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궁 간택을 구경하기 위해서 말입니다.”문 상선의 말에 이헌의 표정이 굳었다.간택 후보들이 입궁하면서 그들의 가족과 수행원도 여러 차례 궁문을 드나들었다. 영성대군이 그 틈에 섞였다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강무영이 문 상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누구로 들어왔느냐?”“그것까지 말씀드릴 것 같습니까?”문 상선은 피가 맺힌 입술로 웃었다.“대군마마께서는 이미 전하의 얼굴을 보셨습니다. 전하께서는 바로 앞에 있는 숙부도 알아보지 못하셨고요.”강무영이 주먹을 들자 연화가 급히 팔을 붙잡았다.“아버지, 얼굴은 남겨 두십시오.”“이놈은 맞아야 입을 연다.”“이를 다 부러뜨리면 말을 못 하지 않습니까.”강무영은 잠시 고민하다 주먹을 내렸다.문 상선의 웃음도 사라졌다.이헌은 그를 의금부가 아닌 강녕전 지하 밀실에 가두라고 명했다. 의금부 안에도 영성대군의 사람이 있을 수 있었다.문 상선이 끌려간 뒤 연화가 물었다.“영성대군마마의 얼굴을 기억하십니까?”“십팔 년 전 얼굴이라면.”강무영의 대답에 화공이 불려 왔다.그는 강무영의 설명을 들으며 영성대군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다.“눈매가 날카로웠습니다.”화공이 눈을 그렸다.“코는 높았고, 턱은 단단했습니다.”코와 턱이 더해졌다.“무예를 익혀 어깨가 넓었습니다.”연화가 완성되어 가는 그림을 들여다봤다.“아버지.”“왜 그러느냐?”“이대로라면 궁에 있는 사내 절반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그림 속에는 눈이 날카롭고 코가 높으며 턱이 단단한 사내가 있었다. 수염까지 붙이면 웬만한 무관은 모두 비슷해 보일 듯했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