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Capítulo 191 - Capítulo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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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여성 본부장 등장

태풍이 서울에서 혼자 속앓이를 하며 질투의 화신으로 변해가고 있을 무렵,남해의 통영 해경 본부에는 거대한 인사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해경 역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여성 본부장으로 임명된 백승희가 취임한 것이다.승희는 해군 해난구조대(SSU) 위탁 교육을 수석으로 수료하고본청의 핵심 기획 요직을 두루 거친, 말 그대로 카리스마와 지략을 겸비한 여장부였다.그녀는 취임하자마자 연실군 사태의 보고서를 전면 검토했고,그 중심에 있던 강태풍 팀장의 이름을 발견했다."강태풍 경위…… 현장 장악력과 판단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군. 이런 인재를 왜 아직도 지방 현장에 썩혀두고 있는 거지?"승희는 세련된 제복 깃을 만지며 날카로운 눈빛을 빛냈다.그녀는 본청에서 추진 중인 '전국 통합 중앙 특수구조단'의 초대 단장 자리에강태풍이 적임자라고 판단했다.승희는 주저 없이 비서에게 지시했다."강태풍 팀장 지금 어디 있나? 서울? 당장 나도 서울 출장 일정 잡아. 직접 만나서 내 사람으로 만들겠어."같은 시각.서울에서 서나래와 진석의 다정한 대화에 소외감을 느끼며뾰로통해져 있던 강태풍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자신의 커리어와 로맨스를 동시에 뒤흔들 또 다른 거 거물,백승희 본부장이 붉은 하이힐을 신고 자신을 향해 직진해오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이틀 후, 서나래의 주선으로 강태풍은강서나래의 어머니(과거 태풍의 은인)의 요양 병원을 함께 방문했다.하지만 그곳에는 이미 도진석이 먼저 와서 어머니의 다리를 안마해 주며살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어머니는 진석을 보며 "우리 사위 왔느냐"며 장난을 치셨고,진석은 허허 웃으며 받아넘겼다.뒤늦게 들어선 강태풍은 그 광경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자신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완벽한 가족의 그림에 자신은 그림자 같았다.서나래가 급히 "엄마, 내 남친은 이쪽이야!"라며 강태풍을 소개했지만,강태풍의 마음은 이미 심각하게 위축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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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질투의 화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요양 병원을 나오는 강태풍의 폰이 요란하게 울렸다.본청 직인이 찍힌 번호, 바로 백승희 본부장이었다.백승희는 강남의 한 고급 비즈니스 라운지로 강태풍을 불러냈다.제복 대신 세련된 정장을 입은 승희는 강태풍을 마주하자마자 거침없이 계약서를 내밀었다."강태풍 팀장님, 본청 중앙 특수구조단장 자리입니다. 전권을 주죠. 서울 본청 근무에 고속 승진 보장합니다. 강 선생이라는 의사 분 때문에 장거리 연애하느라 힘들다고 들었는데, 서울로 올라오면 모든 게 해결되지 않습니까?"백승희의 제안은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었다.서울로 올라오면 서나래의 곁을 지킬 수 있고,저 잘난 도진석이라는 의사 놈에게서 강서나래를 완벽하게 사수할 수 있다.강태풍의 마음속 저울추가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강태풍은 백승희의 제안을 듣고 깊은 고민에 빠진 채 서나래를 만나러 갔다.하지만 서나래는 병원 응급실에 급한 수술이 잡혀 진석과 함께 수술실로 들어간 상태였다.강태풍은 수술실 앞 대기실 의자에 앉아 세 시간이 넘도록 기다렸다.마침내 수술실 문이 열리고 나오는 서나래와 진석.두 사람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의학 용어로 가득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진석 오빠, 아까 그 대동맥 결찰은 진짜 신의 한 수였어!""네가 어시스트를 잘해줘서 그렇지."그들의 대화는 태풍이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이었다.해경으로서 바다에서는 왕이었던 강태풍이었지만,이 하얗고 차가운 병원 안에서는 철저한 이방인이었다.소외감과 질투심이 극에 달한 강태풍은 결국 주먹을 꽉 쥐었다.진석이 태풍을 발견하고"어, 강 팀장님 아직 안 가셨네요? 같이 저녁 먹으러 가죠"라며 호의를 베풀었지만,강태풍은 차갑게 거절했다."아닙니다. 두 분 의사 동료끼리 좋은 시간 보내십시오."태풍은 말을 마치자마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병원을 빠져나갔다.강서나래가 "강 팀장님! 태풍 씨!"라며 붙잡으려 뛰어왔지만,강태풍은 이미 질투의 화신이 되어 자신의 감정을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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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오해와 진실

병원을 뛰쳐나온 강태풍은 마음이 답답해 백승희 본부장이 제안한 저녁 자리에 응했다.백승희는 강태풍의 흔들리는 눈빛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독설 섞인 직진을 날렸다."강 팀장님, 사랑에 눈이 멀어 당신의 그 대단한 능력을 현장에서 썩힐 건가요? 서울로 와서 더 큰 바다를 지휘해요. 그게 어울려요."백승희는 대화 도중 강태풍의 어깨에 묻은 먼지를 자연스럽게 털어주며 그에게 바짝 다가섰다.하필이면, 그 시각 강태풍이 걱정되어 승희의 비즈니스 라운지로 찾아왔던 서나래가그 모습을 통유리 너머로 목격하고 말았다.당당하고 아름다운 여성 본부장이 강태풍의 옷깃을 만지며 미소 짓고 있고,강태풍은 거절하지 않은 채 가만히 서 있는 모습.서나래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늘 자신만 바라볼 것 같던 무뚝뚝한 남자가,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저렇게 멋진 커리어우먼과 함께 있는 것을 보니배신감과 오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서나래는 라운지 문을 열지 못하고 그대로 뒤돌아 뛰어갔다.폭풍 속에서도 서로를 믿었던 두 사람의 신뢰에,서울이라는 대도시의 화려함 속에서 거대한 균열과 오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서나래는 강태풍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이직 서류만 검토하고 있었다.답답함에 미칠 것 같던 강태풍은 결국 서나래의 집 앞으로 찾아가 그녀를 붙잡았다."강 선생, 왜 내 전화를 피합니까? 내가 어제 의사 놈들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해서 화난 겁니까?"강태풍의 퉁명스러운 다나까 말투에 서나래는 결국 폭발했다."내가 화난 건 그쪽이 그 멋진 여성 본부장이랑 다정하게 스킨십하고 있어서예요! 서울로 스카우트 제의 받으니까 내가 안중에 없나 보죠?"서나래의 뜬금없는 질투와 오해에 강태풍은 순간 멍해졌다."그게 무슨 소립니까? 본부장님은 공적인 제안을 하신 것뿐입니다. 그리고 내가 왜 서울로 오려고 고민했는지 압니까? 저 도진석이라는 잘난 의사가 강 선생 옆에서 사위 노릇을 하니까, 내가 불안해서 미칠 것 같아서 그랬습니다!"강태풍의 사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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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반성문

"……친오빠 말입니까?" 태풍의 목소리가 사정없이 떨렸다.밤새 고속도로를 달리고, 멱살을 잡을까 고민하고,혼자 속이 타들어 가며 본청 이직까지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 대단한 라이벌이,실상은 강서나래의 '친오빠'였다니.강태풍은 순간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옹졸하고 멍청한 짓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현장을 호령하던 해경 팀장의 위엄은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고,대형견이 사고를 치고 주인 눈치를 보듯 꼬리를 완전히 내린 채 깨갱 모드로 변했다."그걸…… 왜 진작 말씀 안 하셨습니까……."강태풍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웅얼거리자, 서나래는 팔짱을 낀 채 매섭게 쳐다보았다."그쪽이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 레이저 눈빛만 쏘아댔잖아요! 해경 팀장님이 그렇게 속이 좁아서 바다는 어떻게 지킵니까?"서나래의 찰진 타박에 강태풍은 고개를 푹 숙였다."죄송합니다. 강 선생이 너무 예뻐고 좋아서, 다른 남자가 옆에 있는 걸 보니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강태풍의 뜬금없고 솔직한 고백에 서나래는 결국 참지 못하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강태풍은 서나래의 화를 풀어주기 위해손가락으로 서나래의 옷소매를 슬그머니 붙잡으며 앙탈을 부렸다.'테토남'이 제대로 작성한 댕댕이 같은 반성문은두 사람의 오해를 눈 녹듯 가라앉히고 있었다.오해가 풀린 그날 오후, 다시 아프리카 오지로 떠나는 도진석이 떠나기 전 강태풍의 어깨를 툭 쳤다."강 팀장님, 우리 서나래 질투 유발하느라 고생 많았어요. 매제(妹弟)로서 합격입니다. 강서나래 잘 부탁해요."진석의 든든한 조력자 선언에 강태풍은 민망함으로 얼굴을 붉히며 경례로 화답했다.오랜 시간, 거대한 감정의 외도와 오해의 폭풍은,두 사람에게 서로가 없으면 안 된다는 확신과 함께직업적 사명감을 더욱 공고히 해주는 위대한 계기가 되었다.한층 더 단단해진 신뢰를 바탕으로,네 명의 영웅들은 이제 다시 그들의 찬란한 본래의 궤도로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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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가슴에 품은 계약서

백승희 본부장이 건넨 서울 본청 특수구조단장 제안서는강태풍의 정복 안주머니 속에서 바위 같은 무게감으로 그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었다.서울을 떠나 남해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강태풍은 평소처럼 풀 액셀을 밟지 못했다.언제나 도로 위의 무법자처럼 거침없이 달리던 그였지만,오늘만큼은 규정 속도를 겨우 유지하며운전대를 잡은 손에 핏줄이 돋을 정도로 힘을 주고 있었다.차창 밖으로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밤 풍경은가로등 불빛으로 번쩍이는 서울의 화려한 빌딩 숲에서,서서히 어둡고 고요한 시골의 칠흑 같은 산세로 변해가고 있었다.머릿속이 복잡했다.서울 본청으로 올라간다면 모든 것이 심플해진다.매일 밤 교대 근무가 끝난 후 서나래와 마주 앉아 따뜻한 저녁을 먹을 수 있고,더 이상 주말마다 왕복 9시간이 넘는 도로 위의 사투를 벌이지 않아도 된다.게다가 조건 또한 파격적이었다.해경 역사상 유례없는 고속 승진과 전권 부여.커리어의 정점을 찍을 수 있는, 동료들이 본다면 기절할 만한 황금빛 기회였다.하지만 남해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열린 차창 사이로 밀려드는 짭조름하고 비릿한 바다 내음이강태풍의 폐부를 깊숙이 찔렀다.이 냄새는 그의 영혼과도 같았다.연실군을 휩쓸고 간 태풍 제우스의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지 않은 이 거친 바다,그리고 매일 아침 자신을 대장이라 부르며목숨을 맡기는 구조대원들의 얼굴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강태풍은 차를 갓길에 잠시 세우고 손담배를 피우듯 손을 대고 깊은 생갹에 잠겼다..자동차라이트 불빛에 비친 그의 미간은 깊게 패어 있었다.사랑하는 여자의 곁으로 가고 싶은 평범한 남자의 이기적인 욕망과,자신이 없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조난당할지 모르는남해 바다를 지켜야 한다는 해경 팀장으로서의 사명감이그의 가슴속에서 거대한 해일처럼 충돌하고 있었다.강태풍은 안주머니의 계약서를 툭툭 치며 나직하게 읊조렸다."강태풍, 네가 있어야 할 곳이 정말 어디냐."혼란스러운 그의 독백 위로 남해의 검은 파도가 거칠게 울부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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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 깊어가는 고민

남해 본부로 복귀한 강태풍은 눈에 띄게 말수가 줄어들었다.평소에도 말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는 무뚝뚝한 호랑이 팀장이었지만,이제는 대원들이 결재 서류를 들고 팀장실 문을 두드리기조차 조심스러울 정도로깊은 사색에 잠겨 흑빛 아우라를 풍기고 있었다.아침 점호 시간에도, 대원들을 이끌고 연설을 할 때도그의 시선은 자꾸만 먼바다의 수평선 너머를 향했다.훈련장에서도 파도를 바라보는 그의 매서운 눈빛에는평소와 다른 복잡하고 쓸쓸한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대원들은 그런 강태풍의 뒷모습을 보며 자기들끼리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야, 팀장님 요즘 왜 저러시냐? 꼭 영혼이 어디 딴 데 가 계신 분 같다."부팀장이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바보냐? 서울에 계신 강 선생이랑 떨어져 있으니까 상사병에 걸리신 거지. 주말마다 그 먼 길을 오가는데 영혼도, 몸도 남아나겠냐?!"대원들의 수군거림을 모를 리 없는 강태풍이었지만,그는 변명 대신 정비실 구석으로 가 묵묵히 잠수 장비를 닦았다.산소통을 만지는 그의 손길이 유독 느렸다.강태풍은 폰을 꺼내 잠금 화면에 띄워진 서나래의 활짝 웃는 사진을손가락으로 가만히 쓸어내렸다."강 선생, 내가 진짜 서울로 올라가면…… 당신은 정말 행복해하겠습니까."목구멍까지 차오른 질문을... 애써 삼켰다.서나래가 서울 00대학병원 응급실이라는 지옥 같은 격무 속에서얼마나 치열하게 버티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런 그녀의 곁에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다는 열망은매일 밤 시간이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다.하지만 매일 밤 이어지는 서나래와의 짧은 통화에서도강태풍은 본부장의 제안에 대해 단 한마디도 꺼내지 못했다.자신이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이 서나래에게 부담이 되거나,혹은 헛된 기대를 심어주어 나중에 더 큰 실망을 안길까 두려웠기 때문이다.혼자서 속을 까맣게 태우면서도, 수화기 너머로는 그저 퉁명스럽게"밥 잘 챙겨 드십시오", "잠 좀 자면서 일하십시오"라는 무뚝뚝한 말밖에 하지 못하는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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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 동료들의 시선

강태풍의 이러한 미세한 심경 변화를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역시 그와 수년간 생사를 함께해 온 구조대의 기둥, 부팀장이었다.오후 합동 구조 훈련이 끝나고 모두가 녹초가 되어 돌아온 라커룸,강태풍은 수건으로 거칠게 땀을 닦으며 멍하니 벤치에 앉아 있었다.다른 대원들이 씻으러 들어간 사이, 부팀장이 슬그머니 강태풍의 옆자리로 다가와털썩 주저 앉았다.부팀장은 음료수 캔 하나를 태풍에게 건네며 특유의 싹싹한 말투로 운을 뗐다."팀장님, 요즘 무슨 고민 있으시죠? 연실군 사태 때도 이 정도로 넋이 나가진 않으셨는데, 요즘은 통 집중을 못 하시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혹시…… 본청에서 무슨 연락이라도 왔습니까?"부팀장의 날카로운 촉에 강태풍은 순간 몸을 경직했다.관물대 안에 넣어둔 정복 안주머니 속 계약서가 마치 불타오르는 것처럼 신경 쓰였다.강태풍은 애써 무표정을 유지하며 음료수를 들이켰다."아니다. 그냥 요즘 바다 조류가 불안정해서 머리가 복잡할 뿐이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다음 주 장비 점검이나 확실히 해라."강태풍의 딱딱한 거절에도 부팀장은 물러서지 않았다.오히려 씁쓸하면서도 진심 어린 눈빛으로 강태풍을 바라보았다."팀장님, 만약에 말입니다. 진짜 만약에 본청에서 좋은 자리가 나서 서울로 가신다고 해도, 저희는 아무도 팀장님 원망 안 합니다. 강 선생이랑 그렇게 떨어져 지내는 거, 옆에서 보는 저희도 안타깝습니다. 팀장님 실력이면 본청 중앙 구조단장 자리도 과분하지 않죠. 저희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저희도 이제 팀장님 없어도 밥값은 합니다."동료들의 이 따뜻한 배려와 굳건한 신뢰는오히려 태풍의 심장을 송곳처럼 날카롭게 찔러댔다.자신이 떠나면 이 거칠고 험한 남해의 최전방을 과연 누가 지킬 것인가에 대한막중한 책임감이 그의 발목을 강하게 잡았다.하지만 동시에, 가장 아끼는 동료들마저 자신을 기쁜 마음으로서울로 보내줄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강태풍의 마음속 저울추는 서울을 향해 사정없이 기울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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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 서울에서 온 소포

지독하게 바람이 불던 목요일 오후,강태풍의 앞으로 서울 00대학병원의 붉은색 직인이 찍힌작은 택배 상자 하나가 도착했다.행정실 직원이 건넨 상자를 받아 든 강태풍은 서둘러 팀장실로 들어와 문을 잠갔다.조심스럽게 테이프를 뜯어내자,안에는 서나래가 정성스럽게 고른 고급 비타민 제제 몇 통과 목 보호대,그리고 그 아래에 정갈하게 접힌 흰색 편지봉투가 놓여 있었다.봉투를 열자 서나래의 개성 넘치면서도 약간은 삐뚤삐뚤한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강 팀장님, 남해 바다가 아무리 거칠고 바빠도 제발 밥은 제때 챙겨 먹고 훈련해요. 요즘 통화할 때마다 목소리가 잠겨 있어서 의사로서 아주 신경 쓰여요. 내 걱정은 하지 말고 몸 관리나 잘해요. 보고 싶어서 미칠 것 같지만 꾹 참는 중이니까요. 조만간 봐요.]편지 내용을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는 강태풍의 입가에오랜만에 부드러운 호를 그리며 미소가 번졌다.강서나래의 잔소리가 마치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아 가슴이 간지러웠다.하지만 미소는 이내 무거운 한숨으로 바뀌었다.서나래는 그 차갑고 삭막한 서울의 거대 병원에서오직 자신 하나만을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그런데 자신은 이곳 남해에서 사명감이라는 거창한 명분 뒤에 숨어,그녀의 곁으로 가는 것을 망설이고 있는 것 같아 지독한 죄책감이 밀려왔다.'인재가 필요한 곳을 지킨다'는 대의명분보다,지금 당장 심신이 지친 내 여자가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으로 달려가는 것이진짜 남자의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태풍의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강태풍은 강서나래의 편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은 후,소중하게 접어 지갑 깊숙한 곳에 넣었다.그리고 서랍을 열어 본청 이직 서류를 꺼내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의 망설임이 없었다.라고 확신할 수밖에 없는 극적인 순간이었다.그날 밤, 기상청의 예보대로 남해 앞바다에는 장대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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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흔들리는 맹세, 마지막 훈련

이곳 남해는 강태풍이라는 해경의 영혼이자 존재 이유 그 자체였다.하지만 모니터 옆에 놓인 스마트폰 화면이 깜빡이며서나래와 연실군 해변에서 함께 찍은 다정한 사진이 켜지자,그토록 단단했던 수년간의 맹세가 모래성처럼 허무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사랑이라는 감정이, 평생을 바쳐온 사명감보다 더 무거울 수 있단 말인가.'강태풍은 쓸쓸하게 자조 섞인 독백을 뱉었다.평생을 국가와 국민의 안전만을 위해 몸을 던져온 강철 같은 군인이자 해경이었던 그가,오직 한 여자로 인해 자신의 삶의 궤적 자체를 통째로 바꾸려 고민하는 모습은지독하게 인간적이면서도 가슴아프게 애절했다.본청의 백승희 본부장에게서는 계약서 수락 여부를 묻는 짤막한 문자가 연이어 도착하고 있었고,강태풍은 마침내 입술을 짓씹으며 폰을 꽉 쥐었다.이 처절한 내면의 갈등 끝에, 사람들이 예상하는'남해를 떠나 서울로 향하는 강태풍'의 그림자가 더욱 짙고 선명하게 드리워지고 있었다.다음 날 아침.언제 폭풍우가 몰아쳤냐는 듯 남해 바다는 지독하려치만큼 고요하고 평화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강태풍은 이른 새벽부터 대원들을 전원 집합시켰다.어쩌면 남해에서 자신이 지휘하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극한의 수중 인명 구조 훈련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강태풍은 평소보다 훨씬 더 혹독하고 잔인할 정도로 대원들을 몰아붙였다.조류가 거센 암초 지대에서 그는 초시계를 들고 대원들의 진입 시간을 무섭게 체크했다."느려! 이 정도 속도로 물에 들어가면 조난자는 이미 가라앉은 뒤다! 다시 입수해!"강태풍의 서슬 퍼런 호통 소리가 남해 앞바다를 쩌렁쩌렁하게 울렸다.대원들은 온몸이 녹초가 되고 숨이 턱밑까지 차올랐지만,팀장의 타오르는 듯한 눈빛에 압도되어 군말 없이 차가운 바닷속으로 몸을 던졌다.강태풍은 대원 한 명 한 명의 구조 자세를 정밀하게 교정해 주며 속으로 생각했다.'내가 없어도 이제 이 녀석들은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사람을 구할 수 있다. 내가 물려줄 수 있는 모든 노하우는 다 주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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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약속의 시간, 본부장 재회

약속된 목요일 아침이 밝았고, 강태풍은 다시 서울행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다.평소라면 운전대를 잡고 거칠게 고속도로를 내달렸겠지만,오늘은 조용히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일부러 버스를 선택했다.창밖으로 서서히 멀어지는 푸른 남해 바다의 풍경을 바라보며,강태풍은 품 안의 이직 서류 봉투를 몇 번이고 만지작거렸다.서류의 감촉이 손끝을 타고 시리게 전해졌다.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백승희 본부장을 만나 서명하겠다고완전히 마음을 굳힌 듯한, 단호하고도 가라앉은 표정이었다.몇 시간의 버스운행 끝에 도착한 서울역 대합실,수많은 인파 속에서 마주한 서나래의 모습은 유독 파리하고 지쳐 보였다.연이은 응급 수술과 밤샘 근무 탓에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와 있었고,입술은 살짝 트여 있었다.그 모습을 보는 순간 강태풍은 가슴을 무거운 둔기로 얻맞은 듯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내가 이런 여자를 혼자 두고 어디서 바다를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렸단 말인가.'강태풍은 성큼성큼 다가가 서나래의 작고 차가운 손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쥐었다.그리고 나직하지만 힘주어 말했다."강 선생, 이제 힘들지 않게 해 주겠습니다. 내가 다 해결할 테니 조금만 기다리십시오."강태풍의 이 의미심장한 고백에 서나래는 그저 피곤한 눈을 깜빡이며그의 단단한 어깨에 슬며시 고개를 기댔다.강서나래는 강태풍이 자신과 함께하기 위해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남해 바다를 통째로 버리고서울로 올라오려는 처절한 고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그저 그의 따뜻한 품이 주는 안도감에 취해 있었다.나래를 잠시 병원 연구실로 들여보낸 후,강태풍은 무거운 걸음으로 약속 장소인 본청 근처의 고급 비즈니스 카페로 향했다.카페 구석진 자리에는 이미 제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백승희 본부장이 도도한 자세로 앉아 있었다.그녀의 앞 테이블 위에는 검은색 만년필과 함께 최종 결재본이 올려져 있었다.백승희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서는 강태풍을 발견하자마자,자신의 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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