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1장새벽녘 내린 비로 여전히 젖어 있는 도시의 도로를 검은색 세단의 엔진음이 가르고 지나갔다. 따뜻한 차 안은 가슴을 중하게 짓누르는 침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졸데는 보조석에 가만히 앉아, 빗방울로 번진 창밖의 아스팔트 도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여전히 심하게 떨리고 있었고, 옷은 흠뻑 젖어 있었으며, 밧줄에 묶였던 손목의 찰과상이 찌릿찌릿한 통증을 유발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폭풍처럼 몰아치는 감정에 비하면 육체적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비 내리는 곳에서 루시엔이 던진 마지막 말이 그녀의 귓가에 끝없이 맴돌았다.'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겠어... 널 너무나 사랑하니까.'그 말은 명치를 후려치는 저주처럼 느껴졌고, 낯설고 혼란스러운 통증을 남겼다. 그녀는 옆에서 운전에 집중하고 있는 루시엔을 슬쩍 흘깃거렸다. 원숙한 멋을 풍기는 남자는 겉으로는 매우 의연해 보였지만, 굳게 다문 턱과 운전대를 쥐어뜯듯 잡고 있는 손가락은 블랙쏜 가문의 수장이 가진 내면의 방어선이 얼마나 깨져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었다.남은 여정 동안 두 사람 사이에 단 한마디의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마침내 고급 승용차는 블랙쏜 저택의 정문을 통과해 본관 로비 현관 바로 앞에 멈춰 섰다.밤새 자리를 지키던 경비원이 차 문을 열어주자마자, 루시엔이 서둘러 내려 이졸데 쪽의 문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남자의 손이 닿기도 전에, 이졸데는 후들거리는 다리로 스스로 차에서 내리며 어떠한 신체적 도움도 거부했다.저택 로비의 대리석 바닥을 밟는 이졸데의 발걸음 따라, 젖은 부츠 밑창이 희미한 마찰음을 냈다. 거실을 막 지나치려던 순간, 두 남자의 그림자가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향해 내달렸다.에반더와 에즈리엘이었다.두 청년은 밤을 꼴딱 지새운 참이었다. 초췌해진 얼굴과 피로로 충혈된 눈은, 지난날 오후 이졸데가 사라진 직후부터 시작된 극심한 패닉의 흔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흠뻑 젖은 채로 자신들 앞에 서 있는, 그토록 필사적으로 찾아 헤매던 소녀를
Last Updated : 2026-10-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