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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첫사랑의 아이: Chapter 131 - Chapter 140

175 Chapters

131화

토요일은 조찬모임이 없으면 좀 더 자고 서류를 보는 것이 일상이었다.다니는 아이를 봐야 했고, 토요일은 본가에서 자주 식사 모임이 있어서였다.사실 오늘도 가족 식사모임으로 혼외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었다.하지만 어머니가 입원해서 식사 모임은 취소가 되었다.오늘은 스포티한 흰색 티와 잘 맞는 청바지를 입었다.다리 길이 때문에 해외에서 사온 청바지들이 몇 벌 있지만, 입는 건 오랜 만이었다.허벅지는 살짝 조이고 허리는 남는다.자기처럼 다리가 긴 체형이 축구에는 안 맞다던 군대 선임이 생각나 웃으며 집을 나섰다. 즐거운 기분이 드는 것은 좀 이상했다. 현민호는 유정우를 끔찍이 싫어했다. 그의 아이를 만나면서 옷차림에 선물에 신경 썼다.그런 자신이 좀 이상하지만 동하란 이름도 마음에 들고 기분이 좋았다.현민호는 SUV의 키를 들었다.아이 있는 사촌 형들 말을 기억해 보면 아이들은 무조건 큰 차를 좋아하고 ‘우리 아빠 차가 크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했다.세차를 해서 반짝이는 검은색 SUV와 큰 선물 박스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차를 움직였다.아이를 가졌을 때, 다니와 자신은 헤어진 상태였다.그러니 다니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아이를 낳았다고 해도 자신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머리로는 알고 있었다.‘그 애가 나를 아빠라고 부르면 어떻게 하지.삼촌이라고 정정해야 하나.아니면 그냥 아저씨라고 해야 하나.’다니가 뭐라고 설명했는지도 정확히 몰랐다.다만 현민호는 이런 가족관계를 거짓말로 알려주는 것은 싫었다.그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하, 결혼 전이니 삼촌이라고 해야 할까?”아이가 자신을 싫어할 수도 있었다. ‘엄마의 남자친구가 싫을 수도 있지. 그건 뭐 인정.’자신을 보고 실망할 수도 있었다.‘그래, 아빠가 너무 젊으면…’현민호는 어려 보여서 스물 다섯으로 보거나 대학생으로도 보였다.아이가 유정우를 닮았을 수도 있었다.그 생각을 하자 또 가슴 한쪽이 뒤틀렸다.‘그건 싫은데.’생각을 떨치려는 순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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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화

동하를 안고 있는 현민호의 눈이 저절로 감겼다.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내 아이구나.’한참을 아이를 안고 있던 민호가 정신을 차리고 동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아이의 눈에는 자신이 거울에서 수없이 봐온 것 같은 눈이 있었다.옆으로 살짝 뜨는 머리칼을 손끝으로 눌러보았다.눌러도 다시 조금 올라왔다.‘이런 것까지.’아이의 귀도 봤다.현민호는 앞에 서 있는 인형 같은 아이를 부드럽게 만졌다.심장은 점점 더 세게 뛰기 시작했다.아직 다니가 확실하게 말해준 것도 아니었다.그런데 현민호는 이미 알았다.새어나오는 울음소리를 막으려 입을 다물었다.하지만 어깨를 흔들며 울음소리를 내고 말았다.“동하야. 흑.”민호가 아이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내가 아빠야. 내 아들이구나.”뒤에 서 있던 다니의 눈이 커졌다. 금세 눈물이 고여 아래로 떨어졌다.민호는 다시 동하를 끌어안았다.“흑흑.”동하는 자연스럽게 그의 어깨에 턱을 얹었다.오늘 처음 안긴 아이인데 너무 편안하게 품에 들어와 있었다.‘그동안 대체 내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다니를 원망하며 절망했고, 모두 자신을 배신하고 속인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현민호가 동하를 안은 채 다니를 바라봤다.“다니야…”그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우리 왜 이렇게 됐던 거야.”민호는 울음소리를 죽이며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고마워, 다니야.”다니도 어깨를 떨며 함께 울고 있었다.“다니야, 나 기다려줘서 고마워. 나도 많이 아팠어.” 동하가 민호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아빠, 아프면 동하가 호 해줄게요.”민호가 울다 웃었다.“그래. 고맙다.”그는 아이를 조금 더 꽉 안았다.“내 아들. 잘 커줘서 고마워.”다니가 눈물을 닦으며 시간을 확인했다.“축구교실 늦겠다. 민호야.”“어, 그래.”...민호가 동하를 안은 채 차를 바라봤다.“카시트 하나 사야겠다. 동하 거.”현민호는 차 문을 열고 두 사람을 태웠다.머릿속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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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화

현민호가 동하를 안고 운동장에 들어섰다.다니는 조금 뒤에서 두 사람을 바라보며 따라갔다.동하와 아빠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자연스러웠다.앞서 걸어가는 민호의 뒤태가 다니의 눈에 들어왔다.흰색 티셔츠 아래로 넓은 어깨와 날씬한 허리가 그대로 드러났다.청바지를 입은 긴 다리는 여전히 눈에 띄었다.탄탄한 허벅지까지 눈에 들어오자 다니의 얼굴이 붉어졌다.다니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감탄했다.‘그런데 아이 아빠가 너무 잘생긴 거 아냐.’한때 현민호의 히트 광고 중 하나가 청바지 광고였다.긴 다리와 타고난 체형 덕분에 런웨이 모델로 데뷔한 민호를 상업 광고의 블루칩으로 만들어준 광고이기도 했다.그 시절 광고 속 민호처럼 여전히 잘생긴 아빠와 그의 미니어처처럼 닮은 동하가 나란히 있었다.문득 아들보다 민호를 더 오래 보고 있는 자신이 어이없었다.하지만 수트가 아닌, 연애할 때의 모습으로 나타난 남자친구에게 자꾸 눈이 갔다.어릴 때의 현민호가 나온 꿈속에 있는 것 같았다. 6년을 기다린 민호가 눈 앞에 아들과 있었다.정작 축구보다 현민호를 보고 있는 사람은 신다니뿐만이 아니었다.주변의 학부모들도 현민호를 몇 번씩 힐끗거리며 바라보고 있었다.다니는 주변을 한 번 돌아보다가 민호가 최근 회사 광고와 인터뷰에 얼굴을 비췄다는 사실을 떠올렸다.‘다음부터는 선글라스라도 씌워야겠다.’다니는 민호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축구교실 아이들은 이미 몸을 풀고 있었다.형광 조끼를 입은 일곱 살 팀 아이들 사이에 은우도 보였다.동하는 아빠의 품에서 내려오자마자 반가운 얼굴로 은우에게 손을 흔들었다.“은우야!”은우도 동하를 확인하고는 손을 번쩍 들어 흔들어 보였다.동하는 아빠를 돌아보며 말했다.“아빠, 나 축구할 거예요.”민호가 웃으며 아이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 코치 쪽으로 보냈다.“그래. 다치지 말고 뛰어.”“네.”동하는 신이 나서 빠르게 달려갔다.그 모습을 옆에서 보던 은우 아빠가 민호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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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화

5세반 수업이 끝나자 시우 엄마가 다니에게 슬쩍 다가왔다.그녀는 다니의 팔을 살짝 잡아당겨 한쪽으로 데리고 갔다.“동하 엄마.”“네?”시우 엄마가 현민호 쪽을 한 번 더 바라봤다.“동하 아빠 돌아온 거야?”“네.”시우 엄마의 눈이 커지고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떠올랐다.“그동안 동하 있는 거 몰랐던 거 맞아?”“네. 전혀 몰랐대요.”“역시 그랬구나.”시우 엄마가 혼자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그럴 줄 알았어.동하 엄마처럼 예쁜 여자를 어떤 남자가 애까지 낳게 해놓고 버리나 했지.”다니가 어색하게 웃었다.“그런데 동하 아빠 보니까...”“아빠 보니까 왜요?”시우 엄마가 다시 한번 민호를 바라봤다.“이 얼굴이면 주변 여자들이 가만두지는 않았겠네.”“네?”다니가 애써 웃었다.“아냐, 아냐. 동하 엄마가 그렇다는 건 아니고. 아빠가 너무 잘생겼다고.”그때 멀리 있던 은우 엄마도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뭐야? 누구예요?”현민호를 유심히 바라보던 그녀가 다니에게 물었다.“동생? 삼촌? 아니면… 동하 아빠?”“동하 아빠요.”“진짜?”은우 엄마가 다시 한번 민호를 훑어봤다.“난 너무 어려 보여서 다니 씨 동생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연하 남자 친구.”“연하요?”다니가 당황한 표정을 감추려고 입술에 힘을 주었다.“동갑이거든요.”“동갑?”당황한 다니는 민호를 다시 바라봤다.‘이를 어쩐다. 내가 나이 들어 보이나.’괜히 머리카락을 한 번 만졌다.…한편 현민호는 시우와 은우의 아버지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경기를 마친 아이들도 하나둘 부모들 곁으로 돌아왔다.현민호는 김상두를 바라보며 무엇인가 생각난 듯 말했다.“블랑네일 쪽에 계시다고 들었습니다.”김상두가 살짝 놀랐다.“우리 회사 아세요?”“네. 알고 있습니다.”“제가 회사를 인수한 건 아니고요. 전문경영인입니다. 오너는 따로 있습니다.”“아, 그렇습니까.”민호가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생각하던 현민호가 미소를 머금은 채 물었다.“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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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화

‘이게 무슨 일이지.’‘아크브랜딩에 쟤가 왜?’다니가 파견으로 나간 회사에 명품으로 휘감은 계약직 사원이 들어왔다.“안녕하세요. 김보라입니다.”서태민 아크브랜딩 대표는 계약직 사원으로 들어온 김보라를 소개하며 짧게 말을 덧붙였다.“블랑네일에서 영업과 운영 업무를 맡았던 인재입니다. 퇴사 후 아크브랜딩에서 미용 분야 브랜딩및 영업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다른 팀에 소속되었지만, 다니는 현민호를 만나게 될까 걱정이었다.다니와 같은 팀원인 강지환은 가까운 자리에 앉게 된 김보라에게 인사를 했다.다니는 자기 집 가등기 일에 보라가 관여했는지는 몰랐다.다만 오늘 점심에도 일주일간의 업무 보고를 위해 민호가 올 수도 있는 점이 걱정이었다.‘하, 쟤가 무슨 취직이야. 왜 여기서. 중소기업 다닐 애가 아닌데…’인사를 하며 자리에 앉던 김보라가 신다니를 알아보았다.당황하지도 않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신다니는 어이가 없어 입을 삐죽이며 보란 듯이 콧방귀를 뀌었다.“흥.”‘나보고 비서라고 무시하더니 계약직이라니…지난번에 민호의 이야기를 듣자니 지분도 다 넘겼다던데. 새엄마네 형편이 않좋은가.그때처럼 힘없는 민호가 아닌데…. 나 건들지 마.’신다니의 눈빛을 눈치챈 것일까?김보라는 착한 눈을 하고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했다.잠깐 쉬는 시간에 건물 뒤쪽으로 나간 김보라는 따라나온 신다니와 마주쳤다.김보라는 조금 쪽팔린다고 생각했지만, 신다니 같은 미혼모 앞에서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바보같이 현민호를 꼬시고도 버림받은 주제에. 뭐, 나중에 애를 내세워 소송이라도 하면 되겠지만.’“왜?”신다니는 연락을 받지 않는 아버지에게 혹시 무슨 일이 있는지, ​채권자의 재촉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었다.“아빠는 잘 계시고?”“직접 전화해 보지 그래.”‘그래, 대답을 기대한 내 잘못이다.’그리고 마음 한구석에는 새엄마 집에서 나온 뒤에도 가끔 자신이 봐주던 막내 성우가 궁금했다.“성우는 잘 지내고?”“성우는 영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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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화

“아버지에게 내 집 사준다고 해놓고 형한테 사준 거는 말해야겠지.”‘어떻게 아들한테 이럴 수가.’현민호가 허탈하게 웃으며 기정준을 바라봤다.“엄마가 아버지 앞에서 청담동 아파트를 내 집인 것처럼 말했어.”“언제?”“내가 독립해서 지금 집에 들어갈 때.”‘나도 다니처럼 속은 거네.’현민호가 서류를 넘겨 보며 말을 이었다.“그럼 내 명의 부동산은?”“경기도 쪽 토지가 제일 커.”“아버지와 공동명의인 땅? 게다가 개발제한 걸려 있잖아.”“응. 미래 자산가치는 있는데 지금 당장 팔거나 개발하기는 쉽지 않아.”“다른 건?”“큰 건 없어.”“현재 확인되는 건 다야.”그는 의자에 등을 기대고 그냥 웃었다. 예상은 했지만 어이가 없었다.현민호의 수입은 지금 당장 들어오는 회사 급여가 대부분이었다.‘주식은 마음대로 처분할 수도 없고.’“그리고 다른 가족들한테도 생각보다 많이 해줬더라.”“형, 누구?”“단우하고 단하도 부동산을 받았고, 외가 쪽 6촌, 8촌들 중에는 현성에 들어와 일하게 해준 사람도 있어.집 마련할 때 저리로 대출받게 해준 경우도 있고.”“외사촌들까지?”“외사촌뿐이 아니야. 그리고 그 사람들 사실상 집을 사준 거나 마찬가지야.”민호가 어이없어 웃었다.“재미있네. 형, 나 입양된 거 아닐까. 아버지 닮은 애로 골라서.”현민호는 웃고 있었지만 눈빛에는 씁쓸함이 묻어났다.“나는 최강현 집에 들어가 살게 해놓고.”한동안 말이 없던 민호가 낮게 중얼거렸다.“엄마한테 나는 뭘까.”기정준도 짧게 한숨을 쉬었고 현민호의 말에 대체로 동의했다.“아버지하고 엄마 재산은?”‘신다니의 아버지는 돈이 필요해서라지만 어머니는? 왜?’머릿속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현민호를 어지럽혔다.어머니는 어느 때는 끔찍이 아끼는 것처럼 자신을 대했다. 학교나 음식은 좋은 것으로 해주려 했다. 가족 모임마다 미용실에 데려가고 좋은 옷을 입혔다.거기까지였다. 다른 것은 남보다 못했다.다니와 자신에게 한 짓을 따져 물으려는데 혼외자가 나타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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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화

다니의 오피스텔에서 5분 거리인 아파트 단지 앞 편의점에 현민호가 앉아 있었다.동하는 오후 4시부터 7시 정도까지 수진이 어머니가 봐준다고 했다.현민호는 맞은편 아파트 단지를 바라봤다.시내 한복판에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 주거지가 있었다.‘그냥 30평대 집을 봐야 하나. 이사 가지 않고 오래 살아도 괜찮을 것 같은데.’아파트 주변을 천천히 둘러봤다. 다니와 지낼 때 공원이나 식당 같은 곳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아이와 살 집을 본다고 생각하니 고려할 것도 많았다.‘강남이 요즘 내신 때문에 힘들긴 하지. 사립초나 국제학교는 오히려 이 근방에 많은 것 같고.’학원 건물도 많아 보였고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가까웠다.어두워진 거리에서 엄마 손을 잡고 걸어오는 남자아이가 보였다.이리 봐도 저리 봐도 잘생기고 귀여운 현민호의 아들 동하였다.횡단보도 건너편에서 아빠를 발견한 동하가 그대로 뛰어나오려다가 다니의 손에 붙잡혔다.아빠를 보며 동하는 발을 동동 굴렀다.“아빠!”신호등 없는 짧은 횡단보도였다.동하는 엄마와 함께 좌우를 확인하고, 배운 대로 작은 손을 번쩍 들고 길을 건넜다.현민호는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동하가 달려오자 무릎을 굽혀 아이와 눈을 맞췄다.“안녕하세요, 아빠.”“안녕. 안아줄까? 걸을까?”“업어 주세요.”“그래.”현민호가 등을 돌려 앉자 동하가 냉큼 올라탔다.찰싹 붙어 목을 끌어안은 동하를 업은 채 다니의 오피스텔로 들어갔다.둘이 다니던 길이 셋이 되는 놀라운 순간이었다.세 사람이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에 내렸다.집에 들어가자 민호가 동하를 내려놓았다.“아빠가 목욕시켜 줄게.”“네.”욕실에 들어간 민호는 동하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다 웃었다.“우리 동하는 누구 닮았나 이렇게 잘생겼지?”동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누구? 헌미노 아빠 닮았어요?”“그래. 붕어빵이다.”민호가 동하의 머리에 따뜻한 물을 묻혔다.“동하는 아빠 오니까 좋아?”“네.”“수요일에는 아빠, 엄마랑 같이 놀러 가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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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화

병실에 모로 누워 있던 최민주는 최강현이 들어오자 몸을 일으켰다.그녀는 부스스한 머리를 손으로 대충 매만지며 방문객을 확인했다.“고모, 좀 어떠세요?”“괜찮아. 그래도 병실까지 찾아오는 건 강현이 너밖에 없다.”최강현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았다. 곁에 있던 아주머니가 조용히 자리를 비웠다.“그 애가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어.”“김일두요?”“그래. 뒤통수 맞은 기분이야. 서른두 살에 엄마를 찾아왔고, 일 년 동안은 그 여자가 말도 안 했다더라.”최민주는 입술을 비틀었다.“일 년씩 뜸은 왜 들인 거야. 현 회장이 홀딱 넘어갔어. 현성으로 바로 데려올지도 몰라. 이럴 거면 처음부터 민호를 넣었지.”최강현이 피식 웃었다.“고모 아들도 인물은 더 좋고, 좋은 대학 나왔고. 선 자리도 엄청나다면서요. 지금이라도 민호가 현성으로 들어가게 하는 게 낫지 않아요?”“하.”최민주가 짧게 한숨을 쉬었다.“선진 쪽에서 이미 투자도 받고 할 거 다 했는데 뭐.”잠시 생각하던 그녀가 말을 이었다.“반기현 시장 쪽에서도 딸하고 선을 보자고 할 줄은 몰랐네. 윤세나는 내 말을 안 들을 것 같으니 조금 기다려볼까 싶기도 하고.”최강현은 고모를 바라보다 몸을 앞으로 숙였다.“고모.”“왜?”“에단이한테 너무 좋은 날개는 달아주지 마세요.”최민주의 눈이 가늘어졌다.“무슨 뜻이야?”“요즘 미친 듯이 일하고 있어요. 제대로 배운 것도 없는데 어떻게 저렇게 하나 싶을 정도로. 그러니까 차라리 에단이를 우리 앞에 세우죠.대신 너무 좋은 날개를 달아주면 진짜 날아가 버릴 수도 있어요.”“앞에 세워?”“대의명분은 주고, 실리는 우리가 챙기는 거죠.”잠시 침묵하던 최강현이 자존심을 눌러 가며 말했다.“고모, 신다니엘은 현민호가 빼돌렸어요.”“그럼 넌 걔 포기해야 해. 현민호를 앞세운다며. 작은 건 내줘야지.”최강현은 잠시 말이 없었다.“고모, 난… 처음이에요.”“뭐가?”“사랑하는 것 같은 느낌.”최민주가 인상을 찌푸렸다.“집어치워. 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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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화

다니는 물론 아들에게 질투는 하지 않았다.하지만 민호는 겨우 되찾은 다니의 유일한 남자이고 꿈에 그리던 사랑이었다.현민호의 손을 잡고 바이킹에서 내리며, 무서움과 서운함에 눈물이 왈칵했다.“다니야, 왜 그래?”다니는 고개를 숙이고, 작아지는 목소리로 말했다.“알면서. 나도 있다고. 아이 엄마로만 대하지 마.”한 팔에는 아이, 한 팔에는 다니엘을 안은 현민호는 몸은 힘들어도 둘에게 자신이 사랑받는 느낌에 웃음이 났다.다니의 손등에 키스를 하며 조용히 귀에 대고 속삭였다.“널 진짜 어쩌면 좋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아까 내 바지가 꽉 찼었다. 너 때문에.혹시 오늘 안아달라고? 집에 안을 곳이 없잖아.”현민호의 말에 다니는 그와 둘만 있을 장소를 생각했다.‘거실방에서 아이 재우고 동하 방에서…’‘어머, 어머. 나 미쳤나 봐.’현민호는 놀이공원 안에서는 메뉴가 많지 않아 돈가스를 시켰다.현민호가 아이의 돈가스를 썰자, 다니는 민호의 것을 썰어서 입에 넣어 주었다.그는 음식을 받아먹으며 살짝 입꼬리를 올렸다. 수줍은 현민호의 미소였다. 늘 그리웠던 미소.‘저 미소, 청량하고 천진한 눈빛… 예쁘다.’“정말 잘생기셨어요. 본부장님.”“왜, 상사하고 연애하고 싶으세요? 다니 씨.”“내 아빠야. 본부장 아니야.”동하가 민호의 목을 감았다.현민호가 동하의 귀를 막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우리 예쁜 다니 씨하고 내 집무실에서 뭐 했더라. 수위가 낮아서 마음에 안 들었나?”“응, 나 돌아가고 싶긴 해.”“응이라고? 수위 올리자고?”“조금만 참아. 최강현 내보낼 때까지.사실 우리 관계, 형한테 다 말하고 싶은데. 엄마하고 형은 동맹이라 말을 못 하고 있어.그리고 엄마가 나보다 형을 더 아껴.”다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돈가스를 들어 민호의 입에 넣었다.“아들하고 나하고 당신 사랑 고파서 난리잖아.”“사모님이 민호 엄마시니까.그 분에 대해 나도 잘하고 싶은데, 너에게 말해도 될까?”“응. 나도 알아야지.”“아이 낳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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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화

안성댁은 현민호 다섯 살이던 시절을 떠올렸다.유치원에 다녀온 민호 도련님, 아직 에단이라는 이름을 쓰던 도련님은 오후에는 혼자 놀거나 자신을 따라다녔다.보통 부잣집은 보모를 두는데 현에단은 방치되듯 혼자 놀았다.그래서 고용인들은 돌아가며 어린아이와 놀아주었다.“도련님. 도련님.”현에단은 놀이방에도 침실에도 보이지 않았다.“도련님, 간식 만들기 해요. 오늘은 도련님이 잼 바르기 해요.”‘어, 이 말 하면 보통 나오는데.’최강현이 방학이라 집에 와 있었다.방학마다 한국에 오는 최강현은 사춘기를 맞아 얼굴에 오만상을 쓰고 다닐 때였다.강현 도련님이 자기 방문을 조용히 닫고 현관 쪽으로 갔다.‘큰 도련님이 동생하고 놀아줬나?’아주머니는 조용히 최강현의 방문을 열었다.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다섯 살 에단이는 창문 앞 책상에 앉아 밖을 보고 있었다.그때만 해도 30대였던 아주머니는 잽싸게 몸을 날려 에단 도련님의 목덜미를 잡고 소리 질렀다.“움직이지 마.”“이모, 밖에 사다리차 올 거래요.”“아니에요. 오늘 이사 없어요. 사다리차 오면 데리고 나갈게요.”“도련님, 떨어지면 죽어요.”심장이 마구 뛰었지만 아주머니는 현에단을 꼭 끌어안고 거실로 나왔다.방에서 나오자 다리가 후들거려 버틸 수가 없어 그대로 주저앉았다.마침 김 기사가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왔다.본능적으로 최민주가 아이를 미워하는 것을 알고 있는 아주머니는 김 기사에게 현 회장에게 전화를 돌려 달라고 했다.회장님께 전화하는 김에 그간의 일들까지 다 말했다.김 기사에게 말했고 김 기사가 현 회장에게 전한 것으로 입을 맞추었다.그날 저녁 현에단은 그림책을 보며 얌전히 앉아 있었다.갑자기 들이닥친 엄마를 보고 미소 짓던 아이에게 손이 올라갔다.화가 나면 현에단의 얼굴을 때리는 버릇이 생기기 시작한 때였다.“네가 위험한 짓을 하니까 아버지가 화내잖아.”“시끄러워. 조용히 못 해.”안성댁은 최민주의 고함을 뒤로한 채 아이를 업었다.얼떨결에 맞고 소리 내 울던 에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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