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Chapter 41 - Chapter 50

61 Chapters

41화. 뻔뻔한 불청객의 등장(2)

 가장 치명적인 것은 사진의 우측 하단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날짜였다.연우와 지훈이 이혼 도장을 찍기 훨씬 전, 즉 결혼 생활이 완벽하게 유지되고 있던 시기의 날짜들.변명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간통의 증거였다."네 아들 놈의 더러운 발정 기록입니다. 유아라가 뱃속에 아이를 가졌다는 병원 진단서 복사본도 포함되어 있고요.""너… 네가 이걸 어떻게!""왜요? 위자료 0원 각서를 순순히 써줬으니, 뒤통수를 치고 다른 여자와 뒹굴어도 내가 눈뜬장님처럼 가만히 있을 줄 아셨습니까?"연우의 붉은 입술이 자비 없는 조소를 머금었다."혼인 파탄의 귀책사유는 전적으로 강지훈에게 있습니다. 이 사진들이 세상에 풀리면, 성진 어패럴 대표의 도덕성에 치명타가 가는 건 물론이고, 제가 청구할 위자료와 재산 분할 액수는 수백억 단위로 뛰게 되겠죠."최 여사의 손이 사시나무 떨리듯 파들파들 떨렸다.그녀는 사진들을 다시 봉투 안으로 황급히 쑤셔 넣으며 소리쳤다."이, 이 독사 같은 년! 네가 감히 내 아들 뒷조사를 해?!""그건 예고편에 불과합니다."연우가 턱짓으로 테이블 위에 남은 두 번째 봉투를 가리켰다."본편은 그 밑에 있는 장부니까요. 직접 열어보시죠."최 여사는 마른침을 삼키며 두 번째 봉투를 집어 들었다.첫 번째 봉투보다 훨씬 묵직한 서류철이 그녀의 손에 잡혔다.서류의 겉면을 넘기자마자, 최 여사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벽하게 가셨다.[성진 어패럴 비자금 및 횡령 내역서]"이, 이게….""작년 가을, 스텔라 측에서 성진에 1차 투자금 300억을 집행했을 때. 그중 50억이 유령 하청업체 세 곳으로 쪼개져 흘러 들어갔더군요."연우의 얼음장 같은 목소리가 펜트하우스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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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바닥을 치는 품격(1)

 "여, 연우야! 내가 잘못했다! 이 늙은이가 눈이 멀어서 몹쓸 짓을 했어!"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주인 행세를 하며 펜트하우스를 호령하던 최 여사는, 이제 대리석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파들파들 떨고 있었다.바닥에 나뒹구는 50억 원짜리 횡령 장부와 아들의 추악한 불륜 사진들이 그녀의 목을 완벽하게 조르고 있었다.최 여사는 체면이고 뭐고 다 내던진 채, 무릎을 꿇은 상태로 연우의 다리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 왔다."한 번만… 제발 한 번만 살려다오! 지훈이 애비가 평생을 바쳐 일군 회사야. 이게 세상에 알려지면 우리 모자는 당장 길바닥에 나앉고 감방에 가야 해!"최 여사가 연우의 실크 가운 자락을 붙잡으려 손을 뻗었다.하지만 연우는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최 여사의 다급한 손길은 허공을 가르며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길바닥에 나앉는 기분, 어머님이 제일 잘 아시지 않습니까."연우의 서늘한 목소리가 거실에 울려 퍼졌다."불과 며칠 전, 쏟아지는 폭우 속에 캐리어 하나 달랑 쥐여주고 저를 쫓아내셨을 때. 그때 어머님의 표정이 얼마나 후련하고 오만했는지 저는 아직도 생생한데요.""그, 그건 내가 정말 미쳤었던 거다! 지훈이가 하도 그 요망한 유아라 년한테 홀려 있어서,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최 여사는 이제 모든 잘못을 유아라에게 떠넘기며 처절하게 변명하기 시작했다.그 추악하고 얄팍한 바닥에 연우는 가벼운 헛웃음을 흘렸다.연우는 테이블 위로 손을 뻗었다.얼음이 가득 채워져 차갑게 이슬이 맺힌 크리스털 글라스를 집어 들었다.그리고 망설임 없이, 엎드려 있는 최 여사의 얼굴을 향해 그 차가운 물을 사정없이 끼얹었다.촤아악-!"아악!"얼음장 같은 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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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바닥을 치는 품격(2)

 "죄, 죄송합니다, 회장님! 사모님께서 직접 출입을 허가하셨다기에 저희가 미처 제지하지 못하고…!""내가 당신들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내 아내를 지키기 위함이다. 변명은 필요 없어. 오늘부로 전원 해고다.""회장님, 제발 한 번만…!""태경 씨."태경의 무자비한 숙청이 떨어지기 직전, 연우가 그의 단단한 팔을 가볍게 붙잡았다."내가 올리라고 지시한 게 맞습니다. 전해줄 물건이 있었거든요."연우의 차분한 목소리에 태경의 살기가 멈칫했다.그가 고개를 돌려 연우와 눈을 맞췄다."당신이 스스로 불렀다 해도 용납할 수 없습니다."태경이 연우의 뺨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며 낮게 으르렁거렸다."그 더럽고 천박한 인간들이 당신과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조차 나는 참을 수가 없으니까요."그의 눈빛은 맹목적인 분노와 지독한 독점욕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자신이 겪은 모욕보다, 연우가 조금이라도 불쾌했을 상황 자체를 견디지 못하는 집착이었다.태경은 엎드려 있는 경호팀장을 향해 차갑게 고개를 돌렸다."해고는 보류한다. 대신 오늘부로 펜트하우스 보안 인력을 세 배로 늘려. 사모님의 이동 경로에 있는 모든 동선을 통제하고, 파리 새끼 한 마리 접근하지 못하게 해라.""명심하겠습니다, 회장님!"태경이 다시 연우를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그리고."그의 단단한 팔이 연우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자신 쪽으로 바짝 끌어당겼다."나 역시, 1초도 당신 곁에서 떨어지지 않겠습니다."연우가 눈을 살짝 크게 떴다.그룹 전체를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가 1초도 떨어지지 않겠다니, 농담이라고 하기엔 그의 표정이 너무나도 진지했다.그리고 태경의 그 선언은, 단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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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아라의 발악, 첩자의 최후 · 완벽한 함정에 빠지다(1)

 태성그룹 50층 전략기획실.넓고 쾌적한 실장실 내부에 낮고 서늘한 남자의 음성이 울렸다."전략기획실 2팀의 이 대리입니다."연우의 맞은편 거대한 임원 책상에 앉은 차태경이 태블릿을 넘기며 말했다.화면에는 한 남자가 카페 구석 자리에서 모자 푹 눌러쓴 여자와 은밀하게 봉투를 주고받는 사진이 띄워져 있었다."최근 유아라와 세 번 접촉했고, 그의 차명 계좌로 5천만 원이 입금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태경의 눈동자에 섬뜩한 살기가 어렸다."겁도 없이 내 아내의 부서에 스파이를 심어두다니. 당장 쥐도 새도 모르게 치워버리겠습니다."태경이 인터폰으로 손을 뻗으려 하자, 연우가 가볍게 그의 손등을 덮었다."잠깐만요."연우는 태블릿 속 유아라의 초조해 보이는 얼굴을 보며 매혹적인 호선을 그렸다.카드 한도가 막히고 강지훈에게 버림받을 위기에 처하자, 어떻게든 성진 어패럴을 살려낼 동아줄을 찾기 위해 발악하는 꼴이었다.그 동아줄을 하필 서연우의 책상 위에서 훔쳐낼 생각을 하다니, 얄팍하고도 멍청한 수작이었다."치우다니요. 제 발로 굴러들어 온 훌륭한 배달부인데요.""배달부라니. 저 쓰레기 같은 첩자를 살려두시겠다는 겁니까."태경이 미간을 좁히며 불만스러운 기색을 내비쳤다.자신의 곁에 껌딱지처럼 붙어 연우의 안전에 극도로 집착하는 그로서는, 연우의 주변에 위험 요소가 단 1초라도 머무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첩자는 자신이 훔친 정보가 진짜라고 굳게 믿을 때 가장 쓸모 있는 법이죠."연우가 자신의 모니터에 띄워져 있던 문서를 태경의 태블릿으로 전송했다."이게 뭡니까.""성진 어패럴의 숨통을 완벽하게 끊어버릴, 아주 달콤한 독약입니다."화면에 뜬 것은 '바이오 신소재 개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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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아라의 발악, 첩자의 최후 · 완벽한 함정에 빠지다(2)

 아라의 두 눈이 기괴하게 확장되었다."이거 확실한 거야? 서연우가 직접 진행하는 거 맞아?!""제가 제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내일 임원 회의에서 통과되면 바로 태성 자금이 수천억 단위로 투입될 진짜 황금알입니다. 그걸 성진 어패럴이 선점해서 가로챈다면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겠죠.""하, 하하하…!"아라의 입에서 미친 듯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그녀는 노트북 화면을 쓰다듬으며 환희에 몸을 떨었다."이거야. 이거면 오빠도 다시 나한테 매달릴 거야!"서연우가 기껏 태성그룹의 권력을 업고 우아한 척을 해봤자, 결국 그 핵심 정보를 빼돌린 건 자신이었다.이 기획안을 지훈에게 가져다주면, 성진 어패럴은 스텔라의 사채 빚을 청산하고 단숨에 재계 순위를 갈아치울 수 있을 것이다.그렇게 되면 자신이 진정한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나머지 잔금은 약속대로 당장 내 차명 계좌로 입금하시죠. 난 내일 당장 비행기 타고 뜰 테니까.""알았어, 알았어! 당장 입금해 줄 테니까 꺼져!"아라가 휴대폰을 조작해 이 대리에게 돈을 이체했다.이 대리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룸을 빠져나가자, 아라는 USB를 소중하게 품에 안았다."서연우. 네가 아무리 발악해 봤자 결국 내 밑바닥이야."그녀의 얼굴에 승리감에 도취된 추악한 미소가 번졌다.자신이 품에 안은 것이 성진 어패럴과 강지훈의 목숨을 완벽하게 끊어버릴 치명적인 맹독이라는 사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같은 날 오후, 태성그룹 50층 전략기획실.연우는 태블릿을 통해 유아라가 성진 어패럴 대표이사실로 들어갔다는 보고를 받았다."배달이 꽤 빨랐네요."연우가 창밖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중얼거렸다."강지훈의 그 썩어빠진 오만함이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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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아라의 발악, 첩자의 최후 · 완벽한 함정에 빠지다(3)

 지훈의 광기 어린 고함에 김 이사는 결국 체념한 듯 고개를 푹 숙이고 돌아섰다.지훈은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해외 송금창이 띄워지고, 수백억 원의 천문학적인 숫자가 입력되기 시작했다.태성그룹 50층 전략기획실.넓은 통유리창 너머로 핏빛처럼 붉은 노을이 도심을 물들이고 있었다.실장실 한가운데 놓인 대리석 테이블 위.정교하게 세공된 크리스털 체스판 위에서, 백색 킹은 흑색 기물들에게 사방이 가로막혀 완벽하게 고립되어 있었다.연우의 하얀 손가락이 서늘하게 빛나는 흑색 퀸을 천천히 매만졌다."방금 보고가 들어왔습니다."맞은편에 앉은 태경이 나른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체스판이 아닌, 오직 체스 말을 쥐고 있는 연우만을 향해 집요하게 꽂혀 있었다."강지훈이 제2금융권과 불법 사채 시장을 총동원해, 성진 어패럴 법인으로 끌어올 수 있는 마지막 1원까지 전부 대출을 실행했더군요.""스텔라가 던져준 수백억에, 고금리 빚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대로 다 긁어모았겠네요."연우가 흑색 퀸을 한 칸 전진시키며 차갑게 대꾸했다."그 멍청한 짐승이 영혼까지 털어 넣은 돈이, 이제 곧 베트남의 유령 계좌로 송금될 겁니다."태경이 자신의 흑색 나이트를 움직여 백색 킹의 퇴로를 완전히 차단했다."그들이 황금알을 낳는 현지 법인이라 믿고 있는 그 계좌. 입금되는 즉시 전 세계 수십 개의 조세회피처로 쪼개져 공중분해 되도록 완벽하게 세팅해 두었습니다.""인터폴이 출동해도 자금의 꼬리조차 찾을 수 없는 완벽한 유령 계좌죠."연우가 턱을 괴며 창밖의 노을을 응시했다."자신이 움켜쥔 게 썩은 동아줄인지도 모르고, 황금알이라 믿으며 불나방처럼 맹렬하게 타들어 가고 있군요.""욕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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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첫 데이트, 파파라치의 표적 · 폭발하는 질투심(1)

 부드럽게 멈춰 선 마이바흐의 문이 열리고, 차가운 밤공기가 훅 끼쳐왔다.연우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비현실적인 광경에 걸음을 멈췄다.수만 개의 화려한 LED 조명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는 거대한 테마파크.경쾌한 오르골 음악이 흐르고 있었지만, 그 넓은 광장에는 개미 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놀이공원이라니. 일정에 없던 장소인데요, 회장님."연우가 의아한 듯 고개를 돌렸다.차에서 내린 태경은 평소의 딱딱한 정장 대신, 차콜색 터틀넥 니트 위에 부드러운 캐시미어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날카롭고 서늘했던 그룹 총수의 아우라가 한결 느슨해진, 묘하게 나른하고 매혹적인 자태였다."우리의 결혼이 철저한 비즈니스일 뿐이라는 찌라시가 돌고 있더군요."태경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연우의 손을 자신의 코트 주머니 안으로 이끌었다.그의 커다랗고 따뜻한 손이 연우의 차가운 손가락을 빈틈없이 얽어맸다."대중의 시선을 끌 확실한 쇼가 필요했습니다. 첫 데이트만큼 완벽한 핑곗거리는 없으니까요.""쇼라기엔 파크 전체가 너무 텅 빈 것 같은데요."연우가 텅 빈 매표소와 멈춰 있는 놀이기구들을 턱짓으로 가리켰다.목격자가 없는데 어떻게 대중의 시선을 끈단 말인가."관람객들은 치웠습니다. 파파라치들이 망원 렌즈로 찍기 편하도록 통째로 대관했거든요."태경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여유롭게 대답했다."내 아내와의 데이트에 불필요한 방해물들이 끼어드는 건 질색이라서요. 기자들에게는 미리 명당자리를 슬쩍 흘려두었습니다."연우는 작게 실소를 터뜨렸다.파파라치에게 사진을 찍히기 위해 놀이공원을 통째로 대관하는 남자라니.그의 상상을 초월하는 스케일과 뻔뻔함에는 매번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철저하시네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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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첫 데이트, 파파라치의 표적 · 폭발하는 질투심(2)

 태경의 긴 손가락이 연우의 창백한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엄지손가락이 그녀의 눈가에 아주 옅게 내려앉은 피로의 흔적을 조심스럽게 문질렀다."사냥도 좋고, 복수도 좋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지독한 과거에 짓눌려 스스로를 갉아먹는 꼴은 내가 볼 수 없습니다."그의 목소리는 젖은 첼로 선율처럼 낮고 깊게 연우의 심장을 파고들었다."오늘 하루쯤은, 오만방자한 전남편도, 썩어빠진 시댁도 다 잊고 숨을 쉬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대중의 시선을 끈다는 건, 워커홀릭인 내 아내를 억지로 쉬게 만들기 위한 얄팍한 핑계에 불과했지."연우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흔들렸다.그녀가 강지훈을 완벽한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밤낮없이 데이터를 분석하고 판을 짜는 동안, 태경은 뒤에서 묵묵히 그녀의 피로를 살피고 있었던 것이다.자신이 감히 휴식을 취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던 연우의 굳은 마음이, 그의 다정한 체온 아래서 소리 없이 녹아내리고 있었다."……정말이지, 당신은."연우가 태경을 올려다보았다.가장 냉혹하고 무자비한 남자가, 오직 자신에게만 보여주는 이 지독한 순애보.복수를 위해 세워두었던 얼음장 같은 이성의 벽이 허물어지며, 연우의 붉은 입술 사이로 맑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그것은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한 차가운 조소도, 완벽하게 계산된 가짜 미소도 아니었다.모든 긴장을 내려놓고, 눈앞의 남자에게 온전히 기대며 짓는 진짜 웃음이었다.달빛을 받은 연우의 미소는 숨이 멎을 만큼 눈부시고 찬란했다."……."태경의 호흡이 찰나의 순간, 멎었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연우의 환한 웃음에 속절없이 사로잡혀 꼼짝도 하지 못했다."방금 그 웃음은, 계약서에 없던 조항인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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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첫 데이트, 파파라치의 표적 · 폭발하는 질투심(3)

 "이, 이게 다 뭐야…."지훈의 입술이 파들파들 떨리기 시작했다.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채, 그는 홀린 듯이 사진들을 옆으로 넘겼다.차태경. 그 무자비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태성그룹의 총수가, 고작 늑대 귀 모양의 우스꽝스러운 머리띠를 쓴 채 서연우에게 솜사탕을 쥐여주고 있었다.연우가 조금이라도 추울까 봐 자신의 코트 깃으로 그녀를 감싸 안고,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대한민국 재계를 쥐락펴락하는 절대 권력자가, 오직 한 여자에게 온 영혼을 바친 듯한 맹목적인 자태였다.하지만 지훈의 심장을 진짜로 찢어발긴 것은 차태경의 모습이 아니었다.관람차 안에서 찍힌 연우의 얼굴.지훈은 그 사진을 보는 순간, 위장이 기괴하게 뒤틀리고 내장이 끊어지는 듯한 끔찍한 고통을 느꼈다.서연우가 웃고 있었다.그것도 아주 환하게,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가진 여자처럼 눈부시고 찬란하게.'거짓말이야. 서연우가 어떻게 저렇게 웃어.'지훈의 숨소리가 짐승처럼 거칠어졌다.그의 기억 속 서연우는 늘 검은 뿔테 안경에 칙칙한 옷을 입고, 감정 하나 없는 기계처럼 무미건조한 표정만 짓던 여자였다.자신이 밖에서 어떤 여자와 뒹굴고 들어와도, 그저 차가운 얼굴로 회사의 재무제표만 들여다보던 지독하게 지루하고 우중충한 여자.그래서 버렸다. 그래서 짓밟았다.그런데 자신이 버린 그 여자가, 지금 세계 최고 권력자의 품에 안겨서 저토록 아름답게 피어나 있었다.'네가 뭔데 그런 표정을 지어? 네가 어떻게 나 말고 다른 새끼 품에서 그런 미소를 지어!'지훈은 알 수 없는, 아니 끔찍할 정도로 일그러진 배신감에 사로잡혔다.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미소였다.그녀를 저렇게 완벽한 여자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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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다시 만난 두 사람(1)

 서울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최고급 프렌치 레스토랑 '루미에르'.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재계 최상위층이 아니면 발조차 들일 수 없는 프라이빗한 공간이었다.은은한 첼로 선율이 흐르는 룸 안에서, 연우는 창가에 앉아 느릿하게 와인 잔을 굴리고 있었다.함께 식사하던 태경은 런던 지사와의 긴급한 통화로 잠시 자리를 비운 참이었다.끼익.그때, 굳게 닫혀 있던 룸의 문이 예고도 없이 열렸다.연우는 시선조차 돌리지 않았다.이곳의 완벽하게 교육받은 직원들이 노크도 없이 문을 열 리가 없었다.그렇다면 태경이 돌아온 것이거나, 아니면 불쾌한 불청객이거나 둘 중 하나였다."우연치고는 너무 작위적이네."연우가 와인 잔을 내려놓으며 차갑게 내뱉었다."우연이라니. 내가 이 레스토랑 예약자 명단 빼내려고 매니저한테 돈을 얼마나 찔러줬는지 알아?"비릿한 조소와 함께 강지훈이 성큼성큼 룸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그의 눈동자는 비정상적으로 번들거리고 있었다.어젯밤 파파라치 사진으로 도배된 기사를 본 직후부터, 지훈의 머릿속은 서연우가 환하게 웃고 있던 그 망할 사진으로 꽉 차 있었다.자신이 버린 여자가 세계 최고 권력자의 품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다는 사실.그 지독한 배신감과 질투심이 그를 이곳까지 이끌고 온 것이 분명했다.지훈은 허락도 없이 연우의 맞은편 의자를 빼고 털썩 주저앉았다."당장 나가. 방역 업체를 부르기 전에."연우가 테이블 위의 냅킨으로 입가를 가볍게 닦아내며 서늘하게 명령했다."왜? 네 잘난 스폰서가 올까 봐 무서워?"지훈이 테이블 위로 몸을 바짝 기울이며 낄낄거렸다.그의 얼굴에는 광기에 가까운 열등감이 짙게 배어 있었다."어제 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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