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통보를 받은 날, 세계 1위 재벌과 계약했다: Chapter 61 -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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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구걸과 자비 없는 조소 · 아라의 굴욕적인 발악(3)

 마치 길가에 널브러진 더러운 오물 덩어리를 피하듯, 지독하게 불쾌하고 건조한 움직임이었다."회, 회장님! 저 유아라예요! 서연우 실장의…… 아니, 강지훈의 약혼녀였던 유아라요!"자신을 투명 인간 취급하려는 태경의 태도에 다급해진 아라가 무릎을 꿇은 채 앞으로 기어 나갔다.그녀가 태경의 코트 자락을 붙잡으려 손을 뻗은 그 찰나였다."감히 어디에 손을 대."지옥 밑바닥에서 긁어 올린 듯한, 서릿발 같은 음성."히익……!"아라의 손이 허공에서 멈칫했다.태경이 처음으로 고개를 숙여 아라를 굽어보았다.그의 칠흑 같은 눈동자에는, 그녀가 기대했던 호기심이나 욕정 따위는 단 한 줌도 존재하지 않았다.그것은 완벽한 혐오였다.전염병을 옮기는 더러운 해충을 내려다보는 듯한, 끔찍할 정도의 역겨움."네깟 벌레 새끼가 내 이름을 입에 올린 것도 불쾌한데."태경이 미간을 무섭게 일그러뜨리며 낮게 으르렁거렸다."어딜 감히 발정 난 개새끼처럼 내 앞에서 살을 까뒤집고 발악이지?"그의 잔혹하고 적나라한 폭언에 아라의 얼굴이 순식간에 수치심으로 붉게 달아올랐다.하지만 그녀는 여기서 포기할 수 없었다.이대로 쫓겨나면 정말 길바닥에서 얼어 죽을지도 몰랐다."회, 회장님! 오해예요! 저도 강지훈 그 쓰레기한테 속은 피해자일 뿐이라고요!"아라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가슴팍을 더 깊이 파헤쳤다.어떻게든 시선을 끌어보려는 천박하고 눈물겨운 미인계였다."강지훈이 서연우한테 미련을 못 버려서 저를 이용하고 버린 거예요! 저 갈 곳이 없어요…… 회장님이 저를 거둬주시면, 저 정말 뭐든 다 할 수 있어요!"아라가 혀를 짧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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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언론을 장악한 흑역사 폭로(1)

 태성그룹 50층 전략기획실.연우의 하얀 손가락이 키보드 위를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다.마우스 커서가 멈춘 곳은, 수십 개의 대형 언론사 사회부 기자들의 이메일 주소가 빼곡하게 적힌 수신인 란이었다."어제 주차장에서 벌어진 촌극은 잘 들었습니다."연우가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는 태경을 향해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벌레 한 마리가 꽤나 처절하게 발악했다던데요.""그 더러운 이름조차 내 앞에서 꺼내지 마십시오. 불쾌하니까."태경이 미간을 찌푸리며 마시던 에스프레소 잔을 소리 나게 내려놓았다.어젯밤 퇴근길, 유아라가 얄팍한 원피스 차림으로 몸을 던지며 유혹하려 들었던 사건은 태경에게 지독한 불결함만을 남겼다."그래서 내가 직접 치워주려고요. 당신 시야에 두 번 다시 얼씬거리지 못하게."연우가 마우스를 클릭해 압축 파일 하나를 이메일에 첨부했다.[제보] 성진 어패럴 강지훈 대표의 내연녀, 유아라의 실체를 고발합니다."그 파일 안에 뭐가 들었습니까."태경이 흥미롭다는 듯 상체를 앞으로 기울였다.연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화면에 띄워진 수십 장의 문서와 사진들을 차례로 열어 보였다."유아라가 강지훈에게 접근하기 전, 강남에서 벌였던 5억 원대 명품 수입 사기 사건의 피해자 명단과 고소장 접수 내역입니다."연우의 서늘한 목소리가 실장실에 울렸다."그리고 그녀가 고등학교 시절, 동급생을 상대로 저질렀던 악질적인 학교 폭력 기록이죠. 피해자의 고막이 파열되었던 병원 진단서와, 당시 돈으로 입을 막았던 합의서 사본까지 전부 다요.""…….""사기 친 돈으로 명품을 휘감고 재벌가 며느리 행세를 하려 했다니, 꽤나 눈물겨운 노력 아닙니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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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언론을 장악한 흑역사 폭로(2)

 "꺄아아아악! 그만해! 그만하라고!"아라가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고 미친 듯이 발악했다.과거에 자신이 짓밟았던 피해자들이 연우의 폭로를 기점으로 일제히 들고일어난 것이다.돈으로 막고, 협박으로 입을 틀어막았던 추악한 진실들이 모조리 세상 밖으로 기어 나와 그녀의 목을 옥죄고 있었다."서연우. 서연우가 한 짓이야! 그 미친년이 내 뒷조사를……!"아라가 이빨을 까득 깨물며 저주를 퍼부었다.하지만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당장 주머니에는 컵라면 하나 사 먹을 돈조차 남아있지 않았고, 문밖으로 나가는 순간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돌을 던질 것 같은 끔찍한 공포에 사로잡혀 있었다.쾅! 쾅! 쾅!그때, 모텔방의 철문이 부서질 듯 거칠게 흔들렸다."……!"아라의 숨이 턱 막혔다.그녀는 숨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문 쪽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안에 있는 거 다 압니다! 문 여세요!"문밖에서 들려오는 거칠고 위압적인 남자의 목소리."서,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입니다! 유아라 씨, 사기 및 협박 혐의로 체포영장 발부되었습니다! 당장 문 안 열면 강제 개방하겠습니다!"경찰이었다.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구체적인 증거들이 언론을 통해 쏟아지자, 수사 당국이 즉각적으로 움직인 것이다."안 돼. 싫어! 나 안 가!"아라가 뒷걸음질을 치며 벽 구석으로 바짝 붙었다.그녀의 눈동자가 극도의 공포로 기괴하게 요동쳤다.이 좁은 방 안에서 도망칠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쾅! 콰직!결국 낡은 모텔방의 잠금장치가 박살 나며, 험악한 인상의 형사 세 명이 방 안으로 들이닥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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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달콤한 열병, 진짜 부부가 되다(1)

 태성그룹 50층 전략기획실.스크린 속 뉴스가 꺼지고, 서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완벽한 승리였다. 강지훈의 목을 조르던 유아라라는 성가신 방해물이 사회의 밑바닥으로 영원히 치워졌다."이제 퇴근하죠, 회장님."연우가 창가에서 돌아서며 가방을 집어 들었다.하지만 그녀가 첫걸음을 내디딘 그 순간이었다.핑-.세상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시야가 새카맣게 점멸했다.지난 몇 주간, 강지훈의 숨통을 끊기 위해 단 하루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팽팽하게 당겨두었던 긴장의 끈.그 지독했던 이성의 끈이 목표를 달성한 순간 거짓말처럼 툭 하고 끊어져 버린 것이다."서연우!"바닥으로 곤두박질치려던 연우의 몸을, 태경이 짐승 같은 속도로 튀어나와 낚아챘다.그의 단단한 팔 안에 안긴 연우의 몸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연우야. 서연우!"태경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미친 듯이 흔들렸다.언제나 서늘하고 냉혹했던 태성그룹 총수의 얼굴이, 태어나 처음으로 극도의 공포에 질려 하얗게 굳어버렸다.그는 정신을 잃은 연우를 안아 든 채 실장실 문을 부수듯 박차고 나갔다."김 비서! 당장 펜트하우스로 주치의 불러!"태경의 찢어질 듯한 고함이 50층 복도를 처절하게 울렸다.---태성 펜트하우스의 침실.은은한 수면등만이 켜진 방 안에는 무거운 침묵과 더운 숨소리만이 감돌고 있었다.연우는 무거운 눈꺼풀을 아주 느릿하게 밀어 올렸다.온몸을 짓누르던 끔찍한 근육통과 열기는 한풀 꺾여 있었다.대신 그녀의 이마 위로, 기분 좋게 차가운 물수건이 조심스럽게 얹어졌다."……."연우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침대 곁에는 차태경이 앉아 있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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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달콤한 열병, 진짜 부부가 되다(2)

 "바보 같네요. 태성그룹 회장님이 고작 감기몸살 하나에 이렇게 이성을 잃다니."태경은 그녀의 손길을 피하지 않았다.오히려 연우의 손바닥에 자신의 뺨을 깊이 묻으며, 그녀의 체온을 온전히 탐했다."당신이 관련된 일에 내게 이성 따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태경의 눈동자가 연우의 눈을 집요하게 옭아매며 짙게 일렁였다.과거, 지훈과 함께 살던 시절의 연우는 아파도 혼자 약을 삼키고 어두운 방 안에서 홀로 열을 삭혀야만 했다.지훈은 그녀가 아프든 말든 자신의 체면과 회사의 이익만을 챙기며 밖으로 겉돌았으니까.하지만 차태경은 달랐다.그는 세상의 모든 권력을 다 가진 포식자이면서도, 오직 서연우라는 여자 하나가 열이 난다는 이유로 완벽하게 무너져 내렸다.그 진심 어린 눈빛과 닿아오는 다정한 체온이, 연우가 굳게 닫아두었던 마음의 마지막 빗장을 소리 없이 부숴버렸다.'아.'연우는 자신이 이 남자를 온전히 의지하고, 또 사랑하게 되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복수를 위해 잡았던 손이 어느새 그녀를 살게 하는 유일한 구원줄이 되어 있었다."차태경 씨."연우가 나른하게 몸을 일으켜 침대 헤드에 기대어 앉았다.그녀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고 맑게 빛나고 있었다.태경은 연우의 눈빛이 변한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항상 자신을 향해 쳐두었던 그 미세한 경계선의 벽.그 투명한 유리벽이 지금,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태경의 심장 박동이 거칠게 요동치기 시작했다.그가 연우의 허리를 조심스럽게 감싸 안으며, 숨결이 닿을 만큼 거리를 좁혔다."나는 더 이상 인내심 깊은 비즈니스 파트너 노릇을 할 생각이 없습니다."태경의 목소리가 젖은 첼로 선율처럼 짙고 위험하게 갈라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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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쏟아지는 주식, 회장직 박탈 위기(1)

 태성 펜트하우스의 넓은 침실.거튼 틈새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하얀 시트 위를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연우는 나른한 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허리를 단단하게 끌어안은 채 잠들어 있는 차태경의 반듯한 얼굴이었다.어젯밤의 지독하게 뜨거웠던 키스.그리고 밤새도록 이어진, 마치 세상이 멸망해도 이 품 안에서만큼은 절대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한 그의 맹목적인 애정.연우는 자신을 옭아맨 태경의 단단한 팔을 풀려다, 오히려 그에게 더 깊숙이 안겨 들며 작게 미소 지었다."아침부터 그런 눈으로 쳐다보면, 곤란합니다."눈을 감은 채로 태경이 낮게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그가 천천히 눈을 뜨자, 칠흑 같은 눈동자 속에 오직 연우의 얼굴만이 꽉 차게 담겼다."어젯밤 분명히 경고했을 텐데요. 이제 진짜 부부가 된 이상, 당신은 내 품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날 수 없다고."태경이 연우의 이마에, 콧등에, 그리고 붉은 입술에 차례로 가볍게 입을 맞췄다.달콤하고도 짙은 소유욕이 펜트하우스의 아침 공기를 빈틈없이 채우고 있었다."벗어날 생각 없습니다."연우가 태경의 흐트러진 앞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기며 나른하게 대답했다."하지만 오늘만큼은 침대 밖으로 나가야겠네요. 사냥감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놓을 타이밍이거든요."태경의 입가에 짙은 호선이 그려졌다.자신의 품 안에서 한없이 부드럽게 녹아내리다가도, 일 앞에서는 순식간에 서늘한 여왕으로 돌아오는 이 갭 차이가 그를 완벽하게 미치게 만들었다."당신이 원한다면 기꺼이 보내드려야죠."태경이 아쉽다는 듯 연우의 허리를 한 번 더 강하게 끌어안았다 놓아주었다.그는 침대에서 먼저 일어나 연우에게 가운을 걸쳐주며, 지독하게 다정한 목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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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쏟아지는 주식, 회장직 박탈 위기(2)

 "이, 이게 무슨 일이야. 김 이사! 당장 들어와!"지훈이 미친 사람처럼 고함을 쳤다.급히 뛰어 들어온 김 이사의 얼굴 역시 백지장처럼 하얗게 질려 있었다."대, 대표님! 누군가 우리 회사 주식을 미친 듯이 사들이고 있습니다!""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어! 어떤 미친 새끼가 이 썩은 주식을 싹쓸이하고 있는 거냐고!"지훈이 마우스를 쥔 채 모니터를 부술 듯이 노려보았다.휴지 조각이 되어 바닥에 처박혔던 주식이, 거대한 매수세에 밀려 순식간에 꿈틀거리고 있었다.일반적인 저점 매수가 아니었다.이것은 회사의 지분을 통째로 삼키려는 완벽한 '적대적 M&A'의 징후였다."추적해 봤습니다! 외국계 기관 창구를 통해 들어오고 있는데, 자금의 출처가……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입니다!""뭐? 스텔라?!"지훈의 핏발 선 두 눈이 터질 듯이 확장되었다."그 사채업자 새끼들이 왜 우리 주식을 사! 이미 내 지분 다 담보로 빼앗아 갔잖아!""담보로 잡힌 대표님의 지분율로는 완벽한 의결권을 행사하기 부족하니까요! 시장에 쏟아진 개미들의 물량까지 전부 긁어모아서, 확실하게 최대 주주로 올라서려는 겁니다!"김 이사가 절망적인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대로 가다간 경영권이 완벽하게 스텔라 쪽으로 넘어갑니다! 당장 자금을 풀어서 경영권 방어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도 주식을 사들여서 지분율을 지켜야 한다고요!"경영권 방어.자신의 회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떻게든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여 지분을 방어해야 했다.하지만."돈이……."지훈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며 비참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돈이 어딨어! 법인 계좌는 전부 동결됐고, 내 개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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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꼬리를 잡히다(1)

 성진 어패럴 대표이사실.깨진 유리 조각과 서류 더미가 발에 치이는 폐허 속에서, 강지훈은 짐승처럼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찾아내. 당장 찾아오라고!"지훈이 피딱지가 앉은 손으로 책상을 내리치며 악을 썼다."내 지분을 다 빼앗고 시장에 풀린 주식까지 싹쓸이한 그 악마 새끼가 누군지!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진짜 실소유주가 누군지 무조건 알아와!"그의 앞에는 어둠의 경로에서 활동하는 전문 정보 브로커가 무심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경영권이 통째로 넘어가고 자신이 해임될 위기에 처하자, 지훈은 마지막 남은 개인 비자금까지 전부 털어 브로커를 고용한 참이었다.자신을 이 지독한 지옥으로 쳐박은 유령 같은 투자자의 정체라도 알아야, 억울해서 미쳐버릴 것 같은 속이 풀릴 것 같았다."벌써 조사 끝났습니다."브로커가 품에서 얇은 서류 봉투 하나를 꺼내 지훈의 책상 위로 던졌다."스텔라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성진 어패럴의 주식을 매집한 자금의 흐름. 버진아일랜드에 있는 페이퍼 컴퍼니를 세 군데나 거치며 꼬리를 숨겼더군요.""그래서! 본체가 누구냐고! 차태경이야?!"지훈이 침을 튀기며 서류 봉투를 거칠게 찢어발겼다.태성그룹이 아니라면, 이토록 무자비하고 압도적인 자금력으로 자신의 숨통을 끊어놓을 인간이 있을 리 없었다."아닙니다."브로커의 건조한 대답이 텅 빈 사무실을 울렸다."자금 추적의 끝에 닿은 곳은 국내의 한 차명 계좌였습니다. 그리고 그 계좌의 실질적 통제권을 가진 VVIP 고객의 진짜 이름은……."브로커가 지훈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입술을 달싹였다."서연우입니다.""……!"순간, 지훈의 뇌리에서 이명을 동반한 거대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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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꼬리를 잡히다(2)

 그는 손톱이 부러지고 손가락 끝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것도 모른 채 먼지 구덩이를 뒤졌다.마침내, 바닥에 나뒹구는 푸른색 바인더 하나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2023년 성진 어패럴 1분기 재무 기획안]지훈이 떨리는 손으로 바인더를 집어 들었다.페이지를 넘기자, 가장 마지막 장에 기획안을 작성한 자의 서명란이 나타났다.[작성자 : 서 연 우]지훈은 그 페이지를 뜯어내어 책상 위로 가져갔다.그리고 자신의 금고 다이얼을 미친 듯이 돌려 열었다.금고 안에는 몇 달 전, 회사를 살리기 위해 자신이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와 맺었던 수백억짜리 브릿지 자금 대출 약정서가 고이 모셔져 있었다.지훈은 스텔라의 약정서를 꺼내, 연우의 옛날 기획안 바로 옆에 나란히 내려놓았다.[최고 책임자 : Stella]적막이 내려앉은 사무실 안.지훈의 핏발 선 두 눈이, 두 장의 서류 위를 미친 듯이 오가기 시작했다.영어와 한글.글자의 형태는 분명히 달랐다.하지만 글씨를 써 내려간 사람 특유의 필체는 절대로 숨길 수 없는 법이었다.Stella의 'S'를 시작할 때 꾹 눌러 쓰는 날카로운 필압.서연우의 '서'를 쓸 때의 첫 자음 각도와 완벽하게 일치했다.Stella의 'a' 마지막 획을 유려하고 길게 빼는 우아한 곡선.서연우의 '우' 마지막 모음을 길게 뻗어내는 특유의 버릇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똑같았다."……."지훈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그의 안면 근육이 기괴하게 일그러지며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우연의 일치라고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잔혹할 정도로 완벽하게 동일한 서명.단순히 필체가 비슷한 수준이 아니었다.같은 사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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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폭풍 전야의 주주총회 · 빗장 열린 문, 스텔라의 등장(1)

 성진 어패럴의 임시 주주총회가 열리는 여의도 특급 호텔의 대연회장 앞.그곳은 이미 이른 아침부터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강지훈 나와! 내 피 같은 돈 다 날려 먹은 사기꾼 새끼 당장 나오라고 해!""상장 폐지가 웬 말이냐! 경영진 전원 사퇴하고 당장 구속 수사해라!"수백 명의 소액 주주들이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른 채 고함을 지르며 연회장 입구를 막아서고 있었다.곳곳에서 날아든 수십 개 언론사의 카메라 플래시가 번쩍이며, 성진 어패럴의 처참한 몰락을 실시간으로 전국에 타전했다.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한 꺼풀 격리된 VIP 대기실.강지훈은 소파에 깊숙이 파묻힌 채, 덜덜 떨리는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싸 쥐고 있었다."하아, 하아……."그의 숨소리는 짐승의 헐떡임처럼 거칠고 탁했다.최고급 맞춤 수트를 입고 있었지만, 피딱지가 앉은 터진 입술과 며칠 밤을 새워 시커멓게 내려앉은 눈밑의 다크서클이 그의 몰골을 처참하게 만들고 있었다.특히 붕대로 칭칭 감겨 있는 오른손 손등은, 심장 박동에 맞춰 욱신거리며 그날 태성그룹 로비에서 겪었던 끔찍한 굴욕을 끊임없이 상기시켰다.벌컥.대기실 문이 열리며 김 이사가 땀범벅이 된 얼굴로 뛰어 들어왔다."대, 대표님! 밖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김 이사의 사색이 된 얼굴을 보자, 지훈이 스프링처럼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뭐가! 주주들이 당장 방이라도 부수고 들어온대?!""소액 주주들의 항의도 문제지만, 지금 여의도 증권가와 기자들 사이에 엄청난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김 이사가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다급하게 보고했다."지금까지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던 최대 주주, 스텔라 인베스트먼트의 실소유주가 오늘 주총장에 직접 참석한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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