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남편의 애첩이 내 장례식을 샀다: Chapter 101 - Chapter 110

119 Chapters

제102화. 너는 그의 죽음이었다

“루안이 카엘보다 먼저 존재했다는 것이 밝혀진다.”가장 오래된 육체의 손이 루안의 목을 조였다.나는 그의 손목을 붙잡았다.“그게 왜 두렵지?”“최초 진명이 완성되면 분할된 기록은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그의 뒤에 서 있던 육체들이 하나씩 가슴을 움켜쥐었다.검은 봉인이 심장처럼 뛰었다.“우리는 사라진다.”“돌아가는 것과 사라지는 건 달라.”“우리에게는 같다.”그들의 몸에는 태어난 기록이 없었다.각자의 기억과 이름이 있어도 원부에는 카엘이 버린 죽음으로만 남아 있었다.루안의 진명이 복구되는 순간, 저들은 한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온 기록으로 회수될 것이다.카엘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원본이 깨어났다고 웃었다.저들이 살아나기를 기다린 것이 아니었다.한꺼번에 삼킬 수 있는 순간을 기다린 것이다.[ 새로운 회수 대상의 진명을 복구합니다. ][ 루안— ]마지막 부분이 번지기 시작했다.루안의 몸이 크게 떨렸다.목을 조른 손보다 안에서 몸을 찢는 카엘의 힘이 더 거셌다.“멈춰!”카엘의 목소리가 광장을 울렸다.“저 이름이 완성되면 이 몸도 죽어.”나는 루안의 얼굴을 바라봤다.“거짓말이에요?”루안의 입술이 움직였지만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대신 새끼손가락이 내 손등을 한 번 눌렀다.우리의 신호였다.아니다.카엘의 말은 거짓이었다.“계속해.”[ 진명 복구를 계속합니다. ]카엘이 루안의 몸을 빼앗아 내 손목을 비틀었다.“네가 저자를 살린다고 생각하나?”검은 눈동자가 나를 노려봤다.“루안이라는 이름이 완성되는 순간, 저자는 자신이 무엇인지 알게 될 거야.”“당신이 무엇인지도 밝혀지겠지.”카엘의 표정이 굳었다.나는 상위 원부를 향해 말했다.“루안의 최초 심박과 카엘의 등록 기록을 대조해.”[ 대조를 시작합니다. ]광장에 흩어진 검은 선들이 루안의 가슴으로 몰렸다.희미하던 두 번째 박동이 크게 울렸다.쿵.그 박동이 울릴 때마다 봉인된 육체들의 가슴도 함께 뛰었다.[ 루안의 최초 심박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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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죽일 이름이 없다

“그 이름이 돌아오는 순간, 카엘만 사라지는 게 아니니까.”리비아가 찢은 계약서 조각이 검은 봉인 위에 떨어졌다.붉은 글자가 불길처럼 번졌다.[ 관리자 권한에 의해 진명 복구가 중지됩니다. ]루안의 이름은 마지막 획을 남겨둔 채 멈췄다.그와 연결된 육체들도 더는 무너지지 않았다.나는 리비아의 손에 남은 계약서를 봤다.“당신이 왜 관리자죠?”“당신의 장례식을 샀으니까요.”“장례식 집행권이 이런 권한까지 줄 리 없어.”“평범한 장례식이라면 그렇죠.”리비아가 계약서 뒷면을 펼쳤다.내 피로 새겨진 문장 아래 낯익은 이름이 나타났다.세레나 로엔베르크.어머니의 서명이었다.[ 관리자 진명이 육체를 얻어 사망할 경우, 장례식 소유자에게 임시 관리 권한을 이전한다. ][ 권한 유지 기간: 장례 종이 끝날 때까지.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내 장례를 준비했다.내가 언젠가 죽었다가 돌아올 것을 알고 있었다.“당신은 처음부터 이걸 알고 있었군요.”“전부는 아니었어요.”리비아의 손가락이 계약서 가장자리를 구겼다.“당신을 살려야 한다는 것과, 장례식을 반드시 제가 가져야 한다는 것만 알았죠.”“누가 알려줬지?”“세레나가 남긴 기록이요.”카엘이 루안의 몸을 세웠다.가슴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검은 실이 바닥을 타고 리비아에게 뻗었다.“죽은 여자가 끝까지 귀찮게 구는군.”리비아가 계약서를 들어 올리자 검은 실이 허공에서 멎었다.“당신은 세레나를 죽였나요?”“나는 죽음을 분리했을 뿐이야.”“그게 대답이에요.”리비아가 손가락을 깨물어 계약서 위에 피를 떨어뜨렸다.[ 임시 관리자의 명령을 대기합니다. ]“카엘 루시안의 생존 기록을 회수해.”[ 회수할 생존 기록이 없습니다. ]“사망 기록은?”[ 독립된 사망 기록만 존재합니다. ]카엘의 입가가 올라갔다.“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았나?”리비아가 다시 명령했다.“그럼 카엘 루시안의 진명을 삭제해.”[ 삭제할 수 없습니다. ][ 해당 진명은 생존자에게 부여된 이름이 아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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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태어나자마자 죽어

“이번에는 제대로 죽여주지.”내 손끝이 계약서의 사망 집행 항목을 눌렀다.[ 신규 생존 기록을 생성합니다. ][ 원천 육체: 루안. ]루안의 가슴을 뒤덮은 검은 실이 한꺼번에 팽팽해졌다.카엘이 그의 몸을 뒤로 꺾었다.“멈춰.”검은 눈동자 안에서 처음으로 공포가 번졌다.“나를 살리면 저자도 함께 찢어진다.”“당신이 루안의 죽음이라면.”나는 검은 실을 양손으로 움켜쥐었다.“그 죽음만 떼어내면 돼.”실이 손바닥을 베고 지나갔다.카엘은 루안의 심장에 뿌리를 내린 채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실을 당길수록 루안의 상처가 벌어지고 붉은 피가 쏟아졌다.“아델라인.”루안의 목소리가 들렸다.카엘이 그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입술이 다시 열렸다.“당기십시오.”“심장까지 따라 나올 수 있어요.”“제 심장은 저자가 아닙니다.”루안의 손이 내 손 위를 덮었다.“구분해 주세요.”나는 눈을 감지 않았다.검은 실 아래에서 두 박동이 뛰고 있었다.빠르고 거칠게 몸 전체를 지배하는 박동.그 밑에 눌린 채 일정한 간격을 지키는 박동.나는 두 번째 박동에 손바닥을 맞췄다.쿵.“이건 루안.”다른 손으로 검은 실을 움켜쥐었다.“이건 카엘.”상위 원부가 두 박동 사이에 붉은 선을 그었다.[ 원천 육체의 소유권을 분리합니다. ]카엘이 비명을 질렀다.검은 실이 뿌리째 뽑히며 루안의 입과 눈, 상처 밖으로 쏟아졌다.사람의 형체를 갖추지 못한 그림자가 광장 위에서 몸부림쳤다.“육체가 없으면 생존 기록을 만들 수 없어요!”리비아가 계약서를 붙잡고 외쳤다.“육체는 저자가 이미 훔쳐 갔어.”나는 봉인된 남자들을 바라봤다.“전부 돌려받아.”광장에 선 육체들의 손목에서 이름이 빛났다.그들 안에 남아 있던 카엘의 흔적이 하나씩 뜯겨 나왔다.누군가에게서 손가락 하나의 감각이.누군가에게서 왼쪽 눈의 빛이.누군가에게서 목소리가.누군가에게서 심장의 박동이 빠져나왔다.그들이 빼앗긴 것은 몸 전체가 아니었다.카엘이 육체를 옮길 때마다 뜯어간 작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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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살고 싶다고 말해

“이번에는 어느 남편을 죽일 거지?”카엘이 내 손을 자기 심장 위에 눌렀다.그의 박동이 손바닥을 밀어냈다.쿵.리비아의 품에 기대 있던 루안의 몸도 같은 순간 크게 흔들렸다.쿵.서로 다른 두 육체가 하나의 생명을 나눠 쓰고 있었다.나는 계약서의 마지막 문장을 다시 읽었다.[ 생성된 생존 기록은 원천 육체와 생명을 공유합니다. ]카엘은 살아 있는 몸을 얻었지만, 생명만은 루안에게서 빌렸다.지금 그를 죽이면 루안도 죽는다.그렇다고 그대로 두면 카엘은 다시 루안의 심박을 타고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사망 집행을 취소해요.”리비아가 계약서를 접으려 했다.“아니요.”나는 확인란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계속해.”루안이 내 이름을 불렀다.“아델라인.”“당신을 죽이지 않아요.”“저자를 살려두면 다시 당신에게 갈 겁니다.”“그러니까 먼저 완전히 살려야죠.”카엘의 눈썹이 움직였다.나는 상위 원부를 향해 물었다.“생명을 공유하는 이유가 뭐지?”[ 신규 생존 기록에 독립된 생존 의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원천 육체의 생명력을 임시로 사용 중입니다. ]카엘은 몸과 이름을 얻었다.그러나 스스로 살겠다고 선택한 적은 없었다.그가 원한 것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몸이었다. 남의 이름을 빼앗고, 남의 죽음을 밟아 존재했다.자기 삶을 선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독립된 생존 의지는 어떻게 확인하지?”[ 대상이 자신의 소멸을 거부해야 합니다. ]카엘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나는 사망 집행 확인란을 눌렀다.[ 카엘 루시안의 생존 기록을 소멸합니다. ]검은 원 안에서 올라온 손들이 카엘의 다리를 타고 허리까지 붙잡았다.동시에 루안의 호흡이 끊겼다.리비아가 다급히 그의 가슴을 눌렀다.“아델라인, 멈춰요!”나는 손을 떼지 않았다.카엘이 이를 악문 채 나를 노려봤다.“저자도 죽는다.”“알아요.”“네가 못 할 것 같나?”“당신은 그렇게 믿고 있겠죠.”검은 손이 카엘의 가슴을 덮었다.그의 심박이 느려지자 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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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네 죽음은 내 것이다

제106화. 네 죽음은 내 것이다리비아의 심장 위에 첫 번째 검은 봉인이 찍혔다.그녀의 몸이 뒤로 꺾였다.손에서 놓친 장례 계약서가 불길에 휩싸인 채 광장 바닥으로 떨어졌다.[ 임시 관리자의 생존 기록을 분할합니다. ][ 첫 번째 사망 기록을 생성합니다. ]검은 선이 리비아의 가슴에서 목으로 번졌다.그녀의 피부 위에 낯선 이름이 떠올랐다.리비아 모렌이 아니었다.[ 세레나 로엔베르크. ]나는 불타는 계약서를 밟아 끄며 리비아를 붙잡았다.“어머니 이름이 왜 당신 몸에 있어요?”리비아는 대답하지 못했다.입술 사이로 피가 흘렀다.카엘이 그녀의 심장 위에 손을 올렸다.“이제야 찾았군.”그의 손가락이 봉인을 파고들었다.“세레나가 남긴 마지막 죽음.”나는 카엘의 팔을 칼로 내리쳤다.날이 살을 베었지만 그는 물러나지 않았다.처음 얻은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으면서도 리비아에게 박힌 봉인을 놓지 않았다.“당신이 어머니를 죽였다고 했지.”“죽이지 않았어.”카엘이 손가락을 더 깊이 찔러 넣었다.“저 여자가 대신 죽게 만들었지.”리비아의 몸에서 두 번째 검은 선이 솟았다.[ 두 번째 사망 기록을 생성합니다. ][ 진명 분할을 시작합니다. ]리비아의 이름에서 글자 하나가 지워졌다.그 순간 그녀의 눈동자에서 나를 알아보던 빛도 함께 사라졌다.“리비아.”내가 뺨을 붙잡자 그녀가 낯선 사람을 보듯 나를 바라봤다.“누구……시죠?”카엘이 웃었다.“죽음은 이름부터 가져가니까.”나는 리비아의 손목을 붙잡고 우리가 처음 만났던 순간을 떠올렸다.내가 죽어가던 식당.그녀가 내 손바닥에 쥐여준 차가운 열쇠.관에서 눈을 뜨면 세 번 두드리라고 했던 목소리.“당신이 내 장례식을 샀어요.”리비아의 눈썹이 떨렸다.“내가요?”“나를 살리려고.”“제가 왜…….”세 번째 봉인이 심장 아래에 찍혔다.리비아가 비명을 삼키며 바닥을 긁었다.[ 세 번째 사망 기록을 생성합니다. ][ 관리자 권한이 분산됩니다. ]광장을 둘러싼 봉인문들이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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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내가 너를 태어나게 할게

[ 리비아 모렌은 사망하지 않았습니다. ][ 처음부터 존재한 적이 없습니다. ]“그럴 리 없어.”나는 멎은 심장 위에 손을 댔다.온기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품 안의 얼굴도 흐려졌다. 눈썹의 모양부터 입술 끝의 작은 흉터까지, 누군가 물에 번진 그림을 닦아내듯 지워지고 있었다.“이 여자는 내 장례식을 샀어.”[ 확인할 수 없습니다. ]“내 관에 열쇠를 넣었고, 내가 살아날 시간을 벌었어.”[ 해당 행위자의 진명을 찾을 수 없습니다. ]“내가 기억해.”[ 개인의 기억은 생존 기록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카엘이 불에 탄 팔을 늘어뜨린 채 다가왔다.“한 사람의 기억으로 존재가 만들어진다면 세상에 죽은 자가 어디 있겠나.”그의 발이 리비아의 이름 조각을 짓밟았다.검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세레나는 자기 삶을 쪼개 저 여자의 형상을 만들었어. 관리자 진명을 지킬 대리인으로.”“리비아는 대리인이 아니야.”“처음부터 빌린 몸과 기억으로 움직인 도구였지.”카엘의 말이 끝나자 리비아의 손이 투명해졌다.손가락 사이로 내 드레스가 비쳤다.나는 그녀의 손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식당에서 처음 마주쳤던 순간이 떠올랐다.죽지 말라고 입 모양으로 말하던 여자.내가 싫어하는 꽃을 알고 있던 여자.사람들 앞에서 독살을 입에 올리고, 남편의 거짓 애도를 망가뜨리던 여자.그 모든 선택이 세레나의 명령이었을까.아니었다.명령만 따랐다면 나를 속일 필요도, 미움받을 필요도 없었다.리비아는 가장 위험한 자리에서 자기 방식으로 나를 살렸다.“상위 원부.”나는 관리자 인장이 찍힌 손을 펼쳤다.“리비아 모렌이 남긴 관계 기록을 전부 열어.”[ 진명이 존재하지 않아 검색할 수 없습니다. ]“내 기록에서 찾아.”원부의 장들이 빠르게 넘어갔다.[ 아델라인 로엔베르크의 관계 기록을 확인합니다. ]내 삶에 닿았던 이름들이 떠올랐다.에드릭 벨리어드.카엘 루시안.루안.그리고 비어 있는 칸 하나.이름은 없었지만 수많은 기록이 연결돼 있었다.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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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당신을 모르게 해

[ 신규 관리자: 카엘 루시안. ]상위 원부의 모든 장이 카엘을 향해 넘어갔다.그의 손등에 검은 인장이 새겨졌다.카엘은 처음 얻은 권한을 확인하듯 손가락을 천천히 접었다.“이제야 제대로 된 몸을 얻었군.”루안이 그를 바닥에 누른 팔에 힘을 줬다.“권한은 몸이 아니다.”“아니.”카엘이 손등의 인장을 루안의 가슴에 댔다.“사람을 지울 수 있는 손이지.”[ 관리자의 명령을 대기합니다. ]“루안의 생존 기록을 삭제해.”검은 글자가 원부 위로 솟았다.나는 루안의 팔을 붙잡았다.그러나 삭제 명령은 실행되지 않았다.[ 해당 명령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카엘의 표정이 굳었다.“이유를 공개해.”[ 관리자 카엘 루시안의 기원 기록이 루안에게 귀속되어 있습니다. ][ 원소유자의 소멸 시 관리자 진명도 함께 소멸합니다. ]루안이 카엘의 손목을 꺾었다.“당신은 끝까지 제 죽음에 매달려 살아야 하는군.”카엘이 이를 드러냈다.“그렇다면 죽이지 않으면 돼.”검은 인장이 번쩍였다.루안의 몸이 허공으로 튕겨 나갔다.그는 광장 바닥을 몇 번 구른 뒤 상처 난 가슴을 움켜쥐었다.내가 달려가려는 순간 카엘이 원부를 펼쳐 길을 막았다.“사람은 몸만 남겨둬도 충분히 망가져.”“권한을 돌려놔.”“네가 버렸잖아.”카엘의 시선이 내 뒤로 향했다.갓 태어난 리비아가 바닥에 앉아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기억을 잃은 눈이었다.그럼에도 카엘이 손을 뻗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내 드레스 자락을 움켜쥐었다.카엘이 웃었다.“기억이 없어도 네 뒤에 숨는군.”나는 리비아를 등 뒤로 감쌌다.“선택은 기억보다 먼저 남으니까.”“그 선택까지 지우면?”상위 원부의 가장 마지막 장이 열렸다.검은 종이 위에 열두 개의 빈 원이 떠올랐다.[ 관리자 계승 절차를 시작합니다. ][ 장례 종이 열두 번 울리는 동안 계승자는 기록 수정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마지막 종이 울린 뒤 관리자 권한이 영구 확정됩니다. ]멀리서 종소리가 울렸다.첫 번째 종이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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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다시 당신을 고를게

“다음 종에는 네가 사랑한 사람의 이름도 지워줄 테니까.”카엘의 검은 인장이 심장 위에서 뛰었다.내 몸을 끌어안은 팔은 다정한 남편의 것처럼 단단했다.그러나 살갗이 닿을 때마다 온몸이 밀어내라고 외쳤다.나는 그의 품에서 팔을 빼냈다.“내게 손대지 마.”카엘의 눈이 일그러졌다.“그 남자는 몰라도 나는 알아보는군.”“아니.”나는 심장 위의 인장을 손톱으로 긁었다.“당신도 몰라.”이름은 알고 있었다.카엘 루시안.그러나 그 이름과 연결된 기억은 검은 안개에 잠겨 있었다.남편이라 부르는 이유도, 내 몸을 자기 것처럼 다루는 까닭도 떠오르지 않았다.확실한 것은 하나뿐이었다.그가 내 곁에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감각이었다.멀리서 두 번째 종이 울렸다.웅—광장 바닥이 갈라졌다.상위 원부의 두 번째 원이 검게 채워졌다.[ 두 번째 기록 수정 권한이 활성화됩니다. ]카엘이 손을 들어 루안을 가리켰다.“아델라인 로엔베르크의 기억에서 저자의 진명을 삭제해.”[ 대상 진명을 확인합니다. ]루안이 내게 달려왔다.카엘이 검은 벽을 세워 그를 막았다.“오지 마십시오!”루안이 벽을 두드리며 외쳤다.“제 이름을 들으려 하지 마십시오!”나는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조금 전까지 이름조차 모르는 남자가 왜 자기 이름을 듣지 말라고 하는지.상위 원부에서 글자가 흘러나왔다.[ 루안. ]두 글자가 검은 불길에 휩싸였다.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뜯겨 나갔다.혀끝에 떠오르려던 음절이 사라졌다.나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이름이 없는 얼굴이었다.“삭제가 완료되었습니다.”카엘이 웃으며 내 턱을 들어 올렸다.“이제 저자를 부를 수도 없어.”검은 벽 너머의 남자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그의 입술이 움직였다.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 수 있었다.괜찮습니다.이상했다.나는 그를 몰랐다.그런데도 저 사람이 나를 안심시키려 한다는 사실만은 알았다.리비아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그녀 역시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눈이었다.“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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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내 이름은 내가 정해

원부 위에서 내 이름이 타들어 갔다.아델라인 로엔베르크.마지막 글자가 검게 무너지는 순간, 가슴을 누르던 무게가 사라졌다.통증이 끝난 것이 아니었다.내가 세상에서 빠져나가고 있었다.루안의 팔에 안겨 있으면서도 그의 손이 피부를 통과했다. 바닥에 비친 내 그림자가 희미해졌고, 피가 묻은 드레스에서는 주인을 잃은 옷처럼 온기가 빠졌다.[ 아델라인 로엔베르크의 진명이 삭제되었습니다. ][ 해당 진명과 연결된 생존 기록을 정리합니다. ]카엘이 손등의 관리자 인장을 들어 보였다.'이제 네게 남은 이름은 없어.'그가 내 턱을 잡으려 했지만 손가락이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몸도 곧 사라지겠지.'루안이 나를 더 세게 끌어안았다.그러나 그의 팔 안에서조차 내 몸은 붙잡히지 않았다.'원부.'그가 외쳤다.'삭제된 진명을 복구해라.'[ 관리자의 승인 없이는 복구할 수 없습니다. ]카엘이 웃었다.'내게 부탁해.''그 이름을 돌려놓아라.''그건 부탁이 아니지.'루안이 카엘에게 달려들려는 순간, 나는 그의 옷깃을 붙잡았다.손끝이 천을 통과했다.그래도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괜찮아요.''당신이 사라지고 있습니다.''지워진 게 정말 내 이름인지 확인해야 해요.'나는 상위 원부를 바라봤다.'삭제된 진명의 최초 등록 기록을 열어.'카엘의 인장이 번쩍였다.'허가하지 않는다.'[ 진명 소유자의 열람 요청이 우선됩니다. ]원부 가장 아래에서 오래된 기록이 떠올랐다.[ 아델라인 로엔베르크. ][ 최초 등록일: 현 육체 출생 17년 전. ][ 등록 형태: 사망 기록 분할 관리자. ][ 최초 소유자: 없음. ]사람으로 태어난 이름이 아니었다.죽음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문.어머니가 훔쳐 내게 넣은 권한의 명칭이었다.카엘이 지운 것은 내가 아니었다.태어나기 전부터 내게 씌워진 관리자 진명이었다.'내 생존 기록을 열어.'[ 조회할 진명이 없습니다. ]'이름 말고 육체로 찾아.'원부의 장들이 거칠게 넘어갔다.[ 미등록 육체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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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화. 한 번만 대답해

똑.똑.두 번의 소리가 관 뚜껑을 울렸다.약속된 신호는 세 번이었다.관에서 눈을 뜨던 날, 리비아는 밖에서도 세 번 돌아올 때만 열쇠를 돌리라고 했다.두 번은 열어서는 안 되는 신호였다.그런데 가슴이 먼저 알아들었다.누군가 내 앞에서 제 가슴을 두 번 두드렸다.기억에서는 지워졌지만 몸에 남은 약속.카엘이 없애지 못한 선택이었다.“들립니까?”관 너머로 남자의 목소리가 번졌다.루안.이름이 떠오르자 멎은 심장 안쪽이 아프게 조여왔다.대답하려 했지만 입술은 열리지 않았다.손가락도 움직이지 않았다.카엘이 관에서 살아 나온 기록을 무효로 만들었다.이 안에서 나는 아직 사망한 시신이었다.“당신이 처음 관을 열었던 순간은 지워졌습니다.”루안의 손바닥이 관 위에 닿는 소리가 들렸다.“그러나 지금은 그날이 아닙니다.”못이 하나 더 박혔다.쾅.관 뚜껑이 아래로 내려앉았다.카엘의 목소리가 어둠을 파고들었다.“아무리 불러도 대답하지 못해.”루안은 그 말을 무시했다.“처음에는 혼자 나오셨겠지요.”똑.그가 다시 한 번 두드렸다.“이번에는 혼자 나오지 마십시오.”두 번의 두드림은 완성된 신호가 아니었다.나머지 한 번을 기다리는 질문이었다.살고 싶은가.나와 함께 돌아갈 것인가.손바닥 안에는 차가운 열쇠가 있었다.손가락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나는 열쇠 끝이 약지에 닿아 있다는 것을 느꼈다.움직일 수 없다면 움직일 수 있는 기록부터 만들면 된다.“원부.”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대신 머릿속으로 내 이름을 불렀다.아델라인 로엔베르크.관에서 나왔기 때문에 얻은 이름이 아니었다.내가 스스로 선택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었다.[ 사망한 대상은 기록을 요청할 수 없습니다. ]나는 다시 생각했다.나는 죽지 않았다.[ 최초 생존 선택이 무효화되었습니다. ]그 선택이 아니어도 된다.지금 새로 선택하면 된다.[ 생존을 증명할 행위가 없습니다. ]행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관 밖에서 루안이 두 번 두드렸다.나는 한 번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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