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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첫사랑의 아이: Chapter 111 - Chapter 120

176 Chapters

111화

현성은 서울 사무실과 김포에는 공장과 김포 본사가 있었다.중요한 업무는 김포 본사에서 처리했고, 홍보실과 영업부서만 서울 사무실로 나가 있었다.“아버지, 저희들 왔습니다.”고개 숙여 인사하는 기정준과 달리, 현민호는 고개만 까닥하며 불만이 많아 보였다.“앉아라.”두 사람이 앉자 현 회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선진이 약 20퍼센트까지 우리 주식을 가지고 있다. 생각보다 많아. 지금 이사들은 내게 우호적이고 선진도 그렇고. 에단이는 자리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면 일단 실적 내서 현성으로 하루빨리 들어오고, 너의 우호 지분을 만들어야 해.”“아하, 그건 선진도 수익이 있으니까 한 건데 왜 제 이름이 나오는 건지…”“나도 이번에야 알았다.강현이 약혼이 없던 일로 되면서 세나가 너라면 만나겠다고 한 거더구나.뭐 나이가 많아서 그렇지. 네가 사위가 되면 현성 대표는 물론이고 아마 원하면 선진으로도 갈 수 있을 거다.원래 5년 후에 다시 추진하자 했는데. 군대와 유학 문제로 귀국 후로 어머니들끼리 미뤘다고 하더라.”“제가 뭘 어떻게 합니까.”현민호는 어깨를 으쓱했다. “결혼해라.”아버지의 말에 입을 벌렸다가 꾹 닫은 현민호가 말했다.“아버지, 여섯 살 연상에 자유분방… 저하고 안 맞는 거 아시죠.”“세나가 변덕을 부리던 아이인데 이번만큼은 말을 꺼내서 그 집에서는 이미 마음을 정했더라.”“사업이 그래서 어렵다.”“전 그냥 대영에 있겠습니다.”“현성 어려워지면 대영부터 팔 거다.”“현 본부장, 무슨 말이야. 현성을 지키기로 했잖아. 우리들 다 같이 만나 이야기했잖아.”‘고민해 보자. 방법이 있을 거야. 누나의 지분을 보장해 주고 거래할 수 있을 방법을 생각해 보자.’“나를 두고 거래하신 건데 제가 해결하면 제 몫을 요구하겠습니다.”…대영으로 돌아가는 길은 기정준이 운전대를 잡았다.‘다니를 데려오려면 해결할 일이 많네.’‘동하가 입학하기 전까지 3년이 안 남았다. 친양자 입양을 하려면 좀 더 일찍 서둘러야 하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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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현민호는 매니저가 들어오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데뷔한 이후로 계속 같이 해온 형이었다.미국발 스캔들이 터지기 전까지 다니의 존재가 알려지지 않은 것도 매니저 형의 도움이었다. 현민호와 매니저는 서로 등을 두드리며 끌어안았다.“형”“앉아. 얼굴이 왜 이렇게 됐어?”현민호는 앉지도 못하고 바로 물었다.“형, 다니 임신한 거 맞아?”매니저가 눈을 잠시 피했다.“그렇대.”민호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이내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매니저를 바라보았다.“아, 어쩌냐. 내가 여기 있어서.”다니가 혼자 있고 이 상황을 무서워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당장에라도 달려가고 싶었다.“형, 미안한데 다니 좀 만나줘. 필요한 거 있으면 다 해줘.내가 주식 팔아서 형 통장에 넣어 줄게. 나 주식 있을 거야. ““민호야, 진정해.”“병원비는 내주고, 가끔 들러줘. 먹고 싶은 것도 사다 줘.”“민호야.”매니저가 목소리를 낮추어 이야기를 하였다.“아기 나을지 안 나을지는 다니가 정해야 하지 않겠어?”“아…”현민호는 그제야 아이 낳는 것은 다니가 결정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이 없어졌다.두 사람은 가만히 앉아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그리고 민호야.”현민호가 고개를 들었다.“유정우 아이란 말이 있어.”“아니야. 다니하고 나 같이 지낸 거 형도 알잖아.”“피임은?”“했지.”현민호가 시선을 피했다.“못 한 날도 있었어.”“다니 새엄마가 네 아이는 아니라고 기자에게 말했대.”“그 여자 말은 믿지 마.”“다니가 네 아기라는 말은 절대 안 한다고 하더라.”“그냥 말 안 하는 걸 거야. 날 위해서. 문제 될까 봐서.”현민호는 쓸데없는 말을 듣는 표정이었다.“그런데 유정우 소속사에서는 유정우가 산부인과도 따라가고, 아이 용품도 엄청 시켜 보내가지고 숨기느라 난리야.”“...”“지난 번 친구들 모임도 펜션 빌려서 했대. 다니 먹인다고 친구들 다 불러서.”“그 친구들 원래 몰려 다녀.”“그런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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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수송 트럭에 올라타면서 다리가 후들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현민호는 그래도 훈련을 받고 몸을 혹사하면 잠을 잘 수 있을까 싶었다.눈이 감기고 숨이 가빠지기 시작했다.눈을 감았다가 뜨기를 반복하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었다.좁은 산길에 트럭이 속도를 낮췄다.부대원들은 서로를 마주 보고 앉아 있었다. 브레이크 소리에 트럭이 흔들렸다.갑자기 뛰어든 멧돼지에 놀라 운전병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며 핸들을 꺾었다.“뭐야.”‘끼이익.’한쪽 바퀴가 길 가장자리를 벗어나 차체가 크게 기울었다. “잡아!”현민호의 몸이 붕 떠올랐다.트럭이 옆으로 넘어가는 순간 몸이 밖으로 튕겨 나갔다.현민호의 왼쪽 옆구리 쪽으로 바위 위에 떨어졌다.‘쿵’“윽…”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통증이 몸을 관통했다.비명이 나오지도 않을 만큼 태어나서 느껴 본 가장 큰 고통이 온몸을 감쌌다.어디가 다친 것인지도 알 수 없는 통증을 느끼며 몸이 비탈을 굴렀다.‘비탈…’현민호는 다급하게 손을 뻗어 무엇인가를 잡았다.나뭇가지인 것 같았다.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나뭇가지를 잡은 손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그의 눈이 계속 감겼다. 숨을 쉴 때마다 가슴은 점점 아파왔다.“현 일병.”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왔다.“현 일병, 찾았습니다!”“현 일병, 내가 내려갈게. 버텨라!”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들렸다.손에서 힘이 빠지고, 눈이 저절로 감겼다.“다니야…”눈을 떠도 눈앞이 뿌옇게 흐려졌다.‘이 손이 풀리면 네가 날 보러 올까.’‘죽으면… 네가 울어줄까.’더는 버틸 의지도 없이 피에 젖은 손이 미끄러졌다. 현민호의 눈에서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다니야, 나 많이 아파.’‘나 보러 와 줘.’…수술실 앞에는 기정준 실장과 현 회장이 가장 먼저 도착해 있었다.군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현민호는 상태가 심각해 곧바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졌고, 응급 수술에 들어갔다.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창백한 현 회장은 기정준의 팔을 붙잡고 서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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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현민호는 산소마스크 대신 비강 캐뉼라로 산소를 공급받을 만큼 상태가 좋아졌다.그는 여전히 중환자실에 있었고, 자신이 죽다 살아난 것은 알고 있었다.아직 금식 상태였고, 물만 입을 적시는 정도만 허락받았다. 수술한 지 열흘 째 되는 날이었다.중환자실 간호사가 침대의 상체 부분을 천천히 올려주었다.몸이 미끄러지자 몸집이 작은 간호사가 현민호의 환자복을 잡고 위로 올려주었다.‘군대에서 몸이 좋아져서 80킬로 가까이 될 텐데…’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어 현민호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열흘 만에 첫 대화였다.그의 낮은 목소리가 잔뜩 쉬어 허스키하게 울렸다.“무겁죠?”간호사가 눈을 크게 떴다. “말씀하시네요. 괜찮아요.”“간호사님, 나 거울 좀 보여줄래요?”순간 간호사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얼굴 닦아드릴까요?”“아뇨. 자꾸 얼굴이 쓰리고 가려워요. 다친 것 같아서.”“얼굴 네 군데 꼬맸어요. 사흘 뒤에 실밥 빼요. 그때 보세요.”“그러죠. 근데 나 목이 너무 아픈데 왜 그래요?”“인공호흡기를 며칠 해서 그래요.”“아…”현민호는 다시 눈을 감았다.수술한 지 열흘째라는데 현민호는 여러 달이 지난 듯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약기운 때문일 수도 있고 강한 진통제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그래서인지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니의 일도 많은 시간이 지난 것처럼 멀게 느껴졌다.그녀가 아이를 가진 것도 하나의 사건처럼 머릿속에 남아 있을 뿐, 전처럼 가슴을 아프게 찌르지 않았다.가슴이 텅 빈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잠이 들면 여전히 산비탈이었다.피에 젖은 손으로 나무에 매달려 있었다.다니가 올 거라는 기대는 마음 한구석에 있었지만, 모든 것을 다 쏟아낸 듯 이제 덜 아팠다.하지만 저녁에는 이유 없이 눈물이 흐르고 아침에는 괜찮아졌다.…열흘 만에 첫 대화를 나눴던 다음 날 아침이었다.간호사가 평소처럼 깨워도 현민호는 일어나지 못했다.“현민호 씨, 눈 떠보세요.”체온을 확인하고 간호사의 얼굴이 굳어졌고 곧바로 의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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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화

현민호는 미국의 중산층 주택가에 살게 되었다. 재활센터가 가까운 곳이었고 학군이 좋은 동네라고 하였다.현민호는 3층을 혼자 썼다.1층과 2층에는 기정준 형과 그의 가족이 와 있었다.지하방에는 아버지가 보낸 음식 조리사인 이 여사가 머물렀다.…아침을 먹으러 내려간 현민호는 이 여사가 한 상 가득 차려놓은 식탁을 보았다.너무 많은 접시들이 부담스러워 그냥 일어섰다.“이 여사님, 아침은 그냥 간단히 먹을게요. 저 이렇게 많이 주시면 안 내려오려고요.”“저 에단 씨, 남으면 형네에서 다 먹어요. 그러니 그냥 먹어요.”“아침에는 밥 100그램, 고기나 생선 150그램, 과일 100그램 정도만 주세요.”이 여사는 휴대폰을 꺼내 주문을 입력했다.“점심하고 저녁도 너무 많이 주시지 말아요.밥은 180그램, 야채 반찬은 두 가지, 고기나 생선 150그램, 과일 100그램 정도를 주세요.”어릴 때 현민호는 많이 먹고 귀여워서 도우미 이모들 사랑을 받았다.그는 엄마보다 고용인들과 더 친해 최민주가 화가 나기도 했었고, 서운해한 적도 있었다.쉰 정도라는 여사님은 아버지가 잘 아는 분이라 여사라고 부르라고 했다.아버지의 부탁으로 특별히 미국까지 와 주신 것이라고도 알려주었다.하지만 현민호는 예전같이 살갑게 굴지도, 친구를 사귀지도 않았다.그나마 몸속에 남아 있는 성품으로 알아듣게 말했다고 생각했다.밥을 먹지 않고 일어서는 현민호의 몸은 뼈가 드러날 만큼 마르고 힘이 없어 보였다.갑자기 흐느끼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이 여사가 울고 있었다.그녀는 쉰 정도라고 들었는데 보기에는 마흔도 안 되어 보이는 아름다운 아주머니였다.하얀 얼굴에 크고 긴 눈이 아름다워 현민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내가 여자한테 관심조차 없는데 이게 무슨 느낌이지.’“에단 씨, 미안해.”‘하. 진짜 가지가지… 나이 든 아주머니까지. 왜 울고. 내가 힘든데.’이 여사의 깊고 검은 눈이 아름다운 것은 맞지만 자기 주변에서 맴돌던 젊은 여자들과는 비교가 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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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현 회장을 만나고 본사로 돌아오는 길은 기정준이 운전대를 잡았다.“내가 할게. 무슨 내용인지 짐작은 했지만 충격이 크겠다.윤세나 예쁘고 시원하긴 하던데 … 잘 생각해라.”기정준도 어이없어 잠시 생각하다 다시 말을 건넸다.“너한테 호감이 있었나? 단 한 번 보고?”“호감은 무슨… 아마 최강현이 싫어서 도발한 건데…”“그때 최강현이 결혼했으면 현성을 그냥 가져갔겠네…”기정준은 그때 상황이 얼마나 아슬아슬했는지 깨닫고 고개를 저었다.“형 말이 맞아. 그런데 다 가진 윤세나가 원하는 게 뭘까? 남자가 없겠어? 내가 별로 안 좋아할 걸 알 텐데… 왜?”“다른 사람들은 돈 주면 다 하니까? 너도 현성을 원하잖아.”‘난 현성이 아닌 다니를 원해. 하지만 현성도 지켜야 할 것 같아.’잊고 있었는데 아버지의 사업을 배우고 지키라던 이 여사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윤세나는 토스트와 계란 두 개를 접시에 담고 커피를 내렸다. 오랜만에 샐러드를 챙겨 먹으려고 일찍 내려왔다. 한쪽에 샐러드 접시까지 놓고 먹을 준비가 다 되었다.윤세나는 조식 서비스를 하는 카페 라운지에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창가 자리에 앉아 상쾌한 가을 하늘을 보며, 커피를 먼저 한 모금 마셨다.커피향을 삼키는 된장국 냄새가 코끝으로 밀려들자 세나는 맞은편을 쳐다보았다.맞은편 한식상에는 된장국과 고등어구이까지 보였다.‘향이 세면 서로 피해야지.’윤세나는 인상을 찌푸리며 앞을 바라보다 한식상을 앞에 둔 남자의 팔에 시선이 멈췄다.긴 근육질 팔뚝에 문신이 보였다.칼을 든 천사 문신이 굵은 전완근에 잘 어울렸다.‘문신 좀 고를 줄 아네.’그는 현민호처럼 윤기 나는 갈색 피부였다. 손등으로 드러난 굵은 혈관이 꽤 마음에 들었다. 윤세나는 현민호를 만나기 위해 3개월 전부터 조신하게 지냈다.하지만 지금은 새로운 남자에게 눈길이 가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천천히 그의 팔을 따라 올라가자 흰 티셔츠 위로 굵은 목울대가 보였다.넓은 각진 어깨와 운동하지 않으면 가질 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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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아침부터 현 본부장은 몸이 좋지 않았다.기침이 나고 목이 아팠다. 열을 재보니 37.8도였다. ‘이 정도야 괜찮지 뭐.’열이 나거나 감기가 심하면 병원으로 바로 오라는 말은 여러 번 들었다.폐 수술 후 두 번 폐렴을 앓았고, 기흉까지 왔었다. 기침과 흉통과 열이 동반되면 좋지 않다고 했다.다니를 아크브랜딩에 인사시키고 병원에 같이 가 달라고 하려 했다.하지만 현 회장의 호출이 있었고 골치 아픈 이야기만 듣고 나오니 머리가 더 지끈거렸다.병원 생활이 길었으니 익숙해질 만도 했지만, 경험이 쌓이니 오히려 더 겁이 났다.현민호는 여의도에서 자전거가 다니에게 달려들 때도 사실 겁이 났었다. 다니가 자신과 같은 고통을 당하면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다.복도를 지나서 본부장실로 가는데 다니가 보였다.다니는 긴장한 표정으로 비상구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있었다.‘나를 봤나. 비상구에서 키스라도 하자고?’‘다니 몸 진짜 예쁘다.’현민호의 입꼬리가 귀에 걸릴 듯 올라갔다.오늘따라 무릎까지 오는 스커트를 입어 걸을 때마다 하얀 허벅지가 살짝 보였다.‘아, 옷이 너무 섹시하잖아.’가느다란 허리와 도드라진 골반 때문에 얌전한 무릎길이 에이라인 스커트마저 야해 보였다.‘저 옷을 입고 비상구를 올라가겠다고.’현민호는 눈을 번뜩이며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었다.15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쪽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현민호는 비상구 문 옆에 등을 기대고 팔짱을 꼈다.다니는 목소리를 낮춰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남자는 별로 개의치 않은 듯 평소 목소리로 말하고 있었다.…보안팀 유 대리는 최강현을 다니가 좋아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홍경진에게 들었다.미혼인 유 대리는 태권도 유단자에 외모도 준수해 사내에서 인기가 많은 남자였다. 데스크에서 근무하던 다니를 좋아했지만 다니가 디자이너로 부서를 옮기고 자주 만나지 못해 안타까워하던 중이었다.11층 홍경진의 연락을 받은 다니는 어쩔 수 없이 비상구에서 유 대리를 만났다. 일단 말을 들어보고 거절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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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윤세나는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고 한 듯 안 한 듯 화장을 했다.거울에 비친 얼굴을 이리저리 확인했다. 외모만 보고 사귄 남자들은 다 별로였다.외모도 되고 집안이며 능력까지 자기 수준에 맞는 남자는 생각해 보면 현민호 하나였다.‘정신 차리자. 또 관심 가는 남자라니.’아이 아빠로 생각해도 현민호만 한 남자가 없었다.잘생겼고, 몸도 좋았다. 머리도 나쁘지 않고 집안도 훌륭했다.‘유전자도 좋고.’세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도 그만두면 가만 안 둔다고 했지.’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두 분은 입이라도 맞춘 듯 같은 말을 했다.며칠 전 오랜만에 가족 행사에 참석했을 때 선진의 윤 회장이 세나를 따로 불렀다.“그래, 현에단은 너 좋다고 해? 네가 나이도 더 많은데.”“어머니 말로는 괜찮다고 했대요.”“그래? 사진 보니 남자답고 잘생겼더라. 알아보니 일도 이제 막 시작했는데 현 회장 스타일이라고 하고. 이번에 또 망치면 네 몫은 없다.”외할아버지도 비슷했다.“나이도 많은 너 좋다고 해주면 정신 차리고 잘해라. 원하면 현성 지분도 더 사서 현 서방 도와주고, 우리 회사 주식도 나눠줄 거다.”“어린데 맘에 드세요?”“인물도 잘나고 일도 곧잘 한다고 하더라.”세나는 입술을 삐죽였다.‘다들 현에단 마음에 들었나 보네.’선물 보따리까지 준비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도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뭐, 나도 원하는 건 유전자인데.’아이 아빠가 현민호라면 어디 내놔도 자랑할 만했다.‘몸도 좋았고.’세나는 혼자 피식 웃었다. 리조트에서 일이 생각이 났다.'나도 미쳤었지.'‘결혼하면 부부 화보 같은 것도 찍고 그러지 뭐.’한쪽에 치워 둔 휴대전화가 울렸다.“네, 어머니.”잠시 이야기를 듣던 세나가 두 눈을 꿈벅였다.“네?”전화를 끊고도 한동안 휴대전화를 내려다봤다.‘병문안을 가라고?’‘후...’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벌써 이렇게 전화를 편하게 하시네.‘아, 시어머니 진짜 싫다.내일 병원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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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다니 씨가 있겠다고 해서 저는 돌아가겠습니다. 우리 집사람이 아파서 제가 애들을 봐야 할 것 같아요.”“네. 어서 가보세요.” 기정준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을 꺼냈다. 민호와 신다니는 그리 오래된 사이는 아니니 적당할 때 헤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요즘 보이는 민호의 마음이 생각보다 진지해 기정준도 놀라는 중이었다.둘의 사이가 더 깊어지기 전에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기회를 보고 있었다.“다니 씨, 본부장님 주무시니까 지금 제가 참고하시라고 말씀을 좀 드려야 할 것 같네요.”“네. 무슨 말씀이세요?”“우리 에단이가 군대에서 사고로 크게 다쳤어요.”“아, 상처들…”다니의 눈망울이 숨길 수 없을 만큼 크게 흔들렸다. “지금은 많이 회복돼서 폐렴으로 넘어가기 전에 치료 잘 받고, 운동하면서 관리하면 괜찮아요.”입술까지 떨리는 것 같아 다니는 일부러 입을 굳게 다물었다.기정준이 잠시 망설이다 말을 이었다.“그때 헤어진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양쪽 집안에서 둘을 떼어놓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다니의 눈이 천천히 기정준에게 향했다.‘나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 하는구나.’“우리 본부장 이제 집안에서도 인정받고, 재계에서도 관심받고 있어요.다시 여자 문제로 힘들어지면 안 돼요. 에단이도 다니 씨도 성인이니까 알아서 잘 처신하시리라 믿어요.”기정준은 그때 사고 상황을 조금 더 이야기했다.부대 이동 중 수송 트럭이 갑자기 급정거했고 민호가 밖으로 튕겨 나갔다고 했다.비탈로 떨어지면서 가까스로 나뭇가지를 붙잡았지만, 동료들이 구하러 내려가는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힘이 빠져 결국 손을 놓쳤다고 말했다.“그날 몸 상태도 굉장히 좋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다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손끝이 떨렸다. 민호의 이야기에 눈물이 날 것 같아 숨을 골랐다.“너무 좋아했던 여자와 헤어진 것도 힘들었는데…” 기정준이 잠시 머뭇대다 말을 이었다.“그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아이까지 가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신적으로 많이 무너졌어요.”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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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수액을 맞고 주사가 몇 번 들어가니 현민호의 얼굴이 벌써 편해졌다. 어제 일이 힘들었는지 민호는 입원하고 나서 줄곧 누워서 쉬었다.다니는 의자를 당겨 그의 침대 옆에 앉았다.별말 없이 얼굴을 보고 있거나 민호는 핸드폰으로 일을 확인했다.“모우란 좀 무브로 잘 살려봐. 정장 라인은 한계가 있어.”“네. 본부장님.”“민호야, 연예인 그만둔 거 서운해하지 마. 우리 회사 현 본부장님으로 잘 어울려.”“고래?”현민호가 한쪽 눈썹을 올리고 보조개를 만들었다.“풉, 표정 보니 아직 연예인 해도 되겠다.”“나 사실 파란도 그렇고 다른 데도 연락 오고 그랬어.”“재주가 많으면 밥 굶는대. 하나만 잘해.”“그런가?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해줄까?”“뭔데?”“나도 몰랐는데 우리 아버지 영화배우도 했더라. 세 편이나. 하하.”‘우리 동하도 기대되네.’다니는 민호의 보조개를 손가락으로 살짝 눌러보았다. ‘꿈같아. 네가 앞에 있는 것만으로도. 매일이.’다니와 같이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 나오며 민호가 말했다.“나 그거 해줘. 음마 소리 내면서 쪽쪽하는 키스.”허리를 구부린 어정쩡한 자세로 볼 키스를 받고 현민호는 만족한 듯 웃었다.다니는 인사를 하고 병실에서 나오려는데 현민호가 허리를 잡고 놓지 않았다.“놔. 가야 해.”“에이, 나 쉬는 건데… 아파서 쉬든 뭐든, 나랑 있자.”“집에서 일하시는 분 나온다잖아.”“아하, 아쉬워.”다니는 손을 살짝 밀어내고는 손을 흔들었다.민호는 마지못해 인사를 하고 다시 누웠다.“그래. 잘 가고”밤을 새워 부은 얼굴로 다니의 눈은 반쯤 감겨 있었다.‘또각또각’작지 않은 구두 소리와 익숙한 음성이 귀에 울렸다.신다니는 병원 복도에서 최민주를 마주했다. 최민주가 도우미 아주머니와 걸어오고 있었다.‘민호네 아주머니, 한 번 뵌 분인데…나 기억 못하시겠지.’‘사모님도 혹시 못 알아볼 수도…’다니는 복도 벽을 보고 두 사람이 오는 쪽과 반대로 고개를 돌렸다.“신다니엘 사원.”다니는 눈을 꼭 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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