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그는 나를 놓아줬는데, 이제 와서 내게 애원하고 있어.: Chapter 351 - Chapter 360

554 Chapters

제350장 – 가브리엘의 눈물

그의 목소리는 마지막 단어에서 떨렸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무릎을 꽉 움켜쥐었다."스스로를 겁쟁이라고 부르시는군요." 플로렌스 델마스가 부드럽게 말했다. "너무 심한 말이에요."— 맞아요, 그 말이 딱 맞네요. 전 겁쟁이였어요. 지금도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더 이상 겁쟁이가 되고 싶진 않아요.—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게 뭐죠?— 저는 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그 말은 마치 평생 감정을 숨겨왔던 남자의 믿기 힘든 고백처럼 사무실의 정적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플로렌스 델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언가 중요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에 사로잡혀 기다렸다.가브리엘은 말을 이었다. "아버지는 남자는 절대 울지 않는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절대요. 슬플 때도, 아플 때도, 모든 걸 잃어도 울지 않는다고요. '눈물은 여자들이나 흘리는 거야.' 그래서 저는 울지 않는 법을 배웠어요. 너무 잘 배워서 우는 법조차 잊어버렸죠."— 그리고 오늘은요?오늘은 울고 싶어요. 몇 주, 몇 달 동안 계속 울고 싶었는데, 울 수가 없어요. 마치 가슴속에 벽이 있는 것 같아요. 슬픔, 후회, 수치심. 모든 게 그 벽 뒤에 갇혀 있어요.— 이 벽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가브리엘은 고개를 들었다.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그의 얼굴에는 더 이상 제어할 수 없는 긴장감이 역력했다."그녀라면," 그가 중얼거렸다. "만약 그녀가 여기 있다면. 그녀가 날 용서한다고 말해 준다면. 아니면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고 말해 준다면. 무엇이든, 진실이기만 하다면. 그녀라면."— 너도 알잖아, 가브리엘. 그녀가 여기 없다는 거. 그리고 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알아요. 알아요. 하지만 희망을 버릴 수가 없어요. 어리석고 한심한 생각이죠.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그건 어리석지도 않고 한심하지도 않아. 인간적인 감정이지. 하지만 이 벽을 허무는 건 그녀의 몫이 아니야. 네 몫이야. 혼자서.가브리엘은 양탄자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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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1장 – 가브리엘의 눈물

결혼식 날 그녀는 파란색 드레스를 입었어요. 상체에 자수가 놓인 긴 드레스였죠. 정말 아름다웠어요. 제가 본 여자 중에 가장 아름다웠어요. 그녀는 미소를 짓고, 눈물을 살짝 글썽이며, 마치 제가 세상의 중심이라도 되는 듯 저를 바라봤어요. 그리고 저는 정말 행복했어요. 진심으로 행복했어요. 속으로 생각했죠. '바로 이거야, 내 인생의 여자를 찾았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줄 사람. 내가 겪었던 모든 상처를 치유해 줄 사람.'그의 목소리가 목구멍에 걸렸다. 그는 심호흡을 하며 목구멍에서 치솟는 울음을 억눌렀다.하지만 난 그녀가 날 치유해 주도록 허락하지 않았어. 그녀가 내게 가까이 오도록 허락하지 않았지. 너무 두려웠어. 그녀가 내 진짜 모습을 볼까 봐 두려웠고, 날 거부할까 봐 두려웠어. 그래서 내가 먼저 그녀를 거부했지. 그녀를 밀어내고, 깎아내리고, 모욕했어. 그녀가 가치 없는 존재라고 믿게 만들었지. 그런데 그 모든 시간 동안, 가치 없는 건 바로 나였어.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건 나였고.그는 멈춰 섰고, 숨을 헐떡이며 온몸이 떨렸다. 그리고 그때, 처음으로 벽이 무너졌다.그것은 연극적인 흐느낌도, 극적인 무너짐도 아니었다. 마치 먼 곳에서 들려오는 애가처럼 길고 거의 소리 없는 신음이었다.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천천히, 굵게, 뜨겁게 흘러내렸다. 그는 눈물을 닦지 않았다. 생애 처음으로 부끄러움도, 억제하는 것도 없이 눈물을 흘려보냈다.플로렌스 델마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가 울도록 내버려 두었다. 인간이 가면을 벗고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는 그 신성한 순간을 존중한 것이다. 그녀는 그 눈물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내 무언가가 치유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을.눈물이 마르자 가브리엘은 고개를 들었다. 얼굴은 수척했고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막강한 재벌도, 무자비한 사업가도 아니었다. 그저 어린 시절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린,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한 남자일 뿐이었다."미안해," 그가 중얼거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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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장 – 가브리엘의 과거

가브리엘은 지치고 기운이 빠진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집어 들고 나가기 전에 플로렌스 델마스에게 돌아섰다.그는 간단히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그건 제 일이죠. 하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이미 다 하셨으니 계속 나아가세요.그는 눈물로 젖은 얼굴로 거리로 나섰고,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았다. 슬픔은, 한없이 슬펐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다. 조금 더 살아있다는 느낌, 조금 더 인간다워진 느낌이었다.***다음 회의는 3일 후에 열렸다. 가브리엘은 전에는 한 번도 없었던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플로렌스 델마스는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지난주에 무너진 댐이 쏟아져 나와 흐르기를 기다리던 홍수가 터져 나올 것임을 직감하고 동의했다.가브리엘이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즉시 변화를 알아차렸다. 그는 더 명랑해지거나 더 많이 웃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훨씬 더 현재에 집중하고 있었고, 마치 내면의 문이 열린 듯 마음을 열고 있었다."기분은 어떠세요?" 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뭔가 달라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마치 몇 년 동안 가슴에 박혀 있던 가시를 빼낸 것 같아요. 여전히 아프긴 하지만, 깨끗하고 상쾌한 통증이에요. 치유의 통증이라고 할까요.— 아주 좋은 설명입니다. 치유하는 고통은 도망치려 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겪어내는 고통입니다. 오늘은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 싶습니다.가브리엘은 그 충격을 견뎌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안락의자에 기대앉아 말을 시작했다.— 어머니 이름은 헬렌이었어요. 헬렌 바넥이었죠. 아주 아름다우셨어요. 키도 크고 금발에 우아하셨죠. 아버지는 어머니의 미모 때문에 결혼하신 것 같아요. 이름도 중요했고요. 어머니는 가난한 귀족 가문 출신이셨고, 아버지는 돈이 많으셨거든요. 거의 중매결혼이나 다름없었어요.— 당신은 그를 사랑했나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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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장 – 가브리엘의 과거

— 난 그녀를 사랑하고 싶었다. 사랑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랑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차갑고, 냉담하고, 늘 바빴다. 여동생들은 돌봤지만, 나는 돌보지 않았다. 나는 장남이었고, 상속자였다. 나는 그녀의 연장선이 아니라 아버지의 연장선이었다.— 당신은 거절당했다고 느꼈죠.— 거부당했죠, 네. 투명인간 같았어요. 여덟 살이나 아홉 살쯤 됐을 때였던 것 같아요. 학교에서 그림을 하나 그렸는데, 우리 집을 나무와 꽃으로 그린 거였어요. 공작새처럼 자랑스럽게 그림을 가져와 거실로 달려가 엄마에게 보여드렸죠. 엄마는 그림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잘했네, 가브리엘. 이제 가서 놀아."라고 말씀하시고는 다시 친구분과 이야기를 나누셨어요.— 어떤 느낌이었나요?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그림을 접어서 방에 넣어두고 다시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림도, 감정도, 약점도. 그것들을 숨기고, 묻어두고, 존재하지 않는 척하는 법을 배웠다.플로렌스 델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몇 가지 메모를 했다.— 당신은 어머니가 당신을 사랑했다고 생각하나요?가브리엘은 양탄자에 시선을 고정한 채 오랫동안 생각에 잠겼다.— 모르겠어요. 어쩌면요. 그녀만의 방식으로. 뒤틀리고 서투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낼 줄 모르는 방식으로. 그녀는 나를 품에 안아준 적이 없어요. "사랑해"라는 말도 한 번도 하지 않았죠. 내가 아플 때 위로해 준 적도 없고요. 하지만 그녀는 잔인하지 않았어요. 그녀는 부재했어요. 그게 오히려 더 나빴을지도 몰라요.왜 상황을 더 악화시키나요?잔혹함은 맞서 싸울 수 있지만, 부재는 그렇지 않습니다. 부재는 공허함입니다. 당신을 빨아들이고, 통째로 삼켜버리는 공허함입니다. 저는 평생 그 공허함을 채우려 애썼습니다. 일로, 돈으로, 권력으로. 하지만 그 무엇도 그 공허함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절대로.— 그럼 엘리너는요?가브리엘은 고개를 들었고, 그의 눈은 빛났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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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4장 – 가브리엘의 과거

엘리너는 달랐어요. 그녀를 만났을 때, 내 마음속 공허함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죠. 그녀는 너무나 생기 넘치고, 따뜻하고, 빛났어요. 웃고, 그림 그리고, 사랑했죠. 나를 사랑했어요. 그런데 그 사랑을 받아들이고, 베풀고, 되돌려주는 대신, 나는 두려웠어요. 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는 건 아닌지, 잃을까 봐 두려웠죠. 그래서 그 사랑을 파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어요.— 어머니는 어떻게 당신이 어머니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을 꺾어버리셨나요?— 네. 상담 전에는 전혀 생각 못 했는데, 바로 그거였어요. 제가 겪었던 일을 그대로 반복했던 거죠. 차갑고, 거리를 두고, 무관심했어요. 아내의 그림도, 관심도, 말 한마디 한마디도 무시했죠. 어머니가 제게 했던 것처럼 아내에게 똑같이 행동했어요. 정말… 끔찍한 일이죠.— 아니, 그건 인간적인 거야. 패턴의 반복, 무의식적인 상처의 재생산이지. 가브리엘, 넌 괴물이 아니야. 넌 고통받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안겨준 사람일 뿐이야. 하지만 오늘, 넌 그걸 깨닫고 있는 거야. 그리고 바로 그 깨달음이 널 변화시킬 거야.가브리엘은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고, 그의 얼굴에는 고뇌가 가득했다."내가 변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가 마침내 말했다. "난 쉰 살이야. 쉰 년 동안 이 모습 그대로였지. 쉰 살에 정말 변할 수 있을까?""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변할 수 있어, 가브리엘. 네가 여기 있다는 게 그 증거야. 넌 여기 있고, 울고 있고, 말하고 있고, 무언가를 찾고 있잖아. 넌 이미 변했어. 그리고 진심으로 원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변할 거야."— 난 그걸 원해. 그녀를 위해서. 그녀가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도. 그녀가 날 용서하지 않더라도. 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해서야. 너 스스로를 위해 해야 해. 그게 유일한 방법이야.가브리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이 맞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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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5장 – 변명이 아닌 설명

회의가 끝났다. 가브리엘은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집어 들고 떠나기 전에 플로렌스 델마스에게 돌아섰다.— 그녀가 날 용서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아요. 용서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거죠. 남에게 용서를 구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용서하는 법을 배워야 해요. 가장 어려운 길이긴 하지만, 유일한 길이기도 하죠.가브리엘은 심각한 표정과 무거운 마음으로 떠났다. 하지만 그의 내면에는 무언가 변화가 있었다. 그는 과거를 외면하거나 변명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했다. 그리고 조금 더 자유로워진 느낌, 조금 더 진실된 모습, 조금 더 자기다운 모습을 되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엘레오노르는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몇 주 동안 그녀는 가브리엘과 거리를 두며 그의 편지를 읽지도, 메시지를 듣지도, 사절을 만나지도 않았다. 빅투아르를 통해 그녀에게 전해지는 유일한 정보는 그의 치료에 관한 것이었다. "그는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고 있어요.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아요." 그게 전부였다.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하지만 그날 아침, 빅투아르는 그녀를 만날 때 평소와는 다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심각하고, 거의 엄숙한 표정이었다."당신과 이야기할 게 있어요." 그녀는 작업실에 앉으며 말했다. "가브리엘에 관한 이야기예요.""이번엔 또 무슨 짓을 저질렀지?" 엘리너가 지친 목소리로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는 아무 짓도 안 했어요. 그의 치료사가 저에게 연락한 거예요. 물론 그의 동의를 얻고 나서요. 치료사가 당신에게 몇 가지를 알려주고 싶어 해요. 그를 옹호하려는 것도 아니고, 당신에게 영향을 주려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당신이 이해할 수 있도록요.— 뭘 이해해야 한다는 거죠?— 그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는 왜 지금의 그가 되었는가?엘리너는 거의 거절할 뻔했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8년 동안 그의 침묵, 부재, 잔인함에 대한 변명을 찾으려 애썼다. 이제 더 이상 그런 것들을 원치 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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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장 – 변명이 아닌 설명

이제 그녀는 작업실에 홀로 앉아 열린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빅투아르는 그녀에게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었다. 가브리엘의 어린 시절, 권위적이고 냉담한 아버지, 차갑고 부재했던 어머니. 무시당했던 그림들, 거부당했던 포옹, 결코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사랑해"라는 말들. 하인들의 손에 길러지고 호화로운 환경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사랑을 받지 못했던 부유한 아이의 외로움.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낸 갑옷은 결국 그의 감옥이 되어버렸다."그의 치료사는 그가 겪었던 일을 재현했다고 말했어요." 빅투아르가 설명했다. "그는 당신에게 어머니가 그에게 했던 것처럼 차갑고, 거리를 두고,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어요. 그건 변명이 아니라 설명일 뿐이에요."엘리너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런 표정 없이, 손을 무릎 위에 모은 채 듣기만 했다. 그러고 나서 빅투아르는 떠났고, 엘리너는 방금 알게 된 사실과 함께 홀로 남겨졌다.해가 지평선 너머로 천천히 지면서 하늘을 오렌지빛으로 물들였다. 엘리너는 생각에 잠겨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린 시절의 가브리엘을 떠올렸다. 어머니에게 그림을 건네면 멍한 눈길만 받던 그 어린 소년. 그의 외로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 애쓰던 모습, 그리고 자신이 결혼한 차갑고 냉정한 남자로 서서히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상상했다.이제 그녀는 이해했다.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왜 침묵하고, 왜 부재하고, 왜 그렇게 무능했는지 이해했다. 그가 악의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서 그랬다는 것을, 사랑에 대한 두려움, 연약함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그동안 표현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던 모든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그랬다는 것을 이해했다.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용서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해한다고 해서 용서하는 것도 아니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작업실 안으로 몇 걸음 들어가 미완성 캔버스 앞에 멈춰 섰다. 아직 흐릿한 여인의 초상화였는데, 그녀의 눈은 마치 말없이 강렬한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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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장 – 변명이 아닌 설명

이 모든 것에는 설명이 있었다. 원인, 근원, 대대로 전해 내려온 오래된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매일 그녀에게 고통을 안겨주었고,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사과 한마디 없이, 결국 그녀는 도망쳐 버렸다.그녀는 공책을 꺼내 책상에 앉아 이렇게 썼다."오늘, 나는 그가 어디에서 왔는지 알게 됐어. 오늘, 나는 그가 왜 나에게 그토록 큰 상처를 준 사람이 되었는지 이해하게 됐지. 이해는 하지만, 그를 용서할 순 없어. 이해한다는 건 아는 거고, 용서한다는 건 받아들이는 거잖아. 그리고 난 받아들이지 않아. 아직은. 어쩌면 영원히."그녀는 펜을 내려놓고 그 몇 줄을 다시 읽어보니, 그 말이 사실이었다. 용서할 필요도, 잊을 필요도 없었다. 이해하면서도 분노할 수 있었고, 이해하면서도 상처받을 수 있었고, 이해하면서도 그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테이블 위의 휴대폰이 진동했다. 빅투아르에게서 온 메시지였다."잘 지내세요?"그녀는 간단히 "네. 생각해 보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몇 초 후 답장이 왔다. "천천히 하세요."그녀는 전화를 끊고 창밖으로 부드럽게 내려앉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 도시 어딘가에서 내면의 악마와 싸우고, 상처를 되짚어보며, 더 나은 사람이 되려 애쓰는 가브리엘을 생각했다. 그의 눈물, 사과, 간청을 떠올렸다.그리고 처음으로 그녀는 분노도, 증오도, 무관심도 느끼지 않았다.그녀는 연민을 느꼈다. 어린 시절의 그와 어른이 되려 애쓰는 그의 모습에 대한 부드럽고 애틋한 연민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다.그녀는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날 밤, 그녀는 꿈도 악몽도 없이 평화롭게 잠들었다.그녀는 이해했다. 하지만 용서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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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8장 – 겸손의 시험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가브리엘의 치료 과정, 빅투아르가 그에 대해 이야기해 준 것들, 그리고 그가 변화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을 떠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노력만으로는 부족했다. 말만으로는, 눈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그는 이해해야만 했다. 머리로도, 감정으로도 아닌. 몸으로, 본능으로, 영혼으로. 그녀가 느꼈던 것을 느껴야만 했다. 그녀가 겪었던 일을 겪어봐야만 했다.엘레오노르는 먼저 빅투아르에게 말을 걸었고, 빅투아르는 조용히 듣다가 계획이 점점 더 명확해지자 눈썹을 치켜올렸다. 엘레오노르의 말이 끝나자 빅투아르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담한 제안입니다. 어쩌면 잔인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옳은 일입니다. 그가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그가 진정으로 변화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할 것입니다.— 만약 그가 거부한다면, 그것은 그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 될 겁니다.플로렌스 델마스를 통해 가브리엘에게 메시지가 전달되었다. 제안, 아니, 오히려 추가 조건이었다. 일종의 시험이었다. 엘레오노르가 8년 동안 살아온 것처럼 하루 동안 살아보라는 것이었다. 투명인간이 되어 하루를 보내는 것.가브리엘은 주저 없이 승낙했다.약속된 날, 그는 안내받은 주소에 도착했다. 그곳은 그가 자주 드나들던 부유한 지역과는 멀리 떨어진, 노동자 계층 동네에 있는 작고 소박한 아파트였다. 엘레오노르의 예전 작업실은 아니었지만, 그 만남을 위해 특별히 선택된, 중립적이고 익명적인 장소였다.빅투아르는 손에 공책을 든 채 문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규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녀는 아무런 서두 없이 말했다. "오늘 하루 동안 이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셔야 합니다. 전화도, 컴퓨터도, 텔레비전도 없습니다. 침대, 테이블, 의자, 그리고 모든 것이 갖춰진 간이 주방이 있습니다. 음식은 제공되지만 직접 요리하셔야 합니다. 청소 용품도 있으니 청소도 직접 하셔야 합니다."가브리엘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일기를 써야 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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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9장 – 겸손의 시험

— 레아가 쓴 글입니다. 원하신다면 담당 치료사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가브리엘은 그 충격을 받았지만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일련의 과제를 완료하게 될 것입니다. 수백만 명의 여성이 매일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평범하고 간단한 일들입니다. 여러분은 혼자서, 조용히, 도움 없이 이 과제들을 완수할 것입니다. 그리고 하루가 끝날 무렵,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적을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깨달은 바를 말입니다.— 그게 다인가요?— 그게 다예요. 그런데 그게 다면 엄청난 양이죠.그녀는 그에게 공책과 펜, 그리고 해야 할 일들이 적힌 종이를 건넸다. 가브리엘은 그것을 받아 읽더니 얼굴이 굳어버렸다.집안일. 바닥 닦기. 셔츠 다림질하기. 식사 준비하기. 설거지하기. 욕실 청소하기. 단추 달기. 빠듯한 예산으로 가계부 정리하기. 답장 안 해줄 사람에게 편지 쓰기. 한 시간 내내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말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보고, 그냥 거기 앉아 있는 것, 혼자 조용히 있는 것."오늘 저녁까지 시간이 있어요." 빅투아르가 말했다. "행운을 빌어요."그녀는 밖으로 나가 문을 닫았고, 가브리엘은 혼자 남게 되었다.처음 몇 시간은 이상하고, 거의 어처구니없을 정도였다. 그는 평생 청소를 해본 적이 없었다. 항상 하인, 가정부, 조수들이 있었다. 그는 빗자루를 잡는 법, 세제를 계량하는 법, 셔츠에 주름이 생기지 않게 다림질하는 법을 전혀 몰랐다. 그는 서툴게 시도하다가 다리미에 손가락을 데고, 비눗물 한 양동이를 쏟고, 욕설을 내뱉으며 다시 시작했다.그는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우스꽝스러워. 그녀가 매일 하던 일들을 나는 전혀 할 수 없어."정오에 그는 점심을 준비했다. 그녀가 작업실에서 혼자 처음 먹었던 것과 같은 파스타였다. 그는 파스타를 너무 익혔고, 소스는 싱거웠다. 그는 식욕 없이, 혼자, 말없이 먹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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