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애첩이 내 장례식을 샀다: Chapter 91 - Chapter 100

119 Chapters

제92화. 그 이름으로 날 죽여

카엘의 입으로 낯선 웃음이 흘러나왔다.“여덟 번째는 언제 죽일 거지?”그의 손목 위 숫자가 움직였다.[ 카엘 루시안 원소유자의 육체 회수율 4%. ]근위대장이 검을 겨눴다.“카엘 루시안을 제압하라.”[ 회수율 7%. ]이름이 불릴 때마다 그의 몸이 빼앗기고 있었다.“그 이름 부르지 마요.”“황후 시해범을 뭐라고 부르라는 겁니까?”“아무 이름도 부르지 마.”카엘의 손이 내 목을 움켜쥐었다.손가락은 조여왔지만 손목은 반대편으로 꺾이고 있었다.안에 갇힌 그가 자기 손을 막고 있었다.“엘린.”잠시 그의 목소리가 돌아왔다.“제 손을 자르십시오.”“싫어요.”“곧 당신을 죽입니다.”“그럼 죽이기 전에 돌아와요.”그의 입술이 다시 비틀렸다.“이번 것도 널 사랑하나 보군.”원소유자가 내 얼굴을 끌어당겼다.“일곱은 전부 내가 시키는 대로 죽었어.”마레나가 과거 사망 기록을 보조 원부에 겹쳤다.일곱 개의 카엘 루시안이 떠올랐다.모두 같은 인장을 썼고, 같은 임무를 마친 뒤 스스로 심장을 멈춘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그러나 관 안쪽에는 손톱 자국이 남아 있었다.그들은 자살한 게 아니었다.몸을 빼앗긴 뒤 산 채로 묻혔다.마지막 기록 하나만 달랐다.[ 제8대 카엘 루시안. 복제되지 않은 최초의 기억 1건. ]내 장례식 날의 대예배실이 펼쳐졌다.이층 난간에 숨은 나를 발견하고도 체포하지 않았던 순간이었다.“이용하라고 했죠.”나는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살아 있다고 외치지 말고, 죽은 사람의 권리를 이용하라고.”손가락의 힘이 조금 풀렸다.[ 회수율 5%. ]원소유자가 이를 악물었다.“실수였어.”“아니.”나는 흔들리는 눈동자 안쪽의 그를 향해 말했다.“당신은 처음으로 죽은 여자를 살리기로 선택했어요.”[ 최초의 고유 기억 승인. ]두 조건이 남았다.[ 스스로 고른 이름. 별개의 생명이라는 산 자의 증언. ]“새 이름을 골라요.”“저는 카엘입니다.”“그건 저 사람 이름이에요.”“그 이름을 버리면 당신과 맺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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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화. 그 이름은 시체야

[ 엘린 사망 처리까지 9초. ]루안이 나를 끌어안았다.“엘린, 저를 보십시오.”대답하려 했지만 목소리는 나오질 않고 입술만 움직였다.황실 지하에서 원소유자 카엘의 목소리가 울렸다.“그 이름으로 살아 있었던 적은 없어.”[ 6초. ]시야가 검게 좁아졌다.리비아가 달려와 내 손목을 움켜쥐었다.오래전에 사라졌던 낙인이 살갗 위로 솟아올랐다.[ 기존 장례식 계약 대상의 육체와 일치합니다. ][ 장례식 소유권을 재활성화하시겠습니까? ]리비아가 피 묻은 손바닥을 원부에 내리쳤다.“재활성화해.”원소유자 카엘이 웃었다.“그 계약은 아델라인의 장례식이야.”“죽는 몸은 같잖아.”[ 3초. ]리비아가 내 몸을 감싸 안았다.“이 여자 장례식은 아직 내 거야.”[ 장례 집행 보류. ]카운트다운이 1초에서 멈췄다.막혔던 숨이 한꺼번에 들어왔다.나는 루안의 옷깃을 붙잡고 기침을 쏟았다.그가 떨리는 손으로 내 등을 감쌌다.“살았군요.”“아직은.”마레나가 원부의 다음 장을 펼쳤다.[ 사망 명령을 취소하려면 최종 생존명과 배우자를 확인하십시오. ]아델라인.엘리시아.엘린.세 이름이 차례로 떠올랐다.원소유자 카엘이 혼인 낙인을 들어 보였다.“배우자인 내가 증언하지.”“당신은 내 남편이 아니야.”“혼인은 카엘 루시안의 이름으로 체결됐어.”루안이 내 앞을 막았다.“그 혼인을 한 사람은 접니다.”원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비췄다.[ 혼인 당시의 복제되지 않은 기억을 제시하십시오. ]원소유자의 얼굴이 굳었다.루안이 내 손을 잡았다.“혼인 직전 당신은 제게 말했습니다.”그의 엄지가 내 손등을 눌렀다.“이번에는 관 밖에서 기다리라고.”[ 고유 기억 일치. ]“제가 마지막으로 부른 이름도 아델라인이 아니었습니다.”루안이 나를 바라봤다.“엘린이었습니다.”[ 혼인 당사자 확인. ][ 신랑, 루안. ]원소유자 카엘의 손목에서 혼인 낙인이 찢겨 나왔다.[ 배우자 권한으로 실행된 사망 명령을 취소합니다. ]멈춰 있던 숫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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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화. 네 손으로 살려

관 뚜껑 안쪽에 엘린이라는 이름표가 일곱 개 붙어 있었다.출생일도 사망일도 모두 달랐다.엘린은 사람이 아니었다.이름 없는 시신을 옮길 때 붙이는 대체명이었다.여덟 번째 이름표에 내 얼굴이 떠올랐다.[ 엘린 8호 신원 회수 중. ][ 회수 완료까지 8분 41초. ]나는 관 뚜껑을 밀었다.검은 사슬이 틈을 조였다.관 밖에서 루안이 외쳤다.“엘리시아.”내 이름표에 금이 갔다.[ 미등록 생존명 감지. ]원소유자 카엘이 관 위에 인장을 눌렀다.“그 이름은 기록에 없어.”리비아가 관을 내리쳤다.“장례식 소유자로서 신원 검증을 요구해.”[ 이의 제기 승인. ][ 대체명과 핵심 기관의 원소유자를 대조합니다. ]마레나의 목소리가 틈으로 들어왔다.“심장에 손을 대요.”나는 가슴을 눌렀다.세실리아의 몸에서 되찾은 내 원래 심장이 손 아래에서 뛰었다.[ 핵심 기관, 심장. ][ 원소유자 및 현재 보유자, 엘리시아 로엔베르크. ][ 시신 운반용 대체명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엘린 이름표가 검게 타들어 갔다.[ 대체명 효력을 정지합니다. ]원소유자 카엘의 인장에 금이 갔다.“중지해.”나는 관 뚜껑을 다시 밀었다.“나는 엘린이 아니야.”일곱 이름표가 차례로 재가 됐다.“나는 엘리시아 로엔베르크야.”[ 생존명 복구. ]사슬이 끊어졌다.관이 열리자 루안이 내 손을 잡아 끌어올렸다.“엘리시아.”이번에는 이름이 어디에도 끌려가지 않았다.[ 신부, 엘리시아 로엔베르크. ][ 신랑, 루안. ][ 기존 장례식 보호 유지. ]나는 원소유자 카엘을 바라봤다.“이제 당신이 가진 건 없어요.”그는 깨진 인장을 보며 웃었다.“그래서 기다렸지.”불타던 대체명 기록 아래에서 봉인 문서가 나타났다.[ 엘리시아 로엔베르크 출생 기록. ][ 출생 직후 심장 적출. ][ 사망 판정 후 장례 절차 중지. ]그 아래에는 더 오래된 계약이 붙어 있었다.[ 엘리시아 로엔베르크 장례식 선구매 계약. ][ 체결일, 출생일. ][ 소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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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네 남편 얼굴로 갈게

[ 상위 원부 소유권 신청자, 엘리시아 로엔베르크. ]붉은 문장이 수술대 위를 덮었다.원소유자 카엘의 깨진 인장이 내 이름을 밀어냈다.[ 생체 인증이 완료되지 않았습니다. ][ 심장 외부 노출이 필요합니다. ]루안의 칼끝은 이미 내 가슴 안에 들어와 있었다.그가 손을 빼려 했다.“계속해요.”“당신이 죽을 수 있습니다.”“멈추면 저 사람이 가져가요.”나는 그의 손 위에 손을 겹쳤다.루안의 손가락이 벌어진 상처 안으로 들어왔다.심장이 그의 손바닥 아래에서 미끄러졌다.그가 내 심장을 들어 올렸다.시야가 하얗게 뒤집혔다.[ 생체 인증 기관 외부 노출 확인. ][ 원소유자 일치. ]카엘이 깨진 인장을 보관함 위에 눌렀다.“승인해.”검은 글자가 내 이름을 덮으려 했다.나는 남은 숨으로 말했다.“주인은 나야.”루안의 손 안에서 심장이 한 번 뛰었다.[ 소유자 본인 선언 확인. ][ 소유권 이전 승인. ]카엘의 인장이 가운데부터 갈라졌다.상위 원부가 그의 손을 밀어냈다.“장례 절차를 중지해.”[ 소유자 명령 승인. ]심장 보관함이 열리며 내 심장이 가슴 안으로 돌아왔다.루안이 상처를 두 손으로 눌렀다.[ 생존 선언 가능 시간, 10초. ]“엘리시아, 말하십시오.”피가 입술 사이로 흘렀다.“나는 살아 있어.”[ 생존 선언 승인. ]첫 박동에 손끝이 움직였다.두 번째 박동에 숨이 들어왔다.루안의 이마가 내 어깨에 닿았다.“살아 있습니다.”“당신이 살렸어요.”리비아가 원소유자 카엘의 앞을 막았다.근위대가 그의 양팔에 사슬을 채웠다.나는 상위 원부를 펼쳤다.심장 적출과 사망 기록 변경, 카엘 루시안 명의 복제 기록이 한꺼번에 쏟아졌다.각 기록 옆에는 같은 판정이 붙어 있었다.[ 원소유자의 의사 확인 없음. ][ 생체 기관 무단 사용. ]내 심장은 범죄자가 아니었다.도둑맞은 인장이었다.“무단 승인 기록을 봉인해.”[ 증거 보존을 시작합니다. ]“내 의사 없이 내려진 명령을 전부 분리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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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나를 루안이라 불러

궁전의 모든 출입문이 봉쇄됐다.[ 카엘 루시안 생존 신호. ][ 위치 확인 불가. ]루안은 북문 봉인을 확인하러 갔다.나는 의무실 침대에 앉아 가슴의 붕대를 갈았다.문이 열렸다.루안과 같은 얼굴이 들어왔다.옷소매에는 북문 경비의 피가 묻어 있었다.그의 손목에는 혼인 낙인이 없었다.“봉인이 끝났습니다.”나는 침대 아래 숨겨둔 칼을 잡았다.“내가 당신에게 처음 돌려준 게 뭐죠?”남자의 시선이 내 손목으로 내려갔다.“목숨.”나는 칼을 뽑았다.“당신은 카엘이야.”그가 웃으며 문을 잠갔다.“역시 넌 못 속이겠군.”벽 뒤에서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났다.카엘이 장례용 가림막을 걷었다.루안이 의자에 묶여 있었다.양손은 등 뒤로 꺾였고 가슴에는 얇은 칼날이 닿아 있었다.루안의 허리에는 북문 봉인 열쇠가 없었다.카엘은 같은 얼굴로 경비를 물리고, 혼자 남은 루안을 지하 운반 통로로 끌고 온 것이다.문밖에는 발소리 하나 남아 있지 않았다.그는 처음부터 유효한 증인을 모두 떼어낼 생각이었다.“손대지 마.”“그럼 시키는 대로 해.”카엘이 탁자 위의 증언 인장을 눌렀다.[ 증언자, 엘리시아 로엔베르크. ][ 기존 증언, 루안은 카엘 루시안과 별개의 생명이다. ]루안을 독립 생명으로 등록하던 날 내가 남긴 증언이었다.그를 살린 세 번째 조건.카엘이 내 앞에 섰다.“내 얼굴을 보고 나를 루안이라고 불러.”“당신 이름은 카엘이야.”칼끝이 루안의 가슴을 눌렀다.피가 셔츠 위로 번졌다.루안이 고개를 저었다.“말하지 마십시오.”카엘은 칼을 한 치 더 밀었다.나는 상위 원부를 펼쳤다.“강요된 증언은 무효로 처리해.”[ 아직 증언이 접수되지 않았습니다. ][ 강요 여부는 별도 증인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카엘이 내 손을 끌어 자기 가슴 위에 올렸다.[ 증언 대상, 현재 접촉 중인 육체. ]루안과 같은 박동이 손바닥에 닿았다.같은 주형으로 만든 육체였다.얼굴도 목소리도 몸에 남은 상처도 같았다.다른 것은 기억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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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화. 네 남편은 나야

북문 광장으로 가는 동안 루안의 피가 복도에 길게 번졌다.나는 그의 팔을 어깨에 걸친 채 상위 원부를 열었다.[ 독립 생명 판정 재심사까지 24분 08초. ][ 진명 보호율 61%. ]“걸을 수 있겠어요?”“멈추면 제 이름부터 사라집니다.”그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가슴의 상처가 다시 벌어졌다.손목에 남은 이름도 피와 함께 흐려지고 있었다.살리려고 카엘에게 건넨 한마디가 귓가에 되살아났다.루안.내가 뱉은 이름이 이제 진짜 루안을 죽이고 있었다.북문 광장에 들어서자 백 개의 가면이 동시에 우리를 향해 돌아섰다.검은 상복을 입은 조문객들이 주인 없는 관을 둘러싸고 있었다.관 뚜껑에는 루안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고인, 루안. ]“살아 있는 사람 이름을 지워.”[ 장례 구매자의 신원 확인이 필요합니다. ]가면들 사이에서 카엘의 웃음이 흘러나왔다.“네가 나를 루안이라고 불렀는데도?”“강요된 증언이었어.”“그걸 증명할 사람은 곧 죽겠지.”루안의 손이 내 어깨에서 미끄러졌다.나는 그를 관 옆에 앉히고 상처를 눌렀다.손가락 사이로 뜨거운 피가 솟았다.[ 진명 소실에 따라 대상자의 생체 신호가 감소합니다. ][ 재심사까지 20분 17초. ]“장례 절차를 중지해.”[ 구매자가 고인의 신원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 구매자, 카엘 루시안. ]카엘은 루안의 이름을 빼앗기 전에 장례부터 사 두었다.재심사가 끝나면 살아 있는 루안은 고인이 되고, 관을 산 카엘이 그의 남은 권리를 차지한다.“구매자의 승인 인장을 보여줘.”백 명의 손바닥에 같은 서명이 떠올랐다.[ 카엘 루시안. ]루안이 피를 삼키며 입을 열었다.“살점과 피를 가면 안쪽에 심었습니다.”가까운 조문객의 가면을 칼로 베어 냈다.낯선 여자의 얼굴이 드러났다.입안에는 검은 실이 박혀 있었다.실이 목구멍을 타고 몸 안쪽으로 이어졌다.카엘은 자신의 생존 신호를 백 명에게 나눠 심어 원부를 속이고 있었다.“한 명씩 확인할 셈이야?”이번에는 노인의 가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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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화. 남편을 죽여

루안의 손끝이 내 손에서 미끄러졌다.검은 문이 그의 가슴까지 삼켰다.[ 미등록 육체 회수까지 08초. ]나는 카엘의 손목에 새겨진 혼인 낙인을 움켜쥐었다.“내가 당신을 남편으로 인정하면 루안의 회수를 멈춰.”카엘이 내 손을 제 입가로 끌어올렸다.“그 이름 없는 몸을 살리고 싶어?”“조건부터 등록해.”그가 상위 원부를 내려다봤다.“엘리시아가 나를 남편으로 인정하는 순간, 저 육체의 회수를 중지한다.”[ 배우자 인정과 미등록 육체 회수 중지를 교환 조건으로 등록합니다. ][ 미등록 육체 회수까지 04초. ]루안의 코끝이 검은 문에 잠겼다.그는 목소리도 이름도 잃었지만 끝까지 내 손목을 붙들었다.손가락 하나가 내 손바닥 위를 느리게 움직였다.주지 마십시오.이름이 사라져도 그의 선택은 남아 있었다.나는 카엘의 혼인 낙인에 손을 포갰다.“내 남편.”검은 문이 멈췄다.[ 배우자 인정이 완료되었습니다. ][ 교환 조건에 따라 미등록 육체 회수를 중지합니다. ]카엘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이제야 제자리를 찾았군.”나는 그의 손목을 관 위에 눌렀다.“장례 대상자가 남긴 판정을 보여줘.”[ 장례 대상자에게 사망 판정이 남아 있습니다. ]“그 판정을 누가 승계했지?”[ 장례 대상자의 배우자 지위와 권리를 취득한 자. ]카엘의 웃음이 멎었다.나는 혼인 증서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손끝으로 눌렀다.“살아 있는 남편의 자리를 가졌으면, 그 남편에게 붙어 있던 죽음도 가져가.”[ 잔여 사망 판정을 현 배우자에게 이전할 수 있습니다. ][ 이전 시 생존 배우자의 진명 일부가 담보로 요구됩니다. ]내 손목에 통증이 번졌다.엘리시아라는 이름의 첫 글자가 흐려졌다.카엘이 내 손을 떼어 내려고 했다.“멈춰.”“당신이 고른 남편 자리야.”“네 이름까지 잃게 돼.”“당신에게 줄 이름은 없어.”나는 원부에 손바닥을 찍었다.“사망 판정을 카엘 루시안에게 이전해.”[ 진명 일부를 담보로 접수합니다. ]카엘의 혼인 낙인에 검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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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그 몸에서 나와

“여보.”루안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가 광장에 떨어졌다.그의 입술은 웃으려 했지만 한쪽만 비틀렸다.오른손이 내 뺨을 향해 올라오다 제 목을 움켜쥐었다.카엘이 움직이려는 몸을 루안이 안에서 붙잡고 있었다.나는 그의 어깨를 눌렀다.“카엘.”검은 빛이 눈동자 안쪽을 훑었다.“남편에게 다른 이름을 붙이면 섭섭하지.”손가락이 귀밑으로 올라가며 도망칠 길부터 막았다.나는 가슴의 상처에 박힌 검은 실을 움켜쥐었다.실을 당기자 그의 몸이 뒤로 꺾였다.피가 입술을 타고 흘렀다.“그 몸에서 나와.”“이미 내 몸이야.”[ 카엘 루시안의 진명이 새로운 육체에 정착 중입니다. ][ 육체 소유권 이전까지 07분 41초. ]“당신 몸은 죽었어.”“그래서 살아 있는 걸 골랐지.”그가 내 손목을 붙들었다.그러나 손가락 두 개가 끝까지 접히지 않았다.루안이 카엘의 힘을 안에서 거부하고 있었다.나는 그의 가슴에 손바닥을 댔다.검은 실을 따라 빠른 박동이 뛰었다.그 아래에서 조금 늦은 박동이 한 번 더 울렸다.쿵.잠시 뒤 희미하게.쿵.루안은 아직 있었다.나는 가슴을 두 번 두드렸다.처음 서로의 신호를 정하던 날과 같은 방식이었다.“누구를 찾는 거야?”대답 대신 그의 새끼손가락이 내 손목 안쪽을 한 번 눌렀다.나는 숨을 삼켰다.“거기 있군요.”카엘의 표정에서 웃음이 지워졌다.그가 제 가슴을 움켜쥐었다.손가락이 상처 안으로 파고들더니 검은 실 한 가닥을 끌어냈다.“멈춰.”루안의 손은 멈추지 않았다.살이 벌어지고 피가 쏟아져도 실을 잡아당겼다.카엘에게 몸을 내주느니 제 몸부터 망가뜨리려는 선택이었다.나는 그의 손 위에 내 손을 포갰다.“당신 몸이에요.”그 말이 닿자 손가락의 떨림이 잠시 멎었다.이름을 잃고도 그는 제 몸과 나를 알아봤다.내가 지켜야 할 것은 원부에 적힌 글자가 아니었다.지금도 안에서 버티는 이 사람의 선택이었다.카엘이 내 목을 향해 팔을 뻗었다.손끝이 목에 닿기 직전 멎었다.자기 손목을 다른 손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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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원본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제야 원본이 깨어났군.”카엘이 루안의 입으로 웃었다.가장 오래된 상처를 가진 남자가 광장 바닥을 짚고 일어섰다.무릎이 펴질 때마다 뼈가 맞물리는 소리가 났다.그는 루안과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눈동자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았다.나는 상위 원부를 들어 그의 진명을 확인했다.[ 진명 대조 불가. ][ 해당 육체는 출생 기록이 없습니다. ]“사람이 아니군요.”남자의 입술이 뒤늦게 움직였다.“우리는 육체가 아니다.”목소리는 하나가 아니었다. 광장에 나온 모든 남자의 목에서 같은 말이 겹쳐 흘렀다.“죽지 못한 기록이다.”카엘의 웃음이 짙어졌다.“정확히는 내가 버린 죽음들이지.”검은 실이 루안의 목을 조였다. 그의 무릎이 꺾였지만 나는 몸을 받치며 가슴의 두 번째 박동을 찾았다.느리지만 아직 뛰고 있었다.[ 육체 소유권 이전까지 03분 48초. ]가장 오래된 남자가 손을 들었다. 손목에는 진명 대신 장례청의 최초 봉인이 찍혀 있었다.봉인에서 검은 선이 뻗어 나와 다른 육체들의 손목과 연결됐다.선이 닿을 때마다 서로 다른 이름이 떠올랐다가 지워졌다.서른한 개의 이름 가운데 온전히 남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분할된 사망 기록 31건을 확인합니다. ][ 모든 기록의 회수 권한이 활성화됩니다. ]나는 카엘을 봤다.“당신은 몸을 옮겨 다닌 게 아니야.”카엘의 손끝이 멎었다.“죽을 때마다 사망 기록을 떼어내 다른 육체에 묻었군요.”“죽음도 관리하는 자의 것이야.”“그래서 저 사람들은 죽지 못했고요.”“살려둔 거지.”“이름도 선택도 없이 봉인한 걸 생존이라고 부르지 마.”나는 상위 원부를 바닥에 펼쳤다.“분할을 처음 승인한 자를 공개해.”[ 최고 등급 봉인입니다. ]“봉인의 수혜자를 대조해.”[ 수혜자 확인 중. ]카엘이 루안의 몸을 밀어 나를 덮쳤다. 손등에 박아둔 칼이 빠지며 피가 튀었다. 나는 옆으로 몸을 틀었지만 손이 목을 감쌌다.“그만해.”그의 손가락이 조여왔다.“원본이 깨어났으니 이제 저것들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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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내 이름이 먼저 태어났다

제101화. 내 이름이 먼저 태어났다“처음부터 내가 훔치려던 몸은 그 남자의 것이 아니었어.”검은 실이 손목을 파고들었다.피부 아래로 번진 선이 손바닥을 지나 팔꿈치까지 단숨에 올라왔다. 손가락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나는 루안의 손을 놓지 않은 채 상위 원부를 향해 외쳤다.“연결을 차단해.”[ 승인자의 진명과 최초 분할 기록이 연결되었습니다. ][ 관리자 권한 없이는 차단할 수 없습니다. ]“저 기록은 내가 태어나기 전에 만들어졌어.”“몸은 늦게 태어날 수 있지.”카엘의 목소리가 루안의 목에서 흘러나왔다.“이름은 그보다 먼저 만들어질 수도 있고.”가장 오래된 육체가 비틀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가슴에서 뜯어낸 봉인을 쥔 손이 검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그 이름을 부르지 마라.”“아델라인을 말하는 건가요?”“그것은 사람의 이름이 아니었다.”광장에 선 육체들이 동시에 입을 열었다.“죽음을 나누는 문이었다.”상위 원부 위로 오래된 기록이 펼쳐졌다.[ 아델라인 로엔베르크. ][ 최초 등록 형태: 관리자 진명. ][ 기능: 사망 기록 분할 및 생존 기록 보존. ][ 육체 등록: 미완료. ]나는 손목에 파고든 검은 실을 움켜쥐었다.“그럼 내 이름은 누가 붙였지?”카엘이 웃었다.“네 어머니.”상위 원부의 글자가 흔들렸다.[ 관리자 진명 육체화 승인자. ][ 세레나 로엔베르크. ]어머니의 이름이었다.나는 어릴 적 어머니가 내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를 떠올렸다.아델라인.누구보다 따뜻하게 불러줬던 이름이었다.그런데 그것은 딸에게 지어준 이름이 아니었다.이미 존재하던 관리자 진명을 갓 태어난 아이에게 덮어씌운 것이었다.“왜 나한테 그 이름을 줬지?”“문을 숨기려면 사람이 필요했으니까.”“거짓말이야.”“네 어머니는 황실 장례청의 기록관이었다.”카엘의 말과 함께 원부의 봉인이 하나 더 풀렸다.[ 세레나 로엔베르크. ][ 직위: 진명 분할 담당 기록관. ][ 처분 사유: 관리자 진명 무단 반출. ][ 처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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