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장루시엔의 침실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차가운 공기가 기어들 때까지, 새벽녘의 기운은 여전히 블랙손 저택을 감싸고 있었다. 창밖의 하늘은 아직 어두웠고, 지나간 밤의 깊은 침묵만이 잔재로 남아 있었다. 검은 시트가 깔린 킹사이즈 침대 위에서, 루시엔은 지난밤 온 에너지를 쏟아부은 광란의 폭풍이 지나간 후 극심한 피로 속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침대 곁에서 이졸데는 천천히 눈을 떴다. 그녀는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 여전히 아리고 쑤시는 몸보다 그녀의 머릿속이 훨씬 더 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고른 숨소리를 내며 곁에서 깊이 잠든 루시엔을 바라보는 이졸데의 회색 눈동자에 차갑고 계산적인 기운이 번뜩였다. 지난밤 맹세했던 것처럼, 그녀는 자신을 동정받아야 할 피해자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다. 이 더러운 게임을 끝까지 밀어붙여, 블랙손 가문의 후계자들을 자신의 통제 아래 무릎 꿇게 만들 터였다.인척 소리도 내지 않고 이졸데는 천천히 침대에서 벗어났다. 바닥에 떨어진 잠옷을 집어 들어 신속히 걸쳐 입은 뒤, 루시엔의 침실 문을 향해 조용히 걸어갔다. 문은 안에서 잠겨 있지 않아, 어스름한 복도로 쉽게 발을 내딛을 수 있었다.몇 가지 중요한 소지품을 챙기기 위해 이졸데의 발걸음은 긴 복도를 따라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서쪽 날개 복도 모퉁이를 돌려던 바로 그 순간, 거대한 기둥 뒤에서 그림자 하나가 순식간에 재빠르게 움직였다.단단한 손이 다치지 않게 그녀의 손목을 강하게 낚아채더니, 순식간에 그녀의 몸을 복도의 어두운 구석으로 끌어당겼다.쿵!이졸데의 뒤닿은 등받이가 벽에 부드럽게 부딪혔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헝클어진 머리를 한 잘생긴 얼굴이 눈앞에 바짝 다가왔다. 에반더 블랙손이었다. 그 젊은 남자는 한계에 다다른 분노와 질투, 좌절감으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어디 가는 거지, 음?" 에반더가 heavy 한 숨결과 특유의 남성적인 향기를 풍기며 이졸데의 귓가에 날카롭게 속삭였다. "이 아침 시간에, 방금 막
Last Updated : 2026-09-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