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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나의 첫사랑의 아이: Kabanata 151 - Kabanata 160

176 Kabanata

151화

다니가 이 여사의 팔을 잡고 김일두의 옆으로 자리를 안내했다.식탁이 좁아 거실에 테이블을 펼친 상태였다.“방석인데 괜찮으신가요?혹시 의자 필요하신 가요?”“아니, 괜찮아요.”“말 놓으세요.”“그래.”“미국에서 우리 민호 씨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 말에 내내 미소를 유지하던 이선영이 얼굴을 찌푸렸다.“별말을 다 하네.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이때 동하와 은우가 나란히 다가왔다.“안녕하세요?”아이들의 목소리에 이선영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우리 은우, 삼촌 생일에 본 할머니 기억나?”“네.”이선영은 은우의 손을 잡고 얼굴을 들여다봤다.“그새 또 컸네. 축구도 잘했어?”“네. 저 오늘 골 넣었어요.”“그랬어? 우리 은우 잘했네.”옆에 있던 동하가 얼른 끼어들었다. 동하는 늘 인기있는 아이라서 누구인가 자신을 싫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래서 동하는 또박또박 말을 잘하는 아이로 컸다.“저도 골 넣었어요.”이선영의 시선이 동하에게 향했다.“그래?”“네. 한 골 넣었어요.”“잘했네.”짧은 대답을 하고는 이선영은 동하의 얼굴을 찬찬히 살폈다.동하는 할머니가 처음이라 신기한지 이선영을 빤히 올려다봤다.“할머니는 은우 할머니예요?”“응.”“그럼 저도 할머니라고 불러요?”이선영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래. 그렇게 불러.”다니는 웃고 있었지만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은우의 손은 여전히 잡고 있으면서 동하에게는 손도 내밀지 않았다.‘낯을 가리시나?’좋게 생각하기로 했다.처음 보는 아이를 덥석 안거나 만지지 않는 어른도 많았다.콩나물국과 갈비찜, 잡채와 나물들이 상에 올랐다.밑반찬은 샀고 나머지는 다니가 직접 만들었다.김일두도 현민호도 평소보다 말이 없었다.특히 민호는 이선영과 좀처럼 눈을 맞추지 않았다.“어머, 너무 맛있어요.”“제수씨, 잘 먹었습니다.”그래도 은우 엄마 아빠 때문에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고 다니도 일부러 소리를 높여 대답했다.“다행이에요. 과일과 안줏거리도 준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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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화

이선영은 김일두를 안고 등을 두드린 후, 택시에 올라탔다.다니는 그녀가 탄 택시가 출발할 때까지 서 있었다.‘현 회장의 아름다운 여자, 김일두의 친어머니, 미국까지 가서 아픈 민호를 돌봐 준 사람.’민호를 바라보던 눈을 다시 떠올렸다.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맞아 들어갔다.‘내 생각이 맞을까?’다니의 옆에서 걷고 있던 김일두가 멈춰 선 다니를 돌아봤다.“왜 그러세요?”“아주버님. 아니, 사장님.”“네?”“민호의 어머니시죠?”김일두가 잠시 다니를 바라보다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우리 탐정사무소로 오실래요?”“맞죠?”“아직 확정은 아닙니다.”김일두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천천히 걸었다.지금은 바지 주머니나 코트 주머니에 손을 잘 넣지 않지만, 모델이 되기 전 민호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기를 좋아했다.다니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걷는 모습도 똑같아요.”“민호하고 저, 걷는 모습만 똑같은 거 아닙니다. 종아리가 긴 체형이 흔하지 않은데 그것도 똑같아요.”일두는 웃으면서 다시 말을 이었다.동하하고 은우요. 머리가 좋아요. 동하는 장난감 이름을 다 외우고, 자기가 져 주면서 대신 다음에 얻을 걸 요구하고요. 은우는 원하는 것을 고집하며 받고 다음에 대가를 주겠다고 말하는 쿨한 성격이고요.”김일두가 웃으며 덧붙였다.“축구선수가 아니고 후계자 교육을 하셔야 할 것 같아요.”“하하.”신다니는 실제로 김일두가 시아주버님으로도, 동하 삼촌으로도 든든해 보였다.자라면서 많은 상처가 있으실 텐데 밝은 모습이 좋아 보였다.“다니 씨는 이미 아는 것 같으니 말씀드릴게요. 제가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가 이상해서 좀 알아봤어요. 두 분 사이에 두 번째 남자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현민호?”“민호가 요양할 때 이야기를 들어 보니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드네요.”“두 번째 아이가 맞을 거예요.”“다니 씨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해요?”“눈빛이요.”“눈빛?”“민호 씨 보는 눈은 엄마였어요. 동하를 보는 눈은 달랐어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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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화

신다니는 거실의 음식들을 정리하고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넣었다. 그동안 현민호는 집 안을 정리하고 자신의 미니미 동하를 목욕시켰다. 민호는 동하를 데리고 자동차 침대에 같이 누웠다. “동하야. 아빠가 사랑해.” 동화책을 읽어 주다 잠이 든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머리를 쓸어 넘겼다. ‘아버지와 엄마도 내가 어렸을 때는 나를 이렇게 사랑하셨을까.’ 현민호는 한숨을 쉬고 동하의 곁에 조금 더 누워 있었다. ‘어머니는 나를 사랑했나? 잘 모르겠다. 아버지는 나를 사랑했나? 의리는 있는 것 같은데. 그게 사랑인지는 모르겠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을 위로해 주었다고 믿었던 이 여사의 등장에도 한숨이 절로 났다. ‘이 여사가 아버지의 내연녀라니. 그것도 헤어지지도 않은 진짜 세컨드라니.’ 어머니에 대한 기만에 자신까지 이용당한 건지 알 수 없었다. 사고로 제대한 뒤 한국에서 1차 재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갔을 때였다. 기정준 형의 가족들과 함께 임대한 집에서 이 여사와 5개월을 지냈다. 처음에는 우울한 상태였고, 먹기를 강요하는 그녀를 싫어했다. 그러다 이 여사가 자신이 요구한 식단을 맞춰 주기 시작하면서 민호도 주는 대로 잘 먹었다. 현민호는 그녀의 몸이 좋지 않으면 병원에 데려다주었고, 한국 식재료가 떨어지면 두 시간을 운전해 한국 마트까지 함께 가기도 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나 이 여사가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했을 때였다. “에단아, 나 이제 한국 가야 해.” “왜 돌아가야 해요?” “5개월이나 있었잖아.” “별일 없으시면 조금 더 계시든가요.” 현에단은 감정이 메마른 상태였다. 그래서 이 여사에게 더 있어 달라고 다시 말하지 않았다. ‘아버지 여자라서 나한테 그렇게 잘해 준 거야?’ 설령 진심이었다고 해도 이제는 그 기억마저 마음에 상처가 되는 것 같았다. ‘다들 나를 속이는구나.’ 민호는 잠든 동하의 볼을 한번 쓰다듬고 자동차 침대에서 내려왔다. … 신다니의 침실 문을 열자 옅은 꽃향기가 은은하게 느껴졌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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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화

동양호텔 라운지에 현 회장을 위한 VIP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현 회장은 먼저 도착해 여러 가지 고민에 잠겨 있었다. 선진의 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 현 회장은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머금었다. 동양과 현성의 오랜 친분은 민리나와 현민호의 혼담이 깨진 뒤에도 이어지고 있었다. 오히려 동양그룹에서는 리나가 대영에서 착실하게 일을 배우게 해 준 현민호를 높이 평가했다. 최근 현민호가 혼인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자, 놓친 것이 아깝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최민주에게 전해 들었다. 혼담은 어그러졌지만 둘 다 아직 급한 나이가 아니니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였다. 김일두가 라운지 안으로 들어왔다. 현민호가 선물한 까사우모의 양복에 회색 코트를 걸쳤다. 포마드로 단정하게 넘긴 머리까지 더해지니 제법 현성의 장남다운 모습이었다. 현 회장이 아들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옷이 잘 어울리는구나.” “민호의 선물입니다.” “그래?” 현 회장의 입가에 희미한 웃음이 번졌다. 일두가 맞은편에 앉았다. “아버지, 제가 동생하고 셋이 보자고 했는데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두가 웃으며 덧붙였다. “저 오늘 개명 절차 끝났습니다. 현일두입니다.” 현 회장이 잠시 아들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제 제대로 찾았구나.” “네.” “민호는?” “일부러 늦게 불렀습니다.” “왜?” “오늘은 먼저 아버지한테 확인할 게 있어서요.” 현일두는 술을 잔에 따르며 아버지를 바라봤다. “저 할아버지도 뵙고 싶습니다. 연세도 많으시잖아요.” “그래. 만나야지.” 현 회장이 잠시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집사람 때문에 가족 모임을 못 잡고 있다. 그 사람 없이 한번 가자. 작은아버지하고 사촌 형들도 있으니까.” “네.” 일두는 고개를 끄덕이다 슬쩍 말을 돌렸다. “아버지.” “왜?” “저… 어머니하고 지금도 만나시는 거죠?” 현 회장이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언제부터요?” “너 찾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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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화

현민호는 주제가 무거워도 대화는 즐겁게 하자고 생각했다. 무브의 첫 론칭 패션쇼도 준비 중이었다. 변화를 준 신상품들도 이미 반응이 오고 있었고, 봄·여름 컬렉션은 자신이 있었다. 어린 모델도 새로 발굴했고 반응도 좋았다. ‘아버지와 형을 먼저 이해시켜야 이후 일도 진행할 수 있어.’ 안내를 받아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갔다. 테이블 위의 술을 보니 두 사람은 먼저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현일두가 일어서서 민호의 어깨를 안았고 현 회장이 미소를 지었다. “오느라 수고했다.” “네. 잘 지내시죠?” “집은 내가 미안하다. 준 돈은 가지고 있다가 보증금에 보태서 나오든지 해라. 이미 최강현 명의라 내가 최 여사하고 싸우고 싶지는 않아서.” “네.” 현 회장은 별 의미 없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풀었다. 잠시 후 현일두가 민호를 바라봤다. “민호야.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가 놀랍고 화가 나더라도 끝까지 들어.” 민호의 시선이 형에게 향했다. “나는 황망하고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는데, 돌아보니까 중요한 정보는 꼭 그런 순간에 나오더라.” 일두가 민호의 어깨를 잡았다. “감정부터 앞세우면 상대가 입을 닫아. 그러면 다시 그런 자리를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끝까지 들어. 궁금한 것도 다 물어보고. 안 되더라도 해.”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민호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형이 자신을 타이르는 것이 싫지 않았다. 아무도 이런 중요한 삶의 지식을 알려 준 적이 없었다. 어릴 때 코치들이 해 준 충고와 운동을 하면서 배운 인내가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했다. 이제는 한 단계 더 단단해져야 할 것 같았다. 아직 현성은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은 반드시 막아야 했다. 현 회장이 입을 열었다. “현민호.” “네, 아버지.” “너희 둘은 친형제다.” “네?” 민호의 표정이 멈췄다. 현일두의 눈빛에 걱정과 연민이 스치며 말없이 동생을 바라봤다. “무슨 말씀이세요?” “말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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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딩동.’ “누구세요?” “앞집이요. 오늘은 운동 안 가세요?” 현일두는 아버지에게 선을 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어질했다. 말로만 듣던 정략혼에 자기 이름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다. 아버지는 제일건설 사장이었다는 직함과 외모, 그리고 자신을 현성의 후계자로 밀 수 있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생각인 것 같았다. ‘선 본다고 말이나 하고 관심 끊으라고 해야겠다.’ “나가요.” 현일두는 피트니스에 갈 준비를 하려다 그냥 재킷을 걸쳤다. “오늘은 밥 먹고 술이나 마십시다.” 문을 닫고 나온 일두를 기다리며 세나가 웃고 있었다. 일두가 무심하게 물었다. “나 바빠서 거의 집에 없었는데 어떻게 왔어요?” “오늘이 다섯 번째 벨 누른 거예요. 오늘도 없으면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럼 오늘 마지막으로 술 한잔하죠.” … 둘은 왁자지껄한 낡은 뒷골목의 고깃집으로 들어갔다. “좋은 데 놔두고 이런 데를 데리고 와요?” “내가 고아로 살다가 부모 만난 지 일 년 좀 넘었어요. 돈 좀 있다고 바로 변하면 되겠어요?” “말 되네요.” 세나가 소주잔을 들었다. “김일두 씨, 우리 통성명하고 좀 알고 지내요. 내 이름 모르잖아요. 난 네일숍에서 들었어요. 윤세나예요.” “이름 예쁘네요. 좀 사는 집 딸이시죠? 영어 잘하는 거 보니 유학도 다녀왔겠고.” “우리 이러지 말고 만나봐요. 나 흥미 있어요. 당신한테.” 일두가 피식 웃었다. “난 아버지를 찾았더니 선부터 보라네요. 회사 어렵다고. 부자들이 이런 삶을 산다면 별로 부러울 것도 없겠네요.” “선? 정략혼?” “그런가 보죠.” “어디 보라고 해요?” “대진물산 집 딸.” “김일두 씨 아버지가 중견기업 정도 회장이세요? 대진은 그렇게 큰 기업은 아닌데.” “세나 씨는 잘 아나 봐요.” “나도 선봐야 해요. 거의 확정인데 일두 씨 보니까 발 빼고 싶어요.” “왜요?” “지금 그 집 주식도 내다 팔 판인데, 그 집에서 좀 기다려 달라고 해서 아버지가 고민 중이고, 결혼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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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화

선진생명의 윤 대표와 부인이 나란히 앉아 있었다. 윤 대표는 현일두에 대한 서류철을 받았다. 10년 전에 폭력 전과가 한 번 있었고, 고아로 자랐다. 하지만 스스로 기업을 일구어 냈고, 이제는 현성의 본부장이라는 말에 일단 만나보기로 했다. 올해 안에 시집을 보내지 않으면 할아버지의 유산을 받기도 힘들었다. 윤 대표 자신도 더 이상 딸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태였다. ‘지도 급하긴 했겠지.’ 잠시 후 개인 룸의 문이 열렸다. 윤세나가 키가 큰 남자의 팔짱을 끼고 들어섰다. ‘저 철딱서니. 아무리 룸이 있는 식당이라고 해도 어른들이 있는데 딱 붙어서는.’ 윤 대표의 부인이 남편을 보며 웃었다. “여보, 세나 밖에서는 저러고 다니지 않았는데, 좋아 죽네요.” 윤 대표는 못마땅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하지만 현일두가 혼자 자란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구김 없이 보이고 당당했다. 악수를 해보니 손아귀 힘도 좋았다. 아무리 현성이라도 반대할 마음도 반 이상이었다. 세나가 어렸다면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자리였다. 막상 만나 보니 남자다운 스타일이 마음에 딱 들었다. “아버지를 많이 닮았네.” “감사합니다.” ‘서글서글하니 잘생겼네. 남자답고.’ 윤 대표가 허리를 세우고 현일두의 얼굴을 살폈다. “그래, 반갑네. 할 말이 있으면 해봐.” “네. 저 윤세나 사랑합니다.” 세나가 눈을 크게 뜨고 입꼬리를 올리며 일두를 바라봤다. “세나가 원하는 아이도 낳아서 잘 키우고, 제가 꿈에 그리던 가정을 이뤄보겠습니다.” ‘기본은 되었네. 정략결혼이라면 듣지 못할 말이고. 자신감도 있고.’ 윤 대표는 시큰둥하게 입꼬리만 올렸지만, 사윗감이 마음에 들었다. 데릴사위라도 상관없을 것 같았다. “엄마, 그리고 이 사람이 찾은 건 자기 친어머니야. 최민주 여사 아니고. 그러니까 상견례도 현일두 씨 어머니를 모셔야 해.” “어… 그게, 그래야겠지.” 대답이 떨어지자 현일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깊이 숙였다. “감사합니다.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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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화

현민호와 민리나는 메뉴판을 펼쳤다.생각하기도 싫다는 듯 현민호는 메뉴판을 닫으며 말했다.“리나야, 먹고 싶은 거 시켜라.”“무슨 일이세요? 갑자기 점심을 먹자고 하셔서 놀랐어요.”“잠깐만. 어디 있더라.”현민호가 서류 가방에서 파일을 찾아 리나에게 내밀었다.요즘 현민호는 전과 다르게 서류 가방을 챙겨 들고 다녀 리나는 뭔가 짐작 가는 데가 있었다.“이거 나중에 어머니나 집안 어른들한테 보여드려. 우리 회사 지금 알짜인 거 알지?”리나가 파일을 받아 들었다.“진짜 팔 거예요?”“사겠다는 데는 있는데 죄다 펀드들이야. 펀드 뒤에 어느 기업이 있는지도 아직 모르겠고.”민호가 재무 서류를 다시 확인하면서 리나에게 내밀었다.“동양에서 대영을 한번 검토해 줬으면 좋겠어.”“오빠, 우리 집에서 투자할 만해?”“내가 했던 것처럼 네가 키워.”리나의 눈이 반짝였다.“내가?”“너 3년 계획안 냈었잖아. 나름 괜찮았어. 회장님이 도와주신 건가?내가 세운 5년 계획도 줄게. 묶어서 네 걸로 만들어서 해봐. 단, 리스크를 줄이려면 여러 라인을 동시에 바꾸면 안 돼.”리나가 두꺼운 파일을 내려다봤다.“에단 오빠, 우리 아빠가 관심 보이면 나 해볼래.”“내가 보기엔 백화점보다 나아. 내가 너라면 백화점보다는 대영어패럴이야.”“이미 백화점은 둘째 오빠네가 거의 차지했어. 호텔도 정해졌고.”“대영은 생산 라인, 협력업체, 매장까지 유기적으로 관리해야 해. 쉽지 않아.아버지하고 같이 운영해 봐. 지금 호텔은 형님이 다 맡으셨지?”“왜 아빠까지 나서래? 하하.”“사실 걱정돼서 회장님이 너 꼭 끼고 가르치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조금 신경 쓰면 결과 나오고, 덜 신경 쓰면 티 나고 그래…. 이 일이. 노가다야.”현민호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집집마다 비슷하네. 동생이 밀리는 거.”“우리 집은 달라. 내가 못 미더워서 안 준 것도 있어. 요즘은 아빠도 나한테 기대한다고 했어.”리나는 잠시 파일을 들여다보다가 고개를 들었다.“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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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화

“민호같이 착하고 예쁜 아이를 그렇게 홀대한 거 다 알고 있어. 당신만 눈 있는 줄 알아?어릴 적에 붉어진 뺨들, 내가 다 사진 찍었어.보모한테 맡겨놓고 네가 뭘 했는데…네 훈장처럼 네 자리 지켜주는 아이를 그렇게 대해? 우리 어차피 각자 애인 있었어.아이 생기니까 마음이 변해? 당신 이선영한테 관심도 없었잖아.”“나, 이선영한테 지금도 관심 없어. 붙어먹든 말든.그런데 지가 뭔데 아이가 생기냐고. 잃어버렸으면 그만이지 뭘 하나 더 낳아.”“사람이 이렇게 잔인할 수가.너 그 여자한테서 애 뺏고 잘 키우겠다고 맹세했지.”“이봐, 반은 네 엄마 죄야. 그리고 난 그 정도면 잘 키운 거지.그깟 뺨 좀 때린 거 가지고 무슨.민호에게 여자애들이 들러붙을 때도 악역은 내가 다 하고.현성 후계자 현민호 시킬 거야. 지가 내 아들로 살겠다고 하면.그런 다음에 다 줄게.죽으면 내 재산 다 뭐 해? 민호 주지.”“당신 민호 사랑하기는 해?”“사랑하지. 나를 지켜줄 아이인데. 현성의 안주인 자리를 세워준 아이고. 다들 민호 만나게 해달라고 하고, 나 민호가 자랑스럽고 기분도 좋았어.그런데 걘 진짜 아들은 아니야. 떠날까 봐 돈을 안 주는 거야.네가 내 마음은 알아?민호 데려가면 같이 죽을 줄 알아.당신 말고 민호하고.”“최민주, 정신 차려. 민호 건드리면 이젠 참지 않아. 네 애인하고 헤어지고 나서 민호 달라고 난리 쳤던 거 모를 줄 알아?가만히 있어. 현성도 건드리지마. 민호 거야.민호를 아들로 두고 싶으면.호적이라도 유지하려면.”“나 건들지 마.경고했어.”…오랜만에 같이 술을 마시던 멤버들이 모였다.다니는 맥주를 앞에 두고 생각에 빠져들었다.현민호와는 근무하는 층이 달라졌고, 매일 저녁 약속이 잡히는 그는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야속하기도 했다.아침에 출근해 보면 외근으로 스케줄을 잡아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데, 숙취가 남은 상태에도 나오는 날은 그가 다니를 보러 오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 시간에 민호에게 동하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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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화

“네. 어쩔 수 없죠.”대답은 담담하게 했지만 왠지 밀려오는 답답함에 시원한 맥주를 들이켰다.“과장님은 도 본부장님하고 어떻게 헤어지셨어요?”임 과장이 잠시 다니를 바라봤다.“다니 씨는 나와는 달라야 할 텐데.”“어떻게 된 건데요?”“음… 그게 건우 씨가 사모님께 용감하게 말했더라고.그래서 가족들이 인사하러 오라고 했다고. 막상 집에 방문하니 나는 머리채를 잡히고, 건우 씨는 미국 대학 레슬링 대표였던 큰형에게 따귀맞고 혼자 튀었지.”다니는 물끄러미 임 과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생각이 들었다.‘저렇게 예쁘고 일 잘하고 성격 좋은 여자를 며느리 삼았으면 회사에도 도움이 되었을 텐데. 아이도 잘 키우고.’“그 사람이 나한테 쉬고 있으라고 오천만 원 빌려다 준 것까지 기억나지?”“네.”“후임 비서한테 물어보니까 선을 보더라고. 그러면서도 나한테 찾아와서 빌고, 선물하고 그랬어.”임 과장이 씁쓸하게 웃었다.“끝까지 날 사랑한다고 하더니 결국 결혼 날짜를 잡았어.”“결혼 날짜요? 와, 나쁜 사람이네요.”“응. 맞아. 그런데 또 나 찾아왔어. 사랑하는 사람은 나뿐이래.”임 과장이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파트너나 내연녀는 자존심 상하잖아. 내가 진짜인데. 그래서 헤어졌어.”입술을 삐죽이면서 별 표정없이 말을 하는 임 과장은 감정은 남아있지 않은 것 같았다.“그런데 괜히 헤어졌나 싶기도 해. 그 여자하고도 서로 별로 사랑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고.”“아, 네.”“지난번에 대표님 따라 기업인들 만찬에 갔었는데 여전히 내 스타일이긴 하더라.”“도 상무님이요?”“응. 지금은 상무지. 집에도 잘 안 들어간다는 소문이 있더라고. 내가 비서 커뮤니티에 알아봤거든.”“아, 그렇구나. 임 과장님같이 현모양처에 회사 일까지 도와줄 여자를 놓치고 행복하지도 않다면 최악이네요.”“내 말이… 그렇게 마음 아프게 헤어져 놓고 전화도 자기가 먼저 차단하고 잘 살기나 하지. 신경 쓰이게.”“지금도 사랑하세요?”“그 건 아닌 것 같은데.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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