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연은 넋이 나간 채 객잔을 나섰다.다은은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파, 그녀를 데리고 근처 절로 향했다. 그곳은 영험하기로 이름난 곳이라며, 그녀를 위해 평안 부적 하나를 구해 주겠다고 했다.그런데 절에 도착하자, 한 번도 본 적 없는 승려가 강서연의 이름을 불렀다."제가 어찌 시주님을 알아보는지 궁금하신 것이지요?"스님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일 년 전, 세자께서 저희 절에 팔만 냥을 기부하셨습니다. 또 산 아래에서부터 절까지 세 걸음마다 한 번씩 절을 올리며 올라오셨고, 시주님을 위한 평안 부적을 청하고 가셨지요. 다만 그때 부적을 가져가지 않고 이곳에 맡기며, 저희에게 경을 외우고 부적에 영험을 더하라 하셨습니다."다은이 조심스럽게 말했다."세자비, 사실 세자 마음속에서 가장 귀한 분은 여전히 세자비이십니다."강서연은 눈을 내리깔았다. 지난날의 다정했던 기억에 대한 미련과 배신의 고통이 뒤섞이며, 가까스로 가라앉았던 마음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오늘 이렇게 인연이 닿아 오셨으니, 이 평안 부적을 가져가시지요."강서연이 평안 부적을 받아 들고 돌아서려던 순간, 스님이 그녀를 다시 불러 세웠다."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시주님! 세자께서 그때 부적 세 개를 더 청하고 가셨습니다. 함께 가져가십시오."강서연은 그것을 받아 들고, 그 위에 적힌 이름을 보는 순간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거기에는 육하린과 쌍둥이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그날 밤, 돌아온 소지훈은 홀로 잠들어 있는 강서연을 보았다.오랜 세월 두 사람은 늘 서로가 돌아오길 기다렸고,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잠들곤 했다.그녀가 소지훈을 기다리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소지훈의 마음속에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그는 강서연을 끌어안고 그녀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서연아, 너무 보고 싶었다. 겨우 몇 시진 보지 못했을 뿐인데도, 내겐 몇 년이 지난 것 같구나. 만약 네가 언젠가 내 곁을 떠난다면, 나는 분명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다.""그렇습니까?"강서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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