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뒤 짧은 메시지가 왔다.[강태준]다행이다.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기쁘다거나,고맙다거나,기다렸다는 말보다오늘은 다행이라는 말이 좋았다.나는 침실로 들어가기 전 냉장고 문을 열었다.사온 라떼를 문 쪽 칸에 넣었다.차가운 병이 선반에 가볍게 부딪쳤다.내일 아침에 꺼내 마실 것이다.그때 오늘 밤을 잠깐 떠올릴지도 모른다.이유 없이 함께 걸었던 첫날보다,편의점까지 돌아 걸었던 두 번째 날을.나는 냉장고 문을 닫았다.오늘은 태준이 옆에 있는 일이 전보다 편했다.그 사실을 애써 다른 말로 바꾸지 않았다.그냥 편했다.그리고 좋았다.⸻【태준의 속마음 35】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직전,네가 열림 버튼을 눌렀다.조금만 늦었으면 그냥 갔을 거라고 했지만,나는 네가 잠깐 기다려줬다는 걸 알았다.그걸 굳이 말하지 않았다.네가 해준 일을 알아보는 것과그 의미를 내가 먼저 정하는 건다른 일이니까.우리는 편의점에 들렀다.나는 생수를 샀고,너는 내일 마실 라떼를 골랐다.냉장고 안쪽에 있는 병이더 차가울 것 같다는 네 말이 남았다.예전에도 들었을지 모른다.내가 잊었거나,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것이다.요즘은 그런 말들이 오래 남는다.무얼 먹었는지.몇 시에 들어왔는지.걸을 때 어떤 속도를 편해하는지.별것 아닌 것들을다시 알아가는 중이다.너는 내가 걸음을 맞추는 걸처음 알았다고 했다.말한 적이 없으니모르는 게 당연했다.나는 늘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그러면서도 네가 알아주기를 바랐다.말하지 않은 기대가서운함이 되었다는 걸이제는 안다.그래서 오늘은 그냥 말했다.너와 걸을 때만천천히 걷는다고.너는 몰랐다고 했고,나는 말한 적 없다고 했다.그걸로 충분했다.지하철역 앞에서 너는내일도 시간이 맞으면 같이 가자고 했다.나는 바로 시간을 맞추겠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네가 허락한 건일을 미뤄서라도 만나자는 약속이 아니었다.시간이 맞으면다시 함께 걷자는 말이었다.그 정도면 됐다
最後更新 : 2026-07-24 閱讀更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