토록 잔인하게 이용해 먹고, 이제 와서 쓰레기처럼 버릴 자격이 과연 자신에게 존재하는지 의문이었다.결국 확신이라는 절벽과 죄책감이라는 거대한 성벽 사이에 낀 채, 멍하니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유진의 모습은 영혼이 휘발된 인형과 다름없었다.주방에서 마른 수건으로 투명한 유리컵을 쓸어내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