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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소원리의 모든 챕터: 챕터 1 - 챕터 4

4 챕터

01. 그의 등장(1)

**이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 사건, 장소는 모두 허구로 창작된 것임을 밝힙니다** “아, 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되었는데요-.”고조된 돔 안의 분위기 위에 해설자의 쾌활한 음성이 울려 퍼진다. 세계적인 게임인 리그 오브 카오스의 월드컵 결승전이 진행되는 날. 세계 각국에서 뛰어난 팀들이 모두 참여하는 만큼, 한국에서 가장 인기 많은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만난 건 엄청난 광경이었다. “국내 리그에서는 부동의 1위인 원티드와 그 뒤를 늘 바짝 쫓는 케이비가 있습니다.” “네, 그 두 팀이 다시 월드컵 결승전에서 격돌하게 되었는데요.” “매번 승리의 문턱에서 넘어지고 마는 케이비. 오늘만큼은 우승을 거머쥘지 기대가 됩니다.”두 해설자의 의견이 오가고, 각 팀의 다섯 명씩의 선수가 각자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몸을 풀고 있다. 전광판에는 선수들의 긴장된 얼굴이 번갈아 비쳤다. 헤드셋을 쓰고서 각자 컴퓨터를 응시하고 있는 선수들이었다.각 선수의 얼굴이 나올 때마다 관중들의 환호가 이어졌다. “그렇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아주 좋은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 케이비이지만, 매번 중요한 경기 막바지에 1등의 꿈이 좌절되고 마는데요-.” “맞습니다. 특히나 케이비의 레브 선수가 그런 실수의 중심에 자주 있어서 아쉬움이 큽니다.” “네, 중요한 경기마다 큰 실수가 나오고는 하는 레브 선수인데요. 개인 기량으로만 보면 레전드라고 불리는 원티드의 카이 선수를 한번 쯤은 꺾을 만도 하기에, 여러번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서는 일관성 있는 모습이 중요합니다.” “그렇습니다. 오늘은 큰 경기인만큼 좋은 모습을 볼 수 있으면 하는데요-.”그 중 무대 왼쪽의 안쪽에서 두 번째 자리에 앉은 선수가 긴장한 얼굴로 손을 풀고 있었다. 오늘만큼은 실수는 안 돼. 케이비의 레브라 불리는, 관심의 중심에 선 나인협이었다. “인협. 오늘은 실수 없으리라 믿는다, 응?”노이즈 캔슬링 헤드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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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그의 등장(2)

“으아아아악-!!!!”인협이 놀랄 새도 없이 여자로 보이는 사람이 큰소리로 비명을 질러댔다. 그 갑작스럽고 우렁찬 비명에 인협은 놀라지도 못한 채, 귀가 찢어질 것만 같은 고통을 참아내야만 했다.젊은 사람 같은데, 이 마을에는 왜? 인협은 호기심에 안경을 집어 들어서 그것을 바로 썼다. 그러자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고서 눈과 콧구멍을 있는 대로 크게 개방한 여자 하나가 보였다. 까무잡잡한 편인 피부에 비교적 작고 갸름한 얼굴이지만, 팔다리는 얇고 긴 편이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이었지만, 어딘가 탄탄한 인상을 주었다. 모델 한혜지를 닮은 거 같은데? 아주 좋게 말하면 피겨 여신 김윤아와도 언뜻 닮은 얼굴이었다. 한마디로 눈에 띄는 미인상은 아니었으나, 매력이 충분히 있는 인상이었다. 182센티미터인 인협과 눈높이가 많이 다르지 않은 걸 보아하니, 키가 적어도 170센티미터는 넘는 듯해 보였다.“어, 어-.”그녀의 흔들리는 시선이 잠시 인협의 헐벗은 상체로 내려갔다가 황급히 그의 눈으로 돌아왔다. “전 아무것도 못 봤-.”“누구신데 남의 집 옆을 막 다니십니까?”얼굴이 붉어진 채로 황급히 변명하려던 여자의 말을 인협이 막았다. 그러자 여자는 천천히 두 손을 아래로 내렸다. 또 다른 충격으로 인해 헤벌어진 입이 보였다. 무슨 뻐끔대는 붕어 같네. 그 모습에 인협은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했다.”저, 저-.”“……”흔들리는 동공. 어찌할 바를 몰라 망설이던 여자는 이내 더 깊이 팬 인협의 미간 주름을 보고는 황급히 제정신을 붙들었다.“아, 저는 저기 소원 초등학교 관사에 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이름은 황에스더예요. 나이는 한국 나이로 스물다섯입니다.”한국 나이? 에스더의 이질적인 소개법에 인협의 얼굴에 의문이 깃들었다. 애석하게도 그 표정 변화는 에스더의 오해를 사, 그녀의 어깨를 한껏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죄송해요. 이곳에 사람이 사는 줄 알았더라면 돌아갔을 거예요. 그동안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해서 여길 지름길로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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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그 사람이라면

“허억-.”그날의 치욕과 절망에 고스란히 잠긴 채로 인협이 상체를 벌떡 세우고 숨을 헐떡거렸다. 문의 반이 반투명한 유리로 된 철문 너머로부터 비춰 들어온 가로등 불빛과 달빛에 땀에 젖은 인협의 얼굴이 어슴푸레하게 드러났다. 아직 깊은 새벽이었다. “또 개같은 꿈-.”그날 이후로 몇 번째 반복되는지도 모를 지독한 악몽이었다. 인협은 옆에 두었던 페트병을 들어서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래도 해갈되지 않은, 타는듯한 갈증이 느껴졌다. 다시 잠들기 위해 술이 간절했으나, 이 늦은 새벽 시간에, 이 외딴곳에서 술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었다.“후우-.”떨리는 한숨을 토하듯이 내뱉은 인협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얼굴을 한번 거칠게 쓸어내렸다. 그의 등은 식은땀으로 차게 젖어있었다. 악몽을 꾸고 나면 누군가가 제 목을 조이듯이, 꼭 가슴이 너무 답답하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거친 숨을 겨우 내뱉으며 숨을 이어가던 인협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게임 세계에서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라섰던 인협은 그렇게 서서히 팀 내에서 애물단지가 되어갔다. 월드컵 경기 후, 모든 비난의 화살이 인협을 향했으나 그는 모두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버텨냈다. 부모님의 사업이 기울어져 있었고 그로 인해 그가 가족들을 부양하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는 생존의 선택이었다. 그리고는 월드컵 경기가 끝난 지 며칠 되지 않아 케이비 팀의 승부조작 논란이 터졌다. 처음에 익명의 폭로 글. 작은 불씨로 시작된 그 의심은 큰 불길로 번져나갔다.순간순간 이상함을 느꼈던 때와 단순히 따돌림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승부조작의 증거였다. 팀 리더인 기태와 감독과 코치진 몇 명이 영문을 알 수 없는 대화를, 목소리를 낮춘 채로 나누고 있었을 때. 인협을 제외한 모두가 짠 듯이 연습 때와는 다르게 행동했을 때. 그 폭풍 속에서 스스로의 결백함을 아는 인협은 드디어 권선징악의 때가 왔다, 하며 기쁨 속에서 그것을 관망하기로 했다.기태와 감독이 인협을 승부조작의 중심으로 끌어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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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왜 그 인간을 떠올려서

는 개뿔. 워낙 고요한 토요일의 한낮. 에스더가 하루에 마을 앞 정류장을 네 번만 지나가는 버스를 타고서 읍내로 나가 장을 보기 위해 손잡이 달린 장바구니를 옆에 두고서 소원 초등학교 교문을 다시 잠그고 있을 때였다. 카트식 장바구니는 읍내에 나가서 장을 보러 다니는 할머니들의 추천템이자, 필수템이었다. 보통 마음씨 좋은 마을 어른이 도맡아 차가 없는 할머니들의 발이 되어주었으나, 그와 버금가게 마음씨 좋은 할머니들은 굽은 등이나 하얗게 센 머리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종종 버스를 타고 읍내에 다니고는 했다. 짤그랑, 짤그랑-.마을 초입까지 이어진 동네 길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 저 멀리에서부터 들려오는 맑은소리에 에스더는 호기심 어린 눈을 그쪽으로 향했다.그러자 그녀가 서 있는 쪽으로 걸어오는 인협이 보였다. 그의 손에는 검은색 봉지가 쥐어져 있었는데, 인협이 무심하게 한 발짝씩 내디딜 때마다 유리병이 부딪치는 소리가 고요한 마을에 먹먹하게 울렸다.“어쩌지?”순간 밀려온 거부감에 에스더는 어쩔 줄 몰라 하며 닫힌 교문을 붙들었다. 다시 들어갈까, 라는 충동이 일어서였다. 그러나 이번 버스를 놓치면 점심시간은 지나야 읍내로 나갈 수 있을 터였다.물론 보통 아무 일정이 없는 토요일인지라 크게 상관은 없었지만, 세 시간은 족히 지나야 다음 버스가 올 터였다. 잘 모르는 남자 하나 때문에 제 루틴을 바꾸는 게 억울하게 느껴진 에스더였다. 앞으로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텐데. 숨을 한번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쉰 에스더는 결의를 다진 얼굴로 발걸음을 옮겼다.저벅저벅. 짤그랑, 짤그랑-.에스더의 발소리와 유리병이 부딪치는 소리가 점점 더 서로에게 가까워졌다. 온 세상을 보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도 한 건지, 고개를 숙인 인협은 가장 깜깜한 어둠보다 더 어두워 보이는 얼굴을 하고서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다행히 그 덕분에 그는 아직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이 에스더라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에스더는 긴장한 얼굴로 뒤에서 끌고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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