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연화와 백소화는 대비전의 작은 소주방에 마주 섰다.준비된 재료는 같았다.쌀가루와 꿀, 밤, 잣, 대추, 계피, 참기름.도구도 절구와 체, 다식판 하나씩이 전부였다.대비가 두 사람에게 내린 시간은 한 시진이었다.백소화가 소매를 걷으며 말했다.“궁녀의 도움을 받을 수 없으니 지금이라도 포기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백 숙의마마께서는 다과를 직접 만들어 보셨습니까?”“어릴 때 가문의 숙수에게 배웠습니다.”“그럼 신첩보다 잘하시겠네요.”백소화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연화를 봤다.“벌써 패배를 인정하는 것입니까?”“아닙니다. 잘하신다고 말씀드린 것입니다.”연화는 밤이 담긴 소쿠리를 자신의 앞으로 당겼다.백소화가 고른 것은 다식이었다.쌀가루를 곱게 체에 내린 뒤 꿀을 섞고, 붉은색과 푸른색 물을 들였다.손놀림에는 막힘이 없었다.다식판에서 꽃과 나비 모양의 다식이 찍혀 나왔다.연화는 삶은 밤을 절구에 넣었다.쿵. 쿵.힘을 줄 때마다 절구가 흔들렸다.밖에서 지켜보던 상궁이 걱정스럽게 말했다.“절구가 깨지는 것은 아니겠지요?”공주가 고개를 저었다.“사람도 메치는 아이인데 절구쯤은 견뎌야지.”백소화가 연화를 흘겨봤다.“다과를 만드는 것인지 절구를 벌하는 것인지 모르겠군요.”“밤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밤이 아니라 힘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겠지
Last Updated : 2026-09-1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