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냥 사 먹지 뭔 김밥이야.”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며, 아직 자신이 해주던 서툰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리트리버 같은 민호를 떠올렸다.‘너를 사랑해’를 틀어두고 다니는 새벽부터 작은 주방에 있었다.다섯 살 동하의 것은 햄, 계란, 김치만 넣은 김밥을 싸서 접시에 담아 한쪽에 두었다. 남자친구를 위해 게맛살, 어묵, 햄, 오이 등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밥을 얇게 펴고 재료들을 가지런히 놓고 말기 시작했다. 적당한 굵기에 단단하게 잘 싸진 김밥이 만들어졌다. ‘이 정도야 식은 죽 먹기지.’김밥 꼬다리는 다니가 먹어도 되지만, 두 남자는 자기 김밥 꼬다리도 달라고 했었다.노란색 캐릭터 도시락통에 꼬다리를 예쁘게 세우고 김밥을 가득 넣고, 작은 통에 멜론과 복숭아를 넣었다.‘드디어 아들과 민호의 음식을 같이 만들었네.’당연하게 누릴 줄 알았던 행복이 이렇게 간절하고 어려운 것이 될 줄은 몰랐다.둘이 좋을 때마다 별로 좋지 않은 일이 생겼었다.‘그냥 이대로 이 정도만 행복하다면, 나쁜 일이 생기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동하도 지금은 아무도 모르게 숨겨둔 보석처럼 지키는 거야. 훔쳐 가지 못하게.’[사랑해, 내가 죽더라도] 민호의 고백을 반복해 떠올리며 완성한 도시락을 가방에 넣었다.어제 민호에게 들은 이야기에 외출도 신경 쓰이고 뭔가 기분이 찜찜했다.“다니야, 엄마가 너 감시 들어간 거 같다고 해. 정준이 형이 현성 비서실에서 들었다고 했어. 그런데 엄마가 네가 내 전 여자친구인 것은 몰라. 이름은 기억할 텐데 모르는 것 같아.”“그럼, 왜 나를?”“최 본부장 때문에.”“하, 그 사람은 이름도 듣고 싶지 않아.”현민호는 장난스럽게 귀에 키스하고 귓불을 살짝 입술로 물었다.“좋은 생각이야. 칭찬해.”…스물셋 가을, 다니와 동갑인 김보라의 어느 날이었다. 귀국 후, 김보라는 김일두에 여전히 몰두하고 있었다. 결국 보라는 은근히 순진한 남자를 꾀어냈다.주말마다 공주 대접을 받으며 호텔에서 김일두를 만났다. 관
Huling Na-update : 2026-09-02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