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성그룹 50층 전략기획실.이른 아침의 햇살이 통유리창을 넘어 고급스러운 마호가니 책상 위로 쏟아지고 있었다.연우는 여유로운 손길로 태블릿 피시의 화면을 넘겼다.화면에는 성진 어패럴의 조직도와 함께, 각 부서의 핵심 인재 5명의 프로필이 띄워져 있었다.수석 디자이너, 기획팀장, 재무 파트장, 유통망 관리 과장, 그리고 생산 라인 총괄."이 다섯 명입니다."연우가 화면을 가리키며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강지훈은 껍데기일 뿐, 지난 3년간 성진 어패럴의 실무를 실제로 지탱해 온 진짜 심장들이죠."연우의 곁에 선 태경이 머그잔을 내려놓으며 화면을 흥미롭게 내려다보았다.그는 연우의 의자 등받이에 손을 얹은 채, 그녀의 정수리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배의 선장실을 부수는 대신, 엔진을 통째로 뽑아버릴 생각이군요.""썩은 배에 유능한 선원들이 남아있을 이유가 없으니까요."연우의 붉은 입술이 차갑고 우아한 호선을 그렸다.그녀는 자신이 성진 어패럴에서 뒤치다꺼리를 하던 시절,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일했던 저 다섯 명의 가치를 정확히 알고 있었다.강지훈의 오만함과 무능함에 지쳐가면서도 회사에 남아있던 아까운 인재들이었다."어젯밤, 태성그룹 자회사의 이름으로 다섯 명 모두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보냈습니다."연우가 태블릿의 전원을 끄며 여유롭게 턱을 괴었다."연봉 3배 인상, 파격적인 인센티브, 그리고 완벽한 독립 권한 보장. 머리가 달려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죠.""내 아내의 안목이 선택한 인재들이라면, 그 정도 대우는 아깝지 않습니다."태경이 연우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감싸 쥐며 낮게 웃었다.그의 맹목적인 지지 아래, 사냥감의 숨통을 끊어버릴 치명적인 덫이 완벽하게 가동되
최신 업데이트 : 2026-07-2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