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당신의 참회에 입맞춤을~이혼 후, 전남편은 나의 임신 검사지를 보고 발광했다: Chapter 41 - Chapter 50

54 Chapters

41화 길을 치우다

41화 길을 치우다“카린…….”카린과는 5년 만의 대면이었다. 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그 미모는 여전했고, 오히려 더 화려해진 듯 보이기까지 했다.“오랜만이네, 안즈 언니.”카린은 그렇게 말하며 내게 한 걸음 다가왔다.“남양시를 떠나 이런 곳에 숨어 있었을 줄이야. 말을 해줬으면 내가 진작 찾아왔을 텐데.”나를 찾아왔을 거라고? 그 말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네가 나를 찾아와? 그거 무슨 농담이니?”내 반응에 카린은 대놓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쏘아붙였다.“나한테 그런 태도로 나와도 되는 거야? 난 엄연히 타츠유키의 연인이라고.”연인이든 뭐든 그게 나와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야.”그렇게 말하면서 문득 카린과는 결혼하지 않았다고 했던 타츠유키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눈앞에 서 있는 카린을 향해 차갑게 물었다.“너, 타츠유키와 결혼하지 못했다면서. 무슨 문제라도 있니?”그 질문에 카린의 얼굴에 노골적인 분노가 번졌다.“네가! 뒤에서 수작을 부린 거지? 타츠유키 부모님한테 내 험담을 잔뜩 불어넣은 게 틀림없어!”어처구니없는 소리에 실소가 터져 나왔다.“내가? 타츠유키 부모님께? 대체 무슨 목적으로?”내 물음에 카린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네가 타츠유키를 사랑하고 있다는 건 다 알고 있어. 타츠유키의 아내 자리를 차지하려고 날 모함한 거잖아!”확실히 나와 타츠유키의 결혼에는 타츠유키의 부모님이 깊이 관여하셨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부모님께 타츠유키의 뜻대로 해달라고 간청했었다. “그때 임신했다고 하지 않았니?”내가 묻자 카린의 안색이 순식간에 새하얗게 질렸다.“유산했어.”그렇게 대답하는 카린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것이 새빨간 거짓말임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오히려 너야말로! 숨어서 몰래 타츠유키의 아이를 낳았다면서?”그 말에 나는 눈을 부릅뜨고 카린을 노려보았다.(카린이 내가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카린은 나를 내려다보며 비아냥거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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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생각 없는 소문

42화 생각 없는 소문아침부터 카린과 마주치는 바람에 기분이 한없이 가라앉고 말았다. 오피스 PC 앞에 앉아 전원을 켜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신규 프로젝트 출범 관련 디자인의 건』그런 제목의 메시지였다. 발신인은 타츠유키. 메시지를 읽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 메시지 내용은 철저히 비즈니스에 입각해 있었고, 내가 보낸 디자인 시안에 대해서도 세키 하루토의 승낙만 떨어진다면 그대로 채택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다행이다…… 일단 이걸로 굵직한 큰일 하나는 한숨 돌렸네.)이제는 세부적인 사항들을 조율해 가며 디자인에 약간의 손을 더 대기만 하면 될 터였다. 그때 불쑥 스마트폰이 울렸다. 화면을 확인해 보니 세키 하루토에게서 온 연락이었다.◇◇◇사장실로 들어섰다.“아아, 미네즈키 군, 어서 와요.”그 말에 나는 사장실 데스크 앞에 섰다.“미네즈키 군의 디자인을 봤습니다. 정말 훌륭하더군요.”그 칭찬에 다시금 마음이 놓였다.“그러신가요, 감사합니다.”내가 답하자 세키 하루토가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상대 측인 시노에 사장도 마음에 들어 한 모양이니, 이 시안대로 추진하도록 합시다.”나는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해명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 카린은 외부인이긴 하지만, 의붓이라 해도 내 여동생이었으니까.“오늘 아침에는 정말 죄송했습니다.”내가 고개를 숙이자 세키 하루토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미네즈키 군이 왜 사과를 합니까. 그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그 여자가 제멋대로 벌인 짓이지.”세키 하루토를 바라보니 그는 온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덕분에 우리 회사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 오히려 감사해야 할 판입니다.”회사에 실질적인 손해를 끼치는 사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지만.“안색이 조금 안 좋아 보이는데, 괜찮습니까?”그 걱정스런 물음에 나는 씁쓸하게 웃어 보였다.“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과 마주쳐버려서, 그 탓인 것 같습니다.”내가 그렇게 대답한 바로 그 순간이었다.“그렇다면 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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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접촉

43화 접촉지금 타츠유키의 연인은 나다. 타츠유키는 줄곧 나만을 사랑했고 안즈 따위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상기시켜 주려 했는데. 정작 안즈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매정하게 선을 긋고, 도리어 내게 타츠유키와 결혼하지 못한 사실과 유산했던 일까지 들먹이게 만들었다. 안즈에게 죽여버리겠다는 소리를 듣고 있을 때, 우연히 지나가던 사내가 끼어들었다. 그래서 나는 안즈가 얼마나 지독한 여자인지 폭로해 주었는데, 그 사내는 뻔뻔하게도 안즈의 편을 들었다. 지금까지라면 세상 어떤 남자든 내 편이 되어 주었는데. 타츠유키조차 내 말이라면 전부 믿어주며 안즈의 말 따위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았는데!“세키 하루토라고 했지, 똑똑히 기억해 두겠어.”그렇게 혼잣말을 짓씹으며 나는 타고 온 차에 올라탔다.“어디로 모실까요?”운전기사가 묻자 나는 차갑게 내뱉었다.“카이바라 그룹으로 가요.”이곳은 동양시다. 타츠유키의 본사가 있는 곳이 아니다. 그러니 타츠유키가 어디서 일하고 있는지 도무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오늘 아침 찾아갔을 때도 호텔 방에는 이미 없었다.어제 하루 동안 사전 조사는 이미 마쳐두었다. 동양시에서 1, 2위를 다투는 기업은 안즈가 일하고 있는 세키레이 그룹과, 예전부터 이 동양시를 쥐락펴락해 온 카이바라 그룹 두 곳이다. 그리고 세키레이 그룹은 카이바라 그룹과도 제휴를 맺고 있다. 그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자가 바로 안즈였다. 최근 카이바라 그룹의 후계자인 카이바라 유키야가 안즈에게 끊임없이 손을 뻗치고 있다는 것은 동양시 재계에서는 공공연한 소문이었다. 안즈를 꾀어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고 했다. 그것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카이바라 유키야가 안즈를 가로채도록 판을 깔아주면 되는 것이다. 애초에 안즈는 타츠유키와 이혼한 몸. 안즈 본인의 말대로 시노에가를 스스로 뛰쳐나간 존재다. 아이 문제가 걸린다 한들, 안즈 본인이 돌아가지 못하도록, 돌아갈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넣어 버리면 그만이었다.카이바라 그룹 사옥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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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양심의 가책

44화 양심의 가책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왼쪽 문의 초인종을 타츠유키가 눌렀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얼굴을 내민 사람은 부모님 전속 가사도우미였다.“안즈를 데려왔습니다.”타츠유키가 그렇게 말하자, 가사도우미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어서 들어오세요.”◇◇◇나는 그늘에 숨어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어째서 타츠유키와 안즈가 함께 있는 거야?!)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죽이고 동태를 살폈다. 펜트하우스의 문이 열렸다.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나 역시 잘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타츠유키 부모님의 전속 도우미잖아!)나는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그렇다는 것은 안즈가 타츠유키의 부모님과 만난다는 뜻이다. 타츠유키의 부모님이 지금 이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소리였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누려는 거지?! 안즈는 타츠유키 부모님의 각별한 총애를 받고 있었다.(이대로 두면 위험해, 어떻게든 손을 써야 해.)나는 즉시 스마트폰을 꺼내 어딘가로 다급히 연락을 취했다.◇◇◇방 안으로 안내받아 들어갔다. 최고급 펜트하우스답게 방의 개수가 상당했다. 타츠유키의 안내를 받아 널찍한 거실로 들어섰다.“안즈야!!”그렇게 부르는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어머님이 계셨다. 아버님 역시 함께였다.“어머님……”나도 모르게 포근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어머님은 내게 단숨에 달려오시더니, 나를 품 가득 꼭 끌어안으셨다.“안즈야, 잘 지냈니? 몸은 어디 아픈 데 없고?”따스하게 물어오시는 어머님을 향해 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네, 전 괜찮습니다.”거실의 널찍한 소파에 앉자 어머님이 내 곁에 바짝 붙어 앉으셨고, 반대쪽 옆자리에는 아버님이 앉으셨다. 타츠유키의 부모님 사이에 끼어 앉은 모양새였다.“저기 말이다, 안즈야.”어머님이 내 손을 꼭 쥔 채 조심스럽게 입을 여셨다.“타츠유키가 네게 얼마나 지독한 짓을 저질렀는지, 사과 한마디로 끝날 일이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단다.”그 말씀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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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가족들만의……

45화 가족들만의……“하루토 님, 조사가 끝났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키리야마가 서류를 가져왔다. 시노에 타츠유키와 그 카린이라 자칭하던 여자에 대한 뒷조사 보고서였다. 보고서의 서두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미네즈키 카린은 미네즈키 안즈의 의붓여동생이나, 혈연관계는 없음.내용을 읽어 내려가며 파악된 사실은, 미네즈키 카린이 과거 시노에 타츠유키와 교제했었다는 것, 그 후 미네즈키 카린과 시노에 타츠유키는 결별하고 미네즈키 안즈와 시노에 타츠유키가 혼인을 올렸다는 것, 3년간의 결혼생활 끝에 파경에 이르렀다는 것, 그리고 그 이면에서 미네즈키 카린이 임신 중이었다는 것, 나아가 미네즈키 안즈 역시 비슷한 시기에 임신하여 시노에 타츠유키와 이혼한 뒤 쌍둥이를 출산했으며, 그 아이들이 바로 시노에 타츠유키의 핏줄이라는 사실이었다.(동시기에 임신? 제 아내가 임신을 했는데도 과거에 사랑했던 여자를 첩으로 들어앉혀 임신시키고, 본처를 내팽개쳤단 말인가……?)보고서를 읽어 내려가며 나는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세상에 이렇게나 한심하고 멍청한 남자가 또 있을까. 천하의 시노에 그룹 후계자이자 CEO라는 작자가 고작 이런 천하의 등신이었다니!미네즈키 안즈와 대치하고 있던 그 여자…… 미네즈키 카린은 확실히 빼어난 미인이었다. 시노에 타츠유키의 곁에 나란히 걷는다면 사람들의 시선을 단단히 사로잡았을 터였다. 언론에 공개된 사진들에는 언제나 저 미네즈키 카린이 시노에 타츠유키와 나란히 걷는 모습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마주한 순간, 그녀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지독한 심보와 악의를 단숨에 간파했다. 사실 말을 걸기 전부터 두 사람의 대치를 지켜보고 있었다. 저 미네즈키 카린은 미네즈키 안즈를 업신여기는 태도로 쏘아붙였고, 미네즈키 카린이 귓가에 무언가 속삭이자 미네즈키 안즈가 죽여버리겠다고 사납게 소리쳤다. 그토록 격분할 정도라면 필시 아이들의 신변을 위협하는 발언을 지껄였으리라.하지만 보고서에는 이런 내용 또한 명시되어 있었다.미네즈키 카린과 시노에 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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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가련이라는 이름의 가면

46화 가련이라는 이름의 가면카린의 표정이 사납게 일그러졌다.“모처럼 안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기분 좋았는데, 너를 마주치다니 말이다!”어머님은 그렇게 말씀하시며 나를 향해 온화하게 미소 짓고는 말씀하셨다.“가자꾸나.”걸음을 옮기시는 어머님을 따라 발을 뗐다. 아버님 역시 함께 따르셨지만, 타츠유키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멈추어 서 있었다.“타츠유키! 이리 오너라.”어머님이 멈춰 서 있는 타츠유키를 향해 호통치듯 부르시자, 타츠유키가 말했다.“저는 카린을 바래다주고 가겠습니다.”그렇게 말하며 타츠유키는 카린의 곁으로 다가섰다.“타츠유키!”어머님이 분통을 터뜨리시려는 것을 내가 살며시 제지했다.“가요, 어머님.”어머님은 타츠유키를 매섭게 쏘아보고는 나를 이끌고 걸음을 옮기셨다.◇◇◇어머님과 아버님은 그대로 나를 1층 로비까지 바래다주셨다.“집까지 차로 모셔다주마. 밤도 깊었잖니.”그 말씀에 나는 정중히 사양했다.“괜찮습니다, 택시 타고 가면 돼요.”그렇게 말씀드려도 어머님은 완강하셨다.“아니다, 기사를 붙여주마.”바로 그 순간이었다.“안즈 씨.”불쑥 들려오는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카이바라 사장님…….”그곳에는 카이바라 유키야가 서 있었다. 카이바라 유키야는 내게 능글맞게 미소 지으며 다가오더니 말했다.“안즈 씨, 오늘은 어쩐 일로 여기에?”방긋 웃는 카이바라 유키야는 내 곁에 선 타츠유키의 부모님을 힐끔 훑어보더니 물었다.“이분들은 누구시죠?”내가 무어라 설명하려던 찰나, 어머님이 차갑게 입을 여셨다.“느닷없이 친한 척 말을 걸어오다니, 참으로 무례한 사람이군요.”그러자 이번에는 아버님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서늘하게 말씀하셨다.“자네는 대체 누구인가? 뉘 집 자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 안즈에게 함부로 말을 걸지 않았으면 좋겠군.”카이바라 유키야의 얼굴에서 미소가 꽁꽁 얼어붙었다. 나는 당황하여 황급히 입을 열었다.“아버님, 어머님, 이분은 제 거래처 사장님이세요.”내 말에 두 분은 카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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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카이바라 유키야라는 사내

47화 카이바라 유키야라는 사내타츠유키 부모님이 마련해 주신 차에 올라탔다. 아파트로 돌아가는 길, 차창 밖을 내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것만 같았다. 나의 사랑스러운 아이들. 지금까지 토리와 둘이서 힘겹게 키워왔지만, 그 아이들은 엄연히 시노에 타츠유키의 핏줄이었다. 그리고 내가 큰 은혜를 입었던 은인들의 친손주들이기도 했다. 타츠유키의 부모님께 있어서는 첫 손주이자 유일한 손주인 것이다. 하지만 그분들이 강압적인 수단을 쓰실 분들이 아니라는 것은 내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아파트로 돌아오자 토리가 아이들과 함께 곤히 잠들어 있었다. 마치 듬직한 큰형처럼 양옆에 내 아이들을 품에 안은 채, 커다란 침대에서 셋이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감히 나 따위를 그런 눈빛으로 깔보다니. 나는 그렇게 이를 갈며 클럽 바 테이블에 앉아 독주를 들이켰다. 카린인가 뭔가 하는 미네즈키 안즈의 여동생이라는 여자에게 연락을 받고 호텔로 가보았더니, 미네즈키 안즈는 생전 처음 보는 나이 지긋한 부부와 함께 있었다. 돌아가려는 기색이길래 바래다줄 생각으로 말을 걸었던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 빌어먹을 노인네들이 나를 벌레 보듯 내려다보며 면박을 주지 않았던가.(뉘 집 자식인지 모른다고?! 감히 이 몸을 모른다는 게 말이나 돼?!)알고 보니 그들은 시노에 그룹의 회장과 회장 사모라고 했다. 어째서 미네즈키 안즈가 시노에 회장 부부와 함께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필시 이번에 카이바라 그룹이 놓쳐버린 세키레이 그룹과 시노에 그룹의 제휴 축하 식사 자리였으리라 짐작했다. 하지만 그들은 미네즈키 안즈를 ‘안즈’라고 친근하게 불렀다. 그렇게나 허물없는 사이란 말인가? 만약 그렇다면, 시노에 그룹이 이 동양시로 내려온 것 자체가 처음부터 미네즈키 안즈가 있는 세키레이 그룹과 손을 잡기로 내정되어 있었던 것 아니었나?(사람을 우습게 보고 말이야…… 카이바라 그룹은 동양시에서 1, 2위를 다투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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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유괴된 아이들

48화 유괴된 아이들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토리의 목소리에 충격을 받아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토리가 오면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 오늘 아침 토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사내 보육 시설로 갔을 텐데…… 그 토리가 내게 절대로 오지 말라고 소리치고 있다…… 아이들은 어떻게 된 걸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무슨 일이지?”목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타츠유키가 회의실 문을 열고 나와 내게 묻고 있었다.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알지 못해 극심한 패닉에 빠져들었다.“토리가…… 아이들이…….”겨우 그 몇 마디를 뱉어내자 숨이 턱 막혀 호흡조차 가빠졌다. 타츠유키는 내게 다급히 달려와 내 어깨를 감싸 쥐며 물었다.“진정해라, 천천히 말해도 좋아. 누구한테 온 전화지?”나는 사시나무 떨듯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누구한테 온 전화인지 도무지 모르겠어요…….”우리의 심상치 않은 낌새를 눈치챈 세키 하루토 역시 회의실 밖으로 걸어 나왔다.“무슨 일이라도 생겼습니까?”그 물음에 나는 상황을 설명하려 애썼지만, 머릿속이 새하얗게 굳어버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카도타, 지금 당장 안즈의 스마트폰을 추적해라. 상대가 누구인지 밝혀내.”타츠유키는 그렇게 지시하며 내 스마트폰을 카도타 씨에게 넘겼다.“우선 장소를 옮기시죠.”세키 하루토가 그렇게 말하며 나를 다른 빈 회의실로 안내했다.“대체 무슨 일입니까?”세키 하루토가 재차 묻자, 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누군가에게 전화가 걸려 와서…… 아이들을 데리고 있다고…….”그 말을 들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일제히 숨을 들이켰다.“그 목소리 너머로 토리가…… 내 남동생이 내게 절대로 오면 안 된다고 소리를 질러서…….”온몸이 덜덜 떨려왔다.“아이들은? 토리는 대체 어떻게 된 거죠?”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타츠유키에게 매달려 물었다. 이런 것을 타츠유키에게 물어본들 소용없다는 것을 알면서도.“우선 사실 확인부터 합시다. 키리야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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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혼인신고서

49화 혼인신고서만약 카린이 이 일에 얽혀 있다면 어떨까? 카린은 안즈의 행방을 몰랐지만, 내가 동양시에 오자마자 곧장 뒤따라왔다. 그리고 어제 우리 앞에 나타나 부모님께 매정하게 내쳐졌다. 남양시로 돌아가라 일렀으나 납득한 기색은 결코 아니었다.안즈와 내가 이혼한 후, 카린은 기세등등하게 시노에가로 들어오려 했지만 부모님이 결코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날 밤 편지를 보낸 운전기사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부모님은 안즈를 향한 의혹을 결코 확신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라 생각했었지만.카도타가 말했었다.안즈 어머니의 교통사고도, 부모님의 사고도, 그 뒤에 일어난 카린의 납치극까지. 모든 일에 카린이 연루되어 있다면 완벽하게 앞뒤가 맞아떨어진다. 나와 안즈를 결혼시키기 위해 카린과 강제로 헤어지게 만들었던 그 시점부터 모든 비극이 이어져 있었던 것이다.◇◇◇차가 멈추어 섰다. 내가 차 문을 열자 타츠유키가 내 팔을 다급히 붙잡았다.“안즈, 역시 혼자 보내는 건……”그렇게 만류하려는 타츠유키의 손등을 가만히 감싸 쥐었다.“괜찮아요. 상대는 혼자 오라고 못 박았어요. 내가 혼자 가지 않으면 세 사람 모두 위험해져요.”나는 차 밖으로 발을 내디뎠다. 눈에 띄지 않도록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둔 터였다. 지정된 장소는 동양시 외곽에 자리한 버려진 폐공장이었다. 타츠유키는 미리 사람을 배치해 두겠다고 했다. 타츠유키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해두었을 것이다.또각또각, 묵직한 발소리가 황량한 폐공장 안을 울렸다. 주위를 경계하며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시야가 트이며 의자에 결박당한 토리와 그 뒤편에 묶인 채 쓰러져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오우스케와 이치카였다.“토리!”토리는 의자에 꽁꽁 묶인 채 입까지 테이프로 틀어막혀 있었다.“왔군.”거친 음성과 함께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생전 본 적 없는 낯선 얼굴이었다.“미네즈키 안즈 맞지?”사내의 물음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내가 미네즈키 안즈야. 약속대로 혼자 왔으니 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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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사악한 미소

50화 사악한 미소머리를 둔기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이 온몸을 관통했다.“난 당신만을 원할 뿐이야. 아이들도 남동생도 이대로 풀어주면 당장 경찰에 신고부터 하지 않겠어?”토리를 바라보았다. 토리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젓고 있었다.“아니에요, 경찰에는 가지 않아요. 내가 절대로 못 가게 막을게요.”카이바라 유키야는 비열하게 씩 웃으며 지껄였다.“애새끼들한텐 애초에 관심도 없단 말이지. 게다가 이대로 풀어줘 봤자 나중에 골치만 아파지지 않겠어?”“아직도 멀었어?”짜증 섞인 날카로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카린이 서 있었다.“카린…….”카린은 또각거리며 여유롭게 다가오며 말했다.“결혼 축하해, 언니.”그 비아냥거림을 듣고서야 역시나 모든 것이 카린의 계략이었음을 뼈저리게 실감했다.“카린, 너 대체 무슨 짓을 벌이려는 거야.”내 물음에 카린이 광기 어린 미소를 흘렸다.“말했잖아? 눈엣가시라고. 타츠유키는 내 것이고, 시노에가의 안주인 자리 역시 내 것이야. 난 타츠유키와 결혼해서 당당히 시노에 부인이 될 거라고.”카이바라 유키야에게 단단히 포박당해 꼼짝도 하지 못하는 나를 내려다보며 카린이 조롱했다.“네가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리면 타츠유키도 너한테 손을 댈 수 없게 돼. 그건 시노에 회장 부부라도 마찬가지지. 네가 제 발로 시노에가와의 인연을 끊어버리기만 하면 그 누구도 다치지 않고 끝날 일이야.”그러고는 뒤편에 결박당한 아이들을 서늘하게 훑어보며 덧붙였다.“게다가 이번 기회에 저 애새끼들마저 세상에서 사라져 준다면, 타츠유키도 깔끔하게 미련을 털어내지 않겠어?”카린의 입에서 그 잔혹한 말이 떨어지는 순간, 나를 붙잡고 있던 카이바라 유키야가 멈칫하며 끼어들었다.“잠깐만, 시노에 타츠유키와 미네즈키 안즈의 아이들이 대체 무슨 상관이란 거지?”카린은 카이바라 유키야를 쏘아보며 빽 소리쳤다.“그런 건 당신 알 바 아니잖아. 당신은 이대로 안즈의 동생도 자식 놈들도 그냥 처리해 버리면 그만이야.”카이바라 유키야의 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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