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직 안 끝났네.”그 말이 떨어진 순간,나는 문을 닫아야 했다.당장.그런데 손이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체인락이 걸린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데도,이상하게 너무 가까웠다.태준은 더 말하지 않았다.그냥 나를 보고 있었다.마치 내가 어떤 대답을 할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나는 입술을 열었다가,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끝났다고 말해야 했다.끝났다고,분명히,다시 한 번.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이 바로 나오지 않았다.문밖에는 태준이 있었고,문 안에는 내가 있었다.그리고 우리 사이에는아직 끊어내지 못한 말 하나가 남아 있었다.우리 아직 안 끝났네.나는 결국 문을 닫았다.철컥.문이 닫히고 나서야 숨을 제대로 내쉬었다.그런데 이상했다.문을 닫았는데도,그 말은 안쪽으로 따라 들어와 있었다.나는 닫힌 문을 노려봤다.“미친 소리.”목소리가 작게 새었다.진짜 미친 소리였다.끝났다.분명 끝났다.내가 끝냈고,그도 붙잡지 않았고,우리는 3년을 그렇게 살았다.그런데 이제 와서.우리 아직 안 끝났네?나는 문 옆에 놓인 쇼핑백을 떠올렸다.아직 복도에 그대로 있을 것이다.두고 가겠다고 했다.버리라고도 했다.그 말을 들었으면 그냥 놔두면 됐다.아침도 먹지 않으면 됐다.출근 준비나 하면 됐다.그런데 나는 현관 앞에서 한참 서 있었다.문밖이 조용했다.태준이 갔는지,아직 서 있는지 알 수 없었다.인터폰을 확인하면 알 수 있었다.나는 확인하지 않았다.확인하는 순간,내가 기다리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그게 싫었다.나는 억지로 몸을 돌렸다.몇 걸음 걷다가 멈췄다.다시 현관을 봤다.아.진짜.나는 결국 체인락을 풀었다.다시 문을 열었다.복도에는 태준이 없었다.대신 쇼핑백만 문 옆에 놓여 있었다.토스트.샌드위치.그리고 내가 예전에 좋아하던 커피.나는 그걸 내려다보다가, 괜히 더 화가 났다.이런 걸 왜 아직도 기억하는데.사람은 그렇게 쉽게 보내놓고,이런 건 왜 아직까지 남겨두는
최신 업데이트 : 2026-06-2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