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무영은 장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십칠 년 전, 북방에 역병이 돌았습니다.”“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하십니까?”연화가 묻자 강무영이 장부의 마지막 장을 펼쳤다.“군량을 내보낼 때마다 제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서명한 빈 출납서를 조문석에게 맡겼습니다.”“내용이 없는 종이에 이름부터 쓰셨다고요?”“하루에도 수십 곳에서 군량을 요청하던 때였다.”이헌이 장부를 받아 살폈다.각 장의 글씨는 비슷하게 낡아 있었지만, 강무영의 서명이 적힌 부분만 종이 결이 달랐다.“서명한 출납서를 오려 붙였군.”“조문석이 보관하던 서류라면 가능했을 것입니다.”“조문석이 아버지를 배신한 것입니까?”강무영은 고개를 저었다.“그랬다면 옥사에서 죽을 이유가 없다.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으니.”그가 죽은 뒤 누군가 서류를 가져간 것이다.금부도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전하, 장부가 발견된 이상 강무영을 금부로 압송해야 하옵니다.”연화가 곧장 강무영 앞을 막았다.“아버지는 장부가 이곳에 있는지도 몰랐습니다.”“승은상궁께서 나설 일이 아닙니다.”“제 아버지를 잡아간다는데 어찌 제 일이 아닙니까?”“법도에 따라 조사하는 것입니다.”“그 법도는 궁을 떠나기도 전에 체포 문서부터 만들어 둡니까?”금부도사의 입이 다물렸다.
Terakhir Diperbarui : 2026-09-10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