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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첫사랑의 아이: Chapter 101 - Chapter 110

175 Chapters

101화

현민호는 차 키를 들고 일어서며 서둘러 집무실에서 나왔다.“임 주임, 디자이너들에게 25명 골라두라고 하세요. 내일 오전 미팅 중에 파이널 17명 고르고 발표한다고 이 팀장에게 전달해 주세요.”“네.”업무용 엘리베이터가 내려오자 점잖게 올라탔지만, 지하 주차장 층수는 다급히 눌렀다.엄마의 가스라이팅 속에서 살아온 자신이기에 다니가 어떤 심정일지 짐작이 되었다.무엇보다도 그녀가 엄마의 설득에 넘어갔을까 봐 답답했다.돌이켜보면 자신의 어린 시절도 그렇게 지나왔다.중학교에서 유망 축구선수였고 스페인과 영국에서 입단 테스트 제의도 받았던 현민호를 그만두게 설득한 것도 엄마였다.운동의 재능이 가장 쓸모없다고 말한 것도, 연예인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며 네가 얼마나 벌 수 있겠냐고 한 것도 엄마였다.자신에게 유독 잔인한 가스라이팅을 해온 것은 나이를 먹고서야 알았다. 현성화학에서 아버지를 보좌한 기정준 형 말로는 현성화학으로 자신을 부르지 않은 이유도 어머니의 뜻이 컸다고 했다. ‘그런 거면 대영은 온전히 맡겨주시지 왜 이렇게 들락거리는지. 최강현은 왜 여기다가 불러다 놓은 건지.’‘다니까지 그런 일을 더 당하게 하고 싶지 않아.’…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둘이 자주 앉았던 계단으로 뛰어갔다. 현민호는 다니를 볼 때마다 아직도 가슴이 뛰었다.나풀거리는 머릿결과 하얗고 긴 팔다리 그리고 촉촉하고 아름다운 말간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다니야.”현민호가 달려와 자신을 보고 일어선 다니를 꽉 끌어안았다.“민호야, 왜 왔어?”“누가 너 혼자 있으래.”다니도 민호의 품에 안겨 현민호의 허리를 양손으로 감았다. 몸과 마음이 바로 반응하는 민호의 체취가 다니를 감쌌다.“너무 좋다. 내 여자.”민호는 다니를 한 팔로 단단히 끌어안고 한강을 바라보며 앉았다. 다니를 안고서야 불안감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다니야, 엄마가 뭐래?”다니는 최강현에 대한 이야기와 현민호에 대해서는 절대 관심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들은 대로 말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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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현민호는 약간 염좌이고 몇 바늘 꿰맨 정도였고, 의사는 일주일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다.집을 둘러보며 좋아하는 소박한 여자는 집이 작다는 말도, 불평도 한마디 없었다.‘여자들은 큰 집 좋아하지 않나. 특히 아이 있으면.’다니는 싱크대 물도 틀어 보고 방들도 꼼꼼히 둘러보았다. 현민호는 그 모습에 젊은 새댁 아줌마 같아서 귀여워 웃음이 났다.‘빨리 엄마가 반대하지 못할 위치까지 올라야 한다.’현민호는 처음으로 부담감이라는 것을 느끼며 일을 하고 있었다.“싱크대나 이런 거 뭐 나중에 다 바꿔줄게.”“아냐. 나 너무 좋아. 방이 세 개나 되고.”전화가 울리자 현민호가 방으로 들어갔다.“여보세요.”“그게 그렇게 발령 낼 수 없어요. 패션위크도 있고 파견도 예정되어 있어요. 그리고 회사에서 최 본부장 이미지 나빠집니다.”“안 된다니까요. 고용노동부에 신고도 할 수 있다니까요.”-그게 무슨 말이야. 왜 안 돼? 걔가 안 가겠다고 해? 한 번 만나야겠다. “그리고 회사 좀 그만 오세요. 대기업이라고요.”-현민호, 신다니엘이라는 아가씨 눈독 들이지 마라. 형이 관심 있는데 동생이 그러는 거 아니지. 이게 무슨 경우야.그리고 넌 그런 여자가 달라붙으면 떼낼 수나 있어? 남의 애 키우는 거 아무나 못해. 그건 내가 확실히 말하마.“리나 일은 끝났지 않았습니까?”-리나 말고 진짜 집안끼리 약속한 집 있으니 집으로 한 번 와라.‘이게 또 무슨 …’-그 여직원 네 옆에 두지 마라. 경고했다.‘다니 말이 맞네. 일주일 뒤에는 보내야 하나. 그러기로 하긴 했는데. 엄마가 나서면 안 돼.’현민호는 입맛이 없어져 버렸다.“민호야, 피자 배달 온 거 다 세팅 했어. 통화 다 했으면 나와.”“누구야?”다니는 식탁을 정리하고 피자, 스파게티 그리고 맥주를 가지런히 놓아 두었다.대답은 하지 않고 다른 말을 하며 현민호는 억지로 웃음을 보였다.“집은 마음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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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현민호와 민리나는 함께 점심시간에 외출을 했다.민리나는 약혼자가 아니라고 했지만 직원들은 의심의 눈을 완전히 거두지는 않았다.시간이 지날수록 어리고 세상 물정 모를지언정 가진 사람들의 상대를 무시하는 점이 많이 보이지는 않았다.한 번씩 주책없이 웃는 것도, 푼수 같다는 직원들의 속삭임도 이제는 애칭처럼 들릴 만큼 리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졌다.가끔씩 보지 못하던 초콜릿을 돌리기도 하는 귀여운 막내가 되었다.“리나야. 자랑스럽다. 꽤 회사 생활 잘하네.”“네? 잘하는 건가요? 실수 많아요.”“실수는 고치면 되고, 사람들과 잘 지내는 거 그게 사업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이야.”“네, 오빠.”리나는 귀엽게 웃으며 현민호를 올려다 보았다. “어머니 많이 화나셨을까. 사죄 인사를 드리면 풀리셔야 할 텐데. 부럽다. 그런 어머니를 둔 네가.”“친구들도 그래요. 부럽다고.”민호는 동양의 사모님이 보이자 90도로 고개를 숙였다.“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그래, 앉아. 에단아.”현민호는 동양전자 대표님과 어울리지 않는 아름다운 리나의 어머니를 좋아했었다.제일 기억하고 있는 순간은 동양전자배 고교 육상대회에서 400미터 우승했을 때였다.“우리 에단이는 정말 못하는 것이 없구나. 결승 보았을 때 응원하느라 손에 땀이 다 났어.”“이거 선물이야. 운동복이고, 우승에 대한 부상이라고 생각해.”이제는 그때보다 나이 들어 보이지만 그녀의 미소는 그 뒤에 볼 때마다 친절하고 따뜻했다.다니와 재회하지 않았다면 자신은 리나와 별말 없이 결혼했을 것이다.저런 미소를 주는 분을 장모님으로 모시는 것은 좋았을 것 같았다. 엄마에게 받지 못한 어머니의 미소를 보여 주는 분.“리나 어머님, 정말 죄송합니다.제가 리나와 어머님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더 솔직하게 행동했습니다.리나 어머님께서 주신 운동복을 군대 가기 전까지 입을 만큼 아꼈습니다.늘 어머님께는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이번 일도 리나를 위한 일이기도 하니 이해해 주십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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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토요일, 동하가 좋아하는 축구교실 시간이 되었다.다행히 7세반의 시간이 조정이 되어 시우와 같은 차를 타고 갈 수 있게 되었다.시우와 동하는 반이 달라지자 의젓하게 서로 인사를 했다. “이따 봐.”어린 친구들의 남자다운 인사에 동하 엄마와 시우 엄마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오늘은 경수와 효은이도 오겠다고 했다. 효은이 아기의 성별은 아직 모르지만 다니는 남자아이길 바라고 있었다.‘동하 친구가 되어도 좋고 효은아, 너도 고생 한번 해봐. 크크.’7세반으로 한 반 월반한 5-6세 반의 5세 어린이가 한 명이 더 있었다. 얼마 전부터 혜성처럼 나타나 동하와 라이벌이 된 김은우였다.“안녕하십니까? 김은우 아빠입니다.’함께 월반하는 은우 아빠는 엄청 덩치가 좋고 퉁퉁하신 아버님이었다.다니와 효은, 경수와 일일이 인사하는 넉살 좋은 아버님과 웃으며 인사했다.“아고, 반갑습니다,”인상 좋으신 아버님이 돌아선 순간 목 티셔츠 라인 위로 문신이 보였다.뱀인지 용인지 알 수 없는 문신이 보여 다니, 효은, 경수는 순간 놀란 눈을 주고받았다.다니는 현민호가 촬영으로 헤나 타투를 한 모습을 떠올렸다.정말 멋있고 기억하고 싶어 사진도 찍었었다.‘아, 이게 진짜구나. 멋있고 이런 것이 아니고 공손함과 공포감을 깨우쳐 주는 느낌이라고 할까.’금세라도 승천할 이무기나 뱀인 것 같은 리얼한 문신에 감탄했다. 얼마나 친절하신지 또 의외였다.“시원한 캔커피 한 잔씩 하시죠. 우리 집사람이 이런 걸 잘 챙겨요.”“감사합니다.”다니와 친구들의 공손함이 빛을 발하게 해주시는 아버님이셨다.7세반에 동하와 은우의 간단한 입단 인사를 진행했다.“안녕하세요. 신동하입니다.”“안녕하세요. 김은우입니다.”두 명의 또랑또랑한 모습과 우렁찬 목소리에 7세반 부모들의 웃음이 터졌다.아이들이 소개를 마치고 다니는 효은이와 경수가 와주어 너무 든든했다.이게 뭐라고 동하네와 은우네는 레알 마드리드 입단이라도 하는 양 뿌듯했다.어느새 다니는 작고 귀여운 은우 엄마와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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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스무 살 현민호에게 윤세나는 형의 약혼자였다. 대입 축하 가족 여행이었고, 다들 그렇게 알고 윤세나와 같이 갔었다. ‘아무 사이도 아닌데 가족 여행을 같이 간다고? 이제 와서 아니라고? 선진에 사과도 했다고?’‘아버지는 엄마의 말을 다 믿는 것인지, 아버지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하, 엄마가 내 엄마는 맞는지도 의심해야 하나.’나중에 정식 약혼이 아니었는데 약혼자라고 했다는 엄마의 말도 믿을 수 없었다. 그때 약혼자가 아니라 약혼 예정자라고 하지 않았다고 사과했다는 말인지, 어찌됐든 현민호는 스무 살 때처럼 당하고 있을 마음은 없었다.‘엄마는 왜 자식을 두고 거짓말을 할까.’싱가포르에서 윤세나의 동생 윤세헌을 만났을 때, 현민호는 별 일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한 것은 없다고 분명히 해두었다.서울에 오면 만나기로 했지만 윤세헌도 자신도 시간을 낼 수 없었다.현민호는 윤세헌의 경멸에 찬 시선을 다시 떠올렸다.그 일이 어머니 선에서 어떻게 정리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현성으로 들어갈 때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윤세헌을 만나야겠다. 윤세나 언니는 누구더라. 형부는 누구이고.어머니가 스피커가 되면 앉아서 당할 수도 있어.’엄마와 아버지는 정보를 관리해 주는 사람도, 가신들도 수족처럼 부리는 데 자신은 기정준 형밖에 없었다.“엄마, 그때 한국에 돌아오셔서 윤세나 집안과 어떻게 말씀하신 거예요? 제가 먼저 접근한 것처럼 만드신 건 아니죠?”“그때 단우 형, 단하 형, 형수님들, 그리고 아버지까지 그 일은 다 알아요. 이상한 말씀을 하셨으면 다 이야기 하세요.저 어린애 아니에요.”아픈 손이 불편해 포크를 쥐고 있어서일까, 오른손이 쑤시기 시작했다.최강현은 모르는 척 시선을 돌렸다. 현민호는 최강현의 얼굴을 보는 순간, 대답을 듣기도 전부터 화가 치밀었다.‘최강현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거네. 하, 최강현이 아들인가 나? 나도 입양한 거 아닐까.’부자 둘이 최민주를 바라보았다. 최강현은 관심 없다는 듯 느긋하게 건강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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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9년 전, 최강현은 선진정밀기계의 미팅에서 선진생명의 윤 대표를 처음 만났다.“안녕하십니까? 현성화학의 홍보실 팀장 최강현입니다.”“그래, 현성화학 조카라고.”“네, 고모십니다.”최강현은 신제품 정밀세정액 HS6500을 설명했다. 이미 HS6300라인을 사용해 오던 선진도 제품을 마음에 들어 했다.“학교는 어디 나왔나?”“일리노이대 나왔습니다.”“내 딸이 뉴욕대 나왔고, 미국에서 오래 살아 한국에 적응을 잘 못하고 있는데 한 번 만나 보겠나?”최강현이 자기 집 걱정거리를 이해해 줄 문화적 배경이 있다고 믿은 윤 대표가 먼저 해 온 제안이었다.최강현은 현성뿐 아니라 선진의 오너 일가가 될 기회라고 생각했고, 그럼에도 순수하게 윤세나를 좋아해 보려고 했다.맞선 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차림의 여자는 가슴골이 파인 옷을 입고 걸어 들어왔다.윤세나는 섹시한 미인이었다. 특히 미국 스타일로 보면 외모는 마음에 들었다. 최강현은 16살부터 미국에서 유학했고, 그쪽 기준으로 봐도 그녀는 눈에 띄게 멋있었다. 성형한 듯 큰 가슴이지만 그 동네에서는 흔한 수술이었다. 그리고 그 가슴이 마음에 들었다.한국에는 없는 스타일도 끌렸다. 태닝한 피부도 잘 어울렸다.그녀는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 테이블 한쪽에 담배를 얹었다.어이없어 헛웃음을 하니, 영어로 욕하던 ‘크레이지 걸’이었다.현민호와 최민주의 대화가 이어지자, 기억이 되살아난 최강현도 수저를 놓았다.‘윤세나 이어서 신다니엘. 스타일이 반대인 두 여자. 둘 다 볼륨이 있긴 하네.’‘생각할수록 신다니만큼은 현민호가 갖게 하고 싶지 않다.현에단, 크레이지 걸하고 잘해 봐.’최민주는 현민호가 한심해 말이 안 나왔다.‘강현이에게 온 기회가 너한테 온 것을 모르는 한심한 놈. 제일 걱정이었던 리나는 자기가 알아서 잘만 떼놓고.’“너, 그럼 여자가 네 놈 좋아서 거기 더듬었다고 말하란 말이냐? 엄마한테는 말했다니까. 남자가 그런 것 좀 넘어가 줄 수도 있지.”“그래서 그냥 넘어갔잖아요. 그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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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하나, 둘, 셋.”신다니가 소리를 낮추어 내며 현민호를 도왔다.런웨이 모델보다는 상업 광고를 많이 한 현민호였다. 런웨이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현 본부장님, 첫 스텝이 빨라요. 긴장 푸세요.”현민호는 다친 손도 신경 쓰이고,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모델들은 패션 회사를 인수한 집안의 아들이자, 모델 선배인 현민호와 인사를 하고 싶어 했다.“앗,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무대에 서십니까?”“그래요. 열심히 해요.”현민호는 연예인 미소를 지으며 응대했다. “선배님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되어 기쁩니다. 복귀하십니까? 회사 일이라서 서시는 건가요?”“네, 후자입니다.”후배들이 말을 시키자, 그는 더 긴장했다.친절한 응대에 후배들이 더 다가오자 신다니가 나섰다.“본부장님은 지금 연습하셔야 합니다. 대화할 시간은 쇼 끝나고 마련할 테니, 그때 사진 촬영도 대화도 하세요. 죄송합니다.”“본부장님, 긴장 푸세요.”“오랜만이라 그러지 긴장은 아니고.”“자, 제 눈 보세요.당신은 현민호예요. 몇 번만 걸어보면 돼요. 후배들 신경 쓰지 마세요.하나, 둘. 하나, 둘.앞에 시선 고정하세요. 오른손 많이 아프세요?”현민호의 오른쪽 어깨가 약간 올라가 보였다.“조금 아파.”“진통제 드셨어요?”“아니.”“약 드릴게요.”다니는 약을 먹이고 메이크업으로 흉터를 가리며 화장해 주었다.“우리 본부장님이 제일 멋있어요. 자신감을 가지세요.”다니가 패션쇼에서 모델에게 자주 하던 말이었다. 이 말로 얼마나 많은 남자들이 설렜는지 신다니는 몰랐다.현민호도 자신을 사랑해 주고, 인정해 주는 연인의 입술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사랑해.”화장을 해주느라 가까워진 두 사람 사이에서 현민호가 입만 뻥긋대며 입술 모양을 보여주었다.다니도 붕어처럼 뻐끔거리며 입 모양을 만들었지만 둘은 서로의 말을 알아들었다.“나도.”패션위크 행사에는 기획 전시도 있었다. [세드르 포락, 빛과 색의 절정으로]기획 전시는 선진 미술관의 윤세나 관장이 맡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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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다니는 아크브랜딩에 가져갈 서류를 정리하고 개인 태블릿을 챙겼다.큰 쇼퍼백에 서류가 가득했다.‘회의록 같은 것도 필요할까. 어차피 새로 다 하겠지. 그래도 챙기자.’일에 집중하다 긴장을 풀고 보니, 회사 직원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이 팀장님, 결혼하네.”사내 게시판을 확인하고는 다니는 효은이 결혼식 날짜와 겹치나 확인했다.‘다행이다. 날짜 다르네. 파견 가서도 참석은 해야겠지.부럽다. 신부가 누구인지 웨딩드레스도 입어보고.’사원들은 다니가 1~2주 정도 파견을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현 본부장도 일단 일해보고 적응이 어려울 수 있으니 장기 발령은 차차 내겠다고 했다.40살 이태하의 결혼에 여직원들은 축하를 조용히 했다. 김 주임을 배려해서였다.이태하가 아니라 이태하 타입의 남자를 좋아한다던 김현아 주임의 위로의 술자리가 예약되어 있었다.다니는 그런 타입을 좋아하는 것이라는 말을 믿었는데 그런 게 아니라 진짜 좋아하는 거였다.‘내가 눈치가 없는 편은 아닌데, 비서로 가고 이것저것 힘든 일이 많아 눈치챌 겨를이 없었네.’‘그런데 사귀지도 않았는데 무슨 위로가 필요하지. 부러운데.애까지 낳은 나도 있는데. 오히려 다행 아닐까.’체육대회 때 같은 방을 썼던 멤버들이 다시 모이기로 했다....현 본부장은 현 회장의 호출로 본사로 갔다고 했다.다니는 현 본부장 대신 이태하 팀장과 함께 아크브랜딩으로 인사하러 출발했다.이태하의 차가 밝은 도로를 가로지르자 다니는 높아진 하늘을 말없이 보고 있었다.“다니 씨는 괜찮아요? 파견 가는 것. 회사에서 비서로 보냈다가 파견 보냈다가 하는데. 가고 싶지 않으면 말해도 돼요.”“이 팀장님께는 항상 감사해요. 그리고 신촌이 집과 가까워서 저는 괜찮아요.”다니는 문득 40살에 하는 늦은 결혼이 궁금해져 살짝 물어보기로 했다.“저, 팀장님 뭐 좀 여쭈어 봐도 되나요?”“그래요.”“팀장님, 좋아하시는 분 계셨는데 왜 이렇게 결혼이 늦었는지 물어도 되나요? ““다 사정이 있지 않겠습니까?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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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술 취한 임 주임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 했다.하지만 취해서 제대로 걸지 못했다. 그러자 다시 울기 시작했다.“왜 안 돼. 흐윽.”“주임님, 내가 걸어줄게요. 줘봐요.”다니가 똑같이 술에 취해 휴대폰을 달라고 했다. 두 여자의 모습이 웃겨 술을 덜 마신 노 대리가 폰을 빼앗듯 가져갔다.“누구? 데리러 오라고 하려고?”“도건우 눌러봐요.”전화는 신호만 울릴 뿐 받지 않았다.“안 받아. 다른 사람 불러?”임 주임이 울다가 웃으며 말했다.“하하, 사실은 나 벌써 차단당했어.”다들 술에 취한 와중에도 몸을 비틀며 웃었다.“내가 24살 애기 때 31살 총각 본부장이 같이 출장을 가자고 하는 거야. 셋이 가는 것이니까 별생각 없이 따라갔지.한 명이 객실로 가고, 둘이 남았어. 그때 그 인간이 슬슬 다가오더니 손을 잡는 거야. 사랑한대. 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대. 꽤 잘생기고 인기도 많은 남자가 나 좋아한다고 하니 어린 마음에 그 인간을 따라 객실로 올라갔지.일 년 만에 약혼녀 있다는 거 알고 추궁했더니, 엄마한테 인사하러 가자고 하더라. 둘이 긴장하고 선물도 사서 들어갔는데, 그놈 엄마가 내 머리를 쥐고 흔들며 당장 사표 쓰라고 하는 거야. 그 남자 형이 부사장이었는데 도건우 따귀를 때리니까 비겁하게 도망갔어.형 덩치가 크긴 했는데, 그렇다고 남자가 한 대 맞고 도망가냐. 어린 애인 혼자 두고.회사 관두고 몰래 만났는데 결국 헤어지자고 하더라.무슨 중견 회사씩이나 되면서 수중에 돈도 없어가지고, 직장 천천히 구하라고 오천만 원인가를 대출해다가 주더라고.엄마가 다 가져갔다고. 비겁한 새끼, 나중에 남자들 만나보니 거기도 제일 작았어. 잘생긴 거하고 거기 상관없어.”“잘 헤어졌어.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 하하.”아주머니 대리들이 배꼽을 잡고 웃었지만, 신다니는 다시 통곡을 하며 울었다.“언니, 그래서 내가 아들 있는 거 부럽다고 하신 거예요? 그 사람 잡아보려고?”임 주임이 고개를 까닥이며 신다니와 끌어안고 울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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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윤세나는 U자로 깊게 파인 브라탑을 입고 운동을 하고 있었다.눈길을 끄는 몸매를 자랑하며 운동을 마치고, 그녀는 샤워실로 들어갔다.가슴을 내밀고 허리에 힘을 주며 걷는 모습은 요염했고, 늘 최고급 피트니스웨어를 입고 있었다.30대로 보이지 않는 탄력 있는 몸매에 시선이 한껏 쏠렸고 윤세나는 그것을 즐겼다.그녀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며 현민호를 떠올렸다.‘에단이가 런웨이에서 끼부리는 게 귀여워서, 설레긴 하던데…’‘노는 시간 좀 벌려고 벌인 일이었는데, 잘한 일이었네. 섹시하게 잘 컸어.’‘하, 뭔 투자는 그렇게 많이 하시고 삼촌들까지 제품 구매해 주시고. 나 못 팔까 봐 걱정이 많았네.’“큿, 웃기는 양반들.”운동을 마치고 머리를 말리며 생각해 보아도 이젠 결혼할 때도 된 것 같기는 했다.돈은 많은데 아이가 없으면 물려줄 수도 없다. ‘아이는 있어야지. 아빠로 현에단은 완벽해.’윤세나는 그동안 파트너도, 애인도 자유롭게 만나왔다. 세 달 전 만나던 남자와 헤어진 것도 현민호가 귀국했다는 말을 들은 뒤였다.나중에 이혼을 하든 뭐든 아이를 낳는다면 아빠로 내세울 만한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리고 섹스는 지겹기는 해도, 섹스하고 싶지 않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비슷한 말을 엄마와 새엄마에게 다 했다. 두 사람 다 입을 다물지 못했지만 현민호를 닮은 손주들 보고 싶지 않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윤세나가 결혼하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도 기뻐했다.어차피 사랑을 믿지 않는 윤세나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단, 운동을 잘하는 유전자를 물려받은 아이를 갖는 것이 꿈이었다.미국에서 큰 윤세나는 스포츠를 잘하는 유전자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대학 때 미식축구 선수와 동거까지 한 이유였다.현민호는 윤세나의 꿈에 백 퍼센트 부합하는 남자였다.윤세나는 외모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운동 잘하는 남자를 좋아했다. 아직도 자기 형을 때려눕히던 모습이 눈에 선했다.‘애 한둘만 낳고 헤어져도 괜찮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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