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라면을 한 젓가락 먹었다.뜨거웠다.맛있었다.괜히 더 맛있어서 짜증이 났다.[맛있네.]보내고 나서 조금 놀랐다.이걸 왜 보냈지.읽음.답이 한참 없었다.나는 라면을 먹는 척하면서 계속 휴대폰을 봤다.드디어 답이 왔다.[강태준]그 말 좋다.나는 입술을 눌렀다.아주 사소한 말 하나에도 이 사람은 자꾸 좋다고 한다.그게 부담스러운 날도 있고,조금 웃기는 날도 있고,오늘처럼 이상하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도 있다.나는 답장을 쓰지 않았다.대신 라면을 마저 먹었다.국물은 조금 남겼다.설거지를 하고, 식탁에 앉아 한참 비 오는 창문을 봤다.오늘은 집 앞까지 왔다.아니, 집 앞 골목 입구까지.태준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다.들어오려고 하지도 않았다.내가 말하기 전에 멈췄다.그게 좋았다.좋았다는 말을 쓰면 안 될 것 같아서, 마음 안에서만 아주 작게 말했다.좋았어.그 정도는.밤이 조금 깊어졌을 때, 태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강태준]오늘은 여기까지 할게.나는 화면을 보며 웃었다.이제 그는 그 말을 너무 잘 안다.오늘은 여기까지.그 말이 예전에는 끝처럼 들렸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약속처럼 들린다.더 가지 않겠다는 약속.그 자리에서 멈추겠다는 약속.내일을 오늘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약속.나는 답했다.[응.]손이 멈췄다.그리고 하나 더 썼다.[오늘은 고마웠어.]읽음.답은 조금 늦게 왔다.[강태준]나도.잠깐.[강태준]오늘은 그 말까지만 좋아할게.나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식탁에 엎드렸다.진짜 미치겠다.조금 웃겼고, 조금 울 것 같았다.어쩌면 둘 다였다.창밖에서는 비가 계속 내렸다.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오늘은 집 앞까지 온 사람을 돌려보냈고,생수만 들어달라고 했고,라면에 계란을 넣었고,고맙다고 말했다.정말 별일 아닌 하루였다.그런데 이상하게, 별일 아닌 것들이 자꾸 무거워진다.아니.무겁다기보다 따뜻해진다.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따뜻한 건 오래 남
最後更新 : 2026-07-24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