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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화

Auteur: 한엘리
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10-04 19:18:18
‘딩동.’

“누구세요?”

“앞집이요. 오늘은 운동 안 가세요?”

현일두는 아버지에게 선을 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어질했다.

말로만 듣던 정략혼에 자기 이름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다.

아버지는 제일건설 사장이었다는 직함과 외모, 그리고 자신을 현성의 후계자로 밀 수 있다는 것을 조건으로 내세울 생각인 것 같았다.

‘선 본다고 말이나 하고 관심 끊으라고 해야겠다.’

“나가요.”

현일두는 피트니스에 갈 준비를 하려다 그냥 재킷을 걸쳤다.

“오늘은 밥 먹고 술이나 마십시다.”

문을 닫고 나온 일두를 기다리며 세나가 웃고 있었다.

일두가 무심하게 물었다.

“나 바빠서 거의 집에 없었는데 어떻게 왔어요?”

“오늘이 다섯 번째 벨 누른 거예요. 오늘도 없으면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럼 오늘 마지막으로 술 한잔하죠.”

…

둘은 왁자지껄한 낡은 뒷골목의 고깃집으로 들어갔다.

“좋은 데 놔두고 이런 데를 데리고 와요?”

“내가 고아로 살다가 부모 만난 지 일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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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첫사랑의 아이   176화

    다니는 병원 침대 옆으로 다가가 섰다.침대 헤드에 등을 기대고 앉아 노트북을 닫는 현민호를 품에 안았다.자신의 목덜미에 기대 숨을 쉬는 민호의 체취가 주위에 퍼지자, 행복감이 밀려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오피스텔에서 울던 스물셋의 민호가 받았을 상처, 그리고 말로 다 할 수 없었던 자신의 이야기들이 이 순간 모두 보상받는 것 같았다.“민호야, 나 어디 안 가.”민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다니를 바라보더니 웃었다.“알아. 왜 갑자기 그런 말을? 나 몰래 도망이라도 가려 했어?”다니는 대답하지 않고 그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입을 맞췄다.현민호는 다니를 끌어당겨 다시 입술에 키스했다. 짧지만 깊고 부드러운 키스를 나누며 다시 어린 시절처럼 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다니야, 난 아직도 억울해.”“응? 뭐가?”“우리 6년간 못 한 거. 그래서 그런데 나 이제 다니 집에서 출퇴근해도 되나?”“내가 더 억울해.”“내 여자도 밤마다 내가 그리웠던 거야?”“처녀를 임신시켜 놓고 책임도 안 지고 외국으로 도피한 인간을 응징하지 못한 거.”“하하하, 그래 내가 나쁜 놈이지. 다니를 임신시킨 놈은 나지. 하하하. 그래도 바가지는 그만 긁어라.응.”민호는 다니의 허리를 끌어안고 웃었다.“난 다니 가끔 무서우려 그래. 살결도 부드럽고 여기도 부드럽고… 피부도 하얀 여자랑은 영 안 어울려.”“그럼 무서워해야지.”“대신 사죄의 의미로 여행 가자. 대영 매각 마무리하고.”“여행?”“응. 동하하고 셋이서.”다니는 반짝이는 말간 눈을 굴리며 민호를 바라보았다.현민호가 웃으며 다니의 허리를 세게 끌어안았다.“너 그러면 나 흥분한다.”“내가 뭘?”“네 눈이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그런데 다니 집에 나 받아 줄 거야?”“왜? 갑자기?”“싫어? 너하고 동하하고 살아야 내가 살 것 같아.그런데 내 옷이 많아서 어쩌지?”“걱정 마. 내가 누구야? 서재와 옷방 겸용으로 써 볼게. 아니면 안방에 테이블 하나 놓고 서재 공간 만들게. 그게

  • 나의 첫사랑의 아이   175화

    “민호야, 거기 있어. 내가 갈게.”다니는 동하를 옆에 있던 은우 엄마에게 맡기고 집으로 달려갔다.역시 민호가 없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다니는 급하게 비어 있는 오피스텔로 뛰어갔다.‘띠리리릭.’문을 열자 현관에 민호의 구두가 보였다.사람이 없는 실내는 싸늘하고 먼지가 쌓여 있었다.민호의 구두에 검은 핏자국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한 다니는 놀라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현민호!”동하의 방, 낡은 매트리스 위에 민호가 웅크리고 누워 있었다.그는 재킷 차림으로 떨고 있었다.“민호야.”“으응.”다니는 자기 코트를 벗어서 덮어 주고 보일러를 켰다.다니가 민호의 머리를 들어 무릎에 뉘고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눈을 뜬 민호가 저음의 목소리로 말했다.“다니야, 제발 아니라고 말해. 나만 사랑한다고. 나 탈영병이 될 수도 있어. 그래도 너와 있고 싶고 물어보고 싶어.”다니는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다.‘탈영병이라니.’민호가 군대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이상했고, 울먹이는 목소리도 평소와 달랐다.그가 몸을 일으켰다.머리에는 그물망 붕대를 쓰고 있었고, 그 아래로 거즈가 보였다.“다니야, 나하고 헤어지려고 머리 자른 거야? 그래서 이사도 한 거고.”그의 젖은 눈이 분노로 이글거렸고, 그는 다니의 어깨를 억세게 잡았다.“뭐?”“그 아이 내 아이잖아. 유정우 아이 아니잖아. 이사라니…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민호의 붉어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가 애처롭게 흘러내렸다.“흐으윽.”최근에 저렇게 우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민호야, 너도 이렇게 아팠구나. 우린 왜...’다니도 눈물을 참으며 민호를 품에 세게 안았다.“물론, 네 아이야.”민호의 안도하는 숨소리가 새어나왔다.그는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여 다니의 입술을 덮쳤다.갑자기 덮쳐 오는 그의 키스에 다니는 숨이 막혔다.애타게 입술을 비비던 민호가 조심스럽게 입술을 벌렸다.마치 다니가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몇 번이고 입술을 맞추고 다시 깊숙이 파고들었

  • 나의 첫사랑의 아이   174화

    현민호는 뒷좌석에 앉기 싫어 조수석에 앉았다.그는 혼자 음악을 들었다.이어폰의 소음 제거 기능이 켜져 있는 줄도 모르고 최민주는 뒷좌석에서 울고 소리를 질렀다.현민호는 오늘따라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뭐라고 말하는지 궁금하지도 않았다.‘다니가 답장을 봤을까?’상견례장에서 먹었던 호박죽의 향이 아직 입안에 맴돌았다.‘좀 더 먹고 싶었는데. 다니, 동하 데리고 한번 가야지.’집에 돌아온 최민주는 아주머니에게 밥을 차리라고 소리를 질렀다.“아줌마, 난 밥도 못 얻어먹었어. 그게 인간들인가. 어디 첩년이 상견례야.”늘상 있는 풍경이었다. 현민호가 어릴 때처럼 반응하지 않자 최민주는 소리를 높였다.“네, 네. 사모님.”“이모, 오랜만이에요.”“에구, 우리 잘생긴 도련님 얼굴이 왜 이래요.”“저 해장라면 좀 끓여주세요.”“우리 도련님 좋아하는 오징어하고 해물도 넣어 끓여야지.”안성댁이 현민호를 한 팔로 살짝 안고 등을 두드렸다.넓은 집의 거실과 식당은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어느새 최민주가 둘을 보고 있었다.“넌 엄마만 빼고 다 좋아하지.”현민호는 정성이 들어간 해물라면을 먹으며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들었다.아무 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다.첩년이라는 소리가 거슬리는 것이 이선영이 생모인 것은 맞는 것 같았다.좋아하는 해물들을 골라 먹는데 최민주가 소리를 질렀다.“그깟 아파트 안 줬다고 엄마한테 행패야?”최민주는 의도적으로 고용인들이 들으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현민호의 반응을 살폈다.현민호가 별 반응이 없자 식당으로 들어왔다.“야! 내 말 안 들려?”민호는 이어폰을 가리키고는 다시 라면을 먹었다.“현민호!”“엄마를 아주 없는 사람 취급하는구나!”극도로 흥분한 최민주는 유리장 안의 향수병을 집어 현민호에게 던졌다.‘퍽!’향수병이 민호의 이마 위쪽에 맞았다.현민호는 어릴 때부터 엄마가 때리면 겁에 질려 피하지 못했다.“윽!”현민호가 머리를 감쌌다.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내렸다.이어폰 하나가

  • 나의 첫사랑의 아이   173화

    기정준은 메모를 읽고 현 회장에게 다가가 조용히 종이를 내밀었다.현 회장의 얼굴에 당황과 분노가 역력했다.“아버지, 어떻게 할까요?”“여기까지 와서.”기정준은 허리를 숙여 그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제가 내려가 볼까요?”“민호도 함께 가.”“민호요?”“그래, 최 여사가 말을 들을 사람은 민호뿐이잖아.”기정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사실이었다. 여기 참석한 어느 누구도 최민주와 친하지 않았다.기정준은 현민호도 어머니를 멀리하고 있지만 그래도 아들이기에 말이 통할 거라 생각했다.기 실장이 돌아보니 현민호는 제 앞에 놓인 호박죽을 한 입 뜨고 있었다.…따뜻하게 입안으로 퍼지는 호박죽의 맛과 향이 나쁘지 않았다.아침에 빵 한 조각 뜯어 먹고 제대로 된 식사라고는 하지 못했던 속이 달래졌다.현민호는 이선영의 거친 손에서 지난번 만남에 끼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가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 마음이 좋지 않았다.‘내가 무슨 상관이라고. 본인이 끼고 싶으면 꼈겠지.’외면하고 싶은데 현민호는 그녀가 무엇 때문에 반지를 끼지 않았는지 알기에, 가슴이 울렁대기 시작했다.그는 따뜻한 죽을 넘기며 이선영의 시선을 굳이 피하지는 않았다.천천히 눈을 들어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제가 마음을 정리하게 시간을 주세요. 어느 방향으로 정하든 당신을 아프게 하지 않으려 합니다.’친어머니인 것을 알게 된 후 처음으로 두 사람이 서로를 보고있었다.다정해 보이는 둘을 보며 현일두의 얼굴에는 기쁜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그 순간 기정준이 조심히 다가와 현민호에게 귀엣말을 했다.“민호야, 잠깐 내려갔다 와야겠는데?”“왜요?”“최 여사님이 아래 색동에 계셔.”“하.”진심으로 최 여사는 보고 싶지 않았다.자신도 사고를 당한 후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상담을 받아 왔었다.그러기에 민호는 최민주의 이상한 태도도 병 때문일 거라 믿고 이해하려 했었다.‘방법이 없어. 내가 가는 수밖에.’“잠시 급한 볼일이 있어서 다녀오겠습니다.”현

  • 나의 첫사랑의 아이   172화

    현민호는 다니에게 문자도 보냈고, 바람도 쐬었으니 호텔로 들어가려 몸을 돌렸다.그의 시야에 윤세나의 동생 윤세헌이 들어왔다.잠시 전화를 하러 나온 것 같았다.윤세헌은 지나가는 모델들을 보느라 쉴 새 없이 눈을 굴리고 있었다.그런 윤세헌을 보며 현민호는 피식 웃었다.‘본인이 저러니 나도 그런 줄 알고 형수 될 누나를 꼬셨다고 생각했겠지.’두 사람이 다시 만난 것은 싱가포르 포럼 이후 처음이었다.현민호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아, 현 대표님. 말씀 들었습니다. 대표 되신 거요.”“아, 네. 잘 지냈어요?”“네. 잘 지냈습니다. 마침 잘됐네요. 여기서 먼저 뵙게 돼서. 제가 사과드리겠습니다.”현민호가 갑작스러운 사과에 세헌의 얼굴을 살폈다.“형, 10년 전 일을 누나가 다 고해성사했어요.누나가 결혼 상대가 마음에 안 들어서 심통 부렸었다는 거요. 형하고 전혀 상관없었다고요.”“하하. 그랬군요.”“그리고 순전히 외모가 이상형이라 결혼하겠다고 했다고요. 시간도 벌고 싶었다고요.형이 어리니까 대학 졸업하면 보자고. 우리 누나지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원.”“세나 누나가 고맙네요. 이제라도 말해 주니.”“현일두 형은 배경도 모르고 만날 만큼 이상형이니 궁금하네요. 그리고 말 놓으세요, 형.”“그래, 일두 형 보면 세나 누나 취향이 어떤 스타일인지 바로 알 거야. 하하.”“그렇게 잘생기셨어요? 하하하. 궁금하네요.”“세헌이는 지금 어디서 일해?”“선진생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막내 동생은 아직 공부하고 있고요.”“그래. 기회 되면 가끔 보자고.”두 사람이 나란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위트룸으로 올라갔다.선진생명 대표 내외와 세헌, 그리고 상견례에 참석하기 위해 일부러 귀국한 세나의 언니 미나도 있었다.선진건설 대표인 작은아버지 내외와 사촌 오빠들까지 참석했다.일두의 부모님과 작은아버지 부부, 단우와 단하, 기정준도 함께 들어와 있었다.할아버지는 이미 세나와 일두를 따로 만났다고 했다.현성의 작은아버지는 건강상의

  • 나의 첫사랑의 아이   171화

    휴대전화 화면을 확인하고 현민호는 새로 받은 커피의 향을 맡았다.‘동양호텔?’어젯밤까지 동양그룹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오늘은 형의 상견례까지 그 호텔에서 하게 생겼다.현성은 동양과의 오랜 친분 덕분에 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받았다.새로 받은 커피는 그나마 마실 만했지만, 입이 쓰고 머리가 어지러웠다.‘지난 일이지만 세나 누나도 대단하네. 나 보기 민망하지 않나? 취향은 확실하군.’…현민호는 옷을 갈아입으러 청담동 집으로 향했다. 최민주는 없었다.비밀 번호를 모르니 문앞에서 무작정 지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그는 브라운 계열의 양복을 입고 금색 넥타이를 맸다.호텔앞에서 내린 현민호는 어느새 따뜻해진 바람을 맞았다. 부서지는 햇살도 좋아서 그는 호텔 앞에 잠시 서서 휴대전화를 꺼냈다.‘다니는 요즘 왜 그렇게… 미행을 하지를 않나. 아줌마처럼 바가지를 긁지 않나.’어제 현민호는 다니 품에서 쉬고 싶었지만 다니에게 맞은 가슴만 저릿하게 아팠다.호텔앞은 모델대회를 앞둔 모델들이 모여 있었다.현민호의 앞을 지나가며 모델들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고, 눈이 마주치자 서로 빙긋 웃었다.“You must be a model.”“I used to be. Good luck.”현민호는 그녀들이 다가 오려하자,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보았다.다니의 짧은 문자를 보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왜 그렇게 나를 못 믿고, 서운하게...’[다니야,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뻐.지금 호텔에 약속이 있어서 왔는데, 모델 대회가 있어서 여러 나라에서 모델들이 와 있어.그런데 다니, 너보다 예쁜 여자는 한 명도 없어.내 눈에 너보다 아름답고 청초하면서도 섹시한 여자는 없어.너와 닮은 것은 내 아들과 하얀 도자기 인형뿐이야.나 그 도자기 인형을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고, 다시 한국에 돌아온 이후에는 본가 장식장에서 가지고 나왔어.나무 상자를 맞춰서 깨지지 않게 금고에 넣어 두었어.아무도 손댈 수 없게.내가 악당들에게서 지킬 수 있을 때, 나의 소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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