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Chapter 51 - Chapter 60

61 Chapters

51화. 다시 만난 두 사람(2)

 거대한 쇳덩이 같은 손아귀가 지훈의 오른쪽 어깨를 무자비하게 틀어쥐었다.어깨뼈가 당장이라도 으스러질 듯한 끔찍한 고통에 지훈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차태경이었다."차, 차태경……!"지훈이 고통에 몸부림치며 위를 올려다보았다.태경은 지훈의 어깨를 한 손으로 짓누른 채, 짐승처럼 서늘하게 내려다보고 있었다.늙은 재벌?지훈의 눈에 비친 태경은, 가장 완벽한 전성기를 누리는 포식자 그 자체였다.압도적인 체격과 피도 눈물도 없는 살기 앞에서 지훈의 얄팍한 자존심은 순식간에 공포로 쪼그라들었다."내 아내의 식사 자리에, 방역도 안 된 벌레 새끼가 기어 들어왔군."태경의 손아귀에 더욱 무서운 힘이 들어갔다.지훈의 뼈마디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룸 안을 소름 끼치게 울렸다."아악! 이, 이거 놔! 으윽!""네 입으로 감히 누구를 거둔다고 지껄였지."태경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 시퍼런 불꽃이 튀었다.자신의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고결한 아내를, 감히 길바닥의 오물 같은 놈이 입에 올렸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었다.당장이라도 테이블 위의 나이프를 들어 저 역겨운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살의가 요동쳤다."태경 씨."그때, 연우의 차분한 목소리가 태경의 살기를 멈춰 세웠다."내버려 두세요. 어차피 며칠 뒤면 한강 다리 위에서 스스로 뛰어내릴 목숨인데."연우는 자신의 앞에 놓인 와인 잔을 들어 우아하게 한 모금 넘겼다.그녀의 눈빛은 고통에 몸부림치는 지훈을 투명 인간 취급하고 있었다."당신 손에 저런 더러운 피를 묻힐 가치조차 없습니다."연우의 말에 태경의 턱관절에 섰던 핏대가 서서히 가라앉았다.그가 잡고 있던 지훈의 어깨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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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부도 처리, 벼랑 끝의 강지훈(1)

 성진 어패럴 대표이사실.강지훈은 초조하게 마른입술을 축이며 스마트폰의 시계를 확인했다.오후 2시.베트남 현지 법인으로 수백억의 자금을 송금한 지 꼬박 하루가 지나 있었다.원래대로라면 오늘 오전 중에 지분 양도 계약서와 함께 첫 배당 수익에 대한 확답이 돌아왔어야 했다."김 이사, 아직도 연락 안 왔어?"지훈이 신경질적으로 넥타이를 풀어 헤치며 밖을 향해 소리쳤다.하지만 비서실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았다."아침부터 다들 어디 처박혀서 전화를 안 받아! 김 이사!"지훈이 분통을 터뜨리며 자리에서 일어난 순간이었다.벌컥!대표실 문이 부서질 듯 열리며 김 이사가 뛰어 들어왔다.그의 얼굴은 며칠 동안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은 송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손에 쥐고 있던 서류 뭉치가 사시나무 떨리듯 파들파들 떨렸다."왜 이제 와! 베트남 쪽에서 연락 왔어? 계약서는!""대, 대표님……."김 이사의 입술이 기괴하게 달싹였다.그는 서류를 건넬 생각도 하지 못한 채, 텅 빈 눈으로 지훈을 쳐다보며 허덕였다."사, 사기랍니다.""뭐?""전부…… 전부 가짜였습니다!"김 이사의 비명 같은 목소리가 대표실을 찢어발겼다."방금 국제 범죄 수사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저희가 돈을 송금한 베트남의 바이오 신소재 법인은, 실체도 없는 완벽한 페이퍼 컴퍼니랍니다!"지훈의 심장이 발밑으로 쿵 하고 떨어져 내렸다."무, 무슨 개소리야! 태성그룹 워터마크가 찍혀 있었잖아! 차태경이 극비로 꽁꽁 숨겨두고 진행하던 프로젝트라고!"지훈이 이성을 잃고 김 이사의 멱살을 거칠게 틀어쥐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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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부도 처리, 벼랑 끝의 강지훈(2)

 사무실 밖에서 유리창이 박살 나는 끔찍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강지훈 어딨어! 강지훈 이 새끼 당장 나와!""내 돈 내놔, 이 사기꾼 새끼야!"소름 끼치는 고함 소리와 함께, 성진 어패럴의 외부 사무실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어음 결제가 막혔다는 소문을 듣고 득달같이 달려온 하청업체 사장들과, 지훈에게 단기 자금을 빌려주었던 험악한 사채업자들이 회사 문을 부수고 들이닥친 것이다."대, 대표님!"김 이사가 기겁하며 문을 잠그려 했지만 늦었다.쾅!대표실의 무거운 문이 뜯겨 나가듯 열리며, 눈이 뒤집힌 채권자들이 짐승처럼 밀려 들어왔다."강지훈! 네놈이 여기 숨어 있었구나!""아, 아닙니다! 오해가 있습니다! 내일 당장, 아니 모레까지는 어떻게든 결제를……!"지훈이 뒷걸음질을 치며 변명하려 했지만, 거구의 사채업자 한 명이 달려들어 지훈의 멱살을 짐승처럼 틀어쥐었다."결제? 베트남에서 수백억 털려놓고 무슨 돈으로 결제를 해! 당장 내 돈 내놔, 이 새끼야!"퍽!사채업자의 굵은 주먹이 지훈의 얼굴을 자비 없이 가격했다.지훈의 입술이 터지며 시뻘건 피가 허공으로 튀었다."아아악!"지훈이 비명을 지르며 대리석 바닥으로 처참하게 나뒹굴었다.채권자들은 바닥에 쓰러진 지훈을 에워싸고 무자비하게 짓밟고 걷어차기 시작했다."내 돈! 우리 공장 식구들 목숨줄이 달린 돈이라고!""차도 팔고 시계도 다 팔아! 당장 현금 내놔!"책상 위의 서류들이 눈보라처럼 흩날리고, 명품 장식장들이 와장창 깨지며 바닥으로 쏟아졌다.고급스러웠던 성진 어패럴의 대표이사실은 순식간에 피와 유리가 뒹구는 생지옥으로 변해버렸다."크흑, 커헉&hel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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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버려진 내연녀(1)

 성북동 저택의 육중한 현관문이 힘없이 열렸다.채권자들의 구둣발에 짓밟혀 피투성이가 된 강지훈이 넋이 나간 얼굴로 비틀거리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이거 놔! 이거 한정판이라고! 내 가방에 당장 그 더러운 손 떼지 못해?!"저택 안은 이미 아수라장이었다.검은 정장을 입은 법원 집행관들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구와 고가의 예술품들에 시뻘건 압류 딱지를 붙이고 있었다.스텔라 측의 법률 대리인이 이자 연체와 동시에 유예 기간 없이 담보를 회수하겠다는 계약서 조항을 즉각 실행에 옮긴 것이다.유아라는 거실 바닥에 널브러진 에르메스 박스들을 끌어안고 미친 사람처럼 악을 쓰고 있었다."오, 오빠! 마침 잘 왔어! 빨리 이 사람들 좀 쫓아내 봐!"지훈의 끔찍한 몰골을 발견한 아라가 그에게 달려갔다.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퉁퉁 부어오르고 피가 흐르는 지훈의 얼굴이 아니라, 오직 그가 해결해 줄 돈에만 꽂혀 있었다."내 다이아몬드 시계랑 가방까지 다 빼앗아가려고 하잖아! 스텔라에서 투자금 들어왔다며! 빨리 수표 끊어서 이 사람들 얼굴에 던져버리라고!"지훈은 텅 빈 눈동자로 자신의 소매를 붙잡고 흔드는 아라를 내려다보았다.'돈.'이 여자의 머릿속에는 오직 그 단어 하나뿐이었다.3년 전, 회사가 1차 부도 위기를 맞았을 때 서연우는 자신의 결혼반지까지 전당포에 내다 팔았다.자신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들어오면, 연우는 창백한 얼굴로 달려와 상처부터 어루만져 주었다.그런데 눈앞의 이 천박한 여자는, 남편이 될 남자가 피투성이가 되어 들어왔는데도 제 명품 가방에 붙은 빨간 딱지 타령만 하고 있었다."투자금…."지훈의 갈라진 입술 사이로 바람 빠진 실소가 새어 나왔다."다 날아갔어. 네가 가져온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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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버려진 내연녀(2)

 아라가 머리채가 산발이 된 채 최 여사에게 기어가 매달렸다.하지만 최 여사의 반응은 아라의 예상과 완벽하게 달랐다."이 요망한 년!"최 여사가 아라의 뺨을 있는 힘껏 내리쳤다.방금 지훈에게 맞았던 반대쪽 뺨이 터지며 아라가 비명을 질렀다."어디서 근본 없는 기생수 같은 게 굴러들어와서 우리 지훈이 앞길을 망쳐! 네 년이 이 집에 발을 들이고 나서부터 우리 집안이 쫄딱 망했어!""어머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제가 누굴 위해서 그 기획안을 훔쳐 왔는데!""닥쳐! 서연우 그 독사 같은 기집애를 쫓아내라고 부추긴 것도 너잖아!"최 여사는 이제 모든 파멸의 책임을 아라에게 뒤집어씌우고 있었다.자신이 횡령한 사실이나 아들의 무능함은 안중에도 없었다."당장 이 집에서 나가! 파혼이야! 너 같은 년은 우리 며느리로 한순간도 인정한 적 없어!""뭐라고요?!"아라가 기가 막히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파혼? 웃기지 마세요! 망해가는 껍데기 집안 며느리 자리, 저도 이제 줘도 안 가지니까! 내 짐 당장 챙겨서 나갈 테니까 비켜요!"아라가 악에 받쳐 자신이 챙겨둔 에르메스 백과 보석함으로 손을 뻗었다.하지만 최 여사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아라의 손을 쳐냈다."어딜 만져! 그거 다 우리 지훈이 회삿돈으로 산 거잖아!""내 놔요! 이거 내 거라고!""아주머니들! 뭐 해! 당장 이 년 끌어내!"최 여사의 서슬 퍼런 명령에, 겁에 질려 구석에 서 있던 가사도우미 두 명이 달려와 아라의 양팔을 붙잡았다."이거 놔! 미쳤어?! 강지훈! 너 뭐 하는 거야, 빨리 말려!"아라가 발버둥 치며 지훈을 불렀지만, 지훈은 바닥에 주저앉아 초점 잃은 눈으로 허공만 응시할 뿐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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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과거의 구원자, 현재의 연인 · 무릎 꿇은 전남편(1)

 태성 펜트하우스의 거실.도심의 야경을 등지고 선 연우의 앞으로 두 장의 서류가 놓여 있었다.성진 어패럴 1차 부도 확인서.그리고 강지훈과 유아라, 최 여사 일가에 대한 스텔라의 담보권 실행 및 압류 집행 증명서.단 한 번의 자비도 없는 완벽한 참수였다.3년 동안 연우를 유령처럼 취급하고, 그녀의 고혈을 빨아먹어 세운 모래성은 이제 단 한 줌의 먼지조차 남기지 않고 바스라졌다."기분이 어떠십니까."와인 두 잔을 들고 다가온 태경이 연우의 곁에 섰다.그의 시선은 테이블 위의 통쾌한 복수 증명서가 아닌, 오직 연우의 얼굴에만 머물러 있었다."후련하네요. 앓던 이를 뽑아낸 것처럼."연우가 와인 잔을 받아 들며 나른하게 웃었다."그들이 제가 스텔라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이 와인이 수십 배는 더 달콤하게 느껴질 것 같거든요.""아주 볼만하겠죠. 그 멍청한 사냥감들의 마지막 절망을 감상할 특등석은 이미 마련해 두었습니다."태경이 잔을 가볍게 부딪히며 짙은 미소를 지었다."당신의 그 완벽한 설계와 솜씨에 다시 한번 건배를."쨍.크리스털 잔이 맑은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와인을 한 모금 넘긴 연우는 가만히 태경을 올려다보았다.강지훈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과정 내내, 태경은 단 한 번도 그녀의 방식을 의심하거나 제지하지 않았다.오히려 그녀가 휘두르는 칼날이 무뎌지지 않도록, 뒤에서 거대한 권력의 방패가 되어 그녀를 완벽하게 지켜주었다."고마워요."연우의 붉은 입술 사이로 아주 작고 진실한 속삭임이 흘러나왔다."당신이 아니었다면, 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그들의 숨통을 끊어놓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태성그룹이라는 당신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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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과거의 구원자, 현재의 연인 · 무릎 꿇은 전남편(2)

 단순한 우연인 줄 알았다.자신이 스텔라로서 복수를 계획하던 찰나, 차태경이라는 거대한 권력이 변덕처럼 자신을 주워 준 것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아니었다.이 남자는 아주 오래전부터, 오직 자신 하나만을 찾기 위해 그 끔찍한 후계자 다툼을 이겨내고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온 것이었다."왜…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요."연우의 차가웠던 눈동자에 처음으로 투명한 물기가 맺혔다.항상 가면처럼 쓰고 있던 우아하고 냉정한 얼굴이 무너지며, 과거의 상처받은 소녀의 모습이 겹쳐졌다."당신이 또 도망칠까 봐."태경이 연우의 이마에 깊게 입술을 누르며 짐승처럼 거친 숨을 내쉬었다."아직 당신의 마음에는 빈자리가 없었으니까. 강지훈에 대한 복수심과 과거의 상처로 꽉 막혀 있어서, 내 감정을 밀어붙이면 당신이 부서질까 봐 두려웠어."그의 진심 어린 두려움과 애틋함에 연우의 뺨을 타고 결국 눈물이 흘러내렸다.세상천지에 내 편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며 피를 토하듯 살아왔다.하지만 등 뒤에는 항상 이 남자가 버티고 서서, 그녀가 휘청일 때마다 완벽한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있었다."이제 더 이상 계약 파트너라는 핑계 뒤에 숨지 않겠습니다."태경이 연우의 눈물을 커다란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냈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오직 연우만을 향한 지독한 갈망과 사랑이 들끓고 있었다."내 곁에 있어 줘요. 복수를 위한 칼날이 아니라, 내 세상의 완벽한 주인으로서."태경의 절절한 고백에 연우는 더 이상 이성을 유지할 수 없었다.그녀가 먼저 태경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당신은 정말… 지독한 바보예요."연우의 울음 섞인 맑은 웃음소리가 펜트하우스를 채웠다.태경은 연우의 허리를 감싸 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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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과거의 구원자, 현재의 연인 · 무릎 꿇은 전남편(3)

 지훈이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기괴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는 이 굴욕적인 퍼포먼스가 태성그룹 총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을 거라 착각하고 있었다.'그래. 이건 굴복이 아니야. 회사를 살리기 위한 대표의 희생이다. 차태경이 내 절박함을 보면, 이깟 푼돈쯤은 던져주겠지.'스스로를 합리화하며 덜덜 떨고 있던 그때였다."회장님 오십니다. 게이트 비우세요."로비 입구 쪽에서 무전기를 든 경호팀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자동문이 열리고, 눈이 시리도록 차가운 아침 공기와 함께 수십 명의 수행원을 대동한 남녀가 로비로 들어섰다.완벽한 핏의 블랙 수트를 입고 서늘한 아우라를 내뿜는 차태경.그리고 그 곁에서, 태경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우아하게 걸음을 옮기는 서연우였다.은은한 진주 장식이 달린 화이트 투피스를 입은 연우는, 마치 이 거대한 성의 완벽한 지배자처럼 기품이 넘쳤다."회장님! 차 회장님!"바닥에 엎드려 있던 지훈이 구세주라도 만난 듯 고개를 번쩍 치켜들었다.그가 무릎을 꿇은 채 엉금엉금 앞으로 기어 나오자, 경호원들이 즉각 튀어나와 그의 앞을 무자비하게 막아섰다."저, 저번 레스토랑에서의 결례는 제가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발 성진 어패럴을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 태성에서 보증만 서주시면, 아니 브릿지 자금 절반만 대주셔도 제가 어떻게든…!"지훈의 처절한 구걸이 로비를 쩌렁쩌렁 울렸다.태경의 걸음이 멈췄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바닥을 기어 다니는 지훈을 향해 아주 느릿하게 굴러갔다.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었다.아주 잘 뭉개진, 역겨운 벌레의 사체를 내려다보는 듯한 지독한 경멸이었다."김 비서. 태성그룹 본사 1층에 쓰레기 무단 투기를 허락한 적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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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구걸과 자비 없는 조소 · 아라의 굴욕적인 발악(1)

 "끝이 아니라, 지옥의 시작일 뿐이니까."연우의 서늘한 선고가 태성그룹 1층 로비를 차갑게 얼어붙게 만들었다.자비라고는 단 한 줌도 섞이지 않은 그 완벽한 조소 앞에, 지훈의 핏발 선 눈동자가 기괴하게 요동쳤다.'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서연우가 나한테 이럴 수는 없어!'지훈의 머릿속에서 이성의 끈이 완벽하게 툭, 끊어졌다.그는 자신이 버렸던 여자가, 이 거대한 제국의 꼭대기에서 자신을 벌레 취급한다는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아니, 받아들이는 순간 자신이 걸어 들어갈 곳이 완벽한 파멸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었다."연우야! 서연우!"지훈이 바닥을 짚고 있던 두 손을 뻗어, 짐승처럼 앞으로 기어 나왔다."접근하지 마라."태경의 곁에 서 있던 경호원들이 즉각 살벌한 기세로 튀어나왔다.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지훈의 발악이 찰나의 순간 더 빨랐다.그가 바닥을 기다시피 몸을 던져, 연우의 새하얀 와이드 팬츠 끝자락을 두 손으로 꽉 움켜쥐었다."연우야, 제발!"지훈의 땀과 피로 얼룩진 더러운 손이, 티끌 하나 없이 우아한 연우의 바지깃을 흉측하게 구겨놓았다."이 미친 새끼가 감히 어디에 손을 대."태경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 즉각 시퍼런 살의가 폭발했다.그의 턱관절에 핏대가 솟아오르고, 당장이라도 지훈의 목을 꺾어버릴 듯 그가 한 걸음 나섰다."회장님. 잠시만요."연우가 태경의 단단한 팔을 가볍게 터치하며 그를 만류했다.태경의 걸음이 우뚝 멈췄다.그의 눈빛은 여전히 지훈을 찢어발길 듯 살벌했지만, 연우의 손길 한 번에 얌전한 대형견처럼 그녀의 처분을 기다렸다.연우는 자신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매달린 지훈을 조용히 내려다보았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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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구걸과 자비 없는 조소 · 아라의 굴욕적인 발악(2)

 "네가 짓밟았던 내 3년의 가치가 이거야."그 잔혹하고 자비 없는 한마디가 로비의 공기를 완벽하게 장악했다.바닥을 기는 벌레에게 던지는, 가장 치명적이고 우아한 팩트 폭력이었다.수백 명의 구경꾼들 사이에서 숨 막히는 카타르시스가 소리 없이 폭발하고 있었다."흐윽, 허억……."지훈은 더 이상 애원할 힘조차 잃은 채 바닥에 뺨을 비비며 헐떡였다.손등에서 느껴지는 끔찍한 통증보다, 서연우라는 여자가 자신을 완벽하게 버렸다는 절망감이 그의 숨통을 끊어놓고 있었다.자신이 걷어찬 것은 촌스럽고 무능한 전처가 아니었다.성진 어패럴의 심장이자, 유일한 구원자였던 절대적인 존재였다.그 처절한 깨달음이 뒤늦게 그의 뼛속까지 파고들었지만, 이미 모든 것은 산산조각이 난 뒤였다."이 더러운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뭐 하는 거지."태경의 서릿발 같은 목소리가 로비의 정적을 깼다.그제야 얼어붙어 있던 보안 요원들이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달려들었다."아, 안 돼! 놔! 연우야! 한 번만!"양쪽 겨드랑이를 붙잡힌 지훈이 짐승처럼 질질 끌려가며 발악했다.피투성이가 된 손을 허공으로 뻗으며 연우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서연우우우!"하지만 연우는 핏자국이 묻은 자신의 구두 굽을 무심하게 바닥에 문질러 닦아낼 뿐,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태경이 자신의 실크 손수건을 꺼내 연우의 바지깃에 묻은 먼지를 정성스럽게 털어내 주었다."내 아내의 바짓가랑이를 더럽힌 대가 치고는 너무 관대한 처분이군요."태경이 손수건을 바닥에 미련 없이 버리며 낮게 웃었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지훈을 무자비하게 짓밟던 연우의 자태에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자신의 손에 피를 묻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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